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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탐사 겨눈 '밀정·찢탐사' 명예훼손 고소, 경찰 불송치·법원 기각
서정필 '밀정'·이제일 '찢탐사'…불리한 사실은 인정하고 규정한 한 단어만 고소
서정필 '밀정' 고소·이제일 '찢탐사' 고소 경찰 잇단 불송치
둘 다 식사·통화 사실은 인정하고 그 사실 부른 단어만 문제 삼아
법원도 '밀정' 반소 기각… "사실 아닌 의견 표명"
뉴탐사를 겨눈 명예훼손 고소가 경찰과 법원에서 잇따라 깨졌다. '밀정'과 '찢탐사'라는 서로 다른 표현이 문제 됐지만 결론은 같았다. 두 사건 모두 당사자가 기초 사실은 인정하면서, 그 사실을 규정한 한 단어만 물고 늘어졌다. 그리고 그 한 단어를 수사기관과 법원은 명예훼손이 아닌 의견으로 봤다.
이제일은 왜 '찢탐사'만 부인했나
서울방배경찰서는 7월 7일 이제일 변호사가 낸 명예훼손 고소를 불송치했다. 뉴탐사 강진구·박대용 두 기자에 대해 "증거 불충분하여 혐의 없다"고 결정했다.
이 변호사가 문제 삼은 것은 자막 속 한 단어였다. 2023년 2월 지인과 통화하면서 "찢탐사"가 아니라 "찐탐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뉴탐사가 녹음파일을 편집해 자막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가 다툰 것은 그 한 단어뿐이었다.
문제의 대목을 전후 맥락과 함께 옮긴다. 먼저 이 변호사 주장대로 '찐탐사'를 넣은 문장이다.
"더탐사가 저렇게 나오고 막 첼리스트 건도 막 오보 때리고 막 하니까 더탐사 말고 내가 열린 뭐야 시사타파 밀어줄게 독점으로 갈게. 그래서 왜 찐탐사 찐탐사 말했잖아요."
같은 자리에 '찢탐사'를 넣으면 이렇게 된다.
"더탐사가 저렇게 나오고 막 첼리스트 건도 막 오보 때리고 막 하니까 더탐사 말고 내가 열린 뭐야 시사타파 밀어줄게 독점으로 갈게. 그래서 왜 찢탐사 찢탐사 말했잖아요."
앞뒤 문장은 더탐사를 빼고 다른 두 채널을 밀어주겠다는 내용이다. '찐'은 '진짜'라는 뜻이다. 더탐사를 진짜라고 부를 자리인지, 비하하는 말이 들어갈 자리인지가 갈린다.
경찰도 이 지점을 봤다. "고소인이 뉴탐사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맥락에서 해당 발언을 하였음이 인정된다"며 "부정적인 어감을 가진 '찢탐사'를 사용하는 것이 문맥상 더 자연스럽다"고 판단했다. 녹음 자체는 "어느 쪽으로 명확하게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지만, "찐탐사라고 발언하였을 뿐"이라는 이 변호사의 단정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찢'만 문제 삼은 이유
같은 녹취에는 더 센 대목도 있다. "어준이 형한테 가서 내가 얘랑 싸우고 있다"거나 "민주당 사람한테 열린민주당 잔당 세력하고 싸우고 있다 이렇게 썰을 풀 수 있지"라고 했고, 끝에는 "걔네들 내가 다 잡들이 하겠다"고 말했다. 기자를 상대로 싸우고 그 싸움을 김어준과 민주당 인사에게 내세우겠다는 발언이다.
이 변호사는 이후 실제로 이 발언과 겹치는 행보를 보였다. 청담동 술자리 목격자로 지목된 첼리스트의 변호인을 맡았고, 정천수가 경영권을 가져간 열린공감TV 측 대리인이 됐다.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무안·신안에서 뉴탐사 기자들을 겨눈 고발을 잇따라 대리했고, 열린공감TV의 '호남열공' 방송에도 출연했다. 이 대목들은 문제 삼지 않았다. 다툰 것은 '찢' 한 글자였다.
'찢'은 이재명 대통령을 비하할 때 쓰는 표현이다. 여기에 '탐사'를 붙이면 더탐사를 친이재명 매체로 낙인찍는 멸칭이 된다. 그 무게는 최근 사례가 보여준다. 이진련 전 대구시의원은 올해 2월 민주연구원 부원장에 내정됐다가 과거 '찢었다'는 표현을 쓴 사실이 문제가 돼 임명이 철회됐다. 정청래 당시 대표가 재고를 요청했고, 단어 하나로 당 산하 연구원 부원장 자리가 뒤집혔다.
이 변호사는 윤석열·한동훈에 맞선 변호사로 알려져 왔다. 녹취 앞부분에서는 "이재명 캠프 때에도 대선할 때 저 올인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녹취가 녹음된 2023년 2월과 고소가 이뤄진 2025년 11월 사이,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했다.
뉴탐사는 2024년 9월 이 녹취를 처음 보도하며 자막을 '찐탐사'로 표기했다. 이 변호사 측은 1년 넘게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후 시청자 제보로 음성을 다시 확인한 뉴탐사는 2025년 11월 3일 방송에서 자막을 '찢탐사'로 수정했다. 이 변호사는 이틀 뒤 두 기자를 고소했다. 언론중재위원회 조정도, 정정보도 청구도, 사전 연락도 없었다. 이 변호사가 대리하거나 제기해 뉴탐사 기자들이 걸린 사건은 현재 6건이다.
서정필도 식사는 인정하고 '밀정'만 고소
한 단어만 물고 늘어진 고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선일보 최훈민 기자와 식사한 사실을 두고 뉴탐사가 '밀정 의심'이라 보도하자, 유튜브 방송 '두진서' 출연자 서정필씨가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서정필씨는 식사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다툰 것은 그 자리를 '밀정'이라 규정한 부분이었다.

경기일산동부경찰서는 8월 2일 이 고소를 불송치했다. 경찰은 두 가지를 짚었다. 먼저 특정성이다. 서정필씨 이름은 기사 초반부 식사 명단에 한 차례 나올 뿐, 개인의 구체적 행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경찰은 "열린공감TV 소속이라는 사정만으로 '밀정' 표현이 고소인 개인을 특정해 지칭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봤다.
다음은 표현의 성격이다. 식사 외에 구체적 행위가 드러나지 않는 이상, '밀정'은 사실의 적시가 아니라 "정치적 정체성에 대한 가치판단과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이라는 것이다.
법원도 같은 판단을 앞서 내렸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은 6월 10일, 강진구 기자가 방송에서 일부 유튜버를 두고 "극우 성향 기자 최훈민과 유착하는 밀정"이라 한 데 대해 김용민·김두일씨가 낸 반소를 기각했다. '밀정'을 "순수한 의혹 내지 의견 표명"으로 봤다.
서정필씨가 끝내 다투지 않은 것은 식사 자체였다. 진보 진영 언론인이 조선일보 기자와 자리를 함께한 장면은 그것대로 설명이 필요했지만, 그는 식사를 부인하지 않았다. 문제 삼은 것은 그 장면에 붙은 '밀정'이라는 이름이었다.
두 사건의 골격은 같다. 당사자는 기초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조선일보 기자와 식사한 것, 통화에서 뉴탐사를 부정적으로 말한 것은 다투지 않았다. 문제 삼은 것은 그 사실을 규정한 한 단어, '밀정'과 '찢탐사'였다. 그리고 그 한 단어를 수사기관과 법원은 명예훼손이 아닌 의견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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