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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KBS 44억 손실 오페라 게이트 배후 의혹... 윤석열 수신료 분리징수 자격 논란

2012~2013년 KBS 미디어 도쿄돔 공연 사업에 김건희 측근 기업 개입, 31억 투자금 회수 후 소송 승소

2023-06-20 23:46:46

<이 기사는 시민언론 더탐사 당시 보도했던 내용을 기사화한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가 밀어붙이고 있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 정책 뒤에 10년 전 KBS를 상대로 한 의혹스러운 투자 사기극이 숨어 있다. 2012년부터 2013년까지 KBS 미디어가 추진했던 도쿄돔 오페라 공연 사업에서 총 44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는데, 이 과정에서 김건희 씨와 특수관계에 있는 인물들이 핵심 역할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6개월 된 회사와 100억원 규모 사업 추진


2012년 3월 KBS 미디어는 일본 도쿄돔에서 오페라 '투란도트' 공연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총사업비 100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는 처음부터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KBS 미디어는 방송 프로그램 판권 판매와 유통을 주업무로 하는 회사였지, 공연 사업을 하는 곳이 아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함께 손을 잡은 기획사였다. '서울오페라클래식'이라는 이 회사는 설립된 지 겨우 6개월밖에 안 된 1인 기업이었다. 오페라 제작 경험은 전무했다. 그런데도 KBS 미디어는 이 신생 업체와 100억원대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협찬사나 투자자 확보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도 문제였다. KBS 미디어와 서울오페라클래식, 그리고 H자산운용이 각각 10억원, 10억원, 20억원씩 총 40억원을 출자해 '성남의뜰'이라는 특수목적법인을 만들었다. 하지만 KBS 미디어는 다른 투자사들보다 후순위로 수익을 가져가겠다는 불리한 계약을 체결했다.


25억원 사라진 미스터리


첫 번째 사업은 무산됐다. 40억원을 투입했지만 실제로는 15억원만 남았고, 25억원은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도쿄돔과 계약금을 지불한 것도 아니고 실질적인 사업 추진 비용을 쓴 것도 아닌데 돈이 사라진 것이다. KBS 노동조합은 2015년 이 문제를 제기했지만 사라진 25억원의 행방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그런데도 이듬해인 2013년 KBS 미디어는 또다시 같은 회사, 같은 기획사와 손잡고 오페라 '아이다' 공연을 추진했다. 이번에는 사업 규모를 140억원으로 더 키웠다. 전임 사장의 실책을 만회하겠다며 나선 새 사장의 판단이었다.


2013년 4월 12일까지 도쿄돔 대관료를 내야 했지만 투자자 모집에 실패했다. 그런데 마감 당일 오후 3시 52분에 갑자기 30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며 급하게 결재를 올렸다. 1시간여 만인 오후 5시 5분에 결재가 완료됐다. KBS 노동조합은 "동네 구멍가게도 이런 식으로는 사업하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김건희 측근 기업의 등장


이 무모한 투자의 배후에는 김건희 씨와 특수관계에 있는 인물들이 있었다. 30억원을 투자한 회사는 '로버스트인베스트먼트'였는데, 이 회사 대표는 김건희 씨의 서울대 EMBA 동기인 김예성씨였다. 김예성씨는 최은순 씨의 잔고증명서 위조 사건에서 공범으로 지목된 인물이기도 하다.


로버스트인베스트먼트는 나중에 투자자 지위를 '인터밸리'라는 회사에 넘겼다. 인터밸리는 최은순 씨가 소유한 암사동 건물을 담보로 39억원을 대출받은 회사로, 사실상 최은순 씨 가족의 특수관계 기업이었다. 결국 KBS가 손실보전 약정까지 맺으며 투자를 받은 상대는 김건희 씨 측근들의 회사였던 셈이다.


형식적 소송과 44억원 손실 확정


KBS 미디어는 이사회 의결도 거치지 않은 채 30억원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게다가 투자금에 대한 손실보전까지 약속했다. 이는 나중에 소송에서 KBS가 완전히 패소하는 결정적 원인이 됐다.


아이다 공연도 결국 무산됐고, 인터밸리는 KBS를 상대로 투자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원금 31억원에 이자까지 더해 34억원을 물어주라고 판결했다. 로펌에서는 항소하면 승소 가능성이 있다고 자문했지만, KBS는 항소를 포기했다. 당시 실패한 사업을 추진했던 조대현 미디어 사장이 KBS 본사 사장으로 승진한 상황에서 그의 책임이 불거지는 것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첫 번째 투란도트 사업에서 10억원, 두 번째 아이다 사업에서 34억원을 합쳐 총 44억원의 손실이 확정됐다.


김건희와의 직접적 연결고리


김건희 씨와 이 사업의 연결고리는 더욱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2013년 KBS 미디어는 김건희 씨가 운영하는 코바나콘텐츠와 직접 계약을 체결했다. 월드힙합페스티벌 공동주관과 '점핑위드러브' 전시회 투자 약정서에 김건희 씨의 서명과 도장이 찍혀 있다.


점핑위드러브는 김건희 씨가 언론 인터뷰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회로 꼽았던 작품이다. 당시 많은 정재계 인사들이 참여했고, 김건희 씨는 이를 통해 인맥을 넓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씨가 정운찬 전 총리와 인연을 맺게 된 것도 2011년 무렵 뮤지컬 관람 모임을 통해서였다. 정운찬 전 총리는 창작뮤지컬 후원회장을 맡는 등 문화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이런 인맥을 바탕으로 김건희 씨가 KBS 오페라 사업에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동관과 MB 정권 언론장악 라인


이 모든 일이 벌어진 시기는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핵심 인물인 이동관이 청와대 언론특별보좌관으로 재직하던 때와 겹친다. 이동관은 2012년부터 외교통상부 언론문화협력특임대사라는 새로 만든 자리로 옮겼는데, 이 시기가 바로 KBS 오페라 게이트가 진행된 때다.


당시 KBS 사장은 이인규, KBS 미디어 사장은 조대현이었다. 이들은 모두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다. 현재 이동관이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면서 이른바 'MB 언론장악 올드보이들'의 귀환이 이뤄지고 있다.


약속된 각본, 형식적 책임 추궁


KBS 미디어 당시 실무를 담당했던 부장과의 통화에서 놀라운 사실이 드러났다. 그는 "형식적으로라도 해야 된다고 해서 했다"며 당시 소송이 요식행위에 불과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KBS 미디어가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모두 기각됐다.


조대현 전 미디어 사장은 이런 무모한 사업을 추진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나중에 KBS 본사 사장으로 승진했다. 실무진 한 명만 사표 처리되는 것으로 모든 책임이 끝났다. 44억원이라는 거액의 손실에도 불구하고 누구도 제대로 된 책임을 지지 않았다.


윤석열의 과거 연결고리


2012년 당시 윤석열은 저축은행 게이트 수사를 담당하는 특수부 검사였다. 신안저축은행은 이 수사에서 박순석 회장과 아들이 거의 사법처리를 받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왔다. 김건희 씨 측근들이 신안저축은행과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된 것도 이 시기부터다.


김건희 씨와 특수관계에 있는 인물들이 KBS를 상대로 이렇게 대담한 투자 사기를 벌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검찰 수사로부터 안전하다는 믿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사건은 형사처벌로 이어지지 않았다.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의 모순


윤석열 정부는 현재 KBS의 방만경영을 이유로 수신료 분리징수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KBS에 44억원의 손실을 안긴 것은 김건희 씨와 측근들이 연루된 의혹스러운 투자 사기극이었다.


KBS에 대한 불신의 씨앗을 뿌린 것은 이명박 정권 당시 언론장악 과정에서 KBS를 농단했던 세력들이다. 그런데 이제 같은 인물들이 윤석열 정부에서 다시 요직을 차지하며 KBS 길들이기에 나서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정말로 공정과 정의를 추구한다면, 먼저 부인 김건희 씨가 과거 KBS에 끼친 손해에 대해 해명하고 원금이라도 반환한 뒤 수신료 분리징수를 논의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진정한 공정이 아닐까.


현재 KBS 내부에서는 수신료 분리징수 문제로 큰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언론노조 KBS 지부는 연일 회의를 이어가며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과거 비리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추궁이다.


김건희 씨의 문화계 인맥과 영향력이 어떤 경로로 KBS까지 침투했는지, 사라진 25억원은 어디로 갔는지, 정말로 공연 사업 추진이 목적이었는지 아니면 처음부터 투자금을 빼돌리려는 계획이었는지 등 수많은 의문점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이 모든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 윤석열 정부의 KBS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은 설득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과거 자신들이 저지른 일에 대한 반성 없이 공영방송을 겨냥하는 것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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