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수원고등법원이 정천수 열린공감TV 대표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였다. 강진구에게 7천만원을 배상하라는 항소심 판결의 강제집행이 상고심 판결 때까지 중단된다. 조건은 7천만원을 담보로 공탁하는 것이다(공탁금액 중 3,500만원은 현금공탁, 나머지 3,500만원은 보증보험증권 제출). 정천수는 이제 당장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 대신 시간을 샀다. 길게는 1년, 짧게는 6개월 정도다.
그런데 정천수가 간과한 것이 있다. 집행정지는 '강제집행'만 멈추는 것이지, 빚 자체가 사라지는 게 아니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갚아야 할 돈은 늘어난다. 지연손해금이 매일매일 쌓이기 때문이다.
수원고등법원 판결문을 보면, 지연손해금 기산일이 2023년 11월 29일이다. 벌써 20개월이 넘게 지났다. 그동안 쌓인 이자만 600만원이 넘는다. 원금 7천만원에 이자를 더하면 현재 정천수가 갚아야 할 돈은 7,612만원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하루 2만3천원씩 빚은 늘어나고 있다.
"완승"했다는 사람이 집행정지를 신청한 이유
이상한 일이다. 정천수는 7월 24일 항소심 판결 직후 "32대 0으로 완승했다"고 자축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 '뉴탐사'를 통해 32개 쟁점에서 모두 이겼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불과 2주도 안 돼 집행정지를 신청했다. 이긴 사람이 왜 집행을 막아달라고 법원에 애원했을까.
답은 돈이다. 정천수에게는 7,600만원이 없다. 그는 작년 11월 19일 유튜브 방송에서 이미 고백한 바 있다. "제가 무릎을 꿇어가면서까지 어렵게 1억이라는 돈을 융통을 받았습니다. 근데 그 융통받은 돈도 받은 지 세 시간 안에 다 써버렸습니다." 그 사이 영화 사업으로 거액을 번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천수 위자료 7천만원 앞에서는 무일푼이라며 앓는 소리를 하고 있다.
법원도 정천수의 무일푼 상태를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담보금을 이례적으로 낮게 책정했다. 통상 집행정지 담보는 채권액의 70~100%를 요구한다. 7,600만원이면 최소 5천만원은 내야 한다. 그런데 법원은 3500만원만 요구했다. 절반도 안 되는 금액이다.
더 놀라운 것은 "보증보험회사와 지급보증위탁계약을 체결한 문서로 갈음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7천만원중 3500만원 현금이 없어도 된다는 뜻이다. 보험료는 보증금액의 1~3% 수준이니 35만원에서 105만원 정도만 내면 된다. 법원이 정천수의 궁핍함을 최대한 배려한 것이다. 그런데 정천수에게는 이 100만원조차 부담스러운 모양이다.
20개월 전부터 쌓인 빚의 무게
사건의 발단은 2020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천수는 경향신문 기자였던 강진구에게 제안했다. "열린공감TV에 와서 함께 일하자. 오면 회사 지분 3분의 1을 주겠다"는 약속이었다. 정천수 51%, 최영민 49%였던 지분을 3명이 각각 33.3%씩 나누자는 제안이었다.
강진구는 그 약속을 믿고 2020년 12월부터 경향신문에 다니면서도 거의 매일 밤늦게까지 열린공감TV에서 일했다. 성과는 놀라웠다. 구독자는 13만에서 89만으로 7배 뛰었고, 월 후원금은 3,700만원에서 1억 8천만원으로 5배 늘었다. 연간 후원금이 4억에서 20억으로 폭증했다.
경향신문은 강진구의 외부활동을 문제 삼았다. 2022년 4월 8일, "무단결근과 복무규정 위반"을 이유로 그를 해임했다. 강진구는 정천수의 약속을 믿고 경향신문을 완전히 떠났다. 4월에 열린공감TV에 정식 입사했다.
그런데 정천수가 돌변했다. 2022년 5월 미국으로 떠나면서 최영민에게 "강진구에게 주식 주는 것을 취소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유가 황당했다. "박대용이 주지 말라고 했다"는 것이다. 6월 4일에는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열린공감TV는 개인회사다"라고 선언했다. 3분의 1씩 나누자던 약속은 온데간데없었다.
법원이 인정한 7천만원의 배신
강진구는 정천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졌지만 항소심에서 이겼다. 수원고등법원은 정천수가 강진구와의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고 판단했다. "계약 준비 단계에서 형성된 신뢰를 정천수가 침해했다"는 것이다. 비록 정식 계약서는 없었지만, 강진구가 그 약속을 믿고 경향신문을 떠났고, 실제로 열린공감TV를 크게 성장시켰다는 점을 인정했다. 즉, 항소심은 계약 성립을 부정하면서도, 피고의 신뢰 유발 행위에 따른 불법행위 책임을 인정하여 손해배상(정신적 위자료) 7천만 원을 인정한 것으로, 이같은 판단은 형사적 사기죄와 구조적으로 유사한 민사적 책임을 인정한 사례다.
법원은 정천수에게 7천만원을 배상하라고 명령했다. 그리고 지연손해금 기산일을 2023년 11월 29일로 정했다. 이때부터 정천수의 빚은 하루하루 늘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연 5%였지만, 판결 확정 후인 7월 25일부터는 연 12%가 적용됐다.
2025년 8월 현재까지 계산하면 이렇다. 2023년 11월 29일부터 2025년 7월 24일까지 약 20개월 동안 연 5%로 계산하면 약 580만원이다. 7월 25일부터 8월 7일까지 2주 동안 연 12%로 계산하면 약 32만원이다. 합치면 612만원이다. 원금 7천만원과 더하면 7,612만원이다. 정천수가 "32대 0 완승"을 외친 시점에 이미 빚은 7,600만원을 넘어선 상태였던 것이다.
주식을 지키기 위한 절박한 선택
정천수가 매일 늘어나는 이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집행정지를 신청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주식이다.
현재 정천수는 열린공감TV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다. 10,200주다. 이것이 정천수가 가진 유일한 재산이자 권력의 원천이다. 7,600만원을 갚지 못하면 법원이 이 주식을 압류한다. 주당 2만원으로 계산하면 약 3,800주가 압류 대상이다. 정천수의 지분이 51%에서 32%로 떨어진다.
문제는 다른 주주들이다. 최영민이 32.5%, 강진구가 16.5%를 갖고 있다. 정천수가 32%로 떨어지면 최영민과 비슷해진다. 최영민과 강진구가 손잡으면 정천수의 1인 지배체제가 무너지는 것이다.
정천수에게 51%는 절대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이다. 51%만 있으면 주주총회에서 회사청산 등 정관상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다. 대표이사도 마음대로 정하고, 회사 운영도 뜻대로 한다. 그런데 이것을 잃으면 다른 주주들 눈치를 봐야 한다. 결정권을 상실한다. 그래서 정천수는 이자가 매일 2만3천원씩 늘어나는 것을 알면서도 집행정지를 선택했다.
시간을 살수록 커지는 대가
집행정지로 정천수가 번 시간은 길어야 1년이다. 대법원 상고심이 통상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린다. 그 사이 빚은 계속 늘어난다. 7천만원에 대한 연 12% 지연손해금은 연간 840만원이다. 하루로 계산하면 약 2만3천원이다. 한 달이면 70만원이다.
6개월 후에는 어떻게 될까. 현재 7,612만원인 빚에 6개월간 이자 420만원이 더해진다. 8,032만원이 된다. 1년 후에는 더 심각하다. 840만원이 추가로 쌓여 8,452만원이 된다. 정천수가 상고심에서 패소하면 이 돈을 모두 갚아야 한다. 담보로 잡힌 3500만원을 빼도 5천만원 가까이 추가로 내야 한다.
돈이 없어서 집행정지를 신청했는데, 그 때문에 갚아야 할 돈은 더 늘어난다. 시간을 벌수록 상황은 악화된다. 특히 수입이 없는 채무자에게는 치명적이다.
정천수가 바로 그런 경우다. 그는 "1억을 3시간 만에 썼다"고 고백했다. 그런 사람이 6개월 후에 8천만원, 1년 후에 8,450만원을 마련할 수 있을까. 불가능에 가깝다.
상고심 전망은 더욱 어둡다
정천수가 집행정지로 번 시간이 그를 구원해줄 가능성은 극히 낮다. 대법원 상고심에서 정천수가 이길 확률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상고심은 사실관계를 다시 심리하지 않는다. 법리 해석이 맞는지만 본다. 항소심이 인정한 사실관계는 명확하다. 정천수가 강진구에게 지분 3분의 1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강진구가 그 약속을 믿고 경향신문을 떠나 열린공감TV에 합류했다. 정천수가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했다. 강진구가 손해를 입었다. 이 사실들은 변하지 않는다.
정천수 측은 "정식 계약이 아니었다"고 주장하지만, 법원은 이미 "계약교섭 부당파기"라는 법리를 적용했다. 이는 대법원 판례로 확립된 법리다. 정식 계약서가 없어도 상대방이 신뢰하고 행동했다면 그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천수가 이를 뒤집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정천수는 왜 집행정지를 신청했을까. 희망이 아니라 절망 때문이다. 당장 7,600만원을 낼 수 없으니 시간이라도 벌어보자는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빚은 늘어난다. 6개월 후 8천만원, 1년 후 8,450만원. 정천수는 더 큰 빚더미에 앉게 될 뿐이다.
"32대 0"의 진실
정천수의 "32대 0 완승" 주장은 완전한 허구였다. 진짜 승자는 집행정지를 신청하지 않는다. 3500만원을 담보로 걸지 않는다. 매일 2만3천원씩 늘어나는 이자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집행정지 신청은 패배를 인정하는 백기투항이다. "제가 졌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습니다. 시간을 주세요"라는 애원이다. 3500만원은 그 애원의 대가다. 그리고 하루 2만3천원씩 늘어나는 이자는 그 벌칙이다.
정천수가 집행정지로 얻은 것은 시간이다. 상고심까지 최대 1년. 하지만 그 1년 동안 빚은 840만원 늘어난다.
3500만원을 담보로 산 시간이 정천수를 구원하지는 못한다. 오히려 더 큰 파멸로 이끌 뿐이다. 집행정지는 강제집행을 멈추는 것이지, 시간을 멈추는 것이 아니다. 빚의 시계는 계속 돌아간다. 매일 2만3천원씩, 한 달에 70만원씩, 1년에 840만원씩.
정천수가 진짜 계산했어야 할 것은 이것이다. "지금 7,600만원을 낼 것인가, 1년 후 8,450만원을 낼 것인가." 그는 후자를 선택했다. 하지만 지금도 없는 돈이 1년 후에 생길 리 없다. 정천수의 "32대 0"은 결국 "빚 8,450만원 대 0"이 될 운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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