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장세일 '영상 조작' 유일한 근거 무너졌다…차영수 강진군수 후보는 1000억대 횡령,사기 가담
민주당 윤리감찰단, 최고위 보고 없이 '근거 없음' 결론…정청래 '4무 공천' 허울 드러나
전 수협조합장 "돈봉투 돌려주는 장면 본 적 없다" 녹취 확보
윤리감찰단, 최초 보도 매체 확인 없이 장세일 측 주장만 듣고 결론
차영수 후보, 철거왕 이금열 행동책으로 168억 사기 대출 주도
전과 5범으로 알려진 차영수 후보, 감점 없이 경선 참여…상대 후보에게만 15점 감점
더불어민주당 윤리감찰단이 장세일 영광군수의 돈봉투 수수 의혹에 대해 "근거 없음"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장세일 측이 '영상 조작'의 유일한 근거로 내세운 전 수협조합장 김 모 씨의 증언이 허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돈봉투를 돌려주는 장면을 본 적이 없다"고 직접 밝혔다. 한편 강진군수 후보로 나선 차영수 전남 도의원이 1000억대 횡령·사기 사건의 공범이었다는 사실도 판결문을 통해 확인됐다. 전과 5범으로 알려져 있지만 감점 없이 경선에 참여하고 있다.
조합장 녹취, 장세일 '조작 영상' 프레임 정면 반박
장세일 측은 그동안 뉴탐사가 보도한 돈봉투 전달 영상에 대해 "돈을 돌려주는 장면이 삭제된 조작 영상"이라고 주장해왔다. 이 주장의 근거는 하나였다. 영광 지역 전 수협조합장 김 모 씨가 증인 조민영 씨에게서 해당 영상을 미리 봤는데, 그때는 돈봉투를 되돌려주는 장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장세일 군수 딸이 제출한 고소장에도 이 내용이 기재됐고, 장세일 측은 이를 근거로 지역 언론을 통해 '영상 조작설'을 퍼뜨렸다.

그런데 정작 김 씨 본인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김 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조민영 씨가 핸드폰으로 영상을 살짝 보여줬다"면서도 "돈봉투를 돌려주는 장면은 전혀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고소장에 자신의 이름이 올라간 사실을 전해 듣자 "그렇게 하면 안 되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영상 조작설의 유일한 근거가 당사자의 입으로 부정된 것이다.
경찰도 이 부분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조민영 씨는 영광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 "수사관들이 고소장에 적힌 내용과 실제 진술이 다르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조민영 씨에 따르면 경찰 조사의 핵심은 영상 조작 여부였고, 수사관들도 진술 내용을 듣고 수긍하는 태도였다고 한다.
윤리감찰단, 최고위 건너뛰고 '근거 없음' 통보
민주당 공보국은 26일 언론에 "윤리감찰단의 장세일 영광군수에 대한 감찰 결과, 해당 의혹이 근거 없는 사안임을 확인했다"고 공지했다. 이어 중앙당 조직국이 전남도당 공직선거 후보자 추천관리위원회에 "신속한 공천 업무 진행"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장세일 군수는 같은 날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절차에 문제가 있다. 이 사안은 정청래 대표가 직접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이다. 대표 지시에 따른 감찰 결과라면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하고 의결을 거친 뒤 도당에 전달하는 것이 순서다. 그러나 취재 결과, 윤리감찰단의 조사 결과는 최고위원회에 보고조차 되지 않았다. 조승래 사무총장이 이끄는 중앙당 조직국이 실무진 차원에서 바로 전남도당에 통보했다.
최고위를 건너뛴 이유를 두고 "기정사실을 만들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전남도당에 통보된 뒤 최고위원회에서 이의를 제기하면 "이미 알렸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냐"는 논리에 막힐 수밖에 없다. 사후 승인이 아니라, 최고위원들이 반대하기 어려운 구조를 미리 만든 셈이다. 윤리감찰단장인 박균택 의원은 취재진의 전화와 문자에 응하지 않았다.
감찰 과정에도 의문이 남는다. 의혹을 최초 보도한 뉴탐사에는 어떤 확인 절차도 없었다. 돈을 전달한 것으로 지목된 정운성 씨는 아직 해외에 체류 중이고, 전남경찰청 반부패수사대의 수사도 진행 중이다. 경찰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윤리감찰단이 장세일 측 주장만을 근거로 결론을 내렸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문자 전체를 보면 '거절' 아닌 '전달 확인'
장세일 측이 돈봉투를 거절했다는 주장의 또 다른 근거는 장세일 군수 딸과 정운성 씨가 주고받은 문자다. 언론에는 "받지 않았다"는 마지막 문자만 주로 보도됐다. 그러나 고소장에 첨부된 문자 전체를 보면 맥락이 달라진다.
돈봉투가 전달된 것으로 추정되는 2024년 9월 10일 밤, 장세일 군수 딸은 정운성 씨와 카페에서 만났다. 이튿날인 9월 11일 오후, 정운성 씨가 다시 연락하자 장세일 군수 딸은 "아빠 오늘 영광 오셔요"라고 답했다. 이어 정운성 씨가 "어제 오빠랑 나눴던 이야기나 마음 좀 전달해 주면 감사할 것 같아"라고 청탁하자 "오빠들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꼭 말씀드릴게요"라고 답했다. 돈봉투를 거절한 사람이 할 수 있는 대화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그러다 밤 10시 35분, 돈봉투 전달 추정 시각으로부터 꼭 24시간이 되기 직전에 갑자기 분위기가 바뀐다. "받지 않았지만 말씀은 잘 전해드렸습니다"라는 문자가 나온다. 앞선 대화 흐름과 동떨어진 이 문자에 대해 정운성 씨는 받은 기억이 없다고 밝혔다.
돈봉투 수수 여부는 아직 경찰 수사 중이다. 다만 확인된 사실이 있다. 돈봉투 전달 이후 정운성 씨가 관여한 업체와 3억 5000만 원 규모의 수의계약이 체결됐고, 공범 중 한 명의 맹지를 군비 7억 2000만 원으로 매입해줬다. 윤리감찰단은 이 부분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차영수 후보, 1000억대 사기 사건의 행동책
같은 날 차영수 강진군수 후보의 전과가 판결문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차영수 후보는 현직 전남 도의원(재선)으로, 전과 5범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이 168억 원 대출 사기다.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고, 대법원까지 올라가 2015년 1월 29일 형이 확정됐다.
판결문을 보면 사건의 규모는 168억이 아니었다. 차영수 후보는 다원그룹 회장 이금열의 계열사인 청구의 대표로 일했다. 이금열은 회사 돈 884억 원을 빼돌리고, 차영수가 아파트 허위 분양으로 대출받은 168억 원 등 총 1052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5년이 확정됐다. 이금열은 공무원에게 3억 5000만 원의 뇌물을 건네 서울시의회 의장이 구속되기도 한 인물이다. '철거왕'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폭력적인 철거업체의 대부로도 알려져 있다.
차영수 후보가 맡은 역할은 구체적이다. 직원과 지인 90명의 명의를 동원해 가짜 분양계약서를 만들었다. 미분양 아파트를 완판된 것처럼 꾸며 국민은행에서 중도금 대출 168억 8820만 원을 받아냈다. 이 돈은 그대로 그룹 운영자금으로 빠져나갔다. 명의를 빌려준 90명은 수억 원대 빚을 떠안았다.

판결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편취금액이 168억 원에 이르는 등 거액이고 아직까지도 거의 변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며,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위 사기범행에 동원되어 거액의 채무를 부담하게 된 분양자들이 입은 재산적 피해와 그들이 겪고 있는 고통 또한 매우 크다." 이 사건은 1심(수원지법), 2심(항소 기각), 3심(상고 기각)까지 모두 유죄가 유지됐다.
감점 없는 '전과 5범', 감점 받은 상대 후보
민주당은 이런 차영수 후보에게 감점 없이 경선 참여 자격을 부여했다. 반면 같은 강진군수 경선에 나선 김보미 후보에게는 15점 감점을 매겼다. 김보미 후보의 감점 사유는 8년 전 강진군의회 의장 선거에서 당론을 위배했다는 것이다. 비밀투표로 진행된 선거에서 누구를 찍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는데도 징계가 내려졌다.
차영수 후보에게 감점을 면제한 근거도 납득하기 어렵다. 도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법인 소속 범죄"라는 이유로 예외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판결문을 보면 차영수 후보는 법인의 단순 직원이 아니라 대표였다. 직원 90명의 명의를 동원한 주체가 바로 차영수 후보 자신이다. 김보미 후보는 "파렴치 범죄 전과자는 예외 없이 부적격 대상이어야 한다"며 강진을 '공천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요청했다.
문금주 강진 지역구 국회의원은 취재진의 질문에 "그분 일생을 제가 어떻게 알겠습니까"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판결문을 보내겠다고 하자 "도당 공관위에 얘기해달라"고 떠넘겼다. 전남 도당 공천관리위원장인 박준수 위원장은 문자를 읽고도 답변하지 않았다. 차영수 후보 본인에게도 질문을 보냈지만 역시 응답이 없었다.
정청래 대표, 장세일 끌어안고 가기로
정청래 대표는 지난 25일 충주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리 후보는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겠다"고 공언했다. 억울한 컷오프 없고, 부적격자 공천 없고, 부정부패 공천 없다는 '4무 공천'을 약속했다. 그러나 장세일 군수는 윤리감찰단의 면죄부를 받고 예비후보로 등록했고, 차영수 후보는 감점 없이 경선에 나선다.
장세일 군수와 정청래 대표의 관계는 깊다. 정 대표는 수천 명이 모인 출판기념회에서 장세일 군수를 지목해 인사를 건넸고, 최고위원회의를 영광군까지 내려가 개최하기도 했다. 장세일 군수가 낙마하면 정 대표 본인의 정치적 타격도 적지 않다. 결국 최고위 승인도 거치지 않은 채 '근거 없음' 결론을 밀어붙인 것은 장세일 한 명을 구하려다 대표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건 배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영상 조작설의 근거가 무너진 이상, 장세일 군수에게는 새로운 법적 위험이 생겼다. 조작되지 않은 영상을 '조작 영상'이라고 유포한 것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할 수 있다. 장세일 군수에 대한 선거법 위반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고소도 준비되고 있다. 뇌물 수수 의혹에 대한 전남경찰청 반부패수사대의 수사도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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