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김태규 권익위 부위원장 시절 베이스타즈 골프장 변호인 활동

김두겸 시정 행정 특혜 속에 자라난 울산 골프장 사업, 부동산실명법 위반 약식기소까지

김태규, 권익위 임명 6일 만에 법무법인 명의로 같은 사건 재수임

베이스타즈 토지 쪼개기로 동의율 조작…부동산실명법 위반 약식기소

수용재결서가 열람 공고보다 먼저 송달…존재하지 않는 회의 근거로

2026-05-28 07:43:56

김태규 전 국민권익위원회 부위원장이 권익위 부위원장 재임 시기에, 임명 직전까지 자신이 변호인을 맡았던 골프장 행정소송 사건에 법무법인 명의로 다시 이름을 올린 사실이 확인됐다. 임명 닷새 만에 사임계를 낸 뒤 다음날 같은 사건의 소송대리인으로 복귀하는 방식이었다. 본인은 뉴탐사 취재진에게 "사건 수임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 사건의 의뢰인은 김두겸 전 울산시장 재임기에 행정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은 강동 베이스타즈 골프장의 사업시행자였다. 이 보도는 뉴탐사와 영남경제신문 손주락 기자가 공동 취재했다.


임명 5일 뒤 사임, 6일 뒤 다시 등재


김태규 후보는 2022년 10월 20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에 의해 권익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권익위 임명 전인 2021년 4월 16일부터 부산고등법원에서 진행된 베이스타즈 골프장 관련 행정소송에서 김 후보는 사업시행자 측 소송대리인으로 활동했다. 임명 보름 전인 10월 5일까지도 법정 변론기일에 직접 출석한 기록이 남아 있다.


문제는 그 뒤다. 김 후보는 임명 5일 뒤인 10월 25일 "법인 전환"을 사유로 사임신고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10월 26일, 같은 사건의 소송위임장이 법무법인 원율 명의로 다시 제출됐다. 위임장에 적힌 담당 변호인란에 김태규 후보의 이름이 그대로 올라가 있었다. 변호사 한 명이 법무법인의 일원으로 형식만 바꾼 채 사건을 이어받은 모양새다. 이 상태는 재판이 끝나는 2023년 10월 판결 선고일까지 1년간 유지됐다.


변호사법은 보수를 받는 공무원이 변호사 업무를 겸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국가공무원법도 영리 목적의 업무 종사를 금지한다.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은 고위공직자가 이해 충돌을 방지해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하도록 규정한다. 권익위 부위원장이 직전까지 자신이 변호한 사건의 담당 변호인으로 1년간 법무법인 기록에 이름을 올린 것은 어느 조항에 비추어도 부적절하다.


"수임한 적 없다"…기록과 정면 배치되는 해명


뉴탐사 취재진이 김태규 후보에게 직접 확인 전화를 걸자 김 후보는 "권익위 부위원장 하는데 어떻게 사건 수임을 합니까. 말이 되겠습니까"라며 "사건 수임한 적 없다"고 잘라 답했다. 위임장과 변호인 등재 기록이 모두 존재하는 사건에 대한 답이었다. 김 후보 캠프는 사건번호를 안내받고도 "변협에 요청해 자료를 받아 드리겠다"고 했을 뿐 명확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당시 권익위원장이었던 전현희 의원은 같은 사실에 대해 "사실이라면 이해 충돌이다. 부적절하다"고 답했다. 부위원장의 변호인 활동 사실이 위원장에게도 보고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토지 쪼개기로 동의율 조작, 부동산실명법 위반 약식기소


김태규 후보가 변호한 사건의 골프장이 바로 강동 베이스타즈 CC다. 김두겸 전 울산시장 재임기에 사업이 추진되고 준공된 골프장이다. 부산고등법원 판결문에는 사업시행자가 신현동 284번지 토지 658제곱미터를 31명에게 지분으로 쪼개 토지 소유자 수를 부풀린 정황이 적혀 있다. 1인당 약 6평이다.


도시군 계획시설 사업 시행자로 지정되려면 토지 소유자 총수의 2분의 1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법원은 이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쪼개기였다고 판단했다. 쪼개기에 동원된 31명 가운데에는 사업시행 법인의 사내이사 배우자와 감사, 전 울산도시공사 사장, 지역 변호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판결문에 적혀 있다. 이들의 지분은 사업 시행이 확정된 뒤 사업자에게 다시 양도됐다.


올해 5월 9일, 베이스타즈 CC 운영사 세정스타즈의 정상헌 대표는 부동산 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명의 신탁이 실제로 있었다고 본 것이다. 행정소송 당시 김태규 후보 측이 "사업자는 등기에 표시된 대로 토지 소유자를 파악할 수밖에 없었다"고 변호했던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결과다.


수용재결서가 열람 공고보다 먼저 송달


골프장 사업 부지에는 끝까지 토지를 팔지 않은 소유자가 있었다. 강제 수용을 위한 토지수용재결 절차가 필요했지만, 이 절차에서도 행정은 거꾸로 갔다. 울산 북구청은 2021년 5월 31일 토지수용재결서 정본 공시송달 공고부터 냈다. 며칠 뒤에야 의견 열람 공고가 따로 나왔다. 토지 소유자의 의견을 듣지 않은 채 결론부터 통보한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그 결재서의 근거다. 북구청이 공고문에 첨부한 '지토위 134호' 문서는 2021년 5월 28일 울산광역시 토지수용위원회에서 토지수용재결이 있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영남경제신문 손주락 기자의 정보공개 청구로 확인한 결과, 같은 날 울산시 토지수용위 회의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존재하지 않는 회의와 존재하지 않는 결정문을 근거로 토지 수용 공고가 나간 것이다. 실제 토지수용위원회의 재결서는 두 달 뒤인 7월 27일에야 작성됐고, 결과는 기각이었다.


울산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이자 전 북구청장 출신인 이상범 정책국장은 "이게 토지수용위에서 수용재결이 이뤄졌다는 공문을 발행한 것은 사업자에게 가장 아킬레스건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결과가 된다"며 "그것을 북구청이 알았든 몰랐든 간에 사업자의 자금 압박이 풀리는 시기를 결정해 준 셈"이라고 짚었다. 베이스타즈 CC는 이 행정 절차를 근거로 같은 해 11월 사업 승인을 받아 영업을 시작했다.


대중제 골프장이면서 회원제 운영, 새마을금고가 회원권 매수


베이스타즈 CC는 세금 감면 혜택이 있는 대중제 골프장으로 허가받았다. 그러나 출자약정서 형태로 1인당 약 10억원씩, 모두 307억3000만원 규모의 자금을 모은 사실이 재무제표에 '장기성 보증금 채무'로 기재돼 있다. 약정서에는 연간 일정 횟수 이용권, 그린피 할인, VIP 라운지 이용 등 사실상 회원권에 해당하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울산 지역 새마을금고 여러 곳이 이 회원권을 매수한 사실도 확인됐다. 행정안전부가 새마을금고중앙회에 감사를 의뢰한 결과 중앙회는 "약정 만기 도래 시 반환 처리할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회신했다. 회원권 성격을 사실상 인정한 셈이다.


영남경제신문은 이 골프장이 대중제로 면제받아 온 개별소비세 등을 환산해 가산세 포함 약 160억원 규모의 탈루액이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골프장 운영팀이 일반 고객 예약이 열리는 시점보다 앞서 특정 인사들에게 부킹을 잡아주는 카카오톡 대화 기록도 다수 확인됐다.


김두겸 캠프, 휴대폰 연락처 추출 프로그램 운영도


김두겸 전 시장 캠프는 지지자들로부터 휴대폰을 받아 컴퓨터에 연결한 뒤 연락처를 통째로 추출해 홍보 문자를 발송하는 시스템도 운영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한 캠프 관계자는 "옛날 기계와 다르게 이번 기계는 5분, 10분이면 다 빼낸다"며 "이거를 휴대폰을 일명 턴다 하는 방식"이라고 증언했다. 프로그램을 만든 노O 박사는 뉴탐사 권지연 기자와의 통화에서 시스템을 자신이 운영하고 있고 이번에 업그레이드한 사실을 시인했다.


김 전 시장 시정에서 추진된 같은 사업자의 후속 사업, 웨일즈 코브 관광단지 지정 과정에서도 특혜 의혹은 반복된다. 골프장 면적 비율이 관광단지 가이드라인 30%를 훌쩍 넘는 50.9%에 이르고, 6부 능선을 침범하는 호텔 건축 계획이 들어가 있다. 평균 경사도 22.5%는 울산광역시 도시계획조례가 정한 17도 미만 기준을 위반한다. 조성계획 승인이 나기도 전인데 우선 회원권 명목으로 모인 자금은 425억원에 달한다.


울산시는 사업자가 수사 의뢰를 받은 뒤에도 "법적 중단 사유가 없는 한 절차를 진행한다"는 답을 내놨다. 6·3 보궐선거에서 김두겸 전 시장과 김태규 전 권익위 부위원장이 각각 울산시장·울산 남구갑 후보로 출마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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