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서삼석 보좌관, 전남도당 '공천 핵심 보직' 앉고도 "출근 안 했다"…취재 직후 즉시 사임
음주운전 사망사고·측근비리 김산 무안군수, 2022년 부적격→이번엔 적격…서삼석 의원 '사천' 의혹
서삼석 국회의원의 현직 보좌관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남도당의 공천 핵심 보직인 전략기획국장에 임명됐다가, 뉴탐사 취재가 시작되자 곧바로 사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음주운전 사망사고 전과와 측근 뇌물 비리가 있는 김산 무안군수는 2022년 부적격 판정을 받았지만, 이번에는 적격 판정을 받았다. 전남 지역에서는 서삼석 의원이 측근들을 도당 요직에 심어 공천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
서삼석 보좌관, 선거 때마다 공천 요직에
뉴탐사 취재를 종합하면, 서삼석 의원의 현직 보좌관 이경윤 씨는 올해 1월 22일자로 전남도당 전략기획국장에 임명됐다. 전략기획국장은 시장·군수부터 기초의회 의원까지 600~700명에 달하는 공천 신청 예비후보를 관리하는 자리다. 공직자추천심사위원회의 실무를 사실상 총괄하는 보직이기도 하다. 선거를 앞둔 도당에서 가장 칼자루를 쥐고 있는 자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경윤 씨는 선거철마다 도당 요직에 등장했다. 2018년 서삼석 의원이 전남도당위원장을 맡았을 때 정무조정실장을 했다. 2022년 지방선거 때는 전남 지역 국회의원들이 한 명씩 추천하는 공천관리심사위원에 서삼석 몫으로 들어갔다. 제보자는 "보좌관을 하다가 선거철만 되면 도당에 박아서 공천에 개입해온 정황"이라고 했다.
이경윤 씨에게는 전과도 있다. 서삼석 의원이 무안군수 시절 추진한 이른바 '떡 공장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조금 횡령 혐의로 구속된 전력이 있다. 무안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사건이다. 이런 인물을 보좌관으로 쓰고 있는 것도 문제인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핵심 보직까지 맡긴 것이다.
"출근한 적 없다" "언제 임명됐는지 모른다"
뉴탐사가 이경윤 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그는 "지금 서울에 있다"며 "도당에 출근한 적 없다"고 했다. 전략기획국장으로서 어떤 일을 하느냐는 질문에 "하고 있는 일이 없다"고 답했다. 임명 시기를 묻자 "그것도 잘 모르겠다"고 했다. 공천에 관여하느냐는 질문에는 "제가 관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가장 납득하기 어려운 답변은 따로 있었다. 서삼석 의원에게 보고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부인한 것이다. 보좌관이 모시는 의원에게 당직 임명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말은 상식 밖이다. 보고했다고 인정하는 순간 서삼석 의원의 공천 개입 정황이 드러나기 때문에 부인한 것으로 보인다. 떡 공장 사건에 대해서는 별도로 부인하지 않았다.
김산 무안군수, 부적격이 적격으로 뒤집어졌다
김산 무안군수는 음주운전 전과가 두 번 있다. 하나는 사망사고다. 군의원 시절에 저지른 범죄다. 코로나 때는 방역수칙을 어기고 낮술을 마시기도 했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은 이런 전력을 문제 삼아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김산 군수는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했고, 당선 뒤 민주당에 복당했다.
그 뒤 비위 전력은 오히려 늘었다. 김산 군수 취임 후 군청 기획실장이 상하수도 공사 업자에게 전화를 걸어 "캠프에 돈이 떨어졌으니 돈을 갖다 달라"고 요구했다. 업자는 5000만원을 건넸다. 경찰은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처리하면 간단한 사안을 뇌물수수 혐의로 전환한 뒤 3년 가까이 수사를 끌었다. 결국 김산 군수 본인은 수사망에서 빠져나갔지만, 측근들은 징역 4년 등 실형과 벌금 1억원을 선고받았다. 본인은 빠져나갔어도 캠프의 비리가 법원에서 인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김산 군수는 적격 판정을 받았다. 공천 룰에 큰 변화가 없는데 결과만 뒤집어진 것이다. 같은 전남에서 14~16년 전 탈당 경력 하나로 페널티를 부과받고 눈물을 머금고 탈당한 완도군수 후보가 있다. 김산 군수는 4년 전 탈당에 음주운전 사망사고, 측근 실형까지 있는데 적격이다. 잣대가 사람에 따라 달라지면 그건 잣대라고 할 수 없다.
경쟁 후보는 도의원으로 '교통정리'
김산 군수와 경쟁 관계에 있던 이정운 전 의장은 군수 출마를 준비하다가 도의원으로 방향을 틀었다. 제보자에 따르면 서삼석 의원의 측근 두 명이 이정운 씨를 찾아가 교통정리를 했다. 전안수 씨와 정재남 씨다. 두 사람 모두 무안 항공정비산업단지(MRO) 사업에서 문제가 된 업체 '무안에어로테크닉스'의 사내이사로 등기부등본에 이름이 올라있다. 전안수 씨는 서삼석 의원의 전 보좌관이고, 정재남 씨는 서삼석 의원과 초등학교 동창이다.
뉴탐사가 이정운 씨에게 직접 확인했다. 그는 전안수 씨와 정재남 씨를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두 사람의 권유로 도의원으로 전환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런 건 없다"며 "개인적으로 역량 부족해서 그런 것"이라고 했다. "정치적으로 논의할 사이는 아니다"라고도 했는데, 가까운 사이라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논의를 안 한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았다. 마지막에는 "우리 의원님 스타일이 그렇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며 서삼석 의원을 감쌌다.
이정운 씨는 군수 후보 자격심사에서 과거 배임죄 전력을 이유로 탈락했다. 그런데 도의원 후보로는 통과됐다. 군수는 안 되는 흠결이 도의원은 되는 셈이다. 김산 군수는 음주운전 사망사고에 측근 실형까지 있어도 적격이고, 이정운 씨는 배임죄로 군수는 부적격이지만 도의원은 적격이다.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공관위원장도 서삼석 라인
전남도당 공천관리위원장 박준수 씨에 대한 의혹도 있다. 박준수 씨는 과거 무안군 부군수를 지냈다. 서삼석 의원의 정적이었던 김철주 전 군수가 2017년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물러났다. 그 뒤 박준수 부군수가 군수 권한대행을 맡았다. 서삼석 의원이 군수 시절부터 추진했던 MRO 사업은 김철주 군수 재임 5년간 완전히 멈춰 있었다. 그런데 박준수 부군수가 권한대행을 맡자마자 MRO 사업이 다시 힘을 받았다. 지역에서는 박준수 씨를 서삼석 의원의 대리인으로 본다.
뉴탐사가 박준수 공관위원장에게 전화했다. 김산 군수의 적격 판정에 대해 "예비후보 자격심사위원회가 별도로 있었다. 저는 그 부분에 참여를 안 했다"고 선을 그었다. 서삼석 의원이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회의 진행해야 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공관위원장에 서삼석 의원의 사람, 전략기획국장에 서삼석 의원의 보좌관. 이 구조에서 서삼석 의원의 뜻과 무관한 공천이 가능한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당위원장 "오늘 알았다"…취재 직후 사임 처리
김원이 전남도당위원장은 뉴탐사와 통화에서 이경윤 씨의 전략기획국장 임명을 자신이 했다고 인정했다. "지방선거 실무 경험이 있어서 도움을 받으려고 임명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경윤 씨가 한 번도 출근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방금 사무처장에게 물어봐서 알았다"고 했다. 600~700명의 후보를 관리하는 핵심 보직이 한 달 넘게 공석이나 다름없었는데, 통화한 당일(2일)에서야 파악했다는 것이다.
통화가 끝나자마자 김원이 위원장은 뉴탐사 기자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경윤 씨가 방금 사임했고, 사임 공고를 곧 띄울 것"이라고 알려왔다. 취재가 들어가자 즉시 사임 처리가 이루어진 셈이다. 김원이 위원장은 "적격심사나 공천 과정에 도당위원장으로서 개입하지 않는다. 보고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공천에 개입하지 않는 것과 공천을 방치하는 것은 다르다.
서삼석 의원은 정청래 대표 체제에서 지명직 최고위원과 호남발전특위 위원장을 맡은 인물이다. 전남 지역에서는 "정청래, 서삼석이 공천을 다 해먹는다"는 원성이 쏟아지고 있다. 정청래 대표는 지난 26일 의원총회에서 '4무 공천(부적격 후보자·억울한 컷오프·낙하산 공천·불법 심사 제로화)'를 거듭 강조하며 "가장 깨끗한 공천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인사권자는 인사로 말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박홍근 의원을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 후보로 지명했다. 박홍근 의원은 합당 전당대회에서 합당 반대를 공개적으로 주장했던 중진이다. 합당 반대를 이유로 당내에서 거센 비판을 받았던 인물을 핵심 경제 부처 수장으로 지명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인사로 자신의 뜻을 보여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인사도 같은 맥락이다. 비명계 박용진 전 의원과 함께 카이스트 이병태 교수가 임명됐다. 이병태 교수는 2019년 이언주 의원과 '행동하는 자유시민'을 만들어 공동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다. 친일을 긍정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고, 지난 대선 때 이재명 선대위 합류를 선언했다가 하루 만에 불발된 전력이 있다. 박홍근 의원과 이언주 최고위원은 모두 합당에 반대했다는 이유로 합당 찬성파의 집요한 공격을 받아왔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거 발언까지 소환되며 공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합당 반대파인 박홍근 의원을 장관에 지명하고, 이언주 최고위원과 가까운 이병태 교수까지 공직에 앉힌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인사로 자신의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한편 이날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긍정평가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날 NBS 조사에서 67%였던 지지율이 리얼미터에서는 57%로 집계됐다. 두 조사의 차이는 보수층 표집 비율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NBS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17%였으나, 리얼미터에서는 33.8%로 나타났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보수 응답자가 289명으로 진보 응답자 269명보다 많았다는 점, ARS 방식 조사에서 보수층이 더 솔직하게 응답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지율 추세가 꺾였다고 보기보다는 보수 과표집의 결과로 읽는 것이 적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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