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삼부토건 조남욱 회장, 쥴리 의혹에 대해 드디어 입을 열다

"아들 부축받고 법정 들어갔지만 자택선 혼자 걷기도"...쥴리 의혹 증인 조남욱, 모순 투성이 법정 증언

2025-04-23 07:14:26

삼부토건 전 회장 조남욱이 공판 증인 출석을 위해 자택에서 나오다 뉴탐사 취재진과 마주친 순간 당황한 반응을 보였다. 김건희 씨를 언급하자 "모른다"며 자택으로 급히 들어가는 모습이 포착됐다. 법정에서는 쥴리 의혹과 관련된 핵심 증언들을 회피하거나 선별적 기억 상실을 주장하며 진술을 이어갔다.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갑작스런 질문에 당혹감 드러내


21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은 쥴리 의혹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채택된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94)에 대한 구인장 발부를 통해 증인 신문을 진행했다. 그동안 세 차례나 증인 출석을 거부했던 조 회장은 결국 검찰 수사관들에 의해 법정으로 이송됐다.


뉴탐사 취재진은 이날 오후 1시경 조 회장의 양재동 자택 앞에서 대기하다가 문 밖으로 나오는 조 회장을 만났다. 뉴탐사 박대용 기자와 삼부토건 소액주주 대표 이동욱 씨가 조 회장에게 다가가자, 조 회장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회장님 안녕하십니까, 건강하시죠?"라는 질문에 조 회장은 처음에는 기자를 알아보지 못하는 듯했다. 이동욱 씨가 "저 이동욱입니다. 삼부토건 주주였던 이동욱 감사 후보"라고 자신을 소개하자, 조 회장은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더욱 놀라운 반응은 기자가 "회장님 일정표에 김교수라고 있었잖아요, 김교수가 김명신인가요?"라고 묻자 급격히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남욱 아들이 "아버지 집에 좀 들어갔다가 오시죠"라며 서둘러 자택으로 들어가려 했다.


조남욱은 "아유 난 다 잊어먹은 얘기를 하지"라고 했다. 기자가 "김건희 씨를 모른다고요? 김건희 씨 모릅니까?"라고 묻자 조남욱은 "모르는데 왜 이렇게 세 명이 달라들어"라며 회피했다.


사라진 조남욱, 뒷문으로 빠져나가 법정으로


조 회장이 자택에서 나오는 시간에 맞춰 검찰 수사관들의 차량이 도착했다. 현장에 있던 기자가 검찰 수사관에게 "검찰에서 오셨어요?"라고 묻자 수사관은 이를 인정했다. 기자가 "조 회장님 뒤에 타고 같이 가시는 거죠?"라고 질문하자 "이 차로 이동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얼마 후 수사관들의 차량이 갑작스럽게 출발했다. 취재진이 수사관들과 대화를 나눈 직후, 조 회장은 취재진의 눈을 피해 빌라 뒷문으로 빠져나갔다. 뉴탐사 기자는 집으로 전화를 했으나 "통화량이 많아 연결이 안 된다"는 자동응답 메시지가 들렸고, 조 회장이 이미 차량을 타고 떠났다.


법원에서 만난 조남욱, 자택에서와 판이한 모습


오후 3시경, 서울중앙지법 1층 증인 대기실에서 조 회장이 나타났다. 자택에서는 혼자 걸어다닐 정도로 건강해 보였던 모습과 달리, 법원에서는 아들의 부축을 받아야 할 정도로 허약한 모습을 연출했다.


안해욱 회장이 조남욱에게 인사를 건넸는데, 조남욱은 묵묵부답으로 쳐다보지도 않고 지나쳐버렸다.


변호인측은 "노인이지만, 자기한테 어떤 쪽에서 질문이 들어오는지는 알고 답변을 영리하게 했다"며 "백살 먹은 서울대 법대생"이라고 평가했다.


"황하영, 무정은 기억나는데..." 선별적 기억 드러낸 증언


비공개로 진행된 법정 증언에서 조 회장은 선별적인 기억 상실을 보였다. 김건희 씨에 대해서는 "김명신이라고, 10여 년이 그렇게 지났으니까 모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특별한 관계는 부인하며 "인사 한번 받은 적은 있다"고 말했다.


안해욱 회장에 대해서는 "호텔에서 만난 사람들의 얘기를 물어보시면 그걸 기억할 수가 없어요. 그냥 지나가다가 만나고 인사하고, 많은 사람들 속에서 인사하고, 그런 거를 기억을 하라고 하면 무리죠"라고 답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쥴리 의혹 관련자들에 대한 선별적 기억이다. 변호인이 "양재택 검사라는 분 기억하죠?"라고 묻자 조 회장은 "그럼요. 그 사람은 저희 회사의 임원으로, 아니 법정 대리인으로, 회사 변호사로도 있었어요"라고 선명하게 기억했다. 그러나 "국세청 과장이었다는 안원구라는 사람"은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동해시의 황하영 씨는요?"라는 질문에는 "이름은 기억합니다"라고 답했고, "무정 선생님은?"이라는 질문에도 "얼굴과 이름은 기억합니다"라고 말했다. "김명신 씨는 정확하게 기억하시죠?"라는 질문에는 "그거야 대통령의 부인이니까"라고 답했다. "그 다음에 그 어머니 미시령 회장 최은순. 기억하십니까"라는 질문에도 "네"라고 긍정했다.


그러나 양재택 검사와 김건희 씨의 관계를 묻자 갑자기 언성을 높였다. "검사가 개인적으로 무슨 짓을 하고 그래서 밥을 먹고 다니는지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야 됩니까? 그걸 알아야 되는 의무가 나한테 있으면 말씀하세요"라고 반문했다. 변호인이 "양재택 검사가 KBS와 인터뷰에서 회장님을 안다. 검사 시절에도 안다"고 말하자 "검사를 아는 게 아니고 양재택 변호사를 아는 거죠"라고 해명했다.


김건희와의 관계 부인하지만 곳곳에서 드러난 모순된 진술


조남욱 회장은 김건희 씨와의 관계를 최소화하려 애썼지만, 변호인의 교차 신문 과정에서 여러 모순점을 드러냈다. 자택에서는 아예 "모른다"고 했던 그가 법정에서는 "김명신이라고, 10여 년이 그렇게 지났으니까 모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알고 있다"고 인정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김교수"라는 호칭에 대한 진술이다. 조 회장은 "한번 교수님이라고 들은 적은 있을 거예요. 교수라고 들은 적은 있을 겁니다. 강사한테 교수인지는 모르지만 누가 김 교수 하는 거 들은 것 같아요"라고 진술했다. 이어 "초대를 그 전에 받았고 그렇게 김교수라고 소개를 받은 것 같아요"라고 말해, 김건희 씨를 단순히 복도에서 마주친 사이가 아니라 "초대"까지 받을 정도의 관계였음을 암시했다.


변호인이 "김명신 씨와 둘이서만 대화하는 경우는 없으셨나요?"라고 묻자 "별로 없어요"라고 답했다. '전혀 없다'가 아닌 '별로 없다'는 표현은 둘만의 대화가 있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바로 다음 질문인 "연락을 전화라든가 이런 연락을 주고받으신 적은 개별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것은 전혀 없으세요?"에는 단호하게 "전혀 없어요"라고 답해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을 했다.


특히 조 회장의 비서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일정표에는 김건희 씨가 '김 교수'라는 이름으로 수시로 등장했다. 변호인이 "김교수라는 분, 김명신 씨를 갖다가 제가 꼼꼼하게 확인해 봤는데 2003년 7월에 최초로 등장합니다. 그 이전부터 알고 계셨던 거 아닌가요?"라고 묻자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이어 "너무 김 교수가 많이 등장하잖아요"라는 지적에 "그렇게 썼다고 쓴 날 다 만난 건 아니다"라며 궁색한 변명을 했다.


또한 변호인이 "비서가 일정을 허위로 기재했을 가능성은 없죠?"라고 묻자 "허위로 기재했을 가능성은 없지만, 그것이 기재된 일정이 다 이행이 됐다고 보기도 어려워요"라고 답했다. 이는 김건희 씨가 일정표에 자주 등장한 것은 맞지만 실제 만남은 적었다는 식의 모순된 주장이었다.


최은순 씨의 검찰 진술과도 충돌이 있었다. 최은순 씨는 2011년 5월 동부지검에서 "딸의 결혼할 사람은 라마다 조 회장이 소개시켜 준 사람으로 2년 정도 교제했다"고 진술했다. 이에 대해 조 회장은 "최은순 씨의 딸 김명신에게 어떤 교제할 수 있는 남자들을 소개시켜 준 기억은 있으신가요?"라는 질문에 "아이, 정말 황당합니다"라고만 답했다.


이와 같은 모순된 진술들은 조남욱 회장이 김건희 씨와 상당한 친분 관계였음에도 이를 부인하려 한다는 의심을 갖게 했다. 특히 "둘이 대화한 적 별로 없다"면서도 "전화 연락은 전혀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하는 등 일관성 없는 답변은 진술의 신빙성을 크게 떨어뜨렸다.


호텔 6층 연회장 논란과 모순된 진술


호텔 6층 연회장에 대해서는 "6층이 기계실입니다. 호텔 전체가 운영하는 기계실인데, 거기에 무슨 공간이 그렇게 뚜렷한 게 있어 가지고, 그리고 올라가고 내려가고 합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간혹 가다가 거기에 소파가 하나 있어서 그거는 제가 거기에 다녀갈 수는 있습니다"라며 모순된 진술을 했다.


변호인이 도면을 보여주며 "회장실이 있었던 건 맞죠? 이게 호텔 6층인데 회장님 말씀처럼 6층이 다 기계실이에요. 기계실인데 다 기계실들인데 가운데에 회장실이 하나가 있어요"라고 지적하자, 조남욱은 "엘리베이터 앞에 책이 많아요"라고 했다가 "거기에 소파 하나 가져다 두었다는 그 공간은 맞아요"라고 인정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변호인이 "구체적으로 소파를 놓은 곳은 어디예요?"라고 묻자 "창고를 갖다가 거기 가서 잠깐 손님 만나고 휴식도. 그런 장소로 이용하기 위해서 소파를 갖다 놓은 거니까 창고 한가운데에다가 다 놨을 겁니다"라고 답한 것이다. 호텔 오너가 손님을 만나는 공간을 창고라고 표현한 것이다.


변호인이 "거기에 직원 한명도 없었나요?"라고 묻자 "거기에 있는 호텔직원이 내 직원이 아니에요. 저 호텔은 외국 사람한테 밀착하기 때문에 외국 사람들이 그렇게 한국 사람처럼 비용을 허투루 쓰지 않아요. 한 사람이라도 내가 갖다 쓰면 돈을 주고 해야 돼요"라고 답했다. 이는 직원이 있었음을 인정한 셈이다.


"충청도 향우회? 거의 몰라요" 허위 진술 의심


변호인이 "충청도 출신이시죠? 대전 출신이시죠?"라고 묻자 조남욱은 "내가요. 서울 사람이에요. 나기는 충청도에서 났는데 6살부터 살아서 지금 90년 살아요"라고 답했다. "대전 충청 지역 사람들 향우회 열심히 지원하셨는데 아니에요?"라는 질문에는 "거의 몰라요. 거의 몰라요. 우리 집안 사람들은 알지만 거의 몰라요"라고 부인했다.


이에 변호인은 "그렇게 묻고 답변한 걸로 알겠습니다"라며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이는 조남욱 회장이 충청도 향우회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그의 증언 전체의 신뢰성에 의문을 던졌다.


검찰과 변호인의 공방, 제대로 된 사실 규명은 미흡


3시간여에 걸친 증인신문에서 검찰 측은 조 회장을 상대로 적극적인 신문을 펼치지 못했다. 오히려 변호인 측의 신문이 더 날카로웠다는 평가다. 특히 검찰이 제시한 6층 도면을 통해 회장실이 있었음이 확인됐지만, 조 회장은 끝까지 "창고에 소파를 갖다 놓은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조 회장의 비서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일정표에는 김건희 씨가 '김 교수'라는 이름으로 자주 등장했다. 그러나 조 회장은 "비서가 일정을 허위로 기재했을 가능성은 없지만, 그것이 기재된 일정이 다 이행이 됐다고 보기도 어려워요"라고 변명했다.


법정 밖에서 만난 검사에게 묻다


공판 종료 후 유관모 검사가 법원 건물을 나서는 장면이 포착됐다. 강진구 기자는 검사에게 "지금도 그렇게 김건희 씨가 왜 거짓말 안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김건희 씨는 거짓말 못 하는 사람입니까? 뭘 믿고 김건희 씨는 줄리가 아니고, 윤석열, 한동훈 두 사람은 청담동 술자리에 없었다는 얘기를 뭘 그렇게 신뢰합니까?"라고 물었다.


뉴탐사는 "검찰이 공익을 대변한다고 하면서 왜 죽은 권력에 충성하느냐"며 "지금 부끄럽지 않으세요? 부끄럽지 않으시냐고요? 부끄러워하셔야죠"라고 따졌다. 그러나 유 검사는 이에 대해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날 공판을 지켜본 안해욱 회장은 "가림막 확 뜯어 버리고 영감 보고 좀 한 마디 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고"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조남욱이 정신도 똑바로 박히고, 몸도 건강하고 정신도 뚜렷한 사람"이라고 평가하며, "선택적으로 기억이 전혀 없다는 식으로 선별적인 부인을 했다"고 지적했다.


오늘 법정에서의 조남욱 회장 증언은 쥴리 의혹의 실마리를 제공하기보다 오히려 더 많은 의문을 낳았다. 그의 모순된 진술과 핵심 인물들에 대한 선별적 기억은 쥴리 의혹의 진실이 무엇인지에 대한 궁금증을 더욱 깊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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