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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여론조사 1위, 결선이든 선호투표든 2순위에서 막힌다
김민석·송영길 지지층은 서로를 2순위로, 정청래는 15%대에 걸렸다
KSOI 당대표 적합도 정청래 25.7% 김민석 21.5%, 오차범위 내 접전
국민의힘 지지층 정청래 22.1%, 선거인단 밖에 있는 표
미디어토마토 2순위 정청래 7.8%, 김민석 지지층 69.4%는 송영길 선택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여론조사를 근거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정 전 대표는 23일 페이스북에 여론조사 결과를 공유하며 "정청래 흐름이 잡혀가고 있다"고 썼다. 전날에도 자신이 앞선 조사 결과를 올렸다. 그가 든 숫자는 틀린 게 없다. 취재 과정에서 원본 결과표와 하나씩 대조했지만 어긋난 수치는 없었다. 문제는 그 표의 뒷장이다. 공표된 교차표를 끝까지 열면, 8·17 전당대회 본경선에서 승패를 가를 2순위 표에서 정 전 대표는 15%대에 묶여 있다.
1위 위에 놓인 '없음·잘 모름' 38%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0~21일 전국 성인 1000명에게 물은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에서 정 전 대표는 25.7%로 1위였다.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21.5%, 송영길 의원 8.3%, 고민정 의원 3.9%, 김보미 전 강진군의원 2.6%로 뒤를 이었다. 두 사람 격차는 4.2%포인트다. 이 조사 표본오차가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인 점을 감안하면 앞섰다기보다 붙어 있다고 보는 쪽이 정확하다.
같은 표에서 가장 큰 덩어리는 정 전 대표가 아니다. '없음'이 28.2%, '잘 모름'이 9.8%로 둘을 합치면 38%다. 마음을 정하지 않은 응답자가 1위 후보보다 많다. 판이 굳은 상태에서의 1위가 아니라는 뜻이다.
호남에서는 정 전 대표가 34.0%를 얻어 김 전 총리를 10.9%포인트 앞섰다. 정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콕 집어 내세운 수치다. 민주당 권리당원의 30%가량이 몰려 있는 지역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른 숫자이기도 하다.
국민의힘 지지층 22.1%, 선거인단 밖에 있는 표
정 전 대표를 1위로 만든 표가 어디서 왔는지는 지지 정당별 교차표에 나온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정 전 대표는 22.1%, 김 전 총리는 6.7%였다. 세 배가 넘는 차이다. 다만 같은 층에서 절반이 넘는 52.2%는 민주당 대표로 '없음'을 골랐다. 애초에 관심이 크지 않은 응답자들 사이에서 그나마 이름이 알려진 쪽으로 쏠린 수치일 수 있다. 조사에서 이유까지 묻지 않았으니 단정할 수는 없다.
규모는 작지 않다. 이 조사에서 국민의힘 지지도는 30.6%였다. 여기에 22.1%를 곱하면 전체 응답의 7%포인트 안팎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 나온 정 전 대표 지지인 셈이다. 그의 전체 지지율이 25.7%다.
이 표가 전당대회에서 표가 되기는 어렵다. 이번 전대는 대의원·권리당원 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로 치러진다. 국민의힘 지지자는 당원이 아니어서 70%에는 아예 들어오지 못한다. 남은 30% 국민 여론조사에서도 역선택 방지가 적용되면 걸러진다. 30%를 어떤 방식으로 조사할지는 아직 확정 발표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로 쪼개면 다른 결이 나온다. 부정 평가층에서는 정 전 대표 28.8%, 김 전 총리 5.5%다. 긍정 평가층으로 넘어가면 김 전 총리 38.1%, 정 전 대표 23.8%로 뒤집힌다. '매우 잘한다'고 답한 열성 지지층만 떼면 김 전 총리 47.8%, 정 전 대표 20.4%로 두 배 넘게 벌어진다. 이 열성 지지층은 전체 응답자의 30% 안팎을 차지한다. 다만 부정 평가층에는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 민주당을 지지하면서 국정에는 비판적인 응답자가 뒤섞여 있다. 이 조사만으로 그 구성을 갈라낼 수는 없다.
승부처는 2순위, 김민석과 송영길은 서로를 적었다
이번 본경선에는 선호투표제가 처음 적용된다. 1순위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최하위 후보를 떨어뜨리고, 그를 1순위로 찍은 사람들의 2순위 표를 남은 후보에게 합산해 당일 당선자를 가린다. 후보 세 명이 표를 나누는 구도에서는 1차 과반이 쉽지 않다. 승부는 2순위에서 갈린다.
23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93차 조사(뉴스토마토 의뢰, 20~21일, 전국 성인 1036명, ±3.0%포인트)에 그 답이 있다. 전체 응답자의 2순위 선택은 송영길 22.2%, 김민석 14.2%, 고민정 12.8%, 정청래 7.8%, 김보미 5.5% 순이었다. 교차표는 더 뚜렷하다. 김 전 총리를 1순위로 고른 응답자의 69.4%가 2순위로 송 의원을 적었다. 송 의원을 1순위로 고른 응답자는 절반 이상이 김 전 총리를 적었다. 정 전 대표 지지층에서는 23.2%가 고 의원을 2순위로 꼽았다.
결과표를 직접 확인한 조원씨앤아이 조사도 방향이 같다.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 기준으로, 김 전 총리를 1순위로 고른 응답자 가운데 정 전 대표를 2순위로 적은 비율은 16.3%였다. 송 의원 지지층에서는 15.2%, 고 의원 지지층에서는 16.4%였다. 어느 지지층을 열어봐도 15~16%에서 멈춘다. 여섯 명 중 한 명꼴이다. 반면 김 전 총리 지지층의 59.5%가 2순위로 송 의원을, 송 의원 지지층의 52.6%가 2순위로 김 전 총리를 골랐다.
전체 응답자의 2순위 순위표만 놓고 후보를 비교하면 오독하기 쉽다. 1순위 지지자가 많은 후보일수록 그 지지자들은 2순위에 같은 이름을 쓸 수 없어 전체 2순위 비율이 낮게 나오기 때문이다. 봐야 할 건 다른 후보 지지층이 정 전 대표를 2순위로 얼마나 고르느냐다. 그 숫자가 두 조사에서 나란히 15% 안팎에 걸려 있다.
정 전 대표에게는 개표 방식을 바꿔도 같은 벽이다. 1·2위가 다시 맞붙는 결선투표를 가정해도 결론은 달라지지 않는다. 결선의 승부는 3위 후보 지지층이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는데, 두 조사에서 송 의원 지지층의 절반 이상은 김 전 총리를 2순위로 적었다. 정 전 대표를 적은 비율은 15%대다. 그나마 결선투표에는 1차 결과가 나온 뒤 다른 진영을 설득할 며칠이 남지만, 선호투표제에서는 미리 적어낸 순위로 당일 결판이 난다.
당심과 호남은 조사마다 뒤집힌다
정작 표를 쥔 당심에서는 같은 날 조사끼리도 결과가 엇갈린다. KSOI에서는 민주당 지지층에서 김 전 총리 36.1%, 정 전 대표 32.6%로 김 전 총리가 앞섰다. 같은 20~21일 조사인 미디어토마토에서는 정 전 대표 39.4%, 김 전 총리 37.5%로 순서가 바뀐다. 조원씨앤아이 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 1순위에서 김 전 총리 40.0%, 정 전 대표 28.2%로 격차가 더 컸다.
호남은 더하다. KSOI에서 정 전 대표가 34.0%로 두 자릿수 차 우위였는데, 미디어토마토에서는 김 전 총리가 40%대를 얻어 앞섰다. 전국 1000명을 조사해도 호남만 떼면 표본이 100명 안팎으로 줄어 몇 사람 차이에도 비율이 크게 흔들린다. 응답률도 다르다. KSOI는 5%대, 미디어토마토는 1.6%였다. 응답률이 낮을수록 정치 관심층이 과다 표집될 여지가 커진다.
정 전 대표에게 유리한 흐름도 있다. 2주 전 KSOI 조사에서는 당심에서 김 전 총리가 큰 차이로 앞섰는데, 이번에는 3.5%포인트까지 좁혀졌다. 당심을 김 전 총리가 확실히 잡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70%를 쥔 권리당원은 아직 아무도 못 열어봤다
지금까지 나온 조사는 모두 일반 국민 대상이다. 실제 표의 70%를 쥔 권리당원만 따로 물은 조사는 드물다. 6월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권리당원층에서 정 전 대표가 앞섰다. 18~19일 실시된 조원씨앤아이 호남권 조사에서는 권리당원 298명 기준 김 전 총리 44.6%, 정 전 대표 26.9%, 송 의원 15.2%로 나타났다. 지역과 표본이 제한적이어서 전국으로 넓히기는 어렵다. 이 조사에서도 김 전 총리를 1순위로 고른 권리당원의 59.9%가 2순위로 송 의원을, 송 의원을 고른 권리당원의 61.3%가 2순위로 김 전 총리를 적었다.
이번 전대에는 정 전 대표가 직접 추진한 권리당원 1인 1표제가 처음 적용된다. 기존 17대 1이던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비중이 1대 1로 조정되면서 권리당원 영향력이 커졌다. 정 전 대표가 1순위에서 과반을 넘기면 2순위 표를 셀 것도 없이 끝난다. 그가 만든 규칙이 그 길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과반에 못 미치면 다른 후보 지지층의 2순위가 변수가 된다.
당대표 후보를 3명으로 압축하는 예비경선 결과는 23일 오후 발표된다. 시도당 순회경선은 8월 1일 충남·충북·대전·세종을 시작으로 2일 울산·부산·경남, 8일 제주·인천, 9일 강원·대구·경북, 15일 전북·광주·전남을 거쳐 16일 경기·서울에서 끝난다. 최종 당선자는 8월 17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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