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대에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구·경북에서도 지지율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 현상을 두고 '뉴이재명'이라는 키워드가 붙었다. 함돈균 평론가는 28일 뉴탐사 '뉴수다'에 출연해 이 현상을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국민의 마음속에서 통합되고 있는 것"이라고 읽었다. 단순한 지지율 확장이 아니라 한국 정치의 오래된 균열이 봉합되는 과정이라는 해석이다.
한식집에 스파게티 손님이 들어온 것
함 평론가는 뉴이재명 현상을 식당에 비유했다. "늘 한식만 먹던 가게에 스파게티도 먹고 싶은 사람이 들어오고, 일식 먹고 싶은 사람이 들어오고, 가게 매출이 올라가는 현상"이라고 했다. 박수 쳐줘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그는 "가게가 잘 되면 그 가게만 잘 되는 게 아니라 주변 상권도 같이 살아난다"며 "동반성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같은 상권에 있던 사람들이 오히려 반발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함 평론가는 "옆집 식당이 배가 아픈 것 아니냐"고 했다.
뉴이재명이라는 키워드는 특정 조직이나 세력이 만든 것이 아니다. 한겨레신문이 사회 현상으로 먼저 이름을 붙였다. 함 평론가는 이 현상 안에 두 가지 흐름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는 기존에 지지하지 않던 사람들, 비토하던 사람들까지 끌어들이는 외연 확장이다. 다른 하나는 문재인 정부에 실망해 민주당 지지를 고민하던 사람들이 이재명 리더십을 보고 다시 응집하는 현상이다. 그는 "우리는 퍼센테이지가 늘어나는 것만 보지만, 응집도도 강해졌다"고 했다.
"박정희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함 평론가는 대구·경북의 변화에 주목했다. "이 사람들이 늘 머릿속에 있는 거는 박정희 신화거든요. 우리 살림살이 박정희가 해결했어. 이 기억 가지고 늘 사시는 분들"이라고 했다. 그래서 민주화 세력은 경제를 못한다는 인식이 이 지역의 상수였다. 그런데 이재명 정부가 실질적인 변화를 주기 시작하면서 그 공식이 깨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현상을 한국 정치의 근본 구조와 연결했다. "한국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정치의 갈등이라는 게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간의 갈등과 반목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산업화 세력의 기호가 박정희이고, 그 패권을 쥐고 있는 곳이 대구·경북이다. 민주 진영은 도덕적 헤게모니는 있지만 경제는 못한다는 꼬리표가 붙어 있었다. 함 평론가는 "이재명 정부가 그런 부분들을 치고 들어가 가지고 구조적으로 뭔가를 하니까, 산업화 세력과 민주 진영이 지금 통합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기존의 정치적 통합과 지금을 구분했다. "옛날의 통합이라고 하면 당 대 당이 합치는 거였다. 위에 있는 보수들끼리 합치는 게 통합이 되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진짜 통합은 국민 안에서 마음이 움직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얘기다. "산업화 세력과 민주주의가 지금 연결되고 있는 것들이 60%의 지지 안에 있다고 본다"고 했다. TK와 70대 이상에서 이재명에 호감을 갖는 사람들이 "박정희 보는 것 같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함 평론가는 "진짜 그건 정말 보수가 움직이는 거거든요. 보수의 마음이"라고 했다.
도덕이 아니라 합리의 접근법
이재명 대통령이 분당 아파트를 매각한 것도 이 맥락에서 읽혔다. 함 평론가는 "그전에는 부동산 문제를 도덕적으로 접근했다. 악이다, 이렇게 접근했는데 그게 아니라 합리적으로, 이거보다는 이게 나아, 이것은 개인에게도 좋지만 국가에게도 좋아, 이런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강진구 기자는 부동산 정책을 "민주당의 무덤과 같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과거 민주당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서 반복적으로 실패하면서 쌓인 트라우마였다. 함 평론가는 "그런 걸 지금 깨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부동산 매각을 놓고 진행자들 사이에서 해석이 엇갈렸다. 강진구 기자는 "여론의 압력에 굴복한 듯한 모양새도 보인다"고 했다가, "스타일 아닐까. 올인해놓고 너 어떡할래, 이런 것"이라고 수정했다. 함 평론가는 "굴복한 측면보다는 승부사 같은 카드"라고 봤다. 강진구 기자도 "이재명 대통령한테 자기 집을 내놓는 것 자체는 그렇게 큰 일이 아니다. 이걸로 정치 쟁점을 만드니까 그래 한번 해봐라, 이런 것"이라고 동의했다.
김시몬 기자는 보수 성향의 젊은 부부 에피소드를 전했다. "항상 보수라고 얘기하는 친구"가 이재명 대통령의 집 매각 소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갓 결혼한 청년 부부가 "아 떨어지겠구나 하는 확신의 신호"로 읽었다고 했다. 김 기자는 "젊은 친구들은 실리적으로 디테일하게 본다"고 전했다.
함 평론가는 세대에 따라 반응이 다르다고 봤다. "젊은 세대에서는 실리적으로 바라보는 세대가 있고, 저 같은 세대에서는 위선의 문제로 바라본다"고 했다. "말은 그렇게 해놓고 자기도 이렇게 하고, 교육은 이렇게 하겠다고 자기네들은 전부 다 외고 보내고. 늘 그런 위선의 측면이 있었는데, 제스처든 뭐든 간에 그런 것들을 벗어 던지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냥 기분이 좋은 것"이라고 했다.
기업과의 관계도 과거와 달라졌다. 이부진 사장과의 협력, 정의선 회장의 새만금 투자, 최태원 회장의 전경련 이사회 질타까지. 함 평론가는 "지금 합이 맞는 것"이라고 했다. 기업들도 주가가 올라가면 같이 올라가는 구조니까 반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강진구 기자는 "보수 진보가 아니라 실용으로 사람들이 재편되는 느낌"이라고 했고, 박대용 기자는 "이념의 시대를 벗어나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대통령이 없으면 이 응집도가 유지될까"
함 평론가는 민주당 지지율과 대통령 지지율 사이의 낙차를 짚었다. 대통령 지지가 60%를 넘는데 민주당은 40% 수준이다. 그는 "그 40%도 사실은 이재명 대통령이 없다면 유지가 안 될 것"이라고 봤다. 이 간극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을 지지하는 것이지, 옛날에 그들이 얘기하는 것 같은 그런 문화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것에서 격차가 나고 있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민주당 40% 지지와 김어준 채널의 연관성도 지적했다. "지금 40%의 민주당 지지라고 하는 거는 김어준 채널과 상당히 연관이 많이 있는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대표가 딴지일보 게시판에 가서 "내 생각이 여기서 나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함 평론가는 "20%의 간극은 그런 문화에 대한 경고"라고 읽었다.
다만 이 과정이 산업화의 방식으로 빠르게 완결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했다. 그는 어린왕자의 급행열차 이야기를 꺼냈다. "53분을 아낄 수 있다고 하는데, 53분 아껴서 뭐 하냐고 물으니까 모른다는 것"이라며 "빨리 가는 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이런 과정에서 머뭇거리는 것도 민주주의 성숙에서 중요한 과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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