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장시호 추락 다음날 김영철 재판... "녹취록 허위" 입증 못하고 3억 소송 궁지

작년 10월 화해조정 권고 후 결렬... 재판부 "녹취록 있는데 왜 허위냐" 압박

2025-09-05 17:55:13

최순실 조카 장시호가 추락한 다음날인 9월 5일, 김영철 전 검사가 뉴탐사를 상대로 제기한 3억원 손해배상 소송 재판이 열렸다. 서울중앙지법 제25민사부는 "장시호 녹취록을 근거로 한 보도인데 왜 허위인지 설명하라"고 요구했지만, 김영철 측은 구체적 반박을 하지 못했다.


김영철 전 검사는 2024년 5월 13일 시민언론 뉴탐사와 미디어실크HJ(대표 변희재) 등을 상대로 3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작년 10월 24일 법원이 화해조정에 회부했지만, 올해 3월 28일 변론기일이 통지되면서 조정이 결렬됐다.


장시호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 최순실의 조카로, 최근 국정농단 특검 파견 검사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폭로하며 화제가 됐다. 그가 제공한 녹취록에 김영철 전 검사가 '김스타'라는 별칭으로 등장한다.


4일 새벽 6시, 장시호는 서울 강남구 주택 12층에서 추락했다가 11층 난간에 걸려 구조됐다. 바로 다음날 열린 재판에서 변희재 대표는 "어제 새벽 장시호가 투신을 시도해 병원에 있다"며 "이 사건을 빨리 해결하지 않으면 위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올해 5월 장시호 증인신청했지만 김영철은 여전히 소극적


피고 중 한 명인 변희재 대표는 올해 5월 21일 장시호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3개월이 넘게 지난 이날 재판에서도 김영철 측은 장시호 증인 채택에 여전히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재판부가 "입증책임이 원고에게 있다"며 압박했지만, 김영철 측은 "정리해서 추가하겠다"는 애매한 답변만 반복했다. 녹취록이 허위라면 장시호를 직접 대면해 이를 밝히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임에도 김영철 측이 이를 회피하는 모습이다.


피고 뉴탐사 측 변호인은 "장시호 녹취록을 입수해 여러 취재 절차를 거쳐 기사를 게재했다"며 "저희도 증인으로 장시호를 신청해야 한다"고 적극적 자세를 보였다.


"없다고 허위 되는 거 아냐" 재판부 일갈


재판장은 김영철 측에 "기사나 유튜브 방송이 녹취록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은 맞지 않느냐"며 "우리는 그런 거 없으니까 허위다, 이렇게 한다고 그게 허위가 되는 게 아니다"라고 일갈했다.


8월 21일 김영철 측이 제출한 준비서면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근데 지금 기사밖에 없잖아요. 이게 왜 허위인지에 관해서 말씀을 안 하세요"라고 거듭 압박했지만, 김영철 측은 "사실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가 어렵다"며 소극적 태도를 보였다.


재판부는 김영철 측이 정정보도 청구의 기본 요건조차 갖추지 못했다고 질타했다. "정정보도문 내용이 청구취지에 들어가야 한다"며 "어디에 어떤 글자 포인트로 실어야 하는지도 특정하라"고 요구했다.


청담동 술자리 승소 전략, 이번엔 통할까


김영철 측 대리인은 법무법인 율우로, 청담동 술자리 사건에서 한동훈을 변호해 승소한 곳이다. 당시 한동훈은 2022년 7월 19일 자신이 어디에 있었는지 끝까지 밝히지 않았다. "하지 않은 일을 어떻게 입증하느냐"는 논리로 일관했고, 최종적으로 승소했다.


김영철 측도 동일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다르다. 첫째, 장시호라는 녹취록 제공자가 증인으로 나설 수 있다. 둘째, 재판부가 이미 김영철 측의 준비 부실을 여러 차례 지적했다. 셋째, 피고 측인 뉴탐사와 변희재가 모두 증인신문에 적극적이다.


최근 임은정 검사 대 TV조선 판결에서는 원고가 끝까지 입증 책임을 다하지 못해 패소했다. 판결이 어느 쪽으로 갈지는 미지수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재판부는 김영철 측에 엄격한 입증을 요구하고 있다.


10월 17일, 김영철의 선택이 승부 가른다


재판부는 "그런 사실(장시호 투신)도 고려하겠지만 재판은 원칙대로 진행한다"며 10월 17일 오전 11시 30분 다음 준비기일까지 김영철 측에 허위성 입증 방법을 명확히 정리해 오라고 명령했다.


김영철 전 검사는 이제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장시호와 정면대결을 통해 녹취록의 허위성을 입증할 것인가, 아니면 계속 "없는 일"이라고만 주장할 것인가.


재판 하루 전 장시호가 추락한 타이밍도 의미심장하다. 소송 제기 1년 4개월, 조정 회부 11개월이 지났지만 김영철 측은 여전히 구체적 반박을 하지 못하고 있다. 재판부는 이미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 "녹취록을 전제로 한 보도가 있는데, 단순히 '우리는 그런 거 없다'고 해서 허위가 되는 게 아니다."


녹취록 속 '김스타'의 실체를 둘러싼 진실 공방이 10월 17일 법정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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