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강진구 잡겠다던 이제일, 무안·신안 고발도 맡았다
청담동·정천수 거쳐 선거 고발까지 같은 대리인… 3년 전 녹취에 답이 있다
무안·신안 뉴탐사 고발 4건, 대리인은 모두 이제일
동기는 2023년 녹취에 — "강진구 다 잡들이 하겠다"
고발도, 보도(평화나무·열린공감)도 한 진영
전남 무안과 신안에서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뉴탐사 기자들을 겨눈 고발이 쏟아지고 있다. 무안군수 선거 한 건, 신안군수 선거 1~3차다. 고발 대리인은 모두 한 사람이다. 사람법률사무소 이제일 변호사다. 그가 강진구 기자를 상대하는 일은 3년 전 한 통화에서 이미 예고됐다.
후보는 빠지고 주민 이름으로 고발장 제출
평화나무 보도에 따르면, 무안 고발은 5월 28일 접수됐다. 고발인은 무안군민 정모씨, 대리인은 이 변호사다. 대상은 강진구·박대용·허경혜 기자다. 김산 더불어민주당 무안군수 후보 관련 보도가 문제가 됐다.
고발인이 김산 후보 본인이 아니라는 점이 눈에 띈다. 후보가 직접 고소인으로 나서면 본인이 무고 위험을 진다. 보도가 사실로 드러나면 거꾸로 책임지는 쪽이 후보가 되기 때문이다. 주민을 앞세우면 후보는 그 위험에서 비껴간다. 입막음 역풍도 피하면서 같은 효과를 얻는다. 신안에서도 박우량 민주당 후보 측이 강진구·허경혜 기자를 고발했다. 대리인은 같은 이 변호사였고, 그는 5월 20일 2차 고발에 이어 경찰에 3차 고발장까지 냈다.
고발 사실을 알리는 곳도 한 갈래다
이 고발들을 전국에 알린 매체는 평화나무와 열린공감TV다. 평화나무는 김용민 목사가 이사장인 기독교 시민단체다. 열린공감TV는 정천수씨가 사유화한 언론이다. 두 곳 모두 강진구·박대용 기자와 정면으로 맞서온 쪽이다.

김용민·정천수·김두일·서정필은 두진서 방송과 경영권 분쟁에서 뉴탐사를 공격해온 인물들이다. 서정필 기자는 평화나무 편집장을 지냈고 지금은 열린공감TV에 있다.
뉴탐사는 이 구조를 역할 분담으로 본다. 열린공감TV가 뉴탐사의 취재 상대편을 찾아가 접촉하고, 그쪽을 끌어들여 고발거리를 캐내는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패턴을 보면, 그렇게 나온 고발을 이 변호사가 대리하고, 평화나무 같은 매체가 보도로 키운다. 고발거리를 캐는 곳, 그 고발을 대리하는 사람, 이를 알리는 매체가 한 몸처럼 움직이는 것으로 의심된다.
3년 전 통화에 적힌 시나리오
이 변호사의 자리를 가장 또렷이 보여주는 것은 2023년 2월 10일 그와 지인의 통화 녹취다. 강진구 기자에 대한 두 번째 구속영장 청구를 열흘쯤 앞둔 때였다. 뉴탐사는 이 녹취를 2024년 9월 공개했다.
아니 아니 아니 이건 이렇게 해서 계속 상대가 이제 강진구가 되고 손혜원이 되는 거면 어찌 보면 내가 보기에도 해볼 만해.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라도 그런데 이건 뭐냐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개국본 총수로서 내지는 그런 걸로 했을 때는 갈 길이 아니지
본인의 입지 양명이나 그러니까 어준이 형한테 가서 내가 얘랑 싸우고 있다 내지는 저기 민주당 사람한테 내가 저기 열린민주당 잔당 세력하고 싸우고 있다 이렇게 썰을 풀 수 있지 걔네들 내가 다 잡들이 하겠다.이제일 변호사가 개국본 회원에 한 발언을 기록한 통화 녹취록(2023.2.10)
녹취에서 그는 자신을 "내부자"라고 했다. "라임, 옵티머스,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다 했다", "이정필이 제 의뢰인"이라고도 말했다. 강진구 기자를 겨눈 대목은 더 노골적이다. 그는 "상대가 강진구가 되고 손혜원이 되는 거면 어찌 보면 내가 보기에도 해볼 만해"라고 했다.
이어진 발언이 핵심이다. 그는 "어준이 형한테 가서 내가 얘랑 싸우고 있다", "민주당 사람한테 열린민주당 잔당 세력하고 싸우고 있다 이렇게 썰을 풀 수 있지"라고 말했다. 끝에는 "걔네들 내가 다 잡들이 하겠다"고 했다. 뉴탐사는 이 "어준이 형"을 김어준으로 봤다. 같은 통화에서 그는 "시사타파랑 열린공감 내가 여기 독점으로 내가 키워줄게"라며 우호 매체를 키우겠다는 뜻도 밝혔다.
강진구·손혜원을 상대로 싸우고, 그 싸움을 김어준과 민주당 인사에게 보고하며, 우호 매체를 키운다. 이후 3년의 행보가 이 한 통화에 그대로 담겨 있다.
말한 대로 움직였다
청담동 술자리 보도에선 그가 첼리스트 박모씨 측 대리인으로 방송금지 가처분을 냈다. 열린공감TV 분열에선 정천수씨 편에 섰다. 정천수씨가 강진구 기자를 상대로 낸 1억원 손해배상 소송을 그가 대리했고, 강 기자는 이 소송이 허위 주장으로 법원을 속였다며 그를 소송사기 혐의로 맞고소했다.
법정 밖 활동도 쉼이 없었다. 그는 인터넷 커뮤니티 잇싸에 강진구·박대용 기자를 겨눈 글을 2023년부터 100건 넘게, 거의 매일 단위로 올렸다. 자신을 "나경원 천적인 민생경제연구소 공동법률위원장"이라 소개했고, 이종원 개국본 대표와 김용민 목사도 대리했다고 밝혔다. 무안·신안 고발이 나온 무대인 열린공감TV 취재공책은 이 라인 위에 있다.
걸었던 싸움들의 결말
그가 시작한 싸움들의 결과는 그의 큰소리와 달랐다. 2025년 2월 법원은 첼리스트 측이 낸 청담동 술자리 보도 가처분을 기각했다. 보도를 허위로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였다.
첼리스트가 뉴탐사 기자들을 강요미수로 고소한 사건은 지난 2월 6일 방배경찰서에서 각하됐다. 경찰 결정서에 적힌 사유는 고소인의 진술 거부였다. 뉴탐사가 첼리스트와 이 변호사를 상대로 낸 무고 고소는 서초경찰서에서 수사 중이다. 정천수씨와 열린공감TV의 폭행 영상을 두고도 법원은 삭제를 명령했고, 가처분이의에서 그 결정을 유지했다.
두진서 방송도 법원의 판단을 받았다. 박대용 기자가 김용민·김두일·서정필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세 사람에게 각 3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사건의 김용민, 김두일, 서정필 법률대리인도 이제일 변호사다. 재판부는 이들의 주장을 허위사실 적시로 보고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이라고 판시했다.
'정권과 싸운 변호사'라는 포장
이 변호사는 윤석열·한동훈에 맞선 인물로 알려져 왔다. 민생경제연구소에서 활동하며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딸의 논문 대필 의혹을 고발했고, 한동훈·윤석열을 상대로 한 여러 소송을 맡았다. 녹취에서는 스스로 "내부자"를 자처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3년째 집중해 겨눈 대상은 강진구·박대용 기자다. 두 기자는 윤석열 정권 출범 이후 압수수색과 구속영장, 잇단 기소에 시달렸다. 정권이 직접 겨눈 언론인이다. 정권에 맞섰다는 변호사가, 정권이 가장 집요하게 짓밟은 기자들을 치고 있다.
오히려 한동훈 측과 맞닿은 정황도 있다. 강진구 기자가 대법원 전자소송 기록을 공개했다. 이 변호사가 법원에 낸 문서를 한동훈 측 변호인이 증거로 제출했고, 거꾸로 한동훈 측 공소장은 이 변호사가 확보해 뉴탐사 상대 소송에 냈다. 두 문서가 제출된 날은 2024년 9월 27일로 같았다. 강진구 기자는 이를 두 사람의 내통 정황으로 봤다.
청담동, 정천수, 무안, 신안으로 무대는 바뀌었지만 대리인은 그대로다. 그가 왜 뉴탐사 사건마다 등장하는지에 대한 답은 3년 전 그의 입에서 이미 나왔다. 강진구와 손혜원, 열린민주당 잔당을 "다 잡들이 하겠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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