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신천지 전 총회 간부 "2021년 경선 때 이낙연 지지 지령 내려왔다"

이만희 측근 조직에서 10년 활동한 탈교자, 민주당 집단 입당 문건도 공개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3차 선거인단 몰표, 신천지 지령 있었다는 증언 처음

전국 227개 민주당 지구당에 50명씩 입당, "노사모 능가 조직" 목표 문건 확인

제보자 "지금 전당대회도 개입 중, 정청래 후보 지지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2026-07-28 07:02:54

신천지 총회에서 이만희 측근 조직 일원으로 10년가량 활동하다 최근 탈교한 전 핵심 간부가 2021년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후보를 지지하라는 지령이 내부에 하달됐다고 증언했다. 신천지의 정당 개입 의혹은 그동안 정황과 추정에 머물렀다. 총회 핵심부에 있던 인물이 언론 인터뷰로 구체적인 지시 체계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증언자는 2000년대 중후반 신천지에 입교해 과천 총회의 여러 부서에서 활동했다. 최근 교리의 허구성을 확인하고 교단을 떠났다. 신원이 드러날 수 있어 인터뷰 음성은 AI 음성으로 대체했고, 육성 녹취 원본은 강진구 기자에게 공유됐다. 제보자는 신천지 총회 사무실 내부 구조도와 지파 계보를 직접 그려가며 설명했고, 교인들과 나눈 대화 녹취와 문자 내역, 사진 등도 제출했다. "경찰 합수본에서 나를 부르면 참고인으로 출석해 모든 사실을 증언하겠다"고 밝혔다.


과천 본부 진입 뒤 내려온 지령 "이낙연을 찍게 했다"


제보자의 설명에 따르면 2020년이 분기점이었다.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신천지 과천 본부까지 찾아와 교인 명단 확보에 나섰고, 가평군 청평면 고성리의 평화의궁전도 행정 조치 대상이 됐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조치였지만 교단 내부의 반응은 달랐다. "이재명은 우리에게 악마였습니다. 성경의 바빌론과 같은 존재였습니다."


2021년 경선 국면에서 내부 평가는 "이재명이라는 도깨비가 출몰했다"였다고 한다. 제보자는 "신천지에서 간부를 맡은 사람들은 지령을 내려 일반 신도들에게 이낙연을 찍게 했다"며 자신이 지회장과 청년 간부들이 전화를 돌리는 장면을 직접 목격했다고 말했다. 지지의 동기는 특정 후보에 대한 호감이 아니었다. "우리에게는 정당의 선호 여부와 관계없이 선생님을 위한 일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었습니다." 선생님은 교단 내부에서 이만희를 부르는 호칭이다.


당시 표심의 흐름은 실제로 한 지점에서 꺾였다. 이재명 후보는 1차 선거인단에서 51%, 2차에서 58%를 얻으며 우세를 이어갔다. 그런데 2021년 10월 10일 발표된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이낙연 후보가 62.37%인 15만5220표를 얻었고, 이재명 후보는 28.30%인 7만441표에 그쳤다. 같은 날 함께 발표된 서울 지역 경선에서는 이재명 후보가 51.45%로 1위였다. 하루 만에 표심이 뒤집힌 셈은 아니었고, 당시에도 조직적 개입 의혹이 제기됐다. 이낙연 전 대표 쪽 정운현 전 비서실장은 2019년 신천지 쪽에서 두 차례 만남을 요청해 왔으나 거절했고 어떤 거래도 없었다고 밝혔다.


노무현 정부 때 이미 227개 지구당에 50명씩 할당


제보자는 2015년 이전에 하달받은 내부 문건 몇 건을 폐기하지 않고 보관하고 있었다. 그중 하나에는 전국 227개 민주당 지구당에 청년층과 중장년층 신도가 각 50명씩 입당한다는 목표가 적혀 있다. 문건 말미에는 향후 4년 뒤 대통령 후보를 우리가 만들어낸다는 문구, 노사모를 능가하는 조직을 만든다는 목표가 함께 담겼다. 노무현 정부 시절 작성된 문건이다.


한나라당을 겨냥한 문건도 있다. 전국 지파에 장년·부녀·청년 신도를 한나라당 특별당원으로 한시적으로 가입시키겠다는 계획을 총회에 보고하는 형식이다. 여기에는 지파별 배정 인원표가 붙어 있다. 서울 요한지파에 3200명이 할당되는 식이었고, 지파끼리 실적 경쟁도 벌어졌다고 한다.


지구당이 사라진 뒤에도 교인들은 개별 당원으로 남았고 가입 운동은 은밀하게 계속됐다는 것이 제보자의 설명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은 이유는 하나로 정리된다. "국민의힘과 신천지는 사실상 한 몸이라고 보면 됩니다." 반면 민주당은 관리 대상이었다.


증거 확보가 어려운 이유도 밝혔다. 2015년 CBS 등의 비판 보도가 이어진 뒤 보안 체계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중요한 지령은 문서로 남기지 않고 총회에서 회장, 팀장, 지역장, 구역장으로 이어지는 대면 전달로만 내려갔다. 신도들을 만나 지시사항을 전달할 때는 휴대폰을 먼저 걷었다고 한다. 제보자는 "합수본이 신천지 총회를 압수수색하면 분명히 그곳에 내부 지시문건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 베드로지파가 선봉, 중국 신도 1만명도 민주당원


지역별 조직력에 대한 설명은 8·17 전당대회 국면과 직결된다. 신도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서울과 경기다. 그러나 "죽으라면 죽는 시늉까지 할 정도로 열성적인 지파"로는 전남 베드로지파와 대전 맛디아지파가 꼽혔다. 최근 호남에서 신도 수가 늘어난 것도 베드로지파가 움직인 결과라는 것이다. 광주 시민 태반이 어떤 식으로든 베드로지파의 접근을 한 번쯤 겪었을 것이라고 제보자는 말했다.


베드로지파는 NL 운동권 출신 지재섭이 중심이 돼 만들어진 지파다. 지역 소외감을 파고들며 교세를 넓혔고 내부 결속력이 강하다. 지재섭은 2023년 이만희와 사이가 틀어져 파문됐다가 무릎을 꿇고 회개한 뒤 복귀했다. 맛디아 지파장은 지재섭과 사돈 관계다.


중국 신도도 변수로 지목됐다. "여기에도 1만명 이상의 신도들이 있는데 주로 조선족들입니다. 이들이 민주당원으로 많이 가입돼 있고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권리당원 가입 때 실거주지 확인 절차가 없어 해외 당원으로 분류되지도 않는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민주당 전당대회는 권리당원이 가장 많은 호남의 표심이 승부를 가른다. 제보자는 투표율이 50~60%를 넘으면 일반 권리당원의 표로 조직표를 눌러버릴 수 있지만, 50% 아래로 떨어지면 판도가 뒤집힐 수 있다고 봤다. 이번 전당대회 예비경선 투표율은 37%였다.


무궁화 든 정청래, 연설에 등장한 "평화의 전도사"


현재 개입 여부를 묻자 제보자는 "무조건 하고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정청래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고 보면 됩니다. 김민석이나 송영길보다는 정청래 전 대표가 신천지 입장에서는 훨씬 관리하기 좋은 후보로 보이는 것은 사실이니까요."


근거로는 2019년 6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열린 평화의 노벨길 명명식 행사를 들었다. 최근 공개된 40분 분량 영상을 제보자가 함께 본 뒤 내놓은 분석이다. 이희자 근우회 회장은 이날 "죽어도 죽지 않는" 영생 교리를 언급하며 참석자들에게 "여러분과 나는 새로운 땅 새천지에서 노벨상을 향해 갑시다"라고 선창했다. 곧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정청래 당시 마포을 지역위원장은 "함께 걸어 주신 여러분들 평화 전도사들이 다 되셨습니다"라고 연설했다.

▲2019년 6월 18일 근우회 주최 노벨길 명명식 행사에서 정청래 당시 마포을 지역위원장이 연설 도중 "평화 전도사"를 언급하는 장면


제보자는 평화의 전도사가 신천지 교리의 핵심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평화의 사자가 이긴 자이고 이긴 자가 곧 이만희라는 교리에서 나온 말이라는 것이다. 무궁화를 흔들고 대취타를 연주하는 행사 형식도 신천지 행사의 전형이라고 했다. 영상 속 정청래 전 대표는 무궁화 꽃을 직접 들고 있다. 참석자들의 얼굴을 두고는 전북 도마지파 전주교회 신도들로 추정된다고 했다.


"신천지 주최 행사에 불려오는 민주당 정치인들은 종종 있습니다. 하지만 행사장에 앉아 있다 보면 민주당 정치인 입장에서는 불편함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제보자는 말을 걸면 손사래를 치고 가버리는 정치인이 많았다고 했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구윤철 당시 기획재정부 차관은 마이크를 잡거나 꽃을 흔들지 않았다. 그는 "정청래 의원은 본인 또는 친인척이 신천지 교인으로 의심됩니다"라고 말했다. 어디까지나 제보자의 개인적 판단이다.


정청래 전 대표 쪽은 김대중 전 대통령을 기리는 자리여서 참석했다고 언론에 해명했다. 그러나 공개된 영상에서 정 전 대표의 연설에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은 나오지 않는다. 이희자 회장이 한 차례 "김대중 대통령님께서 이 자리에 와 계시기 때문에 비가 절대로 안 온다"고 말한 것이 전부다. 김홍걸 의원은 자리에서 잠깐 일어나 인사만 했을 뿐 연단에 오르지 않았다.


같은 행사에서 이희자 회장은 마포구의원들을 한 명씩 일으켜 세웠다. "이 지역 의원님들은 거의 제 지역입니다." "당신들 다음에 또 떨어져야 되겠는가, 당선돼야 되겠는가."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자신을 근우회 20년 회원이라고 소개했다. 유 구청장은 2022년 낙선했다가 2026년 지방선거에서 마포구청장에 당선됐다. 정청래 전 대표의 지역 사무국장 출신이다.


민주당 인사 접촉은 고동안 전 총무 몫, 7월 구속기소


민주당 쪽 인사에게 접근하는 일을 누가 맡았느냐는 물음에 제보자는 고동안 전 총회 총무를 지목했다. 이만희가 김남희 압구정세계선교센터장과 멀어진 뒤 가장 의존한 인물이 고동안이었고, 그가 이희자 근우회 회장과 함께 2~3년간 총회 총무를 맡으면서 민주당 쪽 접촉을 담당했다는 것이다. 그다음으로 의존한 인물로는 소씨 성을 가진 또 다른 간부를 꼽았다. 그는 "검경 합수본에서 고 전 총무를 수사하면 신천지의 정치인 유착 관련 정보와 증거 등 모든 것이 다 나올 겁니다"라고 말했다.


고동안 전 총무는 신천지 서열 2위로 불리던 인물이다. 합수본은 지난 7월 13일 이만희 총회장과 함께 고 전 총무를 정당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요한지파와 시몬지파 전 총무도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합수본은 고 전 총무가 주도한 것으로 보는 교단 내부 100억원대 횡령 의혹도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최근 공개된 이만희의 근우회 관련 녹취록도 이 인물을 거쳐 흘러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제보자는 봤다.


최고위 정면 충돌, 합수본은 이만희 구속기소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충돌이 있었다. 황명선 최고위원은 특정 세력이 당의 의사결정 구조를 왜곡하고 정교분리 원칙을 훼손하는 시도에 당 대표가 결연하게 맞서야 한다고 밝혔다. 문정복 최고위원은 2021년 경선 선거인단은 당원이 아니었다며 언론 보도가 본질을 흐린다고 반박했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는 이중당적과 비자발적 입당에 대해 자율정리 30일을 선포하고 신천지 수사에 협조하자고 한병도 원내대표에게 제안했다.


정교유착 검경합동수사본부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신천지 신도들이 국민의힘에 집단 가입한 사건을 수사하다가, 6·3 지방선거 국면에서 민주당에도 집단 가입한 정황을 파악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합수본은 이만희를 구속한 상태다.


신천지 쪽은 누리집을 통해 2021년 국민의힘에 11만명을 집단 입당시켰다거나 총회장 지시로 특정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는 주장은 객관적 근거가 없는 허위사실이라고 밝히고 있다. 신천지 총회와 정청래 전 대표 쪽에 반론을 요청했으나 답변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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