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뉴탐사
정청래식 공천 기록한 '불의 고리' 출간 … 뉴탐사 6·3 호남 백서
뉴탐사 강진구·박대용 공저 … 압승 뒤에 가려진 '검증 없는 공천'을 파헤치다
뉴탐사, 6·3 호남 '검증 없는 공천' 기록한 '불의 고리' 펴내
압승 같지만 실제 득표율 54.9% 신승 … 무투표 당선 513명
대선 85.5% 몰아준 호남, 문제 후보엔 40%대만 준 표심
민주당은 호남에서 또 이겼다. 기초단체장 41곳 가운데 36곳을 가져갔다. 겉으로는 압승이다. 그런데 이 승리를 두고 뒷말이 가라앉지 않는다. 시민언론 뉴탐사가 그 이유를 한 권에 담았다. 강진구·박대용 두 기자가 쓴 '불의 고리'다. 부제는 '6·3 지방선거 호남 백서'다.
핵심은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누가, 어떻게 공천장을 받았나. 그 물음에서 취재가 시작됐다. 손길은 때로 읍·면·동 단위까지 내려갔다.

특보라는 갑옷, 검증을 건너뛴 공천
정청래 전 대표는 지난해 8월 취임했다. 이후 호남을 14번 찾았다. 같은 기간 이재명 대통령의 호남 방문은 한 번이었다. 그사이 비리 의혹을 안은 인사들이 잇달아 당대표 특보에 이름을 올렸다. 채용비리로 군수직을 잃었던 박우량, 딸의 돈봉투 의혹이 불거진 장세일, 가짜 미투 의혹에 휩싸인 김산이다. 완장을 두른 세 사람은 이듬해 공천에서 감점 한 점 받지 않았다.
윤리감찰단의 잣대는 방향이 갈렸다. 측근에게는 면죄부가, 비판 세력에게는 즉결의 칼이 돌아갔다. 영광 건은 나흘 만에 '근거 없음'으로 덮였다가 경찰 압수수색으로 뒤집혔다. 김어준씨는 '뉴스공장'으로 이 흐름을 키웠다. 출연 1만4435건을 전수 분석하니 친문과 조국혁신당 쪽으로 쏠려 있었다. 합당에 반대한 최고위원들은 마이크를 잡지 못했다.
돈봉투, 가짜미투, 정치공작 등 호남을 달군 불의(不義)
전북에서는 정치공작 의혹이 터졌다. 채널A가 김관영 지사의 'CCTV'를 보도하기 두 시간 전, 정 전 대표의 감찰 지시가 떨어졌다. 무소속 현직이던 김 지사는 12시간 만에 제명됐다. 빈자리는 이원택 후보가 차지했다. 두 사람을 잇는 시그니처 호텔 대표는 이원택 후보와 송하진 캠프에서 함께 일한 사이였다. 결과는 이원택 51.23%, 김관영 41.78%였다. 공작 여부는 경찰이 수사 중이다.
영광에서는 영상 한 편이 파문을 일으켰다. 장세일 후보 딸이 업자에게서 수표 3000만원을 받는 장면이다. 1년 뒤 그 업체가 3억5000만원짜리 수의계약을 따냈다. 이 가운데 약 8000만원이 브로커 쪽으로 되돌아간 정황이 계좌에서 확인됐다. 직무정지 기간에 5조원대 해상풍력 인허가에 외압을 넣었다는 의혹도 실렸다. 법원은 딸 측 가처분을 기각했다. 장세일 후보는 51.41%로 당선됐다.
신안에서는 박우량 군수 시절이 도마에 올랐다. 그가 세운 정원수 협동조합이 2년간 군 예산 약 600억원을 사실상 독차지했다. 동생과 측근 법인이 군 사업을 나눠 맡았다. 제주의 한 부부에게는 기증수목 사례금 139억원이 몰렸다. 경선일 마을회관에는 대리투표로 보이는 휴대폰 17대가 놓여 있었다. 박우량 후보는 48.04%로 낙선했다. 조국혁신당 김태성 후보가 신안군수로 당선됐다.
무안에서는 8년 전 경선의 뒷이야기가 나왔다. 2018년 경선 1위 후보를 '가짜 미투'로 끌어내리는 데 1억원이 오갔다는 고발이다. 2026년 판결문에는 무안군 수의계약 대가 8000만원이 김산 후보 캠프로 흘러든 정황이 적혔다. 466억원짜리 무안 MRO 산업단지에도 서삼석 의원의 그림자가 어른거렸다. 김산 후보는 55.88%로 당선됐다.
순천에서는 노관규 시장의 옛 발언이 뒤늦게 공개됐다. 2022년 대선 당일 "윤석열이가 돼서 정권이 넘어가 버렸으면 좋겠다"고 말한 녹취다. 공무원과 특정 종교 동원 정황도 함께 드러났다. 4선을 노리던 노관규 후보는 손훈모 후보에게 역전패했다. 전북 시군도 아슬아슬했다. 고창 심덕섭 후보는 53.32%로 과반을 겨우 넘겼다. 진안 전춘성 후보는 48.33%로 과반에 닿지 못했다. 남원에서는 보조금 비리를 고발한 이숙자 시의원이 되레 징계와 컷오프를 당하고 낙선했다.
이겼는데 왜 심판인가
숫자로만 보면 완승이다. 그러나 당선자 명단을 한 명씩 뜯어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먼저 이긴 방식이 문제다. 검증받아야 할 후보들이 검증을 건너뛰고 공천장을 받았다. 당대표 특보라는 방패가 그 길을 열었다.
표심은 이 방식에 등을 돌렸다. 호남은 2025년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평균 85.5%를 몰아줬다. 1년 뒤 문제 후보들에게 돌아간 표는 40%대에 그쳤다. 당은 찍되 그 사람은 못 찍겠다는 뜻이다. 김관영·박우량·노관규의 낙선이 그 증거다. 유권자는 정당이 아니라 사람을 갈랐다.
그런데도 상당수가 살아남았다. 호남에서 민주당 공천은 사실상 당선증이다.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인물도 그 힘으로 문턱을 넘었다. 심판의 뜻은 또렷했지만 공천 구조를 다 넘지는 못했다.
심판할 기회조차 막힌 곳이 더 많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는 513명이었다. 8년 전의 여섯 배다. 이 가운데 188명이 전과나 체납 이력을 안고 있었다. 유권자는 이름을 확인하기도 전에 이들을 대표로 맞았다.
'압승'이라는 요약은 이 대목을 가린다. 광역 12 대 4라는 숫자마저 교육감을 넣은 착시다. 교육감을 빼고 전체 당선자로 따지면 득표율은 54.9%, 신승이었다. 그래서 뉴탐사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을 물었다.
선거는 끝나도 기록은 남는다
호남 기초단체장 41곳 가운데 5곳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졌다. 강진·광양·완도는 무소속에, 신안·장흥은 조국혁신당에 자리를 내줬다. 책 뒤에는 개표 전체 통계표와 보도 연표, 당선·낙선자 육성 인터뷰가 붙었다. 검증이 제대로 작동한 사례로 울산시장 김상욱도 나란히 실렸다.
'불의 고리'는 7월 9일 출간됐다. 출간 기념 행사는 7월 18일 오후 3시 광주과학기술원에서 열린다. 패널로 김태성 신안군수와 손혜원 목포시의원이 참석해 이번 지방선거의 의미와 향후 호남지역의 발전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책은 호남뉴탐사 홈페이지 (honamnts.org/book)에서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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