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한동훈 김승원 의혹 125건 역검증, 기록의 '약물·햄스터·유흥주점'이 '독약·쥐·룸살롱'로 둔갑

브로커의 말 습관 '오빠'는 사건 이름으로… 핵심 주장 '6억 범죄수익'은 1심 무죄, '성공한 로비' 상대는 무혐의인데 생략

보름간 페이스북 88건에서 사실 주장 125건 추출… 수사기록 5971쪽으로 확인된 것은 29건

기록의 단어를 더 센 말로 바꿔 부른 것이 셋, 판결·처분을 건너뛴 것이 둘, 유리한 문장을 자른 것이 둘

65건은 대검·법원행정처 자료 없이는 확인 불가… 42건은 아무도 검증 못 함

2026-09-16 07:57:10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15일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오빠 독약 로비스트 김승원", "쥐도 먹으면 죽을 독약", "룸싸롱 여동생", "그 로비는 성공했습니다"라고 했다. 8월 31일부터 보름 동안 페이스북에서 반복한 말이다. 뉴탐사는 한 의원이 이 기간 올린 게시물 88건에서 사실 주장 125건을 추려 서울서부지법 2024고합58 사건기록 5971쪽과 대조했다. 한 의원이 반복한 말은 기록에 다른 단어로 적혀 있다. 독약은 약물, 쥐는 햄스터, 룸살롱은 유흥주점이다. 그 말 위에 세운 핵심 주장 두 개는 판결과 처분을 건너뛰었다. "범죄수익 6억은 김승원 때문"이라는 6억은 한 의원이 근거로 든 1심 판결문에서 무죄가 났고, "성공한 로비"의 상대 김강립 전 식약처장은 무혐의였다. 한 의원은 이 둘을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한동훈 의원이 쓴 말기록에 있는 말근거
쥐도 먹으면 죽을 독약약물. 코로나 감염 햄스터에 먹여 치료 효과를 본 시험. 고농도군 5마리 중 1마리 사망, 토혈 기재를 삭제해 제출한 것이 유죄판결문 12쪽
햄스터. 공소장·판결문에 쥐는 없음공소장·판결문 전체
룸싸롱 여동생유흥주점 관련 별건 판결. 룸살롱은 유흥주점 중 방을 갖춘 한 형태를 가리키는 속어. 방 유무는 확인된 바 없음한 의원 9.15 발언
오빠 게이트양수진의 말 습관. 김승원에게는 '엉아·오빠', 정인재 부장판사에게는 '인재 오빠'카톡 10.24 · 녹취록 010
저 범죄수익은 김승원 때문에 생긴 것그 6억이 알선 대가인 범죄수익이라는 공소사실은 1심 무죄.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판결문 101 · 106쪽
실무진까지 전달된 성공한 로비로비 상대 김강립 전 처장 무혐의(2024.12.27). 법원도 연락→특혜→승인 고리 미인정불기소처분 · 판결문
보충요청기간이 돌아오기도 전에 승인한 의원 자신이 인용한 입장문: 10.18 보완자료 접수 후 10.26 승인한 의원 9.3 게시물 2건
'담당실무들이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회사는 제넨셀입니다'뒤에 '국부유출도 걱정되어 말씀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장님'이 이어짐. 이 문장을 빼고 인용수사보고 5쪽
(공개하지 않음)양수진 "식약처장님한테 부탁할 건 아니고, 왜 이게 딜레이가 되는지 확인만 좀 해 달라 그랬어요"녹취록 093


기록상 단어를 바꿔 불렀다


첫째, 독약. 이 실험은 코로나에 감염시킨 햄스터에 약을 먹여 치료 효과를 보는 시험이었다. 판결문 12쪽에는 약을 먹인 군에서 폐 조직 손상 지표가 줄었지만 고농도군에서 "5마리 중 1마리씩 사망", "부검 전 약물 역류 및 토혈"이 있었고, 제넨셀이 이 대목에 "삭제요망" 메모를 달아 지우게 했다고 적혀 있다. 법원이 유죄로 본 것은 부작용 기재를 삭제해 제출한 행위다. 효과가 있다고 보고 사람에게 쓰려던 약이다. 판결문은 이것을 약물이라고 부른다. 한 의원은 독약이라고 불렀다.


둘째, 쥐. 햄스터를 쓴 이유는 쥐와 달리 사람처럼 코로나에 감염되기 때문이다. 공소장과 판결문에 쥐는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한 의원은 "쥐도 먹으면 죽을"이라고 했다. 쥐가 죽었다고 하면 쥐약이 떠오른다.


셋째, 룸살롱. 양수진이 부인하고 사과를 요구하자 한 의원은 "1심, 항소심 판결을 보십시오. 정확하게 유흥주점"이라고 답했다. 유흥주점은 식품위생법이 정한 업종 이름이다. 나이트클럽, 카바레, 클럽이 모두 유흥주점이다. 룸살롱은 그 가운데 방을 갖추고 접객원이 들어오는 한 형태를 가리키는 속어다. 한 의원이 든 판결에 방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확인하지 않았다. 유흥주점이라는 법률 용어를 룸살롱이라는 속어로 바꾼 것이고, 그 판결은 이 사건과 별개의 재판이다. 기소되지 않은 사인의 직업 전력이 사건 이름이 됐다.


넷째, 오빠. 양수진이 김 후보자를 오빠라고 부른 것은 기록에 있다. 2021년 10월 24일 카카오톡에 "엉아 힘보텐거 확실히 해야죠"라고 썼다. 그런데 오빠는 양수진의 말 습관이다. 김 후보자가 함께 있다고 말한 정인재 부장판사도 양수진은 곧바로 "인재 오빠"라고 받는다. 브로커가 거리를 좁혀 보이려고 쓰는 말이지 관계의 실체를 증명하는 말이 아니다. 한 의원은 이 말 습관을 '오빠 게이트'라는 사건 이름으로 만들었다.


공식 기록인 판결과 처분을 건너뛰었다


한 의원은 9월 8일 "저 범죄수익은 김승원 후보자 때문에 생긴 것입니다"라고 썼다. 여기서 범죄수익은 제넨셀이 양수진의 회사 구스타에 인수해 준 전환사채 6억원이다. 검찰은 이 6억을 "임상시험 승인 알선 대가인 범죄수익"으로 보고 기소했다. 판결문 101쪽이다. 1심 법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다"고 했다. 판결문 106쪽이다. 회사 돈으로 전환사채를 인수한 것은 배임 유죄, 그 돈이 로비 대가라는 것은 무죄다. 한 의원은 사건기록 전체를 손에 들고 있다고 했다. 같은 판결문 다섯 쪽 뒤에 있는 무죄를 한 의원은 한 번도 말하지 않았다. 2심은 9월 30일 서울고법에서 선고된다.


"성공한 로비"도 같다. 로비가 성공했다면 로비를 받고 움직인 쪽이 있어야 한다. 김강립 전 처장은 2024년 12월 27일 서울서부지검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KBS가 9월 8일 보도한 검찰 판단은 제넨셀만 특혜 정황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원도 김 후보자의 연락에서 특혜 심사로, 다시 승인으로 이어지는 고리를 인정하지 않았다. 문자를 보낸 것과 그 문자가 심사를 바꾼 것은 다른 명제다. 한 의원은 둘을 붙여 "성공한 로비"라고 했고, 무혐의는 말하지 않았다.


자기 글이 자기 주장을 반박한 경우도 있다. 한 의원은 9월 3일 "보충요청기간이 돌아오기도 전에 승인해줬다"고 썼다. 식약처가 보완자료를 기다리지도 않고 승인했다는 뜻이다. 그날 다른 글에서 한 의원이 인용한 김승원 측 입장문은 "10월 18일 최종 보완자료 접수 후 10월 26일 승인"이다. 자료를 받고 8일 뒤 승인했다는 것이다. 두 글이 하루에 올라왔다.


김승원에게 유리한 문장은 잘랐다


한 의원은 김 후보자가 식약처장에게 보낸 11시 25분 문자를 "담당실무들이 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회사는 제넨셀입니다"까지 인용했다. 원문은 "국부유출도 걱정되어 말씀드렸습니다 감사합니다 처장님"으로 이어진다. 이 문장이 있으면 문자는 특정 회사 부탁에서 치료제 국외 유출을 걱정한 정책 민원 쪽으로 읽힌다.


양수진이 최재성 전 정무수석과 통화하며 "식약처장님한테 부탁할 건 아니고, 왜 이게 딜레이가 되는지 확인만 좀 해 달라 그랬어요"라고 말한 녹취록 093은 한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없다. 김 후보자에게 한 요청이 독촉이 아니라 확인이었다는 양수진 본인의 말이다. 인용한 "승인되는 순간 완전히 수천 억 벌 수 있는 거잖아"는 녹취록에서 떨어진 두 발화를 한 문장으로 붙인 것이다. 자료를 손에 들고 김 후보자에게 유리한 문장만 뺐다. 공개가 아니라 편집이다.


125건 중 확인은 29건


125건 중 55건은 통화 녹취록, 카카오톡 수사보고, 공소장, 판결문으로 바로 대조된다. 판정은 사실 부분만 봤다. "청탁", "불법", "거짓말" 같은 평가어는 뺐다. 확인 29건은 날짜와 금액이다. 승인 신청 9월 23일, 보완 요구 9월 30일, 문자 10월 12일, 세종메디칼 공시 10월 19일, 승인 10월 26일. 강세찬 대표 이익 112억8980만원. 이런 숫자는 한 의원이 정확히 옮겼다. 17건은 사실은 맞는데 위와 같이 표현이 어긋났다.


125건 판정 전체와 각 건의 근거 쪽수는 뉴탐사 데이터 페이지(https://newtamsa.org/p/hdh-125)에서 판정별로 걸러 볼 수 있다.


나머지 65건은 대검 내부 보고나 법원행정처 요청처럼 수사기록 밖의 일이다. 언론 보도와 국회 답변으로 대조한 23건 중 확인된 것은 6건이다. 대검이 기소의견을 꺾었다는 주장은 TV조선 9월 8일 단독 보도가 근거이고 익명의 대검 관계자 1명의 전언이다. 영장심사 판사 배제 요청에 대해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9월 9일 "현재까지는 그런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42건은 아무도 검증하지 못했다.


검증이 어려운 이유가 있다. 이 수사는 한 의원이 법무부 장관이던 2022년 11월 시작됐다.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청문회에서 수사 착수 보고서에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표의 이름이 세 번 나오고, 2023년 9월 서부지검 차장과 담당 부장에 한동훈 장관 시절 법무부 대변인과 부대변인이 왔다고 밝혔다. 한 의원이 공개한 기소계획서는 한 의원이 법무부를 떠난 뒤인 2024년 9월 작성됐다.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이 문서가 "검찰의 사건처리 예정 보고서와 상당히 동일하다"고 했다. 문서는 진짜고 한 의원은 유출 경위로 공수처에 고발된 상태다. 한 의원은 검찰 내부 문서를 근거로 말하고 검증하는 쪽은 재판에 나온 기록만 볼 수 있다. 한 의원은 15일 "출처가 궁금하다는 얘기는 제가 하는 말이 전부 다 사실이라는 자백"이라고 했다. 출처를 밝히지 않은 주장은 던진 사람만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카드 신현영, 만남조차 확인 안 된다


15일 청문회에서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김 후보자가 신현영 전 의원을 만나는 자리에 같이 가주겠다고 했다고 물었다. 근거는 2022년 2월 10일 양수진이 강세찬에게 "자기도 와줄 테니까 시간 정해지면 얘기하라고"라고 옮긴 통화다. 양수진의 전언이고 이때 만남은 잡혀 있지도 않았다. 이틀 뒤 2월 12일 양수진은 "방금 헤어졌는데요"라고 보고했는데 이 문자에 신현영 이름은 없고 "양경숙의원도 있었어요"만 있다. 김 후보자는 "안 갔습니다"라고 두 번 답했고 김 후보자가 갔다는 기록은 없다. 만남이 있었는지도 기록으로 단정할 수 없다. 양수진이 보고한 후속 조치는 닷새 뒤 2월 17일 통화 네 건에 한 번도 나오지 않고, 3월 9일 양수진은 국민의힘 쪽에 부탁하겠다고 한다. 공소장, 판결문, 불기소결정서에 신현영·양경숙·앤디포스는 없다. 한 의원은 이 질의를 곧바로 페이스북에 옮겼다.


민주당이 말하지 않는 문자


김승원 인사청문준비단은 9월 4일 "답변을 전달한 이후에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했다. 기록은 다르다. 10월 12일 11시 47분 김 처장의 답신 뒤 11시 49분 김 후보자가 다시 문자를 보냈다. "감사합니다 ~~ 해외업체와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고 또 결과에 따라 국부유출이 되지 않도록 세심하게 살펴주세요"다. 본인 휴대전화에서 나간 문자다. 12월 22일에는 김 후보자가 양수진에게 후원회 계좌를 직접 보냈다. 후원금 500만원은 한도 초과로 입금되지 않았다. 청문회에서 이 대목을 파고든 의원은 없었다.


한 의원은 15일 "국민들의 판단은 이미 끝났습니다"라고 했다. 끝나지 않은 판단은 두 개다. 강세찬 대표 2심은 9월 30일 선고되고, 김 후보자가 기소유예에 불복해 낸 헌법소원은 전원재판부에 회부돼 심리 중이다. 검찰이 김 후보자를 왜 기소유예했는지는 불기소장 4쪽에 "별지 참조"로만 남아 있고 그 별지는 공개된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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