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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183억과 김승원, 연결고리 4개를 공시로 확인해보니
돈·주식·주가·승인 4개 중 셋에서 김승원 확인 안 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식약처장 문자, 액면분할 거래정지 기간 중 발송
183억 남긴 조합 3곳, 문자보다 46일 앞선 8월 27일 확정
검찰은 알선뇌물약속 기소유예, 죄명은 후원금 500만원 약속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김강립 당시 식약처장에게 문자를 보낸 것은 2021년 10월 12일이다. 제넨셀 임상시험 승인을 서둘러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날 세종메디칼 주식은 사고팔 수 없는 상태였다. 액면분할에 따른 매매거래정지 기간이었기 때문이다. 10월 5일부터 19일까지 10거래일 동안 이 회사 주식은 한 주도 거래되지 않았다.
국민의힘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은 김 후보자를 "주가조작 게이트의 정점"으로 지목하고 있다. 뉴탐사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18건과 한국거래소 일별시세, 검찰 별책 녹취록 109건을 대조했다. 이 주장이 성립하려면 돈과 주식, 주가와 승인이라는 연결고리 네 개가 있어야 한다. 이 가운데 셋에서 김 후보자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루 만에 바뀐 한동훈 프레임
한 의원은 9일까지 "민주당 오빠들 게이트"를 앞세웠다. 8일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펜앤마이크TV 인터뷰에서 제동을 걸었다. 장 대표는 "자꾸 '오빠'를 강조하는 것은 본질을 흐릴 수 있다"고 했다. 로비가 문제가 아니라 결과를 들여다봐야 한다고도 했다.
한 의원은 10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주가조작 도와준 김승원을 법무장관 시켜줬다"고 썼다. 호칭이 빠지고 주가조작이 들어왔다.
앞서 7일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네 개 조합의 시세차익을 183억원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김 후보자를 "정점"으로 규정했다. 조선일보는 8일 청탁 시점부터 승인 이후까지 오간 돈을 3개월 새 180억원으로 보도했다.
183억원은 누가 가져갔나
승인 다음 날인 2021년 10월 27일과 28일, 조합 3곳이 세종메디칼 주식을 팔았다. 이틀간 1632만5485주, 발행주식의 40%다. 매도대금은 808억9000만원, 취득원가와 비교한 차익은 182억7000만원이다. 조합별로는 엠오비컨소시엄조합 326억2000만원, 21-13호 마사 신기술조합 제44호 320억2000만원, 비엠씨컨소시엄조합 162억5000만원이다.
조합들이 창업주 일가 지분을 넘겨받는 계약을 확정한 날은 2021년 8월 27일이다. 김 후보자가 문자를 보낸 10월 12일보다 46일 앞선다. 이 구주에는 보호예수가 걸려 있지 않았다. 8월 19일 이사회는 주식 한 주를 다섯 주로 쪼개는 액면분할을 결의했다.
별책 녹취록 109건에는 김 후보자가 세종메디칼 주식을 사거나 팔았다는 대목이 없다. 매수를 권유한 기록도 나오지 않는다. 주식 매수를 권한 사람은 제넨셀 설립자 강모 교수와 브로커 양모씨다. 거래가 재개된 10월 20일 양씨는 지인에게 말했다. "교수님이 나한테 차명계좌로 넣으라고 1억을 보냈어. 그래서 오늘 그거 사." 하한가를 맞은 27일에는 "교수님 나한테 지금 1억 넣었어. 물타기 하라고"라고 했다.
승인은 상승 재료였고 조합의 출구였다
식약처는 10월 26일 장 마감 이후 제넨셀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했다. 다음 날 세종메디칼 주가는 장중 8760원까지 올랐다. 전날 종가보다 16% 높은 값이다. 그 상승 구간에서 조합 물량이 쏟아졌고 종가는 하한가인 5300원이었다.
별책 녹취록에는 이날 시세를 정확히 아는 대화가 남아 있다. 27일 통화에서 지인이 양씨에게 물었다. "아는 사람 입장에서는 아침에 8700에 털고, 그렇지." 당일 장중 고가는 8760원이었다.
세종메디칼 주가가 가장 크게 뛴 시점은 두 달 뒤다. 12월 8일 제넨셀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 효과가 기대된다는 특허 출원 보도가 나왔다. 이날과 13일 모두 상한가였다. 12월 한 달 거래량은 발행주식의 14배에 이른다.
기사에 나오는 2000원, 그때는 1만원이었다
최근 보도된 세종메디칼 주가 수치는 대부분 수정주가다. 2021년 10월 액면분할로 그 이전 시세가 5분의 1로 소급 조정됐다. 2021년 7월 주가가 2000원대로 조회되지만 당시 실제 체결가는 1만원대였다.
거래소에서 그대로 조회되는 값이므로 어느 매체도 틀린 숫자를 쓰지 않았다. 다만 이것이 나중에 조정된 값이라고 밝힌 곳이 없다. 기사만 보면 이 주식이 2000원짜리 소형주였던 것처럼 읽힌다.
검찰이 본 죄명은 알선뇌물약속
서울서부지검은 2024년 12월 27일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죄명은 형법상 알선뇌물약속이다. 식약처장에게 연락해준 대가로 정치후원금 500만원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혐의다. 검찰은 이 혐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재판에는 넘기지 않았다. 실제 금품이 오가지 않았고, 약속 금액이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코로나19 확산기의 요청 자체를 위법한 청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기소유예는 무혐의가 아니다. 혐의는 인정하되 기소하지 않는 처분이다. 김 후보자는 금액과 시기, 조건을 합의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5월 헌법재판소에 처분 취소를 청구했다.
후원금 500만원은 실제로 전달되지 않았다. 강 교수가 김 후보자 후원 계좌에 송금을 시도했으나 연간 후원 한도가 차 있어 실패했다. 양씨는 2021년 12월 22일 통화에서 "김승원 의원님한테 후원금 500만원은 보내셨거든"이라고 했다.
한 의원은 검찰이 기소하려다 12·3 비상계엄 이후 기소유예로 바꿨다며 외압을 주장한다. 보도된 검찰 내부 경위를 보면 기소유예안은 계엄 이전인 2024년 9월부터 선택지에 올라 있었다.
이 사건 수사는 2022년 10~11월 대검찰청에 제보가 접수되며 시작됐다. 한 의원은 2022년 5월부터 2024년 1월까지 법무부 장관을 지냈다. 수사 착수부터 기소 방향이 잡히기까지 대부분이 그 기간 안에 있다.
남은 연결고리는 식약처 안에 있다
네 번째 연결고리는 문자가 승인에 영향을 미쳤는지다. 식약처는 9월 30일 자료 보완을 요구했고, 제넨셀은 10월 18일 최종 자료를 냈다. 22일 외부 전문가 검토 회의를 거쳐 26일 승인이 났다. 문자는 보완자료 제출 전인 12일에 나갔다.
검찰 조사에서 식약처 실무진은 김 전 처장의 지시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한 것으로 보도됐다. 별도 처리 방법이나 신속 처리를 지시받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 후보자의 청탁 내용도 알지 못한 채 규정대로 심사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승인 직전까지 보완 요구가 이어진 점을 들어 제넨셀에 특혜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강 교수 1심 재판부도 같은 취지다. 양씨의 요청 사실만으로 정상 심사를 생략해 달라는 청탁이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김 후보자에게 불리한 대목도 별책에 남아 있다. 10월 7일 통화 내용이다. 김 후보자는 "승인 받는 순간, 완전 수천 억을 벌 수 있는 거잖아"라고 말했다. 8일에는 양씨가 "15일 날 우리 교수님 구주가 팔려요"라고 알렸다. 김 후보자는 "누구한테 알아보면 돼? 처장한테?"라고 물었다. 12일 오전에는 "그런 식으로 직접 처장님이 한번 챙겨봐 달라고"라고 했다.
양씨는 27일 통화에서 "승원 오빠가 움직여주지 않았으면 못 나는 거였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국민의힘 주장의 근거다. 11월 26일 통화에서는 "교수님 돈 뱉어내야 됐어, 67억"이라고 두 차례 말했다.
세종메디칼이 공시에 첨부한 계약서를 확인했다. 임상시험 승인을 대금 지급의 선행조건이나 해제조건으로 둔 내용이 없다. 강 교수의 제넨셀 구주 66만주를 62억8980만원에 넘긴 계약이다. 계약 체결과 대금 전액 지급, 거래 종결이 모두 10월 19일 하루에 이뤄졌다. 승인 일주일 전이다.
강 교수는 9일 CBS 라디오에 나와 김 후보자를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연락처도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별책 녹취록 109건에 두 사람이 직접 통화한 기록은 없다. 김 후보자와 관련된 진술은 모두 양씨를 거친 전언이다. 강 교수는 자료 조작 혐의로 지난해 12월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받았다.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세종메디칼 소액주주들은 지난 7일 서울서부지법과 서울고법에 탄원서를 냈다. 강 교수와 양씨를 엄벌해 달라는 내용이다. 누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인허가에 부당한 영향력이 있었는지 밝혀 달라고도 했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15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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