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신천지 간부, 송영길 캠프에 "이만희 만나달라" 매수 시도

정청래 마포 지역구에서도 신천지 커넥션 정황 추가 확인

2024년 총선 당시 광주 베드로지파 간부가 소나무당 캠프에 세 차례 접촉

펀딩 빚 대납과 비례 2석 당선을 대가로 이만희 비공개 면담 요구

마포구청장과 전 구의회 의장 모두 정청래 보좌진 출신

2026-07-16 07:50:56

신천지 12개 지파 가운데 교세가 가장 큰 광주 베드로지파의 간부가 2024년 총선 당시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을 찾아가 매수를 시도한 사실이 확인됐다. 선거 펀딩으로 진 빚을 전액 대신 갚아주고 비례대표 2명을 당선시켜 주겠다는 제안이었다. 조건은 하나였다.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을 비공개로 한 번만 만나 달라는 것이었다. 소나무당 쪽은 이 제안을 거절했다.


당시 신천지 간부를 직접 상대했던 소나무당 관계자는 두 차례 통화에서 접촉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펀딩 빚 다 갚아주고, 회원 수 다 늘려주고, 비례까지 다 교통정리 해줄 테니 대표님이 이만희를 비공식적으로 한 번만 만나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조건이 한 번만 만나 달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제가 딱 거절해 버렸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뉴탐사 취재진에게 실명 공개 대신 내용 공개에 동의했다. 송영길 의원이 앞서 방송에서 신천지 문제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이 사실을 거론한 적이 있어 공개해도 무방하다는 것이었다.


세 번의 접촉, 신분은 마지막에 밝혔다


접촉은 모두 세 차례였다. 처음에는 캠프로 직접 찾아왔다. 신천지라는 사실은 밝히지 않았다. "송영길 팬입니다"라고 인사한 뒤 명함만 두고 갔다. 이 관계자는 그 인물을 50대 중후반의 마른 체형 남성으로 기억했다. 옷차림도 평범했다. "사업가처럼 들어온 게 아니고 그냥 샐러리맨처럼 들어왔다"고 했다. 인상이 강해 얼굴을 기억하고 있었다.


두 번째부터는 전화였다. 이때 신천지 소속을 밝혔다. 광주에 뿌리를 둔 조직이라고 했다. 베드로지파는 광주교회를 비롯해 목포·여수·순천·광양·해남 등 광주와 전남 일대를 관할한다. 두 번째 통화에서 나온 제안 내용은 매우 구체적이었다. 소나무당의 회원 수, 비례대표 한 명을 당선시키는 데 필요한 득표수까지 이미 파악한 상태였다. 이 관계자는 "선거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다 알더라. 우리 회원 수도 다 파악하고 왔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힘쓰면 두 명 정도는 무조건 당선시킨다고 했다"고 전했다.


첫 방문이 동태 파악용이었고, 내부 보고를 거쳐 제안이 올라왔다고 볼 만한 순서다. 신천지의 접근 방식은 맞춤형 포교와 닮아 있다. 대상자의 성향과 처지를 사전에 조사한 뒤 그에 맞는 사람을 붙인다. 소나무당은 그 조건에 정확히 들어맞는 상대였다.


옥중 선거로 몰린 그때 제안이 들어왔다


당시 소나무당의 처지는 벼랑 끝이었다. 송영길 대표는 구속 상태였다. 여러 차례 보석을 청구했지만 선거가 끝날 때까지 모두 기각됐다. 유세 한 번 못 하고 옥중에서 선거를 치렀다. 신생 정당이라 선거 비용을 마련할 길도 막막했다. 결국 소나무 펀드로 9억5000만원을 모아 선거를 치렀다. 여론조사 기관은 소나무당을 조사 대상에 넣어주지도 않았다. 법정 득표율을 넘기지 못하면 그대로 빚더미에 앉는 상황이었다.


신천지 간부의 제안은 그 시점에 들어왔다. 돈과 조직을 동시에 해결해 주겠다는 내용이었고, 요구 조건은 비공개 면담 한 번이었다. 첫 만남을 비공개로 시작해 접촉 횟수를 늘리고, 필요할 때 노출시키는 방식이라면 그 뒤로는 발목이 잡힌다. 신천지 특검이나 통일교 특검 같은 사안에 입을 열 수 없게 된다.


소나무당은 제안을 뿌리쳤다. 송영길 당시 후보는 광주 서구갑에서 17.38%를 득표해 2위로 낙선했다. 15%를 넘겨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았고, 그 돈으로 선거 빚부터 갚았다. 그해 7월 소나무 펀드 9억5000만원은 상환을 원한 참여자들에게 전액 돌려줬다.


마포에 뿌리내린 한국근우회, 그 옆에 정청래 사람들


같은 신천지의 마수는 서울 마포에서도 확인된다. 신천지 위장 조직 의혹을 받는 한국근우회의 사무실은 마포에 있다. 이희자 회장이 사는 집도 마포구 합정동이다. 이 회장은 이만희 총회장과 정치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했다는 의혹으로 지난 3월 압수수색을 받았고, 이달 초 검경 합동수사본부에 참고인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이 회장은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신천지 간부가 자신을 포섭하려 접촉한 사실과 이만희·김무성 만남을 주선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자신은 신천지 신도가 아니라고 주장해 왔다.


마포에서 눈에 띄는 인물은 유동균 마포구청장이다. 그는 정청래 의원의 마포을 지역위원회 사무국장을 8년간 지냈고, 2022년 구청장 낙선 뒤에는 정 의원실 보좌관으로 일했다. 올해 다시 구청장에 당선됐다. 유 구청장은 중도일보 인터뷰에서 "한국근우회 이희자 회장님과의 인연은 20년 이상 오래되고 끈끈하다"고 직접 밝힌 바 있다. 이 회장과 유 구청장이 20년, 유 구청장과 정 전 대표가 20년으로 이어지는 구도다.


2019년 마포에서 열린 한국근우회 관련 행사 영상에는 정청래 전 대표가 등장한다. 사회자는 유동균 당시 구청장을 "우리를 도와주신 유일한 구청장님"이라고 소개했고, 정 전 대표는 마지막 발언자로 마이크를 잡았다. 행사장에서는 "새로운 땅 새 천지에서 노벨상을 향해 갑시다"라는 구호가 나왔고, 무궁화를 '천지화'로 부르는 표현도 등장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 회장이 신천지 2인자 고동안 전 총무에게 교육을 받고 수료한 시점은 2019년으로 추정된다. 정 전 대표는 이 행사에 대한 질문에 "신천지랑 전혀 관계 없는 행사였다"고 답했다.


이희자 회장이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신이 다니는 마포의 한 미용실 원장에게 "마포구청장은 유동균을 찍으라"고 말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제이컴퍼니 정병곤 기자가 미용실 원장을 상대로 확보한 증언이다.


의정비 심의위원이 된 이 회장의 딸


이희자 회장의 딸 전미선씨는 2023년 마포구 의정비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의정비심의위원회는 구의원들이 받을 의정비를 정하는 기구다. 의정비는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을 합친 돈으로, 사실상 구의원의 급여다. 위원 10명은 교육계·법조계·언론계·시민단체·주민 대표 몫으로 나뉜다. 마포구청 담당 부서 확인 결과, 시민단체 몫 2명 가운데 한 자리를 한국근우회가 추천했고 그 추천을 받은 사람이 전씨였다.


전씨는 한국근우회 사무총장이자 홍보위원장으로 소개되며, 근우회와 같은 건물에 있는 다운팩토리 대표도 맡고 있다. 근우회 등기부등본상 법인 소재지는 마포구다. 이 회장은 다운팩토리의 사내이사로 등재돼 있다. 지방자치법 시행령상 심의위원 위촉권자는 구청장이고, 지방의회 의장에게도 추천 권한이 있다. 당시 마포구청장은 국민의힘 소속 박강수 전 구청장이었다. 마포구의회 의장은 김영미 전 의장이었다. 김 전 의장은 정청래 의원 비서관 출신으로, 2024년 4월 별세했다. 김 전 의장이 한국근우회 행사에 참석한 이력은 확인되지 않는다.


전씨는 취재진과 통화에서 자신과 어머니 모두 신천지 신도가 아니라고 부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1000만원을 받았다는 페이스북 글에 대해서는 "대학원 다닐 때 학교에서 심사를 거쳐 받은 장학금"이라고 해명했다. 오 시장은 지난해 3월 숭실대 행사장에서 전씨와 한국근우회에 대한 질문을 받자 "개인적으로 잘 모른다"고 답한 뒤 자리를 떴다.


광주 신천지는 답을 하지 않았다


호남은 신천지 교세가 전국에서 가장 강한 지역이다. 2019년 기준 전남 3만4800명, 전북 1만4000여명으로 5만명에 이른다. 8·17 전당대회에서 호남 대의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33% 수준이다. 정청래 전 대표는 지난 10일 광주 조선대 해오름관에서 열린 호남일보TV 개국 1주년 기념 특별강연에 나서 사실상 호남 출사표를 던졌다. 김덕천 호남일보 회장은 2018년 자사 걷기 행사에 자원봉사를 온 신천지 봉사단 인솔자 이계승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했고, 2019년 광주 나라사랑 평화나눔 행사에서는 당시 신천지 2인자였던 지재섭 베드로지파장과 나란히 단상에 섰다. 지 전 지파장은 2023년 2월 신천지에서 제명됐다. 이계승씨는 지금도 광주 신천지 교회 집사로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일 특강에서 김 회장은 정 전 대표 옆자리에 앉았다. 권향엽 의원이 자리를 비켜준 자리였다. 그 옆으로 이병훈 전 민주당 호남발전특위 부위원장과 이성윤 의원의 모습도 보였다.

▲7월 10일 호남일보 특강 맨 앞자리. 왼쪽부터 이병훈, 권향엽, 김덕천, 정청래, 이성윤


신천지 광주교회는 두 차례 방문 취재에서 어떤 답도 내놓지 않았다. 김 회장이 신도인지 묻자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라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교회 차원에서 신도들에게 민주당 권리당원 가입을 독려한 사실이 있는지 묻자 홍보부장은 "저희 교회는 이번 사항에 대해서 취재에 응하지 않는다고 말씀드렸습니다"라는 답을 반복했다. 아니라고 말하면 될 질문이었다. 취재진이 만난 이 교회 신도 가운데는 자신이 민주당 권리당원이라고 확인해 준 사람도 있었다.


정청래 전 대표는 지난 1월 원내대표단 시절 법제사법위원회 안건조정소위에서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을 일단 보류하자고 했다고 경향신문 등 복수 매체가 보도했다. 제2종합특검법 처리에 당력을 집중하자는 취지였다는 해석이 당시 보도의 대체적인 시각이었다. 그 특검법은 지금도 법사위에 잠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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