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이종원 '황금폰' 인멸 우려… 강진구 기자 전화 수신차단

김선규 전 공수처 차장, 범죄수익 은닉 사건 5억 성공보수 특약 확인

이종원, 강진구 번호만 차단…휴대폰 제출 질문엔 무응답

클로징 "문자 60~70명" 발언과 실시간 소통 7~8명의 격차

김성훈 파산 석 달 뒤 법무법인 다전과 맺은 성공보수 계약

2026-08-27 08:57:05

여론조사 응답 유도 방송으로 고발 위기에 몰린 이종원 시사타파TV 대표가 뉴탐사 기자의 전화를 수신 차단했다. 이씨는 25일 하루 방송을 걸렀다가 26일 밤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그러나 휴대폰을 자진 제출할 생각이 있느냐는 문자에는 답하지 않고 있다. 이씨가 14일 생방송에서 쓴 휴대폰이 문제다. 전국에서 올라온 여론조사 응답 정보와 제보자 명단이 남아 있을 가능성이 크다. 증거 인멸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뉴탐사 강진구 기자 번호만 골라 차단


26일 방송 도중 이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지금 고객님께서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라는 안내가 나왔다. 전원이 꺼졌을 때 나오는 안내와는 다른 문구다. 곧바로 권지연 기자의 휴대폰으로 같은 번호를 눌렀다. 이번에는 신호가 갔다. 이씨가 받지는 않았다. 강진구 기자 번호만 골라 차단해 둔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여론조사 응답 유도 방송 보도가 나간 첫날만 해도 물러서지 않았다. 자기 지지자들에게 영향력 없는 유튜버의 보도이니 신경 쓸 것 없다고 했다. 분위기는 하루 만에 바뀌었다.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유튜브 여론조작의 법적 검토를 지시했다. 시사타파뉴스는 기사 업로드 일시 중단을 공지했고, 이씨는 25일 방송을 걸렀다.


"문자 주신 분만 60~70명"…황금폰이 중요한 이유


이씨는 14일 오후 2시부터 시작한 방송에서 휴대폰 일곱 대를 앞에 놓고 진행했다. 방송 도중 전화나 문자로 투표 사실을 알려온 시청자와 실시간으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기억나는 건수는 많아야 열 건이다. 그런데 이씨는 방송을 닫으면서 다른 숫자를 댔다. 그날 자신에게 문자를 준 사람만 60~70명쯤 된다는 것이었다. 한 사람이 80표 정도라며 5000표가량을 확보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격차가 문제다. 화면에 드러난 소통은 열 건 안팎이다. 휴대폰에 쌓인 건수가 60~70건이라면 나머지는 다른 경로로 들어왔다는 뜻이 된다. 팀 정청래 전국 조직의 단체대화방에서 취합된 정보가 이씨 휴대폰으로 모였을 가능성이 있다. 지역과 나이를 바꿔 응답했다고 알려온 사람들은 그 자체로 공범 소지가 있다. 이들의 연락처와 이름이 휴대폰에 그대로 남는다.


이 휴대폰을 확보하면 이름을 알 만한 사람들이 나올 수 있다. 후보 이름이 튀어나올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명태균씨의 이른바 황금폰에 빗대 이 휴대폰을 황금폰이라 부르는 이유다.


문자를 통한 질문은 두 갈래였다. 방송을 보고 투표를 인증한 사람이 200명이 넘는다는 이씨 발언부터 물었다. 과장 아니냐는 질문이었다. 이씨는 읽고도 답하지 않았다. 이어 당 진상조사에 투표 인증 문자를 받은 휴대폰을 자진 제출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 문자는 아직 읽음 표시조차 뜨지 않았다.


그 전까지 이씨는 곧바로 대꾸하던 쪽이었다. 여론조사 응답자 정보를 잼마을에서 얻었다는 이씨 주장을 반박한 적이 있다. 잼마을 게시글은 15일에 올라왔다. 방송은 14일부터 했으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씨는 다른 증거가 많으니 조작 방송을 그만하라고 받아쳤다. 그 뒤로 답이 끊겼다.


휴대폰을 압수하지 못하면 남는 건 통신 조회뿐이다. 13~15일 사흘간 이씨가 주고받은 상대방 명단은 확인할 수 있다. 문자 내용은 알 수 없다. 유심을 갈아 끼우면 그마저 사라진다.


시사타파·박시영TV 나란히 휴방


시사타파뉴스가 올린 기사 업로드 중단 안내에는 중단 시점이 8월 20일로 적혀 있다. 뉴탐사 보도가 나간 23일보다 앞선 날짜다. 공지 자체는 25일이나 26일에야 눈에 띄기 시작했다. 보도와 무관하게 이미 쉬기로 했다는 모양새를 만든 것으로 보인다.


박시영TV도 24일부터 일주일간 방송을 쉬고 있다. 시사타파가 실질적으로 방송을 멈춘 날짜와 겹친다. 박시영씨에게 문자로 두 가지를 물었다. 첫 질문은 이종원씨 방송을 어떻게 보느냐였다. 나이와 지역을 바꿔 응답하라고 한 방송이다. 국민 여론조사 전에 이씨에게 자문한 적이 있느냐가 두 번째였다.


박씨는 두 번째 질문에만 답했다. "이종원씨와 관련해서 통화한 적 전혀 없고요"라고 했다. 이런 질문 자체가 황당하고 불쾌하다고도 했다. 휴방 시기가 겹친 점을 들어 다시 물었다. "제 휴가는 석 달 전에 확정한 것이에요. 의심할 것을 의심하세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이 해명에는 의문이 남는다. 8월 17일이라는 전당대회 날짜가 확정된 건 7월 중순에서 말쯤이다. 석 달 전에는 8월 중 어느 시점이라는 정도만 짐작할 수 있었다. 박씨는 여론조사 전문가이자 정청래 전 대표의 대학 후배다. 전당대회 기간을 비켜 미리 휴가를 잡았다는 설명이 성립하기 어렵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끝내 오지 않았다.


거리를 두는 쪽은 박씨만이 아니다. 정청래 전 대표 지지 조직인 당원주권시대의 공동위원장 이진련 전 대구시의원에게도 전화를 걸었다. 전당대회 뒤풀이 자리에서 이 조직 회원들을 따로 모은 경위를 묻기 위해서였다. 이 전 시의원은 해단식을 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이종원씨 방송을 어떻게 보느냐는 물음에는 "이종원은 나는 몰라요. 이종원씨하고 얘기하세요"라고 답했다. 시사타파를 구독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대리투표 의혹으로 제명 제소됐다가 윤리심판원에서 기각된 정달성 전 광주 북구의원 역시 이씨를 잘 모른다고 했다.


이씨는 26일 밤 10시 30분 방송을 다시 시작했다. 방송을 켤 정도라면 전화도 받아야 한다는 요구에는 아직 반응이 없다. 27일에는 김문수 민주당 의원 소개로 국회에서 이씨 고발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린다. 사세행 김한메 대표, 김성수 문화평론가 등이 참여한다.


파산 석 달 뒤, 범죄수익 은닉 사건에 붙은 5억 특약


1조원대 사기 사건인 IDS홀딩스의 김성훈 전 대표가 김선규 전 공수처 차장 직무대행과 맺은 사건위임계약서를 확보했다. 이 계약서를 토대로 작성된 경찰 수사보고서도 함께 확보했다.


계약서에 적힌 피의자는 김성훈, 사건명은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이다. 수임 법인은 법무법인 다전, 대표변호사는 홍기채와 김선규다. 계약 체결일은 2018년 5월 15일이다. 김 전 대표의 파산선고가 난 날은 그해 2월 8일이었다. 파산 이후 김 전 대표에게 재산이 있다고 드러나면 그 돈은 피해자에게 돌아가야 한다. 파산 석 달 뒤 전관 변호사를 선임한 돈의 출처가 남는 대목이다.


특약사항이 계약의 성격을 드러낸다. 무혐의 처분 시 5억원, 약식기소 시 2억원이다. 정식 재판에 넘겨질 때는 액수별로 갈린다. 범죄수익 34억원 미만이면 1억원, 29억원 미만이면 1억5000만원, 5억원 미만이면 2억원이다. 인정되는 범죄수익 액수가 낮을수록 보수가 올라간다. 우선 3억원을 에스크로한다는 조항도 붙어 있다. 별도 수사나 소송이 생기면 그 범위에서 추가 비용을 정하기로 했다. 성공보수 기준의 최대치는 34억원이다. 그만한 규모의 은닉 재산을 전제로 계약이 짜였다는 뜻이 된다.


김 변호사의 이력은 김 전 대표 사건과 촘촘히 맞물린다. 검사를 그만둔 뒤 2015년 법무법인 담박에서 변호사를 시작했다. 담박에는 남기춘, 홍기채 변호사가 있었다. 2017년 홍 변호사 등과 다전을 세웠고, 이듬해부터 김 전 대표 변호를 맡았다. 2022년 10월 공수처 부장검사로 들어가 차장 직무대행까지 지냈다. 공수처를 나온 직후 다시 다전 대표변호사로 복귀해 김 전 대표 변호를 이어갔다.


120억 빌딩과 옥중 지시


금융피해자연대는 최근 김 변호사를 고소했다. 김 변호사 부인 명의로 된 주식회사 우성이 소유한 120억원짜리 빌딩이 대상이다. 이 건물이 사실상 김 전 대표 소유로 보이는 정황은 앞서 보도됐다. 수감 중인 김 전 대표는 동료 재소자를 통해 건물 매각을 시도했다. 무산되자 리모델링 후 매각을 추진했다. 그마저 안 되자 그 사람을 세입자로 들였다. 오간 편지와 녹취가 근거다.


김 변호사는 CBS 보도에서 반론을 내놨다. 김 전 대표가 B씨를 건물 매각을 도울 사람으로 소개했다는 취지다. 건물을 140억원에 팔고 그 이상은 B씨에게 주겠다고 한 말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했다. 앞서 공개된 녹취의 내용은 반대다. 김 전 대표의 발언을 B씨가 옮기고 김 변호사가 전달받는 대목이 대부분이었다. 자기 건물이라면 옥중에서 오는 지시대로 매각 가격을 정하고 세입자를 들일 이유가 없다.


김 전 대표가 뇌물공여 혐의로 궁지에 몰렸을 때도 찾은 사람은 김 변호사였다. 뇌물공여 사건은 담박이 수임했다. 그런데도 김 전 대표는 수감 동료인 브로커 이성용씨에게 김 변호사한테 상황을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김 부장에게도 전해 달라는 말이 함께 적혀 있다. 여기서 김 부장은 김영일 검사를 가리킨다.


경찰이 짚은 차명 재산, 검찰에서 멈췄다


김 전 대표의 형집행정지 알선 모의 사건에서 경찰은 가담자 전원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정작 재판에 넘겨진 사람은 자수하며 제보한 김희석씨뿐이다. 당시 경찰은 수사보고서에 이렇게 적었다.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서라도 범죄자금에 대한 추가 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알선수재 위반과 별도로 사건을 분리해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을 수사해야 한다고 적었다.


추가로 확보한 수사 자료에는 김 전 대표의 차명 부동산으로 보이는 목록이 담겨 있다. 주유소를 거쳐 돈을 세탁한 흔적도 상세하다. 검찰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있던 시기였다. 경찰이 밝혀낸 부분마저 이어받지 않으면서 수사는 거기서 멈췄다.


권지연 기자는 몇 달 전 서초동 횡단보도 앞에서 김 변호사와 마주쳤다. 이름을 부르자 김 변호사가 먼저 호통을 쳤다. 잘못한 쪽은 취재진이라며 "당신 같이 기자도 아닌 사람이 기자인 행세하는"이라고 했다. 얼마를 수임했느냐고 묻자 "피해자들 돈 아니고"라고 답했다. 처벌은 당신이 받는다는 말도 남겼다.


빌딩의 실소유자가 누구인지는 고소 사건 수사에서 가려진다. 사건이 어느 부서에 배당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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