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플러스

김어준 "반문친명" 자처했지만…1만4435건 출연 데이터가 뒤집은 민낯

조국혁신당 1석당 출연 횟수 민주당의 8배, 합당 반대파 28명 중 25명은 이름조차 없어

2026-02-16 00:33:56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이 무산된 뒤, 민주당 안팎에서 김어준에 대한 재평가가 활발하다. 그 와중에 김어준은 지난 11일 뉴스공장에서 스스로를 "반문친명"이라고 규정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과는 거리를 두고, 이재명 대통령을 일찍부터 지지해왔다는 선언이었다. 과연 그런가. 뉴탐사가 김어준 뉴스공장의 출연자 기록을 처음으로 전수 분석한 결과, 그의 말과 현실 사이에는 메울 수 없는 간극이 드러났다. 그 간극 한가운데에 조국혁신당이 있었다.


총 출연 기록 1만4435건, 2393명의 궤적


김어준의 TBS 뉴스공장은 2016년부터 방송됐지만, 유튜브 영상 대부분이 비공개 처리돼 있다. 이에 팟캐스트를 통해 문재인 정부 말기 1년치 출연진 데이터를 확보했다.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겸공)은 TBS 시절과 마찬가지로 유튜브 라이브 제목에 출연진을 기록하고 있어, 2023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 765회분의 전수 조사가 가능했다. 출연자 목록이 집대성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분석 기간은 문재인 정부, 윤석열 정부, 이재명 정부 세 정부를 망라한다.


전체 출연 기록 1만4435건에서 중복을 제외한 출연자 2393명을 추려낸 뒤, 친문 32명, 친명 직계 22명, 조국혁신당 12명, 국민의힘 14명으로 분류해 비교했다. 친문의 기준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내각 출신, 86그룹, 정청래 라인, 조국 대표 및 조국혁신당 인사 등이다. 친명 직계는 7인회, 열린캠프, 혁신회의 핵심까지 최대한 넓게 잡았다.


친문 888회, 친명 152회…5.8배의 간극


친문 32명의 합산 출연은 888회, 친명 직계 22명은 152회다. 5.8배 차이다. 1인당 출연 밀도로 보면 친문 27.8회, 친명 6.9회로 4배 격차가 난다.

구분인원총 출연1인당 출연출연 0회
친문32명888회27.8회1명
친명 직계22명152회6.9회4명
격차-5.8배4.0배-

출연 상위권은 전원 친문이다. 우상호 188회, 정청래 146회, 최민희 103회, 김한규 62회, 윤건영 47회, 탁현민 47회, 박범계, 우원식, 김의겸 순이다. 친명 직계 1위는 김승원 53회인데,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37회를 몰아서 출연한 결과다. 그다음이 김남국 15회, 박성준 14회, 김병기 13회. 박찬대는 10번 정도에 그쳤다. 정청래 146회와 비교하면 압도적 차이다. 친명 직계 22명 중 4명(김문수, 임종성, 이규민, 유동수)은 전 기간 출연 0회를 기록했다. 정성호 1회, 조정식 1회. 청취자가 많은 방송에 출연을 마다할 정치인은 드물다. 섭외 요청 자체가 없었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바뀌어도 친문은 항상 우위를 점했다. 문재인 정부 때는 압도적이었고, 윤석열 정부에서도 5.5대 1, 이재명 정부 들어서 1.8대 1로 줄긴 했지만 여전히 친문이 더 많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만 떼어내도 친문 92회 대 친명 52회다. 김승원 37회를 빼면 나머지 친명 21명의 출연은 15회로 쪼그라든다.


12석 조국혁신당, 170석 민주당과 출연 횟수 대등


논란의 여지가 없는 기준을 하나 세웠다. 당적이다. 조국혁신당은 2024년 3월 창당됐다. 창당 이후부터 올해 2월까지, 민주당 출연 365회, 조국혁신당 214회. 비율은 1.7대 1이다. 의석수를 대입하면 그림이 달라진다. 민주당 170석, 조국혁신당 12석. 의석 비율은 14.2대 1이다. 1석당 출연 횟수로 환산하면 민주당 2.1회, 조국혁신당 17.8회. 8.5배 차이다. 지지율로 따져도 조국혁신당 약 2%, 민주당 약 40%로 20대 1 격차인데, 출연 비율은 1.7대 1이니 과잉대표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구분민주당조국혁신당비율
의석수170석12석14.2 : 1
출연 횟수365회214회1.7 : 1
1석당 출연2.1회17.8회8.5배 격차

12석 정당이 170석 정당을 역전한 달도 4개월이나 된다. 2024년 10월 민주당 5회 대 조국혁신당 8회, 12월 민주당 17회 대 조국혁신당 21회, 2025년 1월 민주당 11회 대 조국혁신당 13회, 2월 민주당 14회 대 조국혁신당 15회다.

민주당조국혁신당결과
2024.1217회21회역전 ▲
2025.0111회13회역전 ▲
2025.0214회15회역전 ▲
2025.105회8회역전 ▲

조국 대표가 수감된 2024년 12월, 당이 가장 위축될 수 있는 시기에 뉴스공장은 오히려 조국혁신당에 더 많은 마이크를 줬다. 탄핵정국이라는 가장 주목받는 시기에 조국혁신당 의원들을 집중적으로 돋보이게 한 셈이다.


합당 반대파, 3주간 마이크를 잡지 못하다


합당 제안 이후 3주간의 출연 기록도 의미심장하다. 합당에 공개적으로 반대한 의원 28명 가운데 25명은 방송 제목에 이름 자체가 없다. 출연이 확인된 합당 반대파는 박범계, 박홍근, 이용우 세 명뿐이고, 각 1~2회에 그쳤다. 합당 반대 최고위원 이언주, 강득구, 황명선은 3주간 단 한 번도 출연하지 못했다. 합당 찬성파의 목소리만 일방적으로 전달된 것이다.


조국 "정청래 합당 제안 거칠었다" 인정…그러나 조국의 책임은


지난 13일 방송된 다스뵈이다에 조국 대표가 출연해 합당 경위를 설명했다. "정청래 대표가 굉장히 거친 방식으로 제안을 하긴 했다"고 인정했다. 합당 전날 정청래 대표가 찾아와 "내일 공개 제안을 하겠다"고 했을 때 "상당히 깜짝 놀랐다"고도 했다.


문제는 조국 대표의 태도다. "내일은 호남 일정이 있어서 서울에도 없다"고만 했을 뿐, 왜 이렇게 급한지 묻지도, 만류하지도 않았다. 급조된 합당 발표를 사실상 방조한 것이다. 조국 대표는 "갇혀 있을 때 민주당 의원들이 면회에 와서 합당합시다 하는 사람 많았다"며 "그런 분들은 지금 침묵 상태"라고 했다. 합당 반대파를 겨냥한 발언이다. 그러나 당시 합당을 타진했던 의원들 가운데서도 이번 방식에는 반대한 사람이 적지 않았다.


조국 대표가 빠뜨린 부분이 있다. 취재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이 합당을 권유할 때마다 조국 대표는 이재명 대통령의 확약을 요구했다. 당무 개입에 해당하는 확약을 대통령이 해줄 리 없었고, 결국 조국 대표도 입을 닫았다. 합당이 자연스럽게 추진될 기회가 있었지만, 조국 대표는 철저히 거래를 염두에 둔 방식으로 접근했던 것이다.


김어준·조국, 대통령의 합당 지시를 기정사실화


다스뵈이다에서 조국 대표는 우상호 전 정무수석, 홍익표 정무수석의 실명을 거론하며 "정무수석이 대통령 뜻에 반하여 방송에서 말한다? 다음 날에 잘린다"고 단언했다. 합당은 대통령의 뜻이었다고 기정사실화하는 것이다. 이는 대통령이 정무수석을 통해 당무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취재를 종합하면, 이재명 대통령은 조국혁신당과의 통합에 대해 원칙적인 찬성 입장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청래 대표가 추진한 급작스러운 방식의 합당은 대통령의 뜻이 아니었다. 대통령실에서도 정청래 대표가 의원들에게 "대통령이 시켰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에 난감해하고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합당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힐 수 없다. 그것 자체가 당무 개입이기 때문이다. 김어준과 조국 대표는 바로 그 점을 교묘히 악용하고 있다.


조국의 지방선거 엄포, 민주당에 책임 전가하나


합당 논의는 지방선거 이후로 연기됐다. 그런데 합당 제안이 무산된 직후, 조국 대표는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민주당을 향해 날을 세웠다. 지방선거 전에 합당 추진을 포기한 것은 민주당이니, 그 결과도 민주당이 책임져야 한다는 논리였다. "두고 봐라, 우리는 후보를 낸다"며 본인도 출마해서 당선되겠다고 호언장담했다. 3자 대결 구도로 가면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패배할 수도 있다는 경고다. 지분 밀약을 부인했지만, 이 발언의 속뜻은 지방선거에서 조국혁신당과 선거연대라도 하라는 것으로 읽힌다.


물론 조국혁신당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발언이기도 하다. 합당이 무산된 책임을 민주당에 돌려야 당내 결속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합당 반대론자들을 향해 "결과를 책임져라"고 경고하는 태도는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 합당을 원한다면 반대했던 민주당 의원들까지 아우르는 태도가 먼저다. 그러나 조국 대표의 발언에서 그런 포용의 의지는 찾아보기 어렵다.

▲13일 방송된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한 조국 대표가 지방선거 선거전략에 대해 말한뒤 "가만히 있으니 가마니인줄 아는 것 같다"며 최근 합당 이슈를 둘러싼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송영길 무죄 선고, 최고위의 엇갈린 반응


지난 13일, 송영길 전 대표가 돈봉투 사건 항소심에서 전부 무죄를 선고받았다. 허종식, 윤관석, 임종성, 이성만 의원까지 전부 무죄로 만들어낸 값진 승리다. 무죄 선고와 함께 소나무당 해체를 선언하고 민주당에 개별 입당하겠다고 밝혔다. 지분 요구도 조건도 없었다.


민주당 내 반응은 갈렸다. 합당 반대파 3인의 최고위원들은 장문의 환영 글을 올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너무나 당연한 내용인데도 어찌 그리 감사한지요"라며 마음을 보였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직접 서초동 법원에 달려가 무죄 판결 순간을 함께했다. 반면 합당 찬성 쪽 최고위원들은 달랐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송영길 무죄 직후, 자신이 정치검찰 조작기소 대응특별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됐음을 알리는 글을 올렸다. 송영길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문정복 최고위원도 송영길 소식을 올리지 않고, 정청래 대표와 찍은 설 인사 사진만 게시했다.


이 대통령, 송영길에게 러시아 특사 역할 기대하나


송영길 대표의 행보는 조국 대표와 여러 면에서 대비된다. 조국 대표는 8.15 사면으로 형 집행이 면제됐지만, 무죄를 입증할 기회 자체가 사라졌다. 반면 송영길 대표는 사면을 거부하고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스스로 법정에서 무죄를 받아냈다. 자력갱생으로 결백을 증명한 것이다. 국민 임명식에도 초청장을 받았지만 "사법 리스크를 벗고 떳떳하게 민주당과 통합한 뒤 참여하겠다"며 물러섰다.


인천일보 인터뷰에서 계양을 출마 계획을 밝혔지만, 더 주목할 역할이 있다. 북방외교다. 송영길 대표는 푸틴 대통령을 7번이나 만났고, 5개 국어에 능통하며 러시아어 실력도 출중하다. 문재인 대통령도 2017년 5월 집권하자마자 러시아 특사로 보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해수부 업무보고에서 북극항로 개척에 큰 의지를 보였는데, 실무자들은 "러시아 정부의 협조 없이는 쉽지 않다"고 보고했다. 러시아를 설득해야 하는 과제 앞에서, 송영길 대표는 가장 적임자다.


소나무당 혐오하던 최혁진·정천수, 돌변한 태도


무죄 선고 현장에 낯선 인물이 있었다. 최혁진 의원이다. 송영길 대표 바로 옆에 서서 인스타그램에 함께 찍은 사진을 올렸다. 최혁진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기본소득당 주도의 새진보연합 추천을 받아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했다가, 비례대표 승계 과정에서 기본소득당 복귀를 거부해 민주당에서 제명된 인물이다. 이후 무소속으로 남아 민주당 복당을 노리고 있다.

▲(좌)최혁진 의원 인스타그램(2026.2.13) / (우)열린공감TV 출연중인 최혁진 의원(2025.3.25)


최혁진 의원의 정치적 후견인인 정천수(열린공감TV 운영자)도 SNS로 송영길 무죄 소식을 재빨리 알리며 장문의 환영 글을 올렸다. 그런데 정천수는 평소 소나무당에 대해 "제 입으로 언급하기조차 너무 싫은 당"이라고 해왔다. 총선 1년 뒤에는 최혁진 의원과 함께 출연한 방송에서도 소나무당을 힐난했고, 그 옆에서 최혁진 의원(발언 당시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더불어민주연합과 소나무당을 비교하며 정천수의 발언에 동조했다. 정천수 스스로가 방송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과거는 절대 흔적이 남는다. 진실은 언젠간 드러난다." 그 말이 정확히 본인에게 돌아왔다.


숫자가 가리키는 결론


김어준의 "반문친명" 발언은 1만4435건의 출연 기록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친문 888회, 친명 152회. 12석 조국혁신당이 170석 민주당과 대등하게 마이크를 잡고, 합당 반대파 28명 중 25명은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조국혁신당에 발언 기회를 집중시키고, 합당 여론을 조성하고, 반대파를 배제한 흐름이 하나의 그림으로 연결된다. 그 위에서 조국 대표는 대통령의 뜻을 팔아 합당을 밀어붙이고, 지방선거 3자 대결을 엄포로 지분을 요구하고 있다. 송영길 대표가 자력으로 무죄를 받아내고 아무 조건 없이 복당을 선언한 것과 극명하게 갈린다. 김어준 뉴스공장은 직접 취재가 아니라 출연진 섭외가 핵심인 방송이다. 누가 나오느냐가 그 방송의 성격을 좌우한다. 1만4435건의 데이터는 김어준의 말보다 정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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