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IDS홀딩스 은닉자금 4년 방치···보완수사권 없애도 남는 검찰 암장

주진우는 박수종 통화 질문에 입틀막, 제보자 김희석은 검사 뇌물로 재심

경찰이 밝힌 김성훈 은닉자금, 검찰이 4년 방치 뒤 불기소

제보자 김희석, 담당검사 뇌물로 재심 개시·대법 확정된 당사자

주진우는 박수종 통화 질문에 입틀막, 정청래는 신천지 질문에 고소 예고

2026-07-23 06:19:29

1조원대 다단계 사기범 IDS홀딩스 김성훈 전 대표는 감옥에서도 범죄 수익을 굴렸다. 경찰은 그가 빼돌린 돈의 흐름을 광범위하게 밝혀내 검찰에 넘겼다. 김성훈이 수감 중 외부에 법인을 설립해 세탁한 29억원 외 교회 계좌에 파킹해 둔 1억5천만원까지 확인했다. 그런데 검찰은 이 사건을 4년 가까이 쥐고만 있다가 상당 부분을 불기소로 덮었다. 제보자 김희석씨는 이것이야말로 검찰의 '사건 암장'이라고 말한다.


김 전 대표는 고수익을 미끼로 1만2000여명에게서 1조원 넘는 돈을 가로챈 혐의로 2017년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제2의 조희팔'로 불린 인물이다. 김희석씨는 이 사건의 은닉 자금을 쫓아 온 제보자다. 경찰은 김씨의 제보를 토대로 김 전 대표가 옥중에서도 자금을 세탁하고 회수한 정황을 잡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공범들의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했던 접견 변호사까지 동원돼 범죄 자금을 세탁한 정황까지 짚어 냈다. 수사는 여기까지 촘촘했다.


"검사실 업무 많아 시간 없다"는 수사보고서


문제는 그다음이었다. 검찰은 경찰이 넘긴 사건을 4년 가까이 붙잡고 있었다. 공소시효가 다가올 때까지 방치하다 상당 부분을 불기소했다. 이번에 김씨가 법원을 통해 확보한 검찰 수사보고서에 그 이유가 적혀 있었다. 검사실 업무가 많아 사건을 볼 시간이 없다는 것이었다. 검사가 10명 넘게 바뀌는 동안 수사의 화살은 제보자를 향했다. 결국 김성훈을 비롯한 공범들은 불기소됐고, 자수까지 하며 제보한 제보자만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제보자 자신도 '검사 뇌물' 재심 당사자


김씨는 2008년 운영하던 사업채의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면서 구속돼 징역을 살았다. 10년이 지나서야 김씨는 당시 담당 부부장검사가 고소인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을 알게 됐다. 그 검사는 8차례에 걸쳐 19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고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았다. 김씨는 검사 뇌물을 사유로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았다. 검사가 돈을 받고 기소한 사실이 재심 사유로 인정된 건 이례적이다. 정작 그 검사는 옷을 벗은 뒤 한 법무법인 대표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주진우, 박수종 통화 묻자 엘리베이터로 사라졌다


검찰 안에서 사건이 사라지는 구조는 사람으로도 이어진다. 뉴탐사 취재진은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에게 물었다. 박수종 변호사와 왜 수십 차례 통화했느냐는 것이었다. 주 의원은 박근혜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으로 재직 중이던 있던 시절, 금융범죄로 검찰 수사를 받던 박 변호사와 65차례 통화하고 13차례 문자를 주고받았다. 뉴스타파는 2019년 '죄수와 검사' 보도에서 이 통화 내역을 공개했고 주 의원은 제대로 된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더니 뉴스타파를 상대로 5천만원의 손해배상과 정정보도를 청구했다. 주 의원이 낸 정정보도 소송은 1심은 뉴스타파 전부 승소, 2심은 ‘통화 및 연락 사실은 인정되지만 수사 외압을 행사한 사실은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정정보도를 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고등법원으로 파기환송했다. 사실상 뉴스타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박 변호사는 당시 22명의 검사와도 통화했고, 그의 금융범죄 혐의는 흐지부지됐다.


주 의원은 이번에도 답하지 않았다. "판결문을 확인하라"는 말과 함께 국회 소통관은 출입기자만 취재할 수 있다는 취지의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남기며 엘리베이터를 타고 사라졌다. 청와대 근무 시절의 통화 경위와 이후 박 변호사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도 답은 없었다. 국회에서 주 의원을 상대로 취재를 시도한 건 이번이 여러 차례째지만, 돌아온 건 매번 침묵이었다.


신천지 개입 질문엔 정청래도 손사래


질문에 답하지 않는 건 여당 당권 주자도 마찬가지다. 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김민석 후보가 신천지의 전당대회 개입 의혹을 제기하자, 정청래 후보는 해명 대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정 후보는 지난 22일 "가짜뉴스, 허위조작 정보로 이미지를 씌우는 게 있다면 무관용의 원칙으로 법적 조치하겠다"고 했다. 김 후보를 향해서는 "근거를 밝히지 못할 거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정작 정 후보 본인이 답해야 할 대목이 있다. 정 후보는 지난 10일 광주에서 첫 출사표를 던졌다. 그 자리는 호남일보라는 지역 매체가 마련한 초청 강연이었다. 뉴탐사가 확보한 2019년 영상을 보면, 이 매체 사주 김덕천 회장은 신천지 광주·전남 베드로지파를 이끈 지재섭 씨 옆에서 신천지 특유의 손동작을 취하고 있다. 지재섭 씨는 모략 포교로 교세를 키운 신천지 2인자로 꼽힌다. 신천지가 국민의힘 대선·당대표 경선에 신도를 조직적으로 입당시킨 혐의로 총회장 이만희 씨 등이 지난달 구속기소된 터라, 민주당 경선만 무관하다고 단정하긴 이르다. 정 후보는 행사장에서 신천지 개입 대책을 묻는 취재진에게 "잠시만, 이거 좀 받겠습니다"라며 자리를 옮겼다. 2주가 지나도록 답은 오지 않았다.


정 후보 측은 김 후보의 개입설 제기가 민주당을 헌법상 정교분리를 어긴 '위헌정당'으로 몬다고 반박한다. 그런데 이 논리는 신천지가 스스로를 방어하며 내세운 '종교의 자유' 주장과 닮았다. 신천지도 신도들이 자발적으로 입당한 것을 문제삼는 건 종교의 자유 침해라고 주장해 왔다. 정작 쟁점은 개인의 신앙이 아니라 교단 차원의 조직적 강제 동원이다. 지파별로 할당량을 정해 신도를 입당시킨 행위는 종교의 자유가 아니라 정당법이 금지한 강요다. 그런 문제 제기까지 모두 가짜뉴스로 몰아 고소하겠다는 정 후보는, 뉴탐사가 보기에 신천지의 방어 논리를 대신 펴고 있다.


검찰 보완수사권을 둘러싼 공방은 뜨겁다. 그러나 경찰이 정당하게 수사해 넘긴 사건을 검찰이 묵히는 '암장'을 어떻게 막을지에 대한 논의는 아직 비어 있다. 김씨의 사건은 6년째, 검사 뇌물 사건은 10년 넘게 그 자리에 멈춰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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