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정천수, 석명준비명령 받자 또 "법인 정리" 꺼내…벼랑끝 전술 의심

과거 폐업 협박과 달리 후원 요청 없이 구독 취소 요구

2026-02-06 09:38:51

열린공감TV 실질적 운영자 정천수가 어제(5일) 차 안에서 혼자 진행한 생방송을 통해 "차제에(이번에) 법인도 정리해 볼 생각"이라며 법인 파산을 시사했다. 민주당 탈당도 선언했다. 구독자들에게는 구독 취소를 요청했다. 평소 "후원해 달라"며 호소하던 그가 이번에는 "구독을 취소해 달라"고 했다. "사채를 빌렸다"면서도 후원 요청은 하지 않았다.

▲열린공감TV 2026년 2월 5일자 방송 중 정천수가 법인 파산 시사 발언 캡쳐


정천수의 '폐업 협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10월 페이스북에 "망했다"고 선언했고, 지난해 9월에는 방송에서 "3개월 후 회사 청산"을 예고했다. 당시 정천수는 "정기 후원자가 1700명 수준인데 운영에 필요한 1만명에 크게 못 미친다"며 재정난을 호소했다. "개인 자금 15억원을 소송비로 지출했다", "집까지 팔았다"고도 했다. 심지어 "새벽에 아파트 난간에 다리 하나를 걸쳤다"며 자살을 암시하는 발언까지 했다.

▲열린공감TV 2025년 9월 2일 방송 중 정천수가 법인 파산 시산 발언 캡쳐


그러면서도 정천수는 같은 방송에서 10월 킨텍스 인근에서 500~600명 규모의 대규모 후원 행사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3개월 후 회사가 망한다면서 대규모 행사를 예고한 것이다. 9월 기준 3개월이면 12월이다. 12월은 지났고 지금은 2월이다. 열린공감TV는 여전히 운영 중이다. 매번 위기를 강조하며 후원을 끌어모으는 패턴이 반복됐다.


법원 석명준비명령 수령 사흘 만에 파산 시사


정천수가 파산을 시사한 배경에는 연이은 법적 패소와 새로운 소송 위기가 있다. 의정부지방법원 남양주지원 제1민사부는 2월 2일 정천수 측에 석명준비명령을 내렸다. 강진구·최영민 주주가 제기한 주주대표소송에서 원고 측이 신청한 구석명신청서의 석명사항에 대해 답변하라는 것이다.

▲주주대표소송 재판부 석명준비명령서(2026.2.2)


원고 측은 정천수가 열린공감TV 법인 자산을 빼돌렸을 가능성에 대한 증거 제출을 요청했다. 영화 '신명' 수익이 핵심이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석명준비명령을 내렸다. 제출기한은 3월 2일. 정천수 측 법률대리인 이제일 변호사는 2월 2일 이 명령을 수령했다.


정천수로서는 진퇴양난이다. 자료를 제출하면 자산 이전의 증거가 드러날 수 있고, 제출하지 않으면 소송에서 불리해진다. 허위 자료를 제출해도 이미 드러난 사실관계와 충돌한다.


관리비 70만원 미납, 통장 비웠나


법적 위기는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월 22일 행정법원은 열린공감TV의 부당해고 사건에서 해고된 9명의 손을 들어줬다. 정천수는 약 10억원에 달하는 체불임금을 부담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판결문이 촘촘해 항소심에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당장 집행 가능한 거액의 채무가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법인 통장이 이미 바닥났음을 보여주는 제보도 있다. 남양주 별내에 위치한 열린공감TV 사무실의 12월 관리비 약 70만원이 미납 상태라는 것이다.


주주 3분의 2 동의 없이는 파산 불가


정천수가 법인 파산을 시사했지만, 정관상 파산 신청은 주주 3분의 2 동의가 필요하다. 정천수가 보유한 주식만으로는 이 요건을 충족할 수 없다.


설령 정천수가 절차를 무시하고 파산을 신청하더라도 법원이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다. 체불임금 10억원 판결과 자산 빼돌리기 의혹에 대한 자료 제출 명령 직후 파산을 언급한 점은 '채무 면탈을 위한 파산 남용'으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 파산 절차가 개시되면 파산관재인이 자산 흐름을 조사하게 되는데, 자산 은닉 의혹이 있는 정천수 입장에서 파산은 오히려 자폭에 가깝다.


결국 "법인을 정리하겠다"는 발언은 실행 가능한 계획이 아니라 주주와 법원을 압박하려는 벼랑끝 전술로 읽힌다.


김어준, 유시민 등 4인 회동설 보도 후 구독자 5000명 이탈


정천수의 이번 발언은 김어준·유시민 관련 의혹 보도 이후 구독자 이탈과도 맞물려 있다. 그는 지난 월요일 방송에서 "김어준, 유시민, 윤석열, 김건희 네 명이 한 장소에서 만났다는 제보"를 보도했다.


정천수에 따르면 이 보도 이후 이틀 만에 약 5000명의 구독자가 빠져나갔고, 후원자도 200명 넘게 이탈했다. 유시민 작가는 해당 의혹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천수는 "복수의 크로스체크를 했고 충분히 의혹 제기를 할 만한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민주당도 김어준도 싸늘, 사면초가


정천수는 민주당 탈당의 이유로 당 차원의 '선긋기' 지시를 들었다. "오늘 민주당에서 열린공감TV와는 어떠한 관계도 형성하지 말아라, 출연하지 말아라, 연락 금지라는 얘기가 있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지난해 조희대 4인 회동설이 사실상 허구로 드러나면서 민주당과 열린공감TV 사이가 싸늘해진 것은 사실로 보인다. 김어준 역시 마찬가지다. 정천수는 이날 방송에서 김어준에 대한 섭섭함도 드러냈다. 12월 3일 계엄 당일 김어준이 국회에 오지 않았다며 "그날 마음을 접었다"고 했다. 민주당도 김어준도 등을 돌리면서 정천수의 고립감은 깊어지고 있다.


후원 호소 대신 구독 취소 요청한 속내


정천수는 "열린공감TV 120만 구독자 필요 없다"고 선언했다. "진실보다 민주당이 중요하다, 진실보다 우리 진영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지금 즉시 구독을 취소해 달라"고 했다.


평소 후원을 호소하던 정천수가 돌연 구독 취소를 요구했다. 법인 파산 시사, 민주당 탈당 선언, 구독 취소 요청. 석명준비명령 수령 사흘 만에 벌어진 일이다.


열린공감TV는 2020년 9월 언론 법인으로 출범했다. 윤석열·김건희 관련 의혹 등을 보도하며 구독자를 늘렸다. 2023년 강진구 등과 경영권 분쟁이 벌어졌고, 정천수는 윤석열 정권 당시 법원의 힘을 빌려 회사를 사유화했다. 이후 부당해고 소송과 주주대표소송이 이어졌다. 정천수는 이날 방송에서 "194건 고소고발 중 단 한 건도 유죄 확정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미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난 사건이 여러 건 있다. 대법원까지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확정'이 아니라고 말장난을 한 것이다. 무엇보다 지난 1월 부당해고 소송에서 패소해 10억원을 물어줘야 할 처지라는 사실은 입도 뻥끗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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