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핵심 게이트인 명태균 사건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역할이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탐사보도그룹 워치독이 단독 확보한 명태균과 이준석 후보의 문자 대화 내용을 보면, 이준석 후보는 김건희 씨의 공천 개입을 뒤늦게 알았다고 주장해왔지만 실제로는 처음부터 모든 과정을 인지하고 적극 관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김건희 공천 개입, 이준석은 '컨설턴트' 역할 했다
워치독이 확보한 2022년 4월부터 5월까지의 문자 내용에 따르면, 이준석 후보는 명태균에게 김영선 전 의원의 창원 의창구 공천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명태균이 "대표님 고맙습니다. 이 은혜 꼭 갚겠습니다"라고 보내자, 이준석 후보는 "상대 후보 잡는 수치만 나오면"이라고 답했다.
이후 명태균이 "자료 보내드리겠습니다. 내일 모레 조사해서 보내드리겠습니다"라고 하자, 실제로 4월 4일 "PNR 여론조사에서 김영선 38.3% 대 김지수 24.9%"라는 결과를 보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언론에 많이 보도됐으면 좋겠네요"라고 응답했다.
이는 단순히 자료를 받아본 수준이 아니라 여론조사 제작부터 언론 홍보까지 전 과정을 기획하고 지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준석 후보가 그동안 "윤상현 공천관리위원장이 알아서 한 일"이라고 해명해온 것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사모님이 전화드릴 겁니다"에 거부감 없이 수용
문자 대화에서 주목할 대목은 명태균이 "대표님, 우리 사모님께서 김영선 공천 관련해서 전화드릴 겁니다"라고 보낸 문자에 대한 이준석 후보의 반응이다. 보통의 당대표라면 영부인이 직접 공천에 개입한다는 것에 당황하거나 거부감을 드러낼 법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넵"이라고 간단히 답했다.
이후 명태균이 "의문 나는 게 있으시면 사모님께 전화 드리면 됩니다"라고 하자, 이준석 후보는 별다른 반응 없이 받아들였다. 그로부터 1시간여 뒤인 5월 9일 오전 10시 12분, 명태균은 "윤석열 대통령께서 저한테 전화오셨습니다. 윤한홍 권성동 의원에게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하시면서 윤상현 의원에게 전화해서 김영선으로 전략공천 주라고 전화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단 3분 만인 오전 10시 15분에 "넵"이라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개입해 공천을 지시한다는 내용에도 아무런 거부감이나 놀라는 기색 없이 자연스럽게 수용한 것이다. 이는 이준석 후보가 대통령과 영부인의 공천 개입을 당연한 것으로 여겼음을 보여준다.
함성득 교수 통한 우회 공작도 지시
문자 내용을 보면 이준석 후보는 공천 과정에서 자신의 흔적을 지우기 위해 함성득 교수를 활용하는 방법까지 제시했다. 명태균이 여론조사 자료를 보내자 이준석 후보는 "윤상현 의원한테도 함교수 통해서 토스해 주세요"라고 지시했다.
이는 이준석 후보가 직접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에게 자료를 전달하면 자신의 개입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에, 함성득 교수라는 '쿠션'을 두어 김건희 씨의 뜻이라는 것을 은밀히 전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함성득 교수는 명태균에게 "이준석 대표가 전화했대. 윤상현에게 김영선 공천 문제로 전화했대. 잘 자. 안심하고 잘 자"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명태균 게이트 터진 직후 최소 21차례 연락
명태균과의 유착 관계를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는 2024년 9월 명태균 게이트가 터진 직후 이준석 후보의 행동이다. 2024년 9월 5일 명태균 게이트가 첫 보도된 이후부터 이준석 후보와 명태균은 집중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워치독 취재 결과, 명태균은 9월 13일 새로운 휴대폰을 개통했고, 9월 30일 검찰 압수수색으로 휴대전화가 압수될 때까지 이준석 후보와 7차례 전화통화를 했다. 이후 10월에는 명태균이 차명폰을 이용해 이준석 후보와 16차례 메시지 대화를 나눈 것으로 드러났다.
직접적인 연락만으로도 최소 23차례에 달하며, 여기에 천하람 원내대표, 박유아 선임비서관 등 측근들과의 연락까지 포함하면 41차례 이상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명태균이 검찰 압수수색으로 원래 휴대폰을 빼앗긴 이후에도 차명폰을 새로 구입해가면서까지 이준석 후보와 연락을 지속한 점이 주목된다. 이는 단순한 안부 인사가 아니라 명태균 게이트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했을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위기 때마다 김건희 라인 의존
문자 내용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준석 후보가 위기 상황에서 김건희 씨의 영향력에 의존하려 했다는 점이다. 2022년 4월 성상납 의혹으로 곤경에 처했을 때 명태균은 "대선에서 승리한 승장을 지방선거 중에 윤리위원회에 회부하는 것은 적을 이롭게 하는 여적죄입니다. 힘내세요. 대표님. 뭐든지 하겠습니다"라며 이준석 후보를 격려했다.
이에 이준석 후보는 "정신이 나간 것 같네요"라며 당황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러자 명태균은 다음날 "무슨 문제가 생기면 바로 사모님께 얘기해야 합니다. 당선인은 정치적 기반이나 정무 감각이 없어서 윤핵관들이 얘기하면 그대로 믿습니다. 당선인을 컨트롤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은 김건희 사모님밖에 없습니다"라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이 상황에서 지금 사모가 개입해봐야 뭐가 있겠어요. 오늘 MBN 나가서 윤희석이 헛소리 했다는데 이미 컨트롤이 안되는 거예요"라며 반신반의하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명태균이 "사모님이 당선인을 통해 윤핵관들을 멈추게 해야 합니다. 이 대표님 상처를 받으면 그만큼 당선인도 레임덕 빨리 올겁니다"라고 거듭 설득하자, 결국 김건희 씨의 개입을 받아들이는 쪽으로 기울었다.
이런 대화는 이준석 후보가 위기 상황에서 김건희 씨의 정치적 영향력을 인정하고 의존하려 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명태균이 윤석열 당선인의 정무 감각 부족을 지적하며 김건희 씨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제시한 것에 대해, 이준석 후보가 처음엔 회의적이었지만 결국 수용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 주목된다.
검찰 수사 확대 불가피
이준석 후보는 그동안 김영선 공천과 관련해 "제보의 완결성이 떨어진다", "미수인지도 판단이 어렵다"며 김건희 씨를 옹호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공개된 문자들은 이준석 후보 자신이 공천 개입의 핵심 당사자였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특히 명태균이 "칠불사 회동 진실이 드러나면 이준석 정계은퇴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져, 아직 공개되지 않은 더 큰 비리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명태균 특검이 현실화될 경우 이준석 후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공수처에 고발된 상태이며, 이번 문자 내용들이 결정적 증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준석 후보는 최근 인터뷰에서 "솔직하게 국민과 소통하는 대통령이 되겠다. 제가 못 참는게 뻥이다. 거짓말과 다를 수 있지만 뻥치는 사람을 보기 싫어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해서는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국민의힘 여론공작팀도 재가동
한편 워치독은 이번 대선에서도 국민의힘이 조직적인 여론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정황을 포착했다. 윤석열 정부 시절 여론공작 팀장으로 불렸던 이영수 씨가 김문수 캠프에 합류했다가 논란이 되자 표면적으로는 물러났지만, 실제로는 '위드문수 조직1'이라는 비밀 카톡방을 통해 여전히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직은 TV토론 당일 "전 캠프 구성원들은 모두 댓글전투에 참전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지령을 내리며 조직적인 여론조작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처럼 대선을 앞두고 과거 댓글부대의 재등장과 함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명태균 게이트 연루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깨끗한 정치에 대한 국민적 염원이 다시 한번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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