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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속 돌풍에 출렁이는 호남…정청래 공천 심판론 확산

6·3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역대 최고, 김관영 CCTV 공작 의혹 연루자들은 잠적

사전투표율 23.51% 역대 지방선거 최고…순창 62%·신안 61% 1·2위

김관영 CCTV 정치공작 의혹 고발장에 정청래 대표 이름 적시

음식점 사장·시그니처 호텔 대표 등 의혹 연루자 일제히 잠적

2026-05-31 06:12:06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 호남에서 통하던 이 공식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흔들린다. 전북과 전남 곳곳에서 무소속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위협한다. 28~29일 사전투표율은 23.51%로, 역대 지방선거 사전투표 가운데 가장 높았다. 그 표심의 한가운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천이 있다.


사전투표율 23.51% 역대 최고, 동원 정황도 잡혔다


4년 전 2022년 지방선거 때 사전투표율은 20%를 겨우 넘겼다. 이번에는 그보다 3%포인트 이상 올랐다. 상승폭이 가장 큰 곳은 전북이었다.


시군별로 보면 전북 순창이 62%로 전국 1위, 전남 신안이 61%로 2위였다. 전북 고창도 53%로 높았고 강진과 장흥, 보성도 평균을 웃돌았다. 공통점이 있다. 뉴탐사가 집중 보도해온 지역들이다. 경쟁이 달아오르자 양쪽 진영이 투표 독려에 매달린 결과로 보인다. 신안에서는 박우량 군수가 두 자릿수 차로 앞서던 구도가 한 여론조사에서 뒤집혀 초접전으로 바뀌었다.


높은 투표율을 심판 열기로만 읽기는 어렵다. 동원 정황도 함께 잡혔다. 고창에서는 노인들을 태운 15인승 렌터카가 적발돼 선관위에 고발됐다. 운전자는 전직 군수 측근의 아들들로 추정됐다. 주민 수십 명이 아침부터 차량을 지켜보면서 이날 렌터카는 끝내 움직이지 못했다. 무안 오룡신도시에서도 주민을 태운 차량이 적발돼 경찰이 당일 조사에 나섰다.


전북지사 박빙, 민심은 김관영으로


전북지사 선거는 무소속 김관영 지사와 민주당 이원택 후보의 박빙 구도다. 여론조사 흐름은 김관영 지사 쪽으로 기운다. 거리에서 들은 민심도 다르지 않았다.


전주역에서 만난 한 노신사는 이미 사전투표를 마쳤다고 했다. 그는 "이제는 인물 보고 찍지, 당 간판 보고 찍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원택 후보 쪽이 내란 프레임을 키우려 한 데 도민들이 화가 났을 것이라는 말도 보탰다.


한 택시기사는 더 직설적이었다. 그는 "처음엔 정청래 대표가 강직하고 추진력 있어 다들 좋아했다"면서도 "지금은 너무 독선적이고 오만하다. 마치 대권주자처럼 설치고 다닌다는 생각들을 한다"고 했다. "차라리 박찬대가 됐으면 좋았겠다"는 말까지 나왔다.


형평성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김관영 지사는 현금 살포 영상이 드러나자 하루 만에 제명됐다. 반면 이원택 후보를 둘러싼 의혹은 당 차원에서 덮였다는 불만이다. 같은 잣대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사전투표 전날 밤 10시, 심야 소집과 항명


사전투표 전날인 28일 밤 10시, 조승래 사무총장이 전북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긴급 소집했다. 자기 선거로 바쁜 후보들이 한밤중에 불려 나왔다. 이원택 후보를 위해 원팀이 되자는 주문이 이어졌다.


이 자리를 취재한 전북매일신문 이충현 기자에 따르면, 방송 카메라가 철수하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순창군수 재선에 도전하는 최영일 후보가 마이크를 잡고 정면으로 받아쳤다. 그는 "도의원 후보 중에 당당하게 이원택 후보를 지지할 사람이 있으면 나와 보라"는 취지로 말했다. 조승래 사무총장은 곧 자리를 떴다. 전북 후보들이 이원택 후보의 승리를 확신했다면 나오기 어려운 장면이었다.


김관영 CCTV 공작 의혹, 연루자들 잠적


김관영 캠프가 이원택 후보 등 4명을 고발했다. 고발장에는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관영 지사를 겨눈 공격이 거꾸로 이원택 후보 쪽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발단은 채널A가 4월 1일 내보낸 김관영 캠프 CCTV 보도였다. 제보자는 한 음식점 사장이다. 뉴탐사가 입수한 통화 녹취에서 이 사장은 "겁난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알려주지도 않은 참석자들을 경찰과 채널A가 이미 파악하고 있더라며 의아해했다. 이원택 캠프가 CCTV 영상으로 참석자를 특정해 경찰과 채널A에 넘겼을 수 있다는 의혹이 여기서 나온다. 채널A 방송 한 시간 전, 정청래 대표가 같은 내용을 미리 알고 긴급 감찰을 지시한 점도 의문으로 남는다.


음식점 사장은 2월 초 시그니처 호텔 대표를 만난 정황을 처음엔 인정했다. 그러나 뉴탐사 취재진과의 통화에서는 "거짓말이었다"고 번복했다. 경찰 조사 때도 2월 통화 녹취는 빼고 제출했다고 한다. 시그니처 호텔 대표는 송하진 전 전북지사의 불법 경선에서 권리당원 명부 관리에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원택 후보와는 가까운 사이로 전해진다.


뉴탐사 취재진이 지난주 호텔을 찾았지만 직원은 "오늘 대표를 못 봤다"고만 했다. 음식점 사장도 가게에 나오지 않았다. 두 사람 모두 선거가 끝날 때까지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남 22개 시군 절반서 민주당 고전


전남도 조용하지 않다. 22개 시군 가운데 절반가량에서 민주당 후보가 고전 중이다. 광양에서는 정인화 시장이 무소속 후보와 동률에 가까운 박빙을 벌인다. 함평에서는 조국혁신당 후보가 앞선다. 해남에서는 군청이 압수수색을 받으며 판세가 흔들린다.

▲(좌)고흥 공영민 후보 지지를 독려하며 1인 2표를 홍보한 경선 운동 웹자보, (우)공영민 후보 부인이 참여중인 단톡방 캡쳐


뉴탐사가 보도해온 후보들도 줄줄이 경합에 몰렸다. 고흥 공영민 군수는 권리당원과 일반당원의 1인 2표를 홍보한 경선 운동, 사전투표소 인근 선거운동으로 고발됐다. 장흥 김성 군수는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해온 스카이데일리에 군 예산으로 광고비를 줬다. 그 매체의 실체가 다 드러난 12·3 내란 사태 이후에도 집행이 이어진 점이 더 큰 문제로 꼽힌다. 같은 장흥에서 윤명희 도의원 후보가 경쟁자 측에 1000만원을 건네는 장면이 CCTV에 찍혔지만, 중앙당에 진정이 들어가고도 지도부는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 강진 차영수 후보는 168억원 규모 사기 대출 의혹에 더해 사법 브로커로 3000만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영광에서는 장세일 군수가 안마 해상풍력 사업 허가와 관련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영광에서는 후보들이 앞다퉈 현금성 공약을 내놓을 만큼 판이 달아올랐다.


정청래 대표는 30일 장흥에서 김성 군수 지지 유세에 나섰다. 그는 "김성 장흥군수는 제 대학교 선배"라며 건국대 학연을 앞세웠다. 이어 "윤석열이 좋으냐, 이재명 대통령이 좋으냐"는 질문을 청중에게 반복하며 표를 호소했다. 뉴탐사 취재진이 질문하려고 다가서자 경호원들이 접근 자체를 막았다.


김성 군수에게는 스카이데일리 광고비 집행에 대한 입장을 물을 수 있었다. 김 군수는 "스카이데일리가 어떤 매체인지 몰랐다"며 "홍보팀장이 군수 보고 없이 집행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런 매체에 광고를 준 것은 잘못"이라고 했다.


무소속 돌풍의 결과는 6월 3일 본투표에서 가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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