단독보도
이성윤 의원실 2년새 보좌진 30여명 이탈…갑질 의혹
전 보좌진 "공천권 쥐고 휴대전화를 얼굴에 던졌다"
이성윤 의원실 개원 멤버 전원 교체…2년 남짓에 30여명 이탈
6·3 지방선거 뒤 보좌진 9명 중 7명 동반 퇴사
미혼 비서관에 애칭 요구 증언…취재진 질문에는 무응답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로 나선 이성윤 의원(전북 전주을)이 보좌진에게 상습적으로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의원실을 거쳐 간 전 보좌진은 취재진에게 "의원이 공천권을 쥐고 지역 비서관을 막 대해 휴대전화를 얼굴에 집어던졌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2024년 국회에 들어온 뒤 2년 남짓 사이 보좌진 30여명을 교체했다. 이번 취재는 뉴탐사와 제이컴퍼니 정병곤 기자의 공조로 이뤄졌다.
개원 멤버는 한 명도 남지 않았다
이 의원실에서 처음 함께 일을 시작한 이른바 개원 멤버는 지금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다. 그 뒤에 들어온 보좌진도 줄줄이 의원실을 떠났다. 이 의원 곁을 떠난 보좌진은 30여명에 이른다. 이 규모는 다른 의원실 동료 의원들을 통해 교차 확인됐다. 이 의원실을 떠난 보좌관과 비서관들은 이구동성으로 같은 이야기를 했다.
이탈이 한꺼번에 터진 시점은 6·3 지방선거 직후다. 4급부터 7급까지 보좌진 9명 가운데 7명이 그만뒀다. 남은 사람은 두 명뿐이었다. 전 보좌진은 "그 두분도 의리 보다 각자 사정 탓에 당장 자리를 뜰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보좌진은 "저희가 의원을 버렸다"고 말했다.
공천권 앞에서 벌어진 일
가장 무거운 증언은 지역 비서관을 상대로 벌어진 일이다. 이 비서관은 전주에서 지역 인사들과 이 의원을 연결하는 업무를 맡았다. 지역 담당이 서너 명인 다른 의원실과 달리 혼자서 그 일을 다 했다고 한다. 전 보좌진은 "되게 유능한 분이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비서관이 전주시의원 비례대표 공천을 받으려 하면서 시작됐다는 게 전 보좌진의 증언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 의원이 공천 문제에서 사실상 절대적인 영향력을 쥐고 있었다는 것이다. 전 보좌진은 "의원님이 공천권을 가지고 이 사람을 너무 막 대해서 휴대전화를 얼굴에 집어던지고 그랬다"고 말했다. 사람이 많은 자리에서 폭언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 비서관은 결국 퇴사했다.
예비후보들이 통상 챙기는 사진 촬영도 막았다는 증언이 이어졌다. 전 보좌진은 "원래 예비후보들은 당대표와도 사진을 한 장씩 찍게 해 주는데, 정청래와 사진도 못 찍게 했다"며 "다른 예비후보들은 다 찍는데 이 사람은 찍지도 못하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너 나 이렇게 안 도와주면 공천 안 준다는 식으로 협박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 시간 폭언, 세 시간 텔레그램
전 보좌진은 이 의원이 욕설은 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방식이 달랐다. "쌍욕은 절대 안 하신다. 소리 지르고 책상 내리치고, 괜히 괴롭힐 목적으로 그런다"는 것이다. 검사 시절 몸에 밴 방식이라는 설명도 붙였다. 전 보좌진은 이 의원의 저서 『그것은 쿠데타였다』에 나오는 수사 기법을 거론하며 "대화를 짧게 하면서 이 사람이 뭘 꺼리는지 빨리 파악한 뒤 그걸로 공격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지시 내용도 증언에 담겼다. 사무실에서만 근무하는 직원에게는 "너는 하루 종일 여기 앉아서 하는 게 뭐냐"고 물었다. 갓 사회생활을 시작한 인턴에게는 "네가 하루 종일 여기서 배운 게 뭔지 나에게 보고하라"고 했다. 홍보와 사진 촬영을 맡은 직원에게는 "하루에 1000장씩 찍어서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전 보좌진은 이를 두고 "업무라고 볼 수가 없다. 위계질서에 의한 괴롭힘"이라고 말했다.
폭언은 한 시간 넘게 이어지기도 했다. 이미 의원실을 떠난 직원에게 세 시간 동안 계속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일도 있었다고 한다. 전 보좌진은 "그 직원이 계속 울었다"고 말했다.
"애칭으로 불러 달라"
전 보좌진은 갑질을 넘어선 문제도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이 미혼 여성 보좌진에게 자신을 부를 애칭을 지어 달라고 요구했다는 증언이다. 전 보좌진은 "미혼 여성에게만 그렇게 하시고, 남편이 있으면 절대 안 하신다"고 말했다. 피해자가 여럿인 것으로 안다고도 했다.
애칭 요구 방식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 의원이 "자기를 뭐로 부를지는 내가 정하라, 만들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전 보좌진은 "그거에 응하면 얘도 나를 이렇게 불렀기 때문에 내가 이렇게 부른 거라는 인과관계가 생긴다"며 알리바이를 만든 것으로 봤다. 여성 보좌진을 부르는 애칭은 거의 비슷했다고 한다. 신고가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여기가 얼마나 폐쇄적인 공간인데"라며 애칭이 각자 달라 신고하는 순간 누구인지 특정된다고 설명했다. 저녁 시간대에 직접 전화를 걸어 보고 싶다는 말을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전 보좌진은 이 의원이 지난달 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도 본인이 직접 쓴 것으로 봤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2·3 비상계엄 해제 표결에 불참한 이유를 두고 감기약 성분을 밝히라고 요구한 글이다. 전 보좌진은 "글 한 문장도 본인이 쓰실 수가 없는 분이라 다 대필을 하시는데, 너무 의원님 말투였다"고 말했다. 보좌진이 대거 빠져나간 뒤 걸러지지 않고 올라간 글이라는 취지다. 이 글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정리됐지만 이 의원은 지금까지 사과하지 않았다.
네 차례 물었지만 묵묵부답
취재진은 지난 7일 오후 1시 30분 전북 남원에서 열린 임실·순창·남원 권리당원 간담회 현장에서 이 의원을 직접 만났다. 지역 비서관에게 휴대전화를 던진 경위, 비서관들에게 애칭으로 불러 달라고 한 이유, 보좌진 7명이 한꺼번에 그만둔 배경을 물었다. 이 의원은 "고생이 많으세요"라는 말만 반복했다. 행사가 끝난 뒤 지지자들과 사진을 찍고 나오는 길에도 같은 질문이 이어졌지만 답하지 않았다. 부인도 하지 않았다.
간담회 발언대에 선 이 의원은 정청래 후보를 지지하며 "한 사람의 삶의 궤적을 보면 그 사람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 당원들을 사랑합니다"라고도 했다.
전 보좌진은 이 의원이 6·3 지방선거 뒤 킹메이커처럼 행동했다고 말했다. 전북 지역 기자들에게 자신이 당대표가 될 것처럼 말하고 다녔다는 것이다. 김민석 총리와 송영길 후보를 겨냥한 글을 왜 썼느냐는 물음에는 "김민석이나 송영길을 욕하는 게 너무 재밌다"는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전 보좌진은 "정청래 의원님이 이성윤 의원님을 버리셨으면 좋겠다. 진짜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 전 보좌진은 자신들이 의원실을 떠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고 했다. "저희가 버리고 간 이유는 더 자세하게 얘기드릴 수는 없다. 지금 말씀드린 건 의원이 원래 하던 행동"이라는 것이다. 이 의원의 임기는 2년가량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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