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공감TV 정천수 대표가 '조희대 4인 회동설'을 둘러싸고 5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 일관성 없는 주장을 펼쳐온 것으로 드러났다. 뉴탐사가 정천수의 방송 발언과 SNS, 언론 인터뷰를 전수 추적한 결과,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서영교 의원과의 연결고리를 의도적으로 끊으려 한 정황이 포착됐다. 특히 검증 시점을 뒤바꾸고, 핵심 인물과의 관계를 부정하며, 제보의 신뢰성을 스스로 격하시킨 과정이 명확히 드러났다.
크로스체크 시점 조작... "진행 중"에서 "사후 검증"으로
정천수의 첫 번째 모순은 검증 작업의 시점이다. 4인 회동설이 처음 언급됐던 지난 5월 7일 열린공감TV 방송에서 정천수는 "이 첩보 내용을 굥짜장썰전에 방송하기로 결정하고 조희대 대법원장 쪽에도 선을 연결해서 확인 작업을 하던 중이었거든요"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참석 여부를 체크하기 위해서 연락을 취하고 있었다"고도 했다. '하던 중', '취하고 있었다'는 현재진행형 표현은 5월 7일 시점에 검증이 진행 중임을 명백히 보여준다.

그런데 9월 23일 정천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완전히 다른 타임라인을 제시했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지난 5월 14일 법사위에서 녹취를 공개한 후 4개여월이 흘러 최근 문제가 불거지고 많은 관심이 증폭되자 좀 더 면밀히 '크로스체크'를 하였습니다"라고 적었다.

5월 7일에는 이미 진행 중이라던 검증이, 9월 설명에서는 5월 14일 이후에야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기억 착오로 보기 어렵다. 서영교 의원이 국회에서 음성을 공개한 후 파장이 커지자, 정천수는 사전 검증 없이 무책임하게 방송했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시간 순서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
서영교 의원과 거리두기... 법적 리스크 차단 시도
정천수가 9월부터 돌연 "서영교 의원을 모른다"고 주장하기 시작한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바로 법적 책임 회피다. 만약 정천수가 서영교와 사전에 교감했다면,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국회의원에게 제공해 국회에서 발언하도록 한 것이 된다. 이는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의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조희대 대법원장 측이 법적 대응을 검토한다면, 정천수는 서영교 의원과의 공모 의혹까지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정천수는 이미 5월에 서영교 의원을 명확히 알고 있었다. 5월 2일 서영교 의원이 국회 법사위에서 조희대 관련 의혹을 처음 제기했는데, 불과 3일 후인 5월 5일 정천수는 열린공감TV에서 이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다. "민주당 법사위에서 민주당 위원이죠. 서영교 의원이 제보를 받았다고 하면서 이재명에 대한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오게 되면 대선에 우리가 그니까 대법원에서 알아서 처리하겠다 이런 말을 했다라는 제보를 받아서 폭로를 하기도 했습니다"(해당 발언 확인)라고 말했다.

정천수는 서영교 의원의 소속 정당, 소속 위원회, 이름, 발언 내용까지 정확히 숙지하고 있었다. 더 나아가 "저 제보 내용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저희 열린공감TV가 지난 3월부터 주장하고 얘기했던 그 제보자들의 얘기가 다 일맥상통하게 맞아떨어진다"며 자신들의 제보와 적극 연결시키기까지 했다.
그런데 9월 19일 열린공감TV 방송에서 정천수의 기억은 180도 바뀌었다. "서영교 의원의 전화번호도 모르고요. 일면식도 없고요. 저는 그분하고 한 번도 말도 섞은 적이 없어요"라고 주장했다. 더 나아가 서영교와의 첫 통화를 이렇게 묘사했다. "이 사건이 터지고 나서 그젠가 어젠가 처음 저한테 전화를 하셨어요. 모르는 전화번호가 왔길래 '여보세요, 누구십니까?' '서영교다' 그래서 '네? 누구시라고요?' 이렇게 통화가 된 거예요"(해당 발언 확인)

5월에 정확히 알고 방송에서 활용했던 인물을 9월에 "누구시라고요?"라고 묻는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는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한 의도적 거짓말로 볼 수밖에 없다.
"일면식 없다"는 변명의 함정
정천수가 "서영교와 일면식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교묘한 물타기다. 기술적으로는 맞을 수도 있다. 정천수가 서영교를 직접 만나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다.
당시 민주연구원 부원장이었던 최혁진 의원의 증언이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서영교 의원한테는 그때쯤 방송을 하고 전달을 했으니까요. 처음에는 '방송을 한번 보시라, 내용이 상당히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했고 그 이후에 방송에 나온 녹음 파일을 전해드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정천수에서 최혁진을 거쳐 서영교로 이어지는 명확한 전달 경로가 존재한다. 정천수가 이를 모를 리 없다. 그럼에도 9월 19일 방송에서 "그전에는 뭐 이 녹취 파일을 제가 전달을 해줬다, 뭐 해줬다 이것 다 구라고요. 다 가짜 뉴스"라고 단언한 것은 법적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적 거짓말이다.
정천수가 "일면식이 없다"고 강조하는 이유는 세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 서영교와 직접 만나지 않았으니 사전 공모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둘째, 최혁진이 중간에서 알아서 한 일이라는 식으로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다. 셋째, 직접 연락하지 않았으니 통화 기록도, 메시지도 없다는 알리바이를 만들려는 것이다. 하지만 중간 전달자를 통했더라도 정천수가 의도적으로 정보를 제공했고, 그것이 국회에서 사용됐다면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민주당 크로스체크"의 실체
정천수가 5월 7일 주장한 "민주당과의 크로스체크"도 허구였다. 최혁진 의원은 "그 민주당은 아마 저를 이야기했을 거고요. 제가 민주당 인사였으니까요. 제 이름까지 특정하게 되면 문제될 것 같으니까 저에 대한 얘기를 안 했을 거고요"라고 증언했다.(해당 발언 확인)

실제로는 정천수가 5월 7일경 최혁진에게 4인 회동설을 이야기하며 "혹시 이런 얘기가 민주당 내에서도 회자가 되냐"고 물었고, 최혁진이 "알아보겠다"고 답한 것이 전부였다. 정천수가 대대적으로 홍보한 '민주당과의 크로스체크'는 실제로는 민주연구원 부원장 개인과의 간단한 대화에 불과했던 것이다.
더 충격적인 것은 민주연구원 부원장이었던 최혁진조차 4인 회동설의 원본 파일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다. "4인 회동설은 아직 저한테 들려주지 않았고 그거는 특검에 이번에 제출한다라고 얘기했습니다. 원본 음성 파일이 있다라고 얘기를 들었지만 실제로 들은 적은 없습니다"(해당 발언 확인)

최혁진이 서영교 의원에게 전달한 것은 5월 10일 방송에 나온 '취재 첩보원' 음성뿐이었다. 원본이 아니라 이미 변조되거나 재연된 음성이었다는 얘기다. 더구나 최혁진은 "취재 첩보원이 누군지는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증언했다. 민주연구원 부원장조차 제보자가 누군지 모른 채 정천수의 말만 믿고 "신뢰할 만한 사람"이라고 서영교 의원에게 전달했다는 것이다.
제보 신뢰성 스스로 격하... "놀라운 첩보"가 "카더라"로
정천수는 제보의 신뢰성도 스스로 깎아내렸다. 5월 10일 방송에서는 "정말 매우 놀라운 첩보를 입수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9월 17일 방송에서는 "굥짜장썰전은 기자들 세계에 흔히 도는 '카더라', 확인할 수 없는 정보들을 다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4인 회동은 쓸모 없다"는 말까지 했다.(해당 영상 확인)

보도의 신빙성 논란이 더욱 거세지자 정천수는 9월 23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취재 첩보원이 '과거 정권 사람'에게 들은 것을 다시 나에게 전달했다."며 3차 전언임을 실토했다.
같은 제보가 4개월 만에 "놀라운 첩보"에서 "카더라"로, 다시 "3차 전언"으로 격하된 것이다. 더구나 정천수는 "취재 첩보원은 '과거 정권 사람'이 누구인지 밝히지 않았고, 최근에는 연락이 끊어졌다"고 했다. 원 출처도 모르고, 중간 전달자와도 연락이 끊긴 상태에서 어떻게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다.
정천수가 제보를 스스로 격하시킨 이유는 명확하다. "놀라운 첩보"라고 했다가 허위로 드러나면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의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카더라였다", "확인 안 된 것이었다"고 하면 법적 책임을 줄일 수 있다.
음성 재연 의혹과 제보자의 실체
가장 의심스러운 부분은 5월 10일 방송에 나온 '취재 첩보원' 음성의 정체다. 9월 20일 정천수는 페이스북에서 "저 역시 종종 음성대역 재연을 합니다. 이는 공중파에서도 다 하는 취재원 보호 방법입니다"라고 인정했다. 문제는 5월 10일 방송에 재연이라는 표시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최혁진 의원도 재연에 대해 증언했다. "제보자의 음성을 변조하는 경우에는 '제보자의 음성을 변조했다'라고 그때 방송할 때 얘기를 저희한테 해줬고 제보자 신분 보호를 위해서 메일로 보내온 경우는 재연이다라고 얘기를 해주고 그랬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최혁진이 "5월 10일 방송의 취재 첩보원 음성이 내가 들었던 제보자와 동일인인지 모른다"고 증언한 점이다. 이는 정천수가 최혁진에게 들려준 음성과 방송에 공개한 음성이 다른 사람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만약 정천수가 방송에서 자신이 직접 재연한 음성을 제보자인 것처럼 내보냈다면, 이는 시청자를 의도적으로 기만한 것이다.
법적 책임 회피 전략의 한계
정천수는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여러 방어선을 구축했다. 검증 시점을 "사전"에서 "사후"로 바꾸고, "서영교 몰라, 일면식 없다"며 연결고리를 차단하려 했으며, "놀라운 첩보"를 "카더라"로 격하시켰다. 최혁진이 알아서 한 일이라는 식으로 책임을 전가하려 했고, 재연인지 원본인지 모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정천수의 방어 전략에는 치명적 허점이 있다. 5월 5일 방송에서 서영교를 정확히 알고 활용한 것은 명백한 증거다. 최혁진이 정천수로부터 파일을 제공받아 전달했다고 증언한 것도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5월 7일 "진행 중"이라던 검증을 9월 23일 "사후 실시"로 바꾼 것은 명백한 모순이다. 재연을 표시하지 않은 것은 방송 윤리 위반이자 시청자 기만이다.
진실은 가릴 수 없다
정천수는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4개월 동안 거짓말을 덧칠했다. 서영교와의 연결고리를 끊으려 "누구시라고요?"라는 어설픈 연극을 했고, 검증 시점을 조작했으며, 제보를 스스로 격하시켰다. 하지만 이미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다. 5월의 정천수가 9월의 정천수를 배신한다.
검증되지 않은 3차 전언을, 재연 표시도 없이, "놀라운 첩보"로 포장해 국회의원에게 전달하고, 사태가 커지자 "일면식도 없다"고 발뺌하는 정천수. 언론인이라면 최소한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는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정천수는 그 최소한의 선조차 지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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