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재판관을 지명한 것이 아니라 발표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의 이 말은 지난 16일 헌법재판소의 가처분 인용 결정으로 완전히 무너졌다. 같은 날 국회에서는 최상목 부총리가 "휴대폰을 교체한 적 없다"는 거짓말이 현장에서 들통나 궁지에 몰렸다. 대권을 꿈꾸던 두 사람의 정치적 운명이 하루 만에 크게 뒤틀린 날이었다.
헌재의 철퇴로 꺾인 한덕수의 대권 행보
헌법재판소는 16일 전원일치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지명한 이완규·함상훈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임명 절차를 중단시켜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한덕수 측이 "지명한 것이 아니라 지명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지만, 헌재는 이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대통령의 권한을 대행하는 국무총리가 재판관을 지명하여 임명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한 "이미 임명 절차가 공식적으로 개시됐다"며 한덕수의 꼼수를 명확히 짚었다.
이 결정은 단순한 가처분 인용을 넘어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4월 18일 문형배·이미선 재판관 퇴임 후 남게 될 7명의 재판관으로 심리와 결정이 가능하다고 명시해, 향후 본안에서도 한덕수의 지명이 무효화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더 주목할 점은 이번 결정이 향후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또 다른 '사법쿠데타' 가능성을 차단했다는 점이다. 만약 한덕수가 지명한 재판관들이 들어갔다면, 헌재 구성이 바뀌어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재판을 강행할 경우 이를 제어할 수단이 약화됐을 것이다.
결국 한덕수는 "헌재 결정을 존중한다"며 물러섰지만, 그의 정치적 명성은 크게 훼손됐다.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한동훈 등을 제치고 보수 진영 선두권에 올라 대권 가도를 달리던 한덕수는 이날 "굴욕의 날"을 맞았다.
최상목의 '휴대폰 거짓말'에 무너진 신뢰성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최상목 부총리가 완전히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펼쳐졌다. 계엄 직후인 지난해 12월 7일 휴대폰을 교체한 사실이 SK텔레콤 자료를 통해 확인됐지만, 최상목은 처음에 "교체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증거가 제시되자 "핸드폰이 고장나서 바꿨다"고 해명했지만,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경제수장이라는 사람이 삼성 최신 갤럭시폰 S24 울트라가 6개월 만에 먹통됐다고요? 그러면 삼성 갤럭시폰 누가 사겠습니까?"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계엄 문건에 대해서도 최상목은 "쪽지로 받았다"고 주장했으나, 서영교 의원이 "A4 용지를 놓고 쪽지라고 얘기하는 사람 봤어요?"라고 반박하며 궁색한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더욱 곤혹스러운 장면은 박균택 의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최상목의 역할까지 끄집어낸 것이었다. "국정농단 사건에서 재벌들한테 486억 뇌물 수금하는 역할 했죠?"라는 질문에 최상목은 변명으로 일관했지만, 국회 회의장 분위기는 이미 최상목에게 불리하게 기울어진 상태였다.
윤석열 정권 대통령실·관저 공사업체들의 현재
뉴탐사 취재진은 윤석열 정부 시절 대통령실과 관저 공사를 맡았던 무자격 업체들의 현재 상황을 추적했다. '다누림 건설'은 이름을 '온누리 건축 하우징'으로 바꾸었으며, 도급받은 전문 공사를 불법 하도급한 혐의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상태다.
포천시청 관계자는 통화에서 "행정 처분이 감사원 지적과 관련된 것이 맞다"고 확인했다. 공교롭게도 이 처분은 계엄 직후인 2024년 12월 20일에 이뤄졌다.
'스토리엔지'는 재판 중이다. 대표 김지훈 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허위 세금계산서 발행 혐의를 인정했다. 특히 이 업체는 조세 포탈 혐의로 수사받는 중에도 대통령실 공사를 수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씨와 직접 연관된 것으로 알려진 '21그램'의 경우 아직까지 어떤 제재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취재진이 방문했을 때 김태영 대표의 차량은 있었지만 만남은 거부됐다.
이 업체들이 어떻게 대통령실·관저 공사를 맡게 됐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다. 다누림 건설의 대표가 소지하고 있던 김태효 안보실 차장의 명함은 이 의혹을 더욱 깊게 한다.
청담동 술자리 제보자, 첼리스트 상대 위자료 소송 승소
한편 뉴탐사는 청담동 술자리 제보자가 전 연인인 첼리스트를 상대로 제기한 위자료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보도했다. 법원은 첼리스트에게 3천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으며, 판결문에는 "피고(첼리스트)가 원고(제보자)를 폭행했다"는 인정 사실도 포함됐다.
이는 그동안 제보자를 '폭력남'으로 몰아가며 청담동 술자리의 진실을 은폐하려 했던 시도와 정반대의 판결이다. 법원은 위자료 지급 사유로 "피고는 사실혼 기간 중 간통을 하는 등 부부의 정조 의무에 반하는 행위를 했고, 이로 인해 사실혼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청담동 술자리 제보에 대한 신뢰성을 간접적으로 높이는 계기가 됐다. 뉴탐사는 다음 주부터 청담동 술자리 관련 추가 보도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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