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김민석 당심 첫 과반…정청래 호남 출사표, 실제 주최는 캠프였다
KSOI 조사서 민주당 지지층 김민석 과반…7월 10일 조선대 행사 내빈 소개도 정청래 특보단부터
김민석 28.1%·정청래 27.6%…민주당 지지층에선 김민석 첫 과반
광주·전라 42.6% 대 22.0%…2주 전 정청래 우세 완전히 뒤집혀
호남일보 1주년 특강에 사주 김덕천만 참석…자리 배치는 권향엽, 실무는 이진련
8·17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열흘여 앞두고 김민석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에서 처음으로 과반 지지를 얻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3~4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조사해 5일 발표한 결과다. 전체 응답에서는 김 후보가 28.1%, 정청래 후보가 27.6%였다. 송영길 후보는 4.8%였다. 두 후보 격차는 0.5%포인트로 표본오차(95% 신뢰수준 ±3.1%포인트) 안이다.
당심 과반, 이번이 처음
민주당 전당대회는 권리당원 투표 비중이 70%다. 전체 국민 여론에서 0.5%포인트를 앞서고 뒤지는 것은 당락과 직접 관계가 없다. 실제 승부를 가르는 지표는 민주당 지지층과 무당층의 선택이다. 그 지표에서 김 후보가 과반을 넘긴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역별 수치는 더 벌어졌다. 광주·전라에서 김 후보는 42.6%, 정 후보는 22.0%였다. 격차가 20.6%포인트다. 호남 권리당원은 약 51만명으로 전체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한다. 충청권 권리당원 규모의 네댓 배다. 여론조사는 지역별 실제 인구에 비례해 표본을 잡는다. 호남 권리당원의 비중을 감안하면 실제 당내 격차는 조사 수치보다 더 클 수 있다.
그런데 언론 보도의 제목은 대부분 "정청래·김민석 0.5%포인트 초접전" 형태였다. 후보 이름을 기호순으로 앞뒤에 배치하면 정 후보가 앞선 것처럼 읽힌다. 앞선 쪽은 김 후보다. 당심이 김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는 사실은 부제나 본문 아래쪽으로 밀렸다.
같은 조사기관의 2주 전 결과는 정반대였다. 7월 20~21일 조사에서 정 후보 25.7%, 김 후보 21.5%였고, 광주·전라에서는 정 후보 34.0%, 김 후보 23.1%로 정 후보가 두 자릿수 차로 앞섰다. 정 후보는 이 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인용했다. 2주 만에 호남 판세가 두 번 뒤집힌 셈이다. 강진구 기자는 당시 방송에서 이 조사에 대해 명태균식 기법이 의심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발표된 한길리서치 조사에서는 정 후보가 여전히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다만 충청권에서 정 후보가 김 후보를 16.5%포인트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는 점이 문제다. 실제 8월 1일 발표된 충청권 순회경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김 후보가 45.05%로 정 후보(44.61%)를 눌렀다. 조사 결과와 실제 표심이 정반대다.
국민의힘 지지층 지지율이 치솟았던 순간
정 후보가 전국 단위 조사에서 우위를 지키는 배경에는 국민의힘 지지층이 있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정 후보 지지율 추이를 그려보면 봉우리 두 개가 나온다.
첫 번째 봉우리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저지 이후에 솟았다. 한 자릿수였던 지지율이 20%대까지 뛰었다. 이후 지방선거를 거치며 다시 한 자릿수로 내려갔다. 두 번째 봉우리는 "정권은 짧다"는 발언 뒤에 찍혔다.
두 시점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정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 목소리를 높이거나 민주당 내부의 균열을 건드릴 때마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박수가 쏟아졌다. 정 후보 측은 민주당 안에 반명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해왔다. 여론조사 수치가 답을 내놓고 있다.
5일 열린 TV토론에서는 신천지 문제가 정면 충돌 지점이 됐다. 정 후보는 김 후보의 신천지 경선 개입 의혹 제기를 해당 행위로 규정하며 "제가 당대표가 되면 당을 구하는 심정으로 일단 윤리감찰에 김민석 의원을 조사를 시키겠습니다"라고 했다. 김 후보는 "제가 우리 정후보가 연결되어 있다고 하지 않지 않았습니까"라며 경선 개입 우려를 제기한 것뿐이라고 맞받았다. 정 후보가 신천지와 무관하다면 해명으로 끝날 사안이다. 그 말이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호남일보 이름만 빌린 행사
정청래 후보는 7월 10일 광주 조선대 해오름관에서 열린 호남일보 TV 개국 1주년 초청 특강에서 사실상 호남 첫 출사표를 던졌다. 국회 공식 출마 선언은 그다음 주 월요일이었다.
호남일보 사주 김덕천 회장은 신천지와의 연결 고리가 여러 차례 확인된 인물이다. 2019년 행사 사진에는 김 회장이 신천지 2인자로 불리는 베드로지파 창립자 지재섭씨, 5·18구속부상자회 회장을 지낸 조규연씨와 나란히 서 있다. 신천지 특유의 손동작도 함께 취했다. 조씨는 당시 회원들 사이에서 신천지 홍보이사 명함을 들고 다닌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 회장과 조씨는 어린 시절부터 친구 사이다.
문제는 이 행사가 호남일보 행사가 맞느냐는 것이다. 행사장에 나온 호남일보 사람은 김 회장 한 명뿐이었다. 내빈 소개에서도 호남일보 인사는 김 회장만 호명됐다. 김병우 대표이사도, 편집국장도 오지 않았다.
불과 4개월 전 상황과 비교하면 차이가 뚜렷하다. 3월 호남일보TV 출범식에서는 김덕천 회장에 이어 김병우 사장, 편집국장 겸 부회장, 계열사 대표, 부사장, 논설위원장과 부위원장, 논설위원 12명의 이름이 차례로 불렸다. 자기 회사 행사에서는 임직원을 총동원했던 매체가, 유력 당권주자를 초청한 자리에는 회장 혼자 보냈다.

정 후보가 측근들과 함께 입장하는 장면에도 김 회장은 없다. 영상을 정밀하게 되돌려보면 김 회장은 일행 뒤편에서 뒷짐을 지고 따라 들어온다. 호스트의 동선이 아니다. 자리 배치를 지시한 사람은 권향엽 의원이었다. 특강 1시간 40분 동안 정 후보의 입에서 호남일보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 1주년 축하 인사도 없었다.
내빈 소개 순서도 어긋난다. 국회의원과 기초단체장 소개가 끝난 뒤 처음 호명된 기초의원은 최은화 마포구의회 의장이었다. 그다음은 서울과 광주의 당원주권시대 정청래 조직특보단장들이었다. 광주시의원과 구의원은 그 뒤였다. 광주에서 열린 지역 신문사 행사에서 마포와 특보단이 광주 지방의원보다 먼저 불렸다.
행사 참석을 독려하는 문자는 6월 말부터 돌았다. 이 문자를 집중적으로 뿌린 쪽은 정청래 특보단이었다. 7월 28일 전주 행사에서 주최 측이라고 밝힌 이진련씨는 이날 조선대 행사장에도 나타나 무대와 행사 전반을 조율했다.
권향엽은 어떻게 김덕천을 알아봤나
정 후보는 7월 23일 광주·전남 기자회견에서 김 회장을 그날 처음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강연 전 대기실에서 봤다"로 단서가 붙었다.
대기실에 있었던 인물들을 상대로 확인 작업이 진행됐다. 이병훈 전 의원은 통화에서 "원래 몰라요"라며 "거기서 명함을 서로 교환했죠"라고 말했다. 이 전 의원은 대기실에 있던 사람들을 하나씩 짚었다. 이성윤 의원과 김성 전 장흥군수는 있었고, 권향엽 의원은 없었다고 했다. 권 의원은 미리 내빈석 첫째 줄에 앉아 대기하고 있었다.
그런데 입장 영상에서 김 회장을 먼저 알아보고 자리에서 일어난 사람이 권 의원이다. 대기실에서 인사를 나눈 적이 없는데도 얼굴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권 의원은 정 후보 캠프의 조직 사무부총장이다.
김병우 대표이사는 정 후보 초청 경위를 모른다고 했다. 통화에서 그는 "어느 개인이 초청할 수 없을 것이고요", "간부회의를 거쳐서 결정하는 게 아니겠어요"라고 답했다. 편집국장 역시 초청 결정에 관여하지 않았고 사후에 보고받았다고 했다. 대표이사와 편집국장이 모두 모르는 초청이 회사 이름으로 나간 셈이다.
호남일보 편집국장은 앞서 신천지와의 공동 주관 행사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 적이 있다. 국가유공자 장수사진 프로젝트를 두고 그는 "그쪽에서 우리 신문사 명의를 좀 빌려 달라"고 해서 자기 선에서 허락했다고 했다. 요청한 사람은 신천지 여성 간부였다.
호남일보TV 구독자는 당시 132명이었다. 지금도 170명 안팎이다. 행사 당일 정청래 TV 구독자는 8000명이 늘었다. 호남일보는 7월 10일 금요일 행사를 생중계하지 않았고, 녹화 영상을 다음 주 월요일에 올렸다.
김덕천 회장은 지난주 사무실을 다시 찾아간 취재진 앞에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정 후보를 대기실에서 처음 본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도, 신천지 신도냐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나가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가 신은 운동화에는 신천지 베드로지파의 상징색인 파란색이 들어가 있었다.
정 후보는 광주에 올 때마다 일정 대부분을 북구에서 소화한다. 북구에는 신천지 베드로지파 교회가 있고, 호남일보 사옥도 있다. 호남 지역 경선은 다음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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