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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 '가짜 미투' 피해자 정영덕 후보, 김산 군수와 무안서 정면대결

가짜 미투에 공천 빼앗긴 정영덕, 김산 무투표 당선 직전 등판

후보 등록 마감 1시간 전 무소속 등록, 무투표 시나리오 무산

1억 매수에 서삼석 3억 후속, 판결문엔 김산 캠프 자금

민주당, 두 차례 함성장 제보 알고도 김산에 적격 판정

2026-05-17 07:30:44

정영덕 전 전남도의원이 6·3 지방선거 무안군수 무소속 후보로 등록했다. 2018년 민주당 경선 1위로 공천장을 받았다가 1억 원짜리 가짜 미투 공작으로 공천이 취소된 그 사람이다. 상대는 당시 공천이 자기 자리로 넘어간 김산 무안군수다. 김 군수는 이번에도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 정영덕 후보는 마감 1시간 전인 15일 오후 5시쯤 등록했다. 김 군수의 무투표 당선 시나리오는 등록 마감 직전 멈춰섰다.


마감 한 시간 전 후보 등록


정영덕 후보는 후보 등록 다음날인 16일 시민언론 뉴탐사 방송에 출연해 출마 경위를 밝혔다. 출마 결심을 굳힌 것은 12일이었다. 사흘 뒤 마감을 한 시간 남기고 등록을 마쳤다. 정 후보는 두 번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한 사람이 또 나가야 하느냐며 처음에는 거절했다고 한다. 무안 시민연대와 주권연대 회원들이 십시일반 돕겠다고 나섰다. 정 후보는 "처음에는 짠하다는 얘기를 들을 줄 알았는데, 가는 데마다 '나와줘서 고맙다'고 한다"고 했다. "투표하기도 싫었다"는 주민들 말이 결심을 굳혔다는 것이다.


김 군수 측은 등록 마감 전까지 무투표 당선을 사실상 확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 군수가 목포 강성휘 후보 개소식에 선거운동복이 아닌 양복 차림으로 참석한 사례가 무안 정가에서 회자된다. 정 후보 등록 사실이 알려진 뒤 김 군수 측은 다시 선거운동복을 꺼냈다. 캠프가 초비상 상태로 전환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억 원에 매수된 2018년 미투 진술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정 후보는 무안군수 민주당 경선에서 1위를 했다. 추미애 당시 당대표가 공천장을 직접 건넸다. 그러나 며칠 만에 추 대표가 신안·목포·무안을 거쳐 서울로 올라간 뒤 공천이 취소됐다. 사유는 미투였다. 정 후보에게는 소명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다.


뉴탐사가 지난 3월 보도한 내부 고발자 함성장씨 증언에 따르면 미투 진술은 1억 원에 매수된 거짓이었다. 경선에서 떨어진 김산 후보가 서삼석 의원 측근 박○우씨를 찾아가 "군수 시켜 달라"고 부탁했고, 박○우씨가 미투 여성을 회유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김찬일 당시 서삼석 의원 지역 사무국장이 여성에게 1억 원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여성은 자기 남동생의 신안 전기 공사를 군수 당선자가 도와줄 것이라는 조건을 추가로 붙였다는 얘기도 나왔다.


함씨에 따르면 2018년 5월 19일 함씨가 무안의 한 철물점에서 빌린 3000만원, 김산 캠프 측근 김규호가 보탠 1000만원, 합쳐 4000만원이 선금으로 여성에게 건너갔다. 그 대가로 '피해 진술' 녹취가 만들어졌다. 잔금 6000만원은 김 군수 취임 뒤 김규호가 보낸 사람을 거쳐 김찬일에게 전달됐고, 김찬일이 여성에게 건넸다. 김찬일은 돈을 전달하러 온 차량 번호판까지 촬영해 증거로 남겨뒀다고 한다.


가처분 기각, 무죄 판결, 돌아오지 않은 공천


정 후보는 공천 취소 직후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오전 심리에서 재판부는 민주당에 오후 2시까지 근거 자료를 내라고 했다. 민주당은 시한이 지나도 자료를 내놓지 못했다. 그런데도 오후 6시 반쯤 나온 결정은 기각이었다. 정 후보는 당시 주심 판사가 헌법재판관 자리를 노리던 인물이었다며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형사 재판은 정 후보의 무죄로 끝났다. 판결문에는 "서로 웃는 모양의 사진이나 자기 모습을 찍은 사진을 보낸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내용을 보더라도 강간 미수범과 피해자 사이에 오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적혀 있다.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은 그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냈다. 미투 여성이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했던 손톱 자국 사진은 끝내 제출되지 않았다.


무죄가 확정된 뒤 정 후보는 함성장, 박인배, 미투 여성, 김 군수 4명을 고소했다. 함씨는 경찰 수사에서 박○우씨로부터 돈을 빌린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내 개인 용도로 썼다"고 진술해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됐다. 정 후보는 무죄 판결 뒤에도 민주당으로부터 어떤 유감 표명도 받지 못했다.


3억 원의 약속과 "검찰에 갈 때 갈망정"


미투 매수 1억과 별도로 공작 대가 3억 원이 약속됐다는 것이 함씨 증언의 핵심이다. 약속된 후속 자금이 1년 넘게 풀리지 않자 박○우씨가 서삼석 의원에게 직접 호소했다. 서 의원은 자신의 지역 사무국장 김찬일에게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김찬일은 자기 아들 축의금과 완도에서 전복 일을 하는 매제에게 빌린 1억 원을 합쳐 3억 원을 마련해 지급했다고 함씨는 증언했다.


함씨가 직접 김 군수를 찾아간 적도 있다. 박○우씨가 돈이 풀리지 않아 힘들어한다는 얘기를 전하자 김 군수는 "검찰에 갈 때 갈망정"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구속되더라도 자기 뜻대로 하겠다는 뜻이다. 함씨는 "소스라칠 뻔했다"고 했다.


강명수 판결문에 적힌 김산 캠프 자금


강명수 전 무안군 기획관리실장의 뇌물수수 사건 판결문에는 무안군 수의계약 대가가 김 군수 캠프 선거자금으로 흘러들어간 정황이 녹취록과 함께 적혀 있다. 강 전 실장이 업자들로부터 받은 돈을 김규호에게 전달했고, 이 돈을 "김산의 선거자금 등 용도로 사용하기로 상호 공모하였다"는 문구가 판결문에 그대로 적혀 있다. 가짜 미투 매수 자금에 1000만원을 보탰던 김규호가 이번에도 자금 통로로 등장한다.


판결문에는 별도 사건의 자금책 업자가 함성장씨에게 2000만원을 건넨 사실도 함께 적혀 있다. 명목은 "함성장을 달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적혀 있다. 가짜 미투 공작에 가담한 대가성이라는 의미다. 그러나 이 사건은 정치자금법 혐의가 빠진 채 뇌물수수로만 처리됐고 김 군수는 입건되지 않았다. 정 후보는 "정치자금법으로 갔으면 김산은 분명히 처벌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2022년에 이어 또 침묵한 민주당


문제는 한 번이 아니다. 함씨는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중앙당 윤리감찰단에 사건 전모를 제보했다. 장인재 윤리감찰단 부단장이 함씨를 서울로 불러 3시간 30분간 조사했다. 암 투병 중이던 박○우씨에 대해서는 스피커폰 통화로 약 50분간 조사가 이뤄졌다. 박○우씨는 김 군수가 자신을 찾아와 허벅지를 잡으며 "군수 시켜 달라"고 부탁한 장면, 차 모임에서 돈 전달을 합의한 과정까지 진술했다. 윤리감찰단은 녹취까지 확보했다. 그러나 공식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고 수사 의뢰도 하지 않았다.


정 후보는 2022년 민주당 경선에 다시 등록했지만 무죄 판결이 난 가짜 미투가 다시 컷오프 사유로 인용됐다. 결국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또 낙선했다. 정 후보가 2018년 1차 공천 취소 뒤 다시 민주당으로 돌아온 것은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가 별다른 조건 없이 받아준 결과였다. 김 군수도 2022년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이번 공천 과정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함씨는 지난 2월부터 정청래 대표와 조승래 사무총장에게 잇따라 탄원서를 보냈다. 이메일과 등기우편 수령 기록이 남아 있다. 그러나 민주당은 김 군수에게 무감점 적격 판정을 내렸다. 적격 심사 실무 책임자는 2022년에 사건을 덮은 같은 인물, 장인재 부단장이었다.


뉴탐사는 지난 3월 18일 남인순 의원에게 2018년 젠더특위 위원장으로서 사건을 알고 있었는지 물었다. 남 의원은 "잘 모르는 얘기"라고 답했다. 정 후보는 16일 방송에서 이 답변을 처음 들었다고 했다. 그는 "민주당으로서 창피한 일"이라며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 게 민주당원들이고 국회의원들인데, 그렇게 억울한 누명을 썼다고 하면 바로 역공이 들어갈 거 아닙니까. 그래서 책임 회피하는 거죠"라고 말했다. 잘한 일이면 자기가 했다고 나설 사람들이 알면서도 모른다고 한다는 뜻이다. 남인순 의원은 이번에 국회부의장에 선출됐다.


8년 전 공천장이 다시 김산에게로


김 군수에게 제기된 의혹은 가짜 미투 공작에 그치지 않는다. 2006년경 음주 상태에서 일으킨 차량 사고로 친구의 어머니가 숨졌다는 음주 뺑소니 사망사고 은폐 의혹, 무안 MRO 산단에 서삼석 의원 전 보좌관과 초등학교 동창이 사내이사로 들어간 466억 원 규모의 사업, 수의계약 대가 8000만원이 캠프로 흘러들어갔다는 판결문 기록까지. 모두 뉴탐사 시리즈 보도로 공개됐다. 민주당은 이 의혹들에도 김 군수에게 감점을 매기지 않았다.


박○우씨는 그 사이 암 투병 끝에 지난해 세상을 떠났다. 함성장씨는 김 군수 측으로부터 네 건의 고소를 받았다. 정 후보는 16일 방송에서 그동안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한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부모님 앞에서 저까지 그렇게 돼 버리면 자식 없는 부모님이 어떻게 되시겠느냐"는 생각에 견뎠다고 했다. 그는 당선되면 4년만 하고 더 출마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8년 전 추미애 대표가 정 후보에게 줬다가 거둬간 그 공천장은 이번에도 김 군수에게 갔다. 공식 선거운동은 21일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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