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두진서 패소 뒤 시작된 '호남열공'…두진서도 박우량도 변호인은 이제일

'호남뉴탐사 대항마' 자처…방송 제안도 화면 자료도 고발대리인에게서

이제일, 박우량 본인 언론중재위 사건도 대리…"저희가 따로 고소 조치"

'60건'은 보도 한 건 쪼갠 숏탐사…고발장엔 "중복된 내용의 방송들" 자인

고발장은 '일가 소유' 다투지 않아…동명이인 정정도 선거 17일 전 이미 게재

2026-07-25 14:56:54

지난 6월 3일 신안군수 선거에서 박우량 전 군수는 1000여표 차로 낙선했다.


선거가 끝나자 마자 열린공감TV가 뉴탐사의 신안 보도를 반박하는 방송을 내보냈다. 진행은 서정필씨가 맡았고 이제일 변호사가 출연했다. 이 변호사는 뉴탐사 기자들을 겨눈 고발 사건의 고발대리인이다. 수사는 아직 진행 중이다. 진행을 맡은 서정필씨는 두진서 방송을 두고 뉴탐사 기자에게 배상 판결을 받은 당사자다.


프로그램 이름은 '호남열공'이다. 뉴탐사가 운영하는 '호남뉴탐사'에서 따왔다. 방송에서도 "호남 뉴탐사에 대응하는 호남열공"이라고 소개됐다.

방송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낙선한 후보 쪽 주장이었다. 햇빛연금은 잘된 정책이고, 정원수협동조합은 비리와 무관하며, 뉴탐사 보도는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번 더 방송을 해야겠다"…제안도 자료도 고발대리인에게서


제작 경위는 방송 초반에 나왔다. 진행자 서정필은 이렇게 말했다. "변호사님께서 그 보도도 상당히 잘못됐다, 그러한 여론이 많다라고 해서 한 번 더 방송을 해야겠다라고 말씀 주셨잖아요."


수사 중인 사건의 고발대리인이 방송 제작을 제안했다는 뜻이다.


제작 배경도 진행자 입에서 나왔다. 햇빛연금이 박 전 군수의 상징 같은 정책이었고 오해는 풀고 싶다는 "그러한 요청이 있어서" 하나하나 살펴보려 한다고 했다. 요청한 쪽이 누구인지는 방송에 나오지 않는다.


이 변호사는 박 전 군수 본인의 사건도 맡고 있다. 6월 24일 첫 방송에서 그는 박 전 군수와 함께 언론중재위원회에 출석했다고 밝혔다. 뉴탐사 보도를 두고 낸 제소였다. 조정이 불성립되자 "저희가 이제 따로 그 부분도 고소 조치를 했다"고 했다.


화면에 오른 자료에는 출처도 적혀 있었다. "목록은 고발인 측이 정리한 것으로, 제목은 보도된 원제를 요약 표기했다." 진행자도 "주신 자료를 보니까 60차례나"라고 말했다.


방송의 골자는 그 숫자였다. 반년 동안 신안 관련 보도가 60건이나 됐다는 것이다. 그 숫자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확인해봤다.


보도 한 건이 숏탐사 일곱 개…'12월 11일 6건'의 실체


고발인 측 자료에서 가장 많은 날은 2025년 12월 11일이다. 화면 설명에는 "양재택·개포동 아파트, 윤석열 대교 관련 보도가 하루에 몰림"이라고 적혔고 건수는 6건이었다.

▲열린공감TV 호남열공 방송 캡쳐(2026년 7월 24일)


그날 뉴탐사가 올린 보도는 한 건이다. 「정청래 특보 박우량, 양재택 검사에 개포동 아파트 '헐값 임대' 의혹」이다.


이 보도가 유튜브에서는 짧은 영상으로 나뉘어 올라갔다. 제목을 옮기면 이렇다.

▲열린공감TV 측이 지목한 날짜의 뉴탐사 영상 목록(2025년 12월 11일, 2026년 1월 13일)을 보면, 본방송을 주제별로 짧게 잘라서 올린 숏탐사 영상이다.


조승래, 당대표 특보 박우량에 대한 입장 물어보니 / 윤석열 대교 명명 논란 박우량 전 신안군수 / 대법판결 5개월 만에 사면 이어 정청래 특보임명 / 신안군수 5선 도전하는 박우량 소유 개포동 현대아파트에 왜 양재택이 나올까 / 정청래 대표 특보 박우량은 양재택과 어떤 사이 / 개포동 아파트 시세 3분1에 전세 준 이유 물었더니 / 신안군수 5선 도전 정청래 특보 박우량, 윤석열 대교 추진했던 이유 물어보니 / 신안군수 5선 도전 정청래 특보 박우량, 가거도 비리 입장 물었더니 / 서삼석 '쉴드'만. 신안군 나무심는 사업 일용직 하루 일당 280만원?


보도의 소제목이 그대로 영상 제목이 됐다. 확인된 것만 일곱 개다.


다른 날도 마찬가지다. 2026년 1월 13일은 5건으로 집계됐고 그날 올라간 햇빛연금 영상도 다섯 개다. 신안군청 공무원 취재, 지역발전기금, 박 전 군수 현장 반응, 담당 국장 취재, 주민 인터뷰로 나뉘었다. 화면 설명에도 "햇빛연금 사안을 인물·현장별로 나눠 하루에 연속 게시"라고 적혀 있다. 4월 22일 4건에는 "정원수협동조합·묘목 수의계약 사안 동시 게시"라고 달렸다.


세 날짜만 합쳐도 16건이다. 60건의 4분의 1을 넘는다. 취재로 치면 세 건이다.


고발장엔 "중복된 내용의 방송들"…같은 쪽, 다른 셈법


뉴탐사는 신안경찰서에 접수된 고발장 두 건을 입수했다.


5월 26일자 고발장 3쪽에 이렇게 적혀 있다. 뉴탐사가 4월 22일 기사를 올리고 전날 방송도 했으며 "그 방송을 여러 개로 편집하여 중복된 내용의 방송들을 업로드하였으며". 대리인은 사람법률사무소, 곧 이 변호사 사무소다.


고발장에서는 중복 편집물이라고 썼다. 방송에서는 그 중복 편집물을 하나씩 세어 60건으로 제시했다.


"선거 국면과 겹친 집중 보도"…정점은 선거 5개월 전이었다


화면에 오른 월별 그래프의 제목은 "선거 국면과 겹친 집중 보도"였다. 2025년 12월 13건, 2026년 1월 19건, 2월 4건, 3월 9건, 4월 10건, 5월 5건이다. 가장 많았던 달은 선거를 5개월 앞둔 1월이고, 선거가 있던 6월 직전인 5월은 전 기간에서 두 번째로 적었다.


특정 지역만 겨눴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다. 4월 22일 뉴탐사 유튜브에는 명현관 해남군수 관련 영상 두 개가 함께 올랐다. 골프장 가로수 예산과 선거법 위반 의혹을 현장에서 직접 물은 영상, 그리고 400억원 생태정원 사업을 두고 담당 과장 녹취를 공개한 영상이다. 신안 정원수협동조합 보도와 같은 날이었다.


고발장이 다툰 건 업체 소재지…소유도 친족도 부인하지 않았다


방송에서 반복된 표현은 박 전 군수 일가와 무관한 업체를 뉴탐사가 끌어들였다는 것이었다. 평화나무 쩌날리즘도 5월 31일 기사에서 "박우량 후보 일가와 무관한 업체"라고 썼다.


고발장에는 그런 문장이 없다.


두 고발장에서 문제 삼은 것은 뉴탐사가 방송 화면에 올린 12개 업체다. 신안천사섬솔트농업법인, 삼현식품, 와이제이농업법인, 한중토건, 삼현산업, 삼현개발, 삼현, 주진건설, 대산조경, 원건축, 엔젤브릿지개발, 대송한방건강랜드다.


고발장에 실린 표의 항목 제목은 둘이다. "신안군과 무관한 타 지역 소재 업체", 그리고 "주소지가 신안군이나 신안군과 무관한 업체". 표의 열 제목은 "신안군과의 관련성"이고 값은 모두 "신안군과 무관"이다.


목포에 있다, 영암에 있다, 신안에 주소는 있으나 이권 관계가 없다. 고발장에 담긴 반박은 여기까지다. 업체들이 박 전 군수 일가 소유가 아니라는 문장은 없다. 친족 관계를 부인한 대목도 없다.


다툴 수 없는 것은 비켜갔다. 소유와 임원 등재는 법인 등기사항증명서에 적혀 있다. 뉴탐사가 방송에서 내보인 것도 그 등기부였다. 박우득씨는 박 전 군수의 친동생이고 여러 법인에 대표이사로 올라 있다.


뉴탐사는 6월 15일 평화나무 기사를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동명이인 정정은 선거 17일 전 게재…방송엔 언급 없어


방송에서 가장 길게 다룬 것은 동명이인 오보였다. 제주 조경업체 꿈에그린의 한 이사를 박 전 군수 측 인사의 부친으로 잘못 지목한 건이다.


뉴탐사는 5월 17일 정정보도를 냈다. 원문 기사를 수정했고 유튜브 영상의 자막과 설명란도 고쳤다. 해당 기사에는 편집자주를 붙였다. 선거를 17일 앞둔 시점이었고 신안 4차 고발이 접수되기 2주 전이었다.


방송에는 정정을 냈다는 언급도, 정정문이 있다는 언급도 없다.


취재 경위도 방송에서 전해진 것과 다르다. 이 변호사는 뉴탐사가 성씨가 희귀해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반박한다고 소개했다. 정정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취재 기자가 한 이사와 두 차례 통화하며 박 전 군수 측 한모씨의 이름을 거론하고 부친 여부를 거듭 확인했고, 한 이사가 이를 긍정하는 취지로 답했다는 것이다. 추가 확인 요청에는 한 이사 측이 응하지 않았다고도 적혀 있다.


정정문에는 이 건과 별개로 남은 검증 사안도 적혀 있다. 2024년 3월 '군수님 지시 사항' 공문, 한 사업을 네 기관으로 나눈 발주, 조합 인적 구성, 박 전 군수 친동생 관련 법인의 신안군 수의계약 규모, 식재 현장이다. 방송에서는 다루지 않았다.


취재 거부한 쪽이 "크로스체크조차 하지 않았다"


이 변호사는 방송 끝머리에서 뉴탐사 보도를 이렇게 규정했다. "적어도 크로스체크조차 하지 않은 이런 내용들을 가지고 보도를 한 사례들." 사전에 반론을 듣지 않았다는 지적을 방송 내내 반복했다.


같은 방송에서 그는 자신이 취재에 응하지 않은 사실도 말했다. 강진구 기자가 사무실을 찾아왔을 때 응대하지 않고 경찰에 전화했다는 것이다. "가세요, 안 가시면 경찰 부릅니다 해가지고 경찰 전화하니까 가시더라고요"라고 했다. 이어 "불편한 경우에는 거기에는 응대를 안 하는 경우들도 많이 있거든요"라고 덧붙였다.


앞서 언급한 12월 11일자 기사에는 박 전 군수 본인의 반론이 실려 있다. 취재진은 하루 전인 12월 10일 서울에서 열린 그의 출판기념회 현장을 찾았다. 박 전 군수는 양재택 전 검사를 두고 "잘 모른다"고 했다. "여자들끼리 계약을 했기 때문에 상대방이 검사라는 걸 몰랐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교 발언은 "농담"이었다며 "푸틴 다리라도 놓을 용의가 있다는 뜻"이라고 했다. 가거도 방파제 보도에는 "보도는 잘해주셨다"고 말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의 답변도 같은 기사에 실렸다.


그 답변들은 모두 기사에 나갔고 숏탐사로도 나갔다. 고발인 측이 6건으로 센 그 영상들이다.


두 법원 "사실 확인 없이 단정"…판결 보도 9일 뒤 첫 방송


'두진서'는 김용민TV와 김두일TV가 함께 송출한 유튜브 방송이다. 출연진은 옛 더탐사 경영권 분쟁에서 정천수 전 대표 편에 섰고, 반대편에 선 뉴탐사 기자들을 절도범이자 횡령범으로 규정했다. 경찰은 2024년 4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강진구·박대용 기자에게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두 법원이 그 발언을 허위로 판단했다.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은 올해 2월 박대용 기자가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김용민·김두일·서정필씨에게 각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도 6월 10일 강진구 기자 사건에서 같은 결론을 냈다. 두 사건을 합친 배상액은 1300만원이다. 모두 1심 판단이고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고양지원 판결문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출연진이 "객관적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나 확인 없이" 단정적 표현을 썼고, 그 발언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 사건에서 세 사람의 법률대리인이 이제일 변호사였다.


'호남열공'은 그 판결이 보도된 뒤에 시작됐다. 안양지원 판결이 6월 10일, 뉴탐사 보도가 6월 15일, 첫 방송이 6월 24일이다. 첫 회 주제가 두진서 판결이었다. 이 변호사는 그 자리에서 "호남 뉴탐사의 대항마로 호남 열공을 오늘 첫 방송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이 두 번째 방송이다.


사실 확인 없이 단정했다는 판단을 받은 쪽이, 이번에는 뉴탐사를 두고 크로스체크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첼리스트·정천수·두진서·열린공감TV, 대리인은 한 사람


방송을 만든 사람들과 뉴탐사의 관계는 6월 24일 첫 방송에서 이 변호사 입으로 나왔다.


그는 청담동 술자리 보도를 거론하며 "제가 첼리스트 대리하고 있지만"이라고 했다. 강진구 기자가 자신을 소송사기 혐의로 고소한 사실도 말했다. 두진서 사건에서 피고들을 변론한 것을 두고는 "제가 저 사건 변론을 한 걸 가지고도 또 계속 방송을 하시던데"라고 했다.


여기에 방송에 나오지 않은 관계가 하나 더 있다. 그는 열린공감TV 측 대리인이기도 하다. 해고된 직원들이 회사를 상대로 다투는 사건에서 회사 쪽을 대리하고 있다. 출연자와 방송사가 의뢰인과 대리인 관계인 셈이다.


진행자도 당사자다. 서정필씨는 두진서 사건에서 3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뉴탐사는 첼리스트와 이 변호사를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서초경찰서는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청담동 술자리를 수사한 곳이 서초경찰서다. 이 변호사가 대리한 고발장은 신안 2건과 무안 1건, 모두 3건이다. 무안 건은 피고발인 주소지에 따라 안양동안경찰서와 방배경찰서로 나뉘어 사건번호가 둘이 됐다. 신안군정원수협동조합 직원 한웅씨가 4월에 개인 명의로 낸 고소 2건도 있다. 뉴탐사 기자들이 걸려 있는 사건은 모두 6건이다.


겉으로는 뉴탐사 보도를 검증하는 방송이었다. 그러나 이 관계들을 늘어놓고 보면 제3자가 들어설 자리가 없다.


방송 말미에는 프로그램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나왔다. "호남 뉴탐사가 존재하는 한 호남 열공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뉴탐사는 이 방송을 선거가 끝난 뒤에도 이어지는 공세의 연장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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