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플러스

장동혁, 판사 시절 기획부동산 협박 의혹..."로펌 만들어 가만 안 두겠다"

11억 투자금 물릴 위기에 부인 나서 압박, 3자 약정으로 땅 받아...등기 미이전·취득세 미납 정황도

2025-11-10 08:06:27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판사 재직 시절 기획부동산에 11억원을 투자했다가 유동성 위기로 투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하자 배우자를 통해 기획부동산 측을 압박해 땅으로 투자금을 회수한 정황이 포착됐다. 장 대표 측은 전원주택을 짓기 위해 땅을 샀다고 해명했지만, 실제로는 기획부동산의 개발 호재를 미리 파악하고 투기 목적으로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른 투자자들은 가압류만 걸고 손해를 본 반면, 장 대표 부부만 온전히 투자금을 회수했다.


판사 전 재산 11억, 기획부동산에 올인


장동혁 대표의 2023년 재산공개 내역을 보면 충남 서산시 화곡리 1-47번지(6억1900만원), 36-76번지(3000만원), 36-77번지(3억6200만원) 등 3개 필지를 보유하고 있다. 세 필지를 합치면 약 10억원이다. 이 중 1-47번지는 등기부등본에도, 신탁원부에도 장 대표나 배우자의 이름이 없다. 36-76번지와 36-77번지는 장 대표 부부 명의로 등기가 되어 있지만, 1-47번지는 대산종합개발 명의로 되어 있으면서도 공직자 재산신고에 배우자 재산으로 신고했다.


취재 결과 장 대표 부부는 2016년경부터 수반건설이라는 기획부동산에 투자를 시작했다. 36-76번지에 0.85% 지분으로 약 3000만원을 투자한 것을 시작으로, 최종적으로는 약 11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장 대표의 2020년 공직선거 후보자 재산신고를 보면 총 자산이 24억7000만원, 채무가 11억2000만원으로 순자산은 13억5000만원이었다. 판사 시절 전 재산의 80%를 기획부동산에 쏟아부은 셈이다.


장 대표가 투자한 지역은 전원주택을 짓기에 적합한 곳이 아니었다. 현지 부동산 관계자는 "이 지역은 산업단지 노동자들이 월세방을 구하는 곳"이라며 "펜션이나 전원주택으로는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10년 전 기획부동산들이 "서해안의 울산을 만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던 지역이다. 울산이 석유화학 공단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건 경부고속도로 덕분이었다. 이 지역도 고속도로가 나야 땅값이 오를 수 있는 구조였다.


"남편 모르게 투자, 전 재산" 울며 찾아와


문제는 2019년 수반건설이 유동성 위기에 처하면서 시작됐다. 수반건설이 보유한 땅들에 투자자들의 가압류가 쏟아졌다. 36-76번지 등기부등본을 보면 2019년 7월부터 투자자들의 가압류가 집중됐다. 장 대표 부부도 11억원의 투자금을 날릴 위기에 처했다. 이때 장 대표의 배우자가 수반건설 대표를 찾아갔다는 제보가 나왔다.


수반건설 관계자들과 접촉이 있는 제보자는 "장 대표 배우자가 와서 '남편 모르게 투자했다. 내 전 재산이다'라며 울고불고 했다"고 전했다. 제보자는 이어 "처음에는 배우자가 한두 번 왔는데, 나중에는 장 대표 본인이 직접 왔다"고 말했다. 제보자는 "배우자가 '남편이 판사를 그만두고 로펌을 만들면 너희들을 가만 안 두겠다'고 했다"며 "수반건설 측에서는 판사라는 지위 때문에 겁이 났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제보자에 따르면 장 대표가 수반건설에 투자한 금액은 11억원이었다. 장 대표 부부는 결국 11억원 전액을 땅으로 회수했다. 1-47번지가 약 6억원, 36-77번지가 약 3억6000만원, 36-76번지 지분이 약 3000만원이다. 나머지 약 1억원은 다른 방식으로 회수했을 가능성이 있다.


다른 투자자 몰래 깨끗한 땅 받아


장 대표 부부는 돈 대신 땅으로 투자금을 회수했다. 2019년 4월 30일 36-77번지는 100% 소유권 이전을 받았다. 이 땅은 수반건설이 제3자 명의로 보유하던 차명 재산이었다. 1-47번지는 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이 땅은 대산종합개발 명의였지만 수반건설이 매매예약으로 지분을 가지고 있었다.


2019년 7월 22일 수반건설의 매매예약이 해제됐다. 그리고 7월 31일 이 땅은 신탁회사로 넘어갔다. 신탁 계약은 땅을 묶어두는 효과가 있다. 대산종합개발도, 수반건설도 손을 댈 수 없게 된다. 장 대표 부부 입장에서는 지분 정리가 끝날 때까지 땅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2020년 7월 6일 신탁이 해제되고 땅은 다시 대산종합개발로 돌아갔다. 이때는 이미 내부적으로 지분 정리가 끝난 상태였을 것으로 보인다.


제보자는 "장 대표가 변호사로 개업한 후 사무실 직원 2명과 함께 와서 3자 약정서를 작성했다"며 "서류를 다 준비해 와서 '여기 찍어'라고 하면 찍는 식이었다"고 말했다. 3자 약정은 대산종합개발, 수반건설, 장 대표 부부 사이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2020년 3월 재산신고에 1-47번지를 "등기 미필" 상태로 신고했다. 형식상 소유자는 대산종합개발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장 대표 부부의 지분이 13분의 1 확보되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3월 위성사진을 보면 1-47번지는 아직 임야 상태였다. 그런데 2019년 11월 사진을 보면 나무가 베어지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장 대표가 신탁 계약으로 땅을 묶어둔 시기인 7월과 11월 사이에 개발이 시작된 것이다. 2020년 사진에서는 완전히 정리되어 창고용지로 전용됐다. 장 대표는 개발 정보를 미리 알고 있었고, 그래서 이 땅의 지분을 확보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충남 서산시 2019년 화곡리 1-47번지 위성사진​


가압류 투자자 36명, 장동혁만 빠져


문제는 다른 투자자들은 수반건설 명의로 된 땅에 가압류만 걸고 손해를 본 반면, 장 대표 부부만 수반건설이 차명으로 보유한 깨끗한 땅을 받았다는 점이다. 36-76번지 등기부등본을 보면 약 36명의 투자자가 가압류를 걸었다. 장 대표 부부의 이름은 그 명단에 없다. 장 대표 부부는 다른 투자자들이 모르는 땅을 받았기 때문이다.


만약 장 대표가 1-47번지를 자신의 명의로 등기 이전했다면 다른 투자자들이 알았을 것이다. 수반건설이 장 대표에게만 땅을 넘겼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셀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장 대표는 등기 이전을 하지 않은 채 대산종합개발 명의로 묻어뒀던 것으로 보인다. 채권자들 몰래 차명으로 보유한 재산을 특정 채권자에게만 넘기는 행위는 사해행위에 해당한다. 사해행위가 인정되면 채권자들은 법원에 그 행위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


등기 이전 않고 취득세·재산세도 안 내


장 대표는 1-47번지를 등기 이전하지 않았다. 8일 강진구 기자가 천안에서 장 대표를 만나 "1-47번지 취득세를 냈느냐"고 묻자 장 대표는 "못 받았어요. 그쪽 사정 때문에 못 받아 등기를 못 받은 땅이에요. 그러니까 취득세를 낼 게 아니죠"라고 답했다. 하지만 2020년 재산신고에는 이 땅을 배우자 재산으로 신고했다. 등기도 하지 않고 취득세도 내지 않으면서 재산으로는 신고한 것이다. 재산세도 내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만약 대산종합개발이나 수반건설이 대신 재산세를 냈다면, 그 재산세만큼은 뇌물로 볼 수 있다.


"부인 압박 의혹" 물으니 "고발당한다" 세 번


강 기자가 "부인이 수반건설을 압박해서 땅을 넘겨받았다는 의혹에 대해"라고 묻자 장 대표는 "고발당하십니다"라고 답했다. 강 기자가 "부인이"라고 말을 이으려 하자 장 대표는 다시 "고발 당하신다고요"라고 말했다. 강 기자가 "로펌 만들어 가지고 가만 안 두겠다라고 얘기했다고 하더라고요. 수반건설 관계자한테 들은 얘기예요"라고 하자 장 대표는 "고발당하세요. 고발당하신다고요? 그래요"라고 세 번 반복하며 답변을 회피했다.


다른 질문에는 차분하게 답하던 장 대표가 이 질문에만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강 기자가 "3자 약정 계약서는 지금 있으신가요? 변호사 직원들 2명하고 본인이 넘어가서 3자 간에 약정 체결하셨다고 했잖아요"라고 물었지만 장 대표는 답하지 않았다. 강 기자가 "3자 약정 계약서는 그냥 보관하고 계시죠. 그 계약서를 없앴다면 그렇게 증거인멸이 될 수도 있는데"라고 재차 물었지만 장 대표는 끝내 침묵으로 일관했다.


약정서를 파기했다면 형법상 증거인멸죄가 성립할 수 있다. 증거인멸죄는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한 경우 처벌하는 범죄다. 장 대표가 투자금 회수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다면, 그와 관련된 약정서를 파기하는 행위는 증거인멸에 해당할 수 있다.


"법 공부하고 오라" 일갈


강 기자가 "창고용지로 전용되고 난 뒤에 올라간 땅값을 신고 안 했잖아요. 그대로 2020년 신고나 2024년 신고 동일하잖아요. 땅값이 올라갔을 텐데"라고 물었다. 이어 "지목 변경에 따른 땅값을 제대로 신고 안 한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명하실 겁니까? 1-47 지목 변경 됐잖아요. 그거 신고했습니까"라고 재차 질문했다.


장 대표는 "문제없으니까요. 제 실거래가 공시지가하고 해서 실거래가가 높으면 실거래가로 신고했잖아요. 그런데 지금 뭘 문제 삼으시는 거예요? 2020년도에도 공시지가가 제 실거래가보다 낮아요. 확인하고 법 좀 공부하고 오세요"라고 답했다.


장 대표의 답변은 땅값이 아니라 자신이 투자한 금액을 기준으로 신고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땅을 산 것이 아니라 투자금을 땅으로 회수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2020년과 2024년 재산신고에서 1-47번지 가액이 동일한 이유는 투자 원금 6억원을 그대로 신고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속도로 예산 80억 증액, 이해충돌 의혹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된 후 대산당진고속도로 예산을 0원에서 80억원으로 증액했다. 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10년 전 기획부동산들이 '서해안의 울산을 만든다'며 투자자들을 모았다"며 "산업단지가 발전하려면 고속도로가 필수"라고 말했다. 당진고속도로 착공 당시 언론 보도를 보면 "부가가치 유발액 4024억원, 1만483명 고용 창출 효과"라는 전망이 나왔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충남 경제의 새로운 대동맥"이라고 평가했다.


고속도로는 2024년 첫 삽을 떴다. 장 대표가 보유한 땅의 개발이익은 2025년 신고분부터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장 대표는 최근 이 땅들을 처분했다고 밝혔지만, 처분 시기와 금액을 공개하지 않았다. 장 대표가 투자 원금 11억원을 넘어 개발이익까지 챙겼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장 대표가 국민의힘 부동산특위 위원장으로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왔지만, 본인은 판사 시절 기획부동산에 전 재산을 투자하고 유동성 위기 때 판사 지위를 이용해 투자금을 회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민주당 국토위원들은 이미 장 대표를 검찰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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