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 현재 대법원 형사사건 피의자...삼성 위한 '재상고 이유 조작' 의혹

박기택 변호사 "민사소송법 위반한 판결로 920억 빌딩 빼앗겨"...직권남용죄 고소 1년 6개월째 계류 중

2023-11-15 21:00:00

윤석열 대통령이 "더없는 적임자"라며 지명한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가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형사사건의 피의자인 것으로 확인됐다.


박기택 변호사(전 검사)에 따르면, 조희대 후보는 대법관 재직 시절 삼성 관련 사건에서 재상고 이유를 조작해 판결을 뒤집은 혐의로 직권남용죄로 고소당했다. 대법원 사건번호 2022모1086으로 접수된 이 사건은 1년 6개월이 넘도록 판단이 내려지지 않고 있다.

▲박기택 변호사가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를 상대로 고소한 사건이 대법원에 계류중이다.


920억 부동산 매매계약의 전말


사건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기택 변호사는 대치동에 소유하고 있던 시가 1,500억 원 상당의 빌딩을 삼성메디슨에 920억 원에 매도하기로 계약했다. 당시 박 변호사는 빌딩 50% 재매수권과 1층 장기임대권을 확보하는 조건으로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를 결정했다.


그러나 삼성메디슨은 계약금 40억 원만 지급하고 잔금 880억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대신 제시한 것은 조건부 대출약정서였다. 이 약정서에는 박 변호사가 확보한 재매수권과 임대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이행이 불가능한 것이었다.


2013년 대법원은 "조건부 대출약정서는 유효한 잔금 지급 수단으로 볼 수 없다"며 박 변호사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대법원 판결을 정면으로 뒤집고 다시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민사소송법 위반과 재상고 이유 조작


서울고법의 판결은 민사소송법 제436조 2항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었다. 이 조항은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상고법원이 파기의 사유로 삼은 사실상 및 법률상 판단에 기속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기택 변호사는 이 위반 사항을 지적하며 재상고했다. 재상고 이유서에는 "서울고법이 민사소송법 제436조 2항을 위반했다"는 내용이 명확히 기재됐다. 그러나 두 번째 대법원 재판부는 이 핵심 주장을 완전히 누락시켰다.


대법원 판결문에는 박 변호사의 주장을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과 사실의 인정을 탓하는 취지에 불과하다"고 왜곡해 기재했다. 법률 전문가가 대법원에 사실관계 판단을 요구했다는 것은 법리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조희대 대법관의 역할


박기택 변호사가 이에 굴하지 않고 재심을 청구했을 때, 재심 재판부의 주심을 맡은 이가 바로 조희대 대법관이었다. 조희대 주심 재판부는 재상고심과 동일하게 박 변호사의 주장을 왜곡해 기각했다.


박 변호사는 "대법관 8명이 집단적으로 재상고 이유를 조작한 것은 고문보다 더한 반인륜적 범죄"라며 "조희대 대법관은 삼성의 이익을 위해 헌법의 본질적 내용을 파괴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삼성과의 깊은 인연


조희대 후보와 삼성의 관계도 주목할 만하다. 조희대 후보가 대법관에 임명된 2014년 4월, 때맞춰 김상균 판사가 삼성전자 법무팀장(사장급)으로 영입됐다. 두 사람은 경북고 선후배, 서울대 법대 동문, 사법시험 23회 동기로 삼중의 인연을 갖고 있다.


조희대 후보는 2018년 국정농단 사건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뇌물죄를 인정하지 않는 소수의견을 제출했고, 대법관 퇴임 후에는 삼성이 운영하는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석좌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국회 인사청문회의 숙제


현재 대법원이 1년 6개월째 이 사건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사안의 중대성을 보여준다. 통상 판사를 직권남용으로 고소한 사건들은 2~6개월 내 기각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만약 조희대 후보가 대법원장이 된다면, 현직 대법원장이 형사사건 피의자가 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다. 대법관들이 자신들의 수장인 대법원장의 형사사건을 판단해야 하는 구조적 모순도 피할 수 없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는 조희대 후보의 형사사건 피의자 신분과 재상고 이유 조작 의혹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기택 변호사는 "이 내용을 아는 순간 국회의원들도 인준에 동의할 수 없을 것"이라며 "양심이 있다면 스스로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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