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원대 사기범이 감옥에서 29억 원을 세탁했다. 경찰이 자금 흐름을 추적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검찰은 4년간 방치하다 공소시효를 넘겼다. 범죄를 폭로한 공익제보자만 기소됐고, 전관 변호사들은 사건 관계자들의 변호를 맡았다.

IDS홀딩스 사기 주범 김성훈은 원래 670억 원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런데 1심 재판을 받는 2년 동안 1조 원대 추가 사기를 쳤다.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되지 않아 구속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이민석 변호사는 "1심에서 실형을 선고했다면 670억 원에서 끝났을 사건"이라며 "IDS홀딩스 1조 원 사기의 가장 큰 책임은 검찰에 있다"고 지적했다.
검찰이 방치한 29억 원 세탁
김성훈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아 구속된 뒤에도 수십억 원을 빼돌렸다. 경찰 수사로 드러난 세탁 경로는 이렇다. 김성훈 측 자금관리인이 현금 27억 원을 캐리어에 담아 변호사에게 전달했다. 돈은 다른 재소자의 자금관리인, 페이퍼컴퍼니, 또 다른 변호사를 거쳐 수표로 바뀌었다. 세탁이 끝난 돈은 다시 김성훈 측으로 돌아왔다. 감옥 안에서 이 모든 과정을 기획하고 지휘한 것이다.
경찰은 이 자금 흐름을 추적해 '범죄 수익 은닉'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했다. 검찰은 2021년 5월 이 사건을 받아놓고 4년간 방치했다. 검사 10명을 거치며 사건은 캐비닛 속에서 표류했다. 결국 범죄 은닉죄 공소시효가 지나버렸다.
"내 돈" 자백에도 수사 안 해
김성훈은 검찰 조사에서 은닉 자금의 일부를 직접 시인했다. 임풍성 검사가 "위 1억5천만 원은 진술인의 돈인가요?"라고 묻자 김성훈은 "네, 제 돈입니다"라고 답했다. 1조 원대 사기범이 자기 입으로 은닉 자금을 인정한 것이다. 검찰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공익제보자 김희석 씨는 "경찰이 열심히 수사해서 범죄 은닉 정황을 다 밝혀냈는데, 검찰이 4년간 방치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성용, "29억은 내 돈" 주장의 허점
취재진은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브로커 재소자' 이성용을 직접 만났다. 그는 여의도 고층 빌딩에 사무실을 두고 상장사 4개를 운영 중이라고 주장했다. CP홀딩스 설립에 들어간 26억 원도 자기 돈이라고 했다.
취재 결과 이 주장은 성립하지 않았다. 이성용은 2015년 구속되기 하루 전, 남의 리스 차량을 담보로 2천만 원을 빌릴 정도로 궁핍했다. 경찰이 압수한 차용증에 따르면 이성용은 김성훈으로부터 최소 6억 원을 빌렸다. 그중 1억 원은 'SPC 법인 설립 자본금 명목'이라고 명시돼 있었다.
결정적 증거는 이성용의 자금관리인 김O봉의 진술이다. 그는 경찰 1차 조사에서 "김성훈의 돈 3억 원으로 CP홀딩스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이성용 회장이 김성훈으로부터 돈을 꽤 많이 가져왔었다"고도 했다. 경찰이 자금 흐름을 확인하자 김O봉은 "수사관님 말한 대로 진행된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그런데 검찰 조사에서 진술이 바뀌었다. 조영성 검사는 "2013년에서 2015년 사이 현금으로 30억 원을 집에 보관하였다고 하지 않았나요?"라고 물었고, 김O봉은 "네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경찰 조사에서 나온 진술을 검찰이 한 번에 뒤집어버린 것이다.
2017년 검사실 출정, 2021년 수사 방치로 이어졌나
공익제보자 김희석 씨가 던진 핵심 질문이 있다. 엄격히 통제받는 재소자들이 어떻게 이렇게 심도 있게 범죄를 모의할 수 있었는가.
김희석 씨에 따르면 김성훈과 이성용은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김영일 검사실에 함께 '출정'했다. 같은 날 같은 검사실에 불려 나가 만났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법무부 출정 기록으로 확인된다고 김희석 씨는 밝혔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은 윤석열이었다. 특수부를 관할하는 3차장은 한동훈이었다. 특수부장은 신자용, 김영일은 부부장검사였다.
김희석 씨는 "재소자들이 검사실에서 편의를 봐주지 않으면 이런 범죄 모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형성된 검찰과 김성훈의 유착 관계가 2021년 경찰 송치 이후 수사 방치로 이어진 배경"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검사실에서 편의를 제공한 전력이 있기에, 훗날 사건이 송치됐을 때도 제대로 처벌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
전관들의 회전문
이 사건에는 전관 변호사들이 깊숙이 개입했다. 이지연 변호사는 경찰 조사에서 현금 3천만 원의 출처를 묻는 질문에 "김성훈의 돈"이라고 답했다. 캐리어로 수십억 원을 운반한 것도 그였다.
김영일 검사는 경징계를 받고 법무법인 인월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는 공수처 부장검사 출신 송창진 변호사가 있다. 공익제보자 김희석 씨만 기소한 임풍성 검사는 최근 사직서를 냈다.
공수처장 직무대리를 지낸 김선규 변호사는 지금 김성훈의 변호인이다. 김희석 씨가 관련자들을 공수처에 고발했지만, 당시 수사 1부장이었던 김선규 밑에서 사건은 진행되지 않았다. 김희석 씨는 결국 국가수사본부에 재고발했다.
한편 이성용은 현재 유콘파트너스(구 CP홀딩스)와 이노파이안 등 법인을 통해 코스닥 상장사 주식을 매수하고 있다. 유콘파트너스는 신OO 대표 명의지만, 실소유주는 이성용으로 추정된다. 이노파이안은 이성용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가 지난해 9월 25%로 축소했다.
이민석 변호사는 "만약 김성훈의 돈이 투입돼 불어나고 있다면 그것도 범죄 수익"이라며 "김성훈이 파산한 상태에서 범죄 수익을 은닉하면 사기파산죄에 해당하고, 공소시효가 10년이라 2027년까지 수사 가능하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의 분노
이민석 변호사는 "2016년 한 피해자 장례식장에 갔더니 김성훈을 욕하는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다들 '검찰이 공범이다'라며 격한 분노를 토해냈다. 검찰이 IDS홀딩스 사건의 주범일 뿐 아니라 자살하신 분들의 가해자"라는 게 그의 결론이다.
민주당 합당 논란, 반대 의견은 어디로 갔나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인 1표제 중앙위 통과에 이어 조국혁신당 합당까지 밀어붙이고 있다. 4일 최고위원회에서 전당원 투표 강행은 유보했지만, 지방선거 전 합당 의지는 꺾지 않았다.
1인 1표제는 중앙위원 590명 중 312명 찬성으로 통과됐다. 재적 과반수 296명을 16표 넘긴 신승이다. 찬성률은 52.88%에 불과했다. 그러나 정청래 대표는 "압도적 지지"라고 자평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 의미를 곱씹을 필요가 있다"며 겸허함을 요청했다.
박홍근 의원은 "합당 전당원 투표로 밀어붙이면 반대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한 그가 이례적으로 날 선 발언을 한 것은 현장에서 느끼는 여론 때문으로 보인다. 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대상에 소나무당도 포함시키자"고 제안했다. 조국혁신당만 받고 송영길의 소나무당은 안 받는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이런 반대 목소리가 김어준 뉴스공장에서는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뉴스공장은 전당원 투표 찬성률 85.3%를 부각했지만, 중앙위에서 겨우 과반을 넘긴 사실은 다루지 않았다. 이언주, 강득구, 황명선의 반대 발언도 소개되지 않았다.
김어준은 "정청래가 이재명을 치려고 한다는 얘기가 왜 나오냐"고 했다. 그러나 반대론자들의 실제 주장은 다르다. "정청래가 이재명 인기를 이용해 연임 등 자기 정치를 하려 한다"는 것이지, 이재명을 치려 한다고 말한 사람은 없다. 없는 말을 만들어 반대 의견을 악마화하는 것이다.
한쪽 얘기만 듣는 시청자는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을 적으로 여기게 된다. 숙의 민주주의가 아니라 '좀비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다. 김어준 씨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국 순회 콘서트를 여는 것도 우려를 키운다. 콘서트에 출연한 후보와 출연하지 않은 후보 사이에 서열이 매겨질 것이기 때문이다.
'응답률 18.9%' 기현상, 신안군수 여론조사 조작 의혹
앞서 위장전입과 송전선로 변경 의혹이 보도된 박우량 전 신안군수가 민주당 예비후보 적격 심사를 통과했다. 박우량은 사촌 형 집에 20여 년간 주소만 옮겨놓고 4선 군수를 지냈다. 동생 골프장 사업을 위해 송전선로를 마을로 변경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박우량 측은 여론조사 1위와 적격 통과를 알리는 문자를 돌렸다. 그런데 이 여론조사에 이상한 점이 있다.
응답률이 18.9%다. 일반적인 ARS 조사 응답률은 4~5% 수준이다. 같은 신안군에서 이전에 실시된 조사들의 응답률은 11.9%, 7.2%, 4.6%였다.
더 이상한 건 접촉률과 거절률이다. 이번 조사의 전체 접촉률은 25.3%로 역대 신안군 조사 중 가장 낮았다. 그런데 접촉 후 거절하거나 중도 이탈한 사람은 2,149명에 불과했다. 과거 조사에서는 거절·이탈자가 3,892명에서 많게는 10,354명에 달했다. 쉽게 말해 이렇다. 전화를 받은 사람 수는 적은데, 받은 사람들은 거의 다 끝까지 응답했다. 보통은 전화를 받아도 "바쁘다", "관심 없다"며 끊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번엔 그런 사람이 유독 적었다. 마치 전화 올 걸 알고 기다렸다가 받은 것처럼 보이는 수치다.
이 조사는 이미 선관위에 고발된 상태다.
위장전입 의혹 보도가 뉴스공장 같은 대형 매체에서 다뤄졌다면, 민주당이 박우량을 적격으로 발표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신안군 주민들은 민주당 지도부의 결정에 분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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