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보도

노컷뉴스·아시아경제 추후보도 결정…조선일보·TV조선은 거부

조선일보·TV조선, 첼리스트의 고소인 조사 거부 사실 외면

노컷뉴스·아시아경제 추후보도 합의, 조선일보·TV조선은 거부

TV조선 "첼리스트 조사 불응 사실 빼달라", 조선일보 "조정 통한 추후보도 거부"

이제일 변호사, 21장짜리 서면에서 고소장 언론 유포 해명은 한 줄도 없어

2026-04-01 20:16:47

'청담동 술자리 의혹' 첼리스트의 형사 고소가 각하(불송치)된 사실을 추후보도하라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서 CBS 노컷뉴스와 아시아경제는 합의했지만, 조선일보와 TV조선은 거부했다. TV조선은 첼리스트가 경찰 조사에 불응한 사실을 추후보도문에서 빼달라고 요구했다. 불송치 사유 자체를 감추겠다는 것이다.


고소는 했는데 조사는 거부


강진구·박대용 기자는 지난 2월 9일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선일보, TV조선, CBS 노컷뉴스, 아시아경제를 상대로 추후보도를 청구했다. 4개 매체는 모두 지난해 10월 31일자로 첼리스트 박모씨의 법률대리인 이제일 변호사가 강진구 등 3명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강요미수 등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고소 사건은 서초경찰서에서 뉴탐사 소재지 관할인 방배경찰서로 이송됐다. 첼리스트 측은 지난 1월 25일 방배경찰서에 고소인 조사를 받으러 출석하기는 했다. 그러나 아무런 근거 없이 수사기관과 피고소인 측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며 기피신청을 하겠다고 말한 뒤, 진술을 거부하고 자진 귀가했다. 이후 실제 기피신청조차 하지 않았다. 기피하겠다고 해놓고 기피신청은 안 하고, 조사도 안 받은 것이다. 서울방배경찰서는 지난 2월 6일 고소인이 사실상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각하(불송치) 처리했다.


TV조선 "불송치 사유를 빼달라"


1일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조정심리가 열렸다. CBS 노컷뉴스와 아시아경제는 추후보도에 합의하고 조정합의서에 서명했다. 반면 조선일보와 TV조선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컷뉴스와 아시아경제 추후보도 조정합의서


조선일보는 언론중재위 조정을 통한 추후보도문 게재를 거부했다. 대신 자체적으로 원하는 방식대로 기사를 수정하겠다고 했다. 추후보도가 아니라 자발적 수정인 것처럼 하겠다는 뜻이다. 조정 과정에서 조선일보 측은 뉴탐사 기자들에 대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TV조선은 추후보도를 하되 첼리스트가 경찰 조사에 불응한 사실은 빼달라고 요구했다. 경찰이 불송치 결정을 내린 핵심 사유가 바로 고소인의 조사 불응이다. 이 대목을 빼면 왜 각하됐는지 알 수 없게 된다. 결국 합의가 불발됐고, 강진구·박대용 기자는 조선일보와 TV조선을 상대로 추후보도 소송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제일 변호사, 21장짜리 서면에서 핵심은 빠져


한편 강진구·박대용 기자는 이제일 변호사와 첼리스트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손해배상 소송(2026가단36511)도 제기한 상태다. 고소 접수 당일 고소장을 언론에 제공해 뉴탐사 기자들을 범죄 혐의자로 공표한 행위가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이제일 변호사는 3월 30일자로 21장짜리 준비서면을 냈다. 불송치 결정이 경찰의 절차적 문제 때문이라거나, 안양동안경찰서에 재고소했다거나, 별개 형사사건인 강요미수 기소 건을 나열하는 데 그쳤다. 정작 이 소송의 핵심인 '고소장을 접수 당일 언론에 제공한 행위'에 대해서는 한 줄의 해명도 없었다. 재고소한 시점도 손해배상 소장을 받은(3월 13일) 뒤 답변 서면을 내기 직전인 3월 26일이다.


이제일 변호사는 온라인 커뮤니티 '잇싸 자유게시판'에도 강진구·박대용 기자를 비방·조롱하는 게시글을 지난해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30건 이상 반복 게시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고소장 언론 유포가 우연한 대응이 아니라 평소 비방 행위의 연장선이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추후보도, 언론의 마땅한 도리


추후보도는 정정보도나 반론보도와 다르다. 정정보도는 보도 내용 자체가 사실과 다를 때, 반론보도는 보도에 대해 반대 입장을 실어달라고 할 때 청구한다. 추후보도는 보도 당시에는 사실에 부합했더라도, 이후 무죄·무혐의로 종결되면 그 결과를 알려 명예를 회복하게 해주는 제도다. 언론중재법 제17조에 근거한다.


지난 3월 19일 청와대가 이재명 대통령의 '조폭 연루설'을 보도했던 언론사들을 상대로 추후보도 청구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힌 뒤, TV조선과 채널A를 비롯해 여러 언론이 추후보도에 나선 바 있다. 대법원이 3월 12일 조폭 연루설을 제기한 장영하 변호사의 허위사실 공표 유죄를 확정하자, 당시 한쪽 주장을 보도했던 언론들이 그 결과를 알린 것이다.


범죄 혐의를 보도할 때는 적극적이면서 무혐의로 끝났을 때는 침묵하는 것은 언론의 도리가 아니다. 첼리스트의 고소가 각하로 종결된 이 사건에서도 마찬가지다. 고소 사실은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그 고소가 고소인의 조사 거부로 각하된 사실은 외면하겠다는 것은, 추후보도 제도의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

Copyright ⓒ 시민언론뉴탐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뉴스

주요 태그

시민언론 뉴탐사 회원이 되어주세요.
여러분의 회비는 권력감시와 사법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위한 취재 및 제작에 사용되며, 뉴탐사가 우리사회 기득권을 견제할 수 있는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뉴탐사 회원가입
Image Descrip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