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평론 유튜버 라이너가 최근 개봉작 '신명'에 대해 강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라이너는 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영화를 보면서 화가 났다"며 "민주주의를 지키려던 시민들의 노력이 모독당한 기분"이라고 밝혔다.(해당 영상 바로 보기)

라이너는 같은 날 출연한 매불쇼에서는 표정이 좋지 않았던 이유를 설명하며 "매불쇼에서 제가 앉아 있는데 중반 이후부터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최욱 형님도 저한테 말을 걸지 않았다. 눈치를 챈 거다"라며 "제가 표정이 안 좋은 거를 감지하고 저놈한테 말을 걸면 분명히 얘기를 하겠구나 라는 거였다"고 설명했다.
라이너는 이날 진행된 라이브 방송에서 "신명을 보러 갈 때부터 걱정이 많았다"며 "김규리 배우가 윤지희(김건희를 연상시키는 인물) 역할을 맡는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우려했다"고 말했다. 그는 "배우가 특정 이미지로만 소비될까 봐 걱정했고, 2~3개월 만에 급조된 영화라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명자에서 쥴리까지, 오컬트로 포장된 현실 정치
라이너가 가장 강하게 비판한 부분은 영화의 오컬트적 설정이다. 오컬트는 라틴어 'occultus(숨겨진)'에서 유래한 용어로,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신비적이거나 초자연적인 현상을 가리킨다. 점성술, 강령술, 마법, 예언 등이 포함되며, 영화에서는 악령이나 초능력 같은 초자연적 요소를 소재로 활용한다.
라이너는 "영화에서 윤지희가 원래 윤명자라는 이름을 썼었고, 분신사바를 하다가 친구를 넘어뜨리면서 주술에 눈을 떴다고 나온다"며 "그래서 주술에 굉장히 집착하면서 자신의 얼굴도 고치고 이름도 바꾸고, 클럽을 다니면서 쥴리라는 이름을 썼다는 설정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윤지희가 주술로 실제로 사람을 죽이는 설정으로 나온다"며 "인형에 주문을 외워서 찍으면 사람이 죽는다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영화에서는 삼풍백화점 붕괴와 이태원 참사까지 이런 주술의 결과로 그려진다고 전했다.
특히 그는 "일본에서 온 주술사가 대동아공영권을 목표로 윤지희 부부를 조종한다는 설정이 나온다"며 "결국 모든 잘못을 일본 탓으로 돌리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라이너는 "일본 음양사가 순간이동을 하며 이상한 피로 된 내장을 먹는 등 황당한 장면들이 연출된다"고 덧붙였다.
"탄핵은 시민의 힘, 주술이 아니다"
라이너가 가장 분노한 지점은 영화의 결말 부분이었다. 그는 "한국 무당과 일본 주술사가 주술 대결을 벌이고, 한국 무당이 이겨서 계엄이 실패했다고 나온다"며 "이는 시민들의 노력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가 비상계엄을 막은 것은 추운 겨울 여의도로 달려간 시민들 때문이었다. 응원봉을 흔들며 민주주의를 지키려던 시민들의 단결된 힘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이 영화는 그걸 주술로 이겼다고 한다. 결국 무당이 최고라는 결론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라이너는 "나도 여의도에 직접 나가서 시위에 참여했다. 그 뜨거움을 느꼈는데 그게 전부 부정되는 느낌이었다"며 "모욕당한 기분이었다"고 토로했다.
참사를 소재로 한 영화적 착취
이태원 참사를 소재로 활용한 점에 대해서도 강한 비판을 가했다. 라이너는 "이태원 참사 장면이 나올 때 눈물이 났다. 하지만 슬픔 때문이 아니라 '이건 너무 아니다'는 생각에 울었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도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참사를 주술 때문이라고 하거나, 안전을 위한 인신공양이었다는 식으로 그리면 안 된다"며 "젊은 사람들이 많이 죽은 참사를 이런 식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기술적 완성도도 아쉬워
영화의 기술적 측면에서도 혹평을 내렸다. 라이너는 "완성된 영화가 아니다. 중간중간 소리가 안 나오고, CG가 이상하다"며 "AI를 이용한 CG도 있는데 제작비를 고려해도 너무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훨씬 저예산인 영화들도 이런 실수는 하지 않는다"며 "스토리 연결도 잘 안 되고 만듦새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평론가들의 엇갈린 시각
반면 영화평론가 최광희는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최 평론가는 "영화의 품질보다는 지금 이런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며 "관객들이 지친 6개월에 대한 심리적 위로를 받는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최 평론가는 "정확히 말해 이 영화는 관객들이 보고자 하는 것과 창작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만나는 영화적 살풀이의 매개체"라며 "잘 견뎌낸 관객들의 등을 토닥이는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라이너는 방송 말미에 "우리의 본질을 잊어서는 안 된다"며 "민주주의는 굉장히 소중한 것인데, 이 작품은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을 이용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최근 본 영화 중 가장 화가 많이 났다"며 리뷰를 마무리했다.
한편 영화 '신명'은 정천수 전 열린공감TV 대표가 제작한 작품으로, 공동저작권자들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제작됐다는 저작권 침해 논란에도 휩싸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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