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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SNS 휴전'의 반복…이번엔 72시간 만에 또 무너졌다
4월 7일 이어 4월 17일 두 번째 '합의 완료' 선언…서명도 감시도 없는 구두 SNS가 공통 패턴
24시간 안에 이란에서 3중 반박… 갈리바프·모즈타바 하메네이·최고국가안보회의
48시간 뒤 유가 8% 급등, 72시간 뒤 이란군 "미군 군함에 드론 공격" 주장
열흘 전 4월 7일 2주 휴전 선언도 이틀 만에 붕괴… 같은 방식 두 번째
미국 동부시간 4월 17일 오전 10시 40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기 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글 한 줄을 올렸다. 전부 대문자였다.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개방됐다. 이란과의 거래는 100% 완료됐다." 같은 날 하루 동안 트럼프는 AFP통신, 악시오스, 터키 데일리사바, 기자회견, 추가 SNS까지 일곱 차례 같은 메시지를 쏟아냈다.
한국 시각으로 4월 18일 새벽 6시 14분쯤. 약 6시간 30분 뒤 이란 측 반박이 나왔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이 자기 X 계정에 글을 올렸다. 갈리바프는 미국-이란 협상의 이란 측 수석 협상 대표다. "미국 대통령은 한 시간 동안 일곱 개 주장을 했다. 그 일곱 개 모두 거짓이다." 갈리바프는 "이런 거짓말로 전쟁에서도 이기지 못했고, 협상에서도 얻을 것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BBC와 가디언, 인도 타임스오브인디아는 4월 17~18일 갈리바프의 반박을 직접 인용 보도했다. 한국에서도 동아일보(4월 18일), 데일리안(4월 17일), 연합뉴스TV(4월 17일)가 같은 시점에 보도했다.
24시간 안에 쏟아진 3중 반박
이란 쪽 반박은 갈리바프 한 명의 X 게시물로 끝나지 않았다. 4월 18일은 이란 군인의 날이었다. 이날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 명의의 성명이 텔레그램 채널과 국영TV를 통해 공개됐다. "이란 해군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새로운 쓰라린 패배를 안길 준비가 돼 있다"는 내용이었다. 모즈타바 본인은 영상이나 사진으로 등장하지 않았다. 올해 2월 28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때 본인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진 뒤 50일이 넘게 공개 석상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같은 4월 18일,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도 공식 성명을 냈다. 이 기구는 이란에서 전쟁과 외교 같은 가장 중요한 국가 안보 사안을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 기구다. 대통령, 국회의장, 군 수뇌부, 정보기관장이 모두 참여한다. 성명 내용은 단호했다. "이란은 전쟁이 확실하게 종료되고 역내에 지속 가능한 평화가 수립될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 통항에 대한 통제와 감독을 계속한다." 이 성명은 신화통신, 타스님 통신, SNSC 직속 매체 너르뉴스에서 모두 확인된다.
트럼프가 "100% 완료"라고 선언한 거래를, 이란 국가 최고 안보 기관이 공식 성명으로 부인한 셈이다. 이란 국가 체계 전체가 24시간 안에 세 번 같은 방향으로 답했다.
현장에서 벌어진 일
말이 부딪친 사이, 현장에서도 일이 벌어졌다. 4월 18일 토요일 오전 이란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 재봉쇄를 공식 선언했다. "어떤 선박도 통항을 시도해선 안 된다. 호르무즈에 접근하는 행위는 적과의 협력으로 간주돼 공격 대상이 될 것이다." AP통신이 전한 이란 해군 공식 성명 원문이다.
같은 날 이란 혁명수비대(IRGC) 고속정들이 호르무즈를 건너려던 인도 국적 선박 두 척에 총격을 가했다. 한 척은 초대형 유조선이었다. 이 배 한 척이 실을 수 있는 원유는 200만배럴. 한국이 하루에 수입하는 원유가 평균 280만배럴이다. 이 배 한 척이 한국 하루 수입량의 약 70%에 해당하는 양을 운반하고 있었다. 실려 있던 원유는 이라크산이었다. 이란은 자국 원유도 아닌 이라크 원유를 실은, 인도 국적 배에 총격을 가했다. 또 다른 한 척은 컨테이너선이었고 정체 모를 발사체에 맞아 일부가 파손됐다. 인도 정부는 즉각 외교부가 이란 대사를 불러 공식 항의했다.
같은 날 이번에는 미국 차례였다. 미 해군이 이란 컨테이너선 한 척을 오만만에서 나포했다. 이란 선박이 미군 해상 봉쇄선을 돌파하려 한 것을 미 해병대가 승선 제압한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상황을 이렇게 분석했다. "미국의 선박 나포가 이란의 보복 나포를 촉발했다."
유가가 답했다
4월 19일 일요일 밤, 아시아에서 원유 선물 시장이 열렸다. WTI 유가는 8%, 브렌트유는 8% 급등했다. WTI는 배럴당 90달러91센트, 브렌트유는 97달러50센트까지 올랐다. 4월 17일 트럼프의 합의 선언으로 9% 폭락했던 유가가, 48시간 만에 정반대로 튀어 오른 것이다. 블룸버그와 CNBC가 보도했다.
미국 휘발유 값 자체가 이미 심각한 상태였다. 4월 19일 기준 미국 자동차협회(AAA) 집계로 갤런당 4달러4.8센트. 2월 26일 2달러98센트에서 5주 만에 약 37%가 올랐다. 2022년 8월 이후 최고가다. 4월 14일 퀴니피악대학 여론조사에서 미국 시민 65%는 기름값 책임이 트럼프에게 있다고 답했다. 같은 조사에서 트럼프의 이란 사태 처리에 대한 평가는 승인 36%, 불승인 58%였다.
방송 직전 들어온 속보
4월 20일 한국 시간 방송 시작 몇 시간 전, 이란 통합군사령부 대변인이 "미국이 이란 화물선을 나포한 당일 미군 군함 여러 척에 드론 공격을 실시했다"고 발표했다고 이란 반관영 매체 타스님 통신이 보도했다. 연합뉴스가 이 내용을 받아 국내에 전했다.
이 속보는 확정된 사실이 아니다. 출처가 이란 측 매체 한 곳이고, 미 중부사령부(CENTCOM)의 공식 확인이 나오지 않았다. 로이터통신과 AP통신도 미국 측 독립 소스로 교차 확인하지 못한 상태다. 실제 타격된 것인지, 미군이 격추한 것인지, 이란 측 과장인지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사실 여부를 떠나 이런 헤드라인이 호르무즈 주변에서 외신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트럼프가 말한 "100% 합의 완료"가 어떤 상태인지를 보여준다.
지금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멈춰 있다. 정상이라면 하루 60척이 지나간다. CENTCOM은 지난 4월 14일 공식 발표에서 "24시간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단 한 척도 없었다"고 확인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위성으로 추적하는 전문 사이트들은 현재 상태를 'near zero'로 표현하고 있다. 이스라엘 공습이 있었던 올해 2월 말 이후, 통항량은 회복되지 않고 있다.
10일 사이, 두 번째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열흘 전 4월 7일 트럼프는 파키스탄 중재로 미국-이란 2주 휴전을 선언했다. 그 휴전은 이틀 만에 사실상 깨졌다. 서명된 문서도, 감시 장치도 없는 구두 선언이었다. 그로부터 10일 뒤, 같은 대통령이 같은 방식으로 "100% 합의 완료"를 선언했다. 이번에는 24시간 만에 이란의 3중 반박이, 48시간 만에 유가 반전이, 72시간 만에 드론 공격 주장이 이어졌다.
10일 사이, 두 번이다. 한 번은 우연일 수 있다. 두 번째부터는 패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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