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 주가조작을 수사중인 김건희 특검이 조성옥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특검 수사가 2023년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관련 2차 주가조작에 집중되면서 정작 규모가 더 컸던 2020년 1차 주가조작에 대한 수사가 미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뉴탐사가 입수한 각종 회계장부와 등기자료, 금융거래 기록을 종합 분석한 결과, 1차 주가조작의 시드머니는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자금이 헌인마을 사업을 명목으로 한 사모펀드를 거쳐 삼부토건 주가조작에 투입된 정황이 다수 포착됐다.
1차 주가조작 규모가 2차보다 3배 컸다
삼부토건 주가 변동을 보면 2020년 10월과 2023년 5월 두 차례 급등했다. 2020년 1차 주가조작 때는 300원대에서 6000원대까지 16배 상승했고, 2023년 2차 주가조작은 1000원대에서 5500원대로 5.5배 올랐다. 상승 폭으로만 보면 1차가 3배 가까이 컸다.

1차 주가조작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동생 이계연을 삼부토건 대표이사로 영입(2020.11.9)하면서 촉발됐다. 당시 이낙연은 민주당 대표이자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정치권 최고 실세였다. 삼부토건은 '이낙연 테마주'로 분류되기도 했다.
특검이 현재 수사하는 2차 주가조작 시기에는 이미 삼부토건 지배구조가 바뀐 상태였다. 조성옥의 역할과 책임을 규명하려면 그가 직접 관여했던 1차 주가조작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헌인마을 펀드에서 5900억원 2년 만에 증발
라임·옵티머스 자금이 삼부토건으로 흘러간 경로는 헌인마을 사업용 사모펀드였다. 2019년 3월 설립된 이 펀드는 최종적으로 6408억원을 조성했다. 집합투자업자는 플랫폼파트너스 자산운용, 수탁업자는 미래에셋증권이었다.
문제는 이 펀드가 2년 만에 92%에 달하는 59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헌인마을 개발사업에 투입됐다면 토지나 건축물 등 자산이 남아야 하는데 그런 흔적을 찾기 어렵다.
더욱이 손실액 5900억원과 거의 일치하는 5950억원이 미래에셋증권의 브릿지론으로 대환됐다. 미래에셋 내부에서는 이를 '권성동 프로젝트'라고 지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라임·옵티머스 자금이 헌인마을 펀드를 거쳐 세탁된 뒤 금융권 대출로 구멍이 메워진 구조로 보인다.
주식 거래내역에서 드러난 상납 구조
헌인타운개발 회사의 실제 지출장부에 따르면, 2019년 9월 24일 이 회사는 삼부토건 주식 1100만주를 주당 1000원에 매입했다. 당시 종가 785원보다 비싼 가격으로 CB(전환사채) 형태로 매입한 것이다.

그런데 6일 뒤인 9월 30일, 이 중 714만주를 주당 763원에 매각했다. 매입가보다 237원이나 낮은 가격에 판 것이다. 일반적인 투자 논리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거래다.
상식적으로 보면 손해를 보는 거래지만, 작전 관점에서는 다르다. 763원에 주식을 받은 세력들은 1년 뒤 2020년 11월 주가가 최고 5600원까지 오를 때 매각해 7배 이상 수익을 거뒀을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사전에 주가조작 계획을 아는 세력들에게 주식을 헐값에 배분한 것으로 해석된다.
조성옥 가족회사와 라임·옵티머스 연결고리
조성옥이 라임·옵티머스 사건과 연결되는 고리는 여러 곳에서 발견된다. 먼저 옵티머스 자금 확산의 핵심 통로였던 성지건설의 2대 주주가 조성옥 소유 빌리언이었다.
빌리언과 조성옥 가족회사인 루트원플러스(현 휴스토리)는 성남시 수정구 위례광장로 같은 주소를 사용했고, 양동길이라는 인물이 두 회사 모두에서 사내이사를 역임했다. 휴스토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전까지 삼부토건 최대 주주였다.
라임 사건에서는 더 직접적인 연결고리가 있다. 라임 주가조작의 핵심인물인 조원일이 조성옥의 아들이다. 금융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조성옥의 가족회사 루트원플러스는 라임자산운용과 상장사 지분을 거래하기도 했다.
조남욱 차남이 증언한 옵티머스 연결 고리
2017년 조남욱 전 회장의 차남 조시연이 헌인마을 사업 관계자를 성지건설 사무실로 직접 데려간 사실이 당사자 증언으로 확인됐다. 제보자는 뉴탐사와의 통화에서 "조시연이 자기 선후배들이 성지건설과 STX건설을 인수했다며 헌인마을을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는 삼부토건이 2015년 부도난 뒤에도 조남욱 일가가 헌인마을 사업권을 포기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옵티머스 자금으로 성지건설을 인수한 세력과 손잡고 사업권 탈환을 시도했다는 의미다.
성지건설은 옵티머스 투자금으로 인수된 뒤 허위 공사 매출채권을 대량 발행해 추가 투자금을 끌어모으는 핵심 역할을 했다. 조시연의 직접 방문은 조남욱 일가와 옵티머스 세력 간 협력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정황이다.
윤석열 측근 주진우의 이중 변호
라임·옵티머스 사건이 제대로 수사되지 않은 배경에는 수사기관의 소극적 태도가 있었다. 윤석열이 서울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이 사건들에 대한 수사가 축소됐다.
여기에 윤석열의 핵심 측근인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라임과 옵티머스 양쪽 사건의 주범을 동시에 변호했다는 사실이 피의자 신문조서를 통해 확인됐다. 라임 사건 핵심인물 이인광과 옵티머스 사건 주범 김재현의 변호인이 모두 주진우였다.
1조원이 넘는 대형 금융사기 사건 두 건을 한 변호사가 동시에 맡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사건의 연관성을 고려할 때 이해관계 충돌 소지도 있다.
250억원 일치하는 BW와 ABCP 매입
조성옥과 헌인마을 사업의 연결고리는 금액의 정확한 일치에서도 드러난다. 2019년 11월 조성옥이 삼부토건에서 발행한 BW(신주인수권부사채) 금액이 251억원이다.
같은 시기 미래에셋이 헌인마을 관련 후순위채권 매입을 위해 내부 결재한 금액이 250억원이다. 이 채권은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형태였다. ABCP는 부동산 등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단기채권으로, 선순위 대출채권보다 회수 순위가 뒤진다.
부실사업장의 후순위채권을 250억원이나 매입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 선순위 채권까지 확보할 계획이 있지 않으면 회수가 어렵기 때문이다. 미래에셋 자료에 따르면 이 자금은 상상인저축은행에서 차입했고, 1년 뒤 삼부토건 BW 발행과 연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낙연 인맥이 둘러싼 삼부토건
1차 주가조작 당시 삼부토건을 지배하던 휴림로봇의 임원 구성을 보면 이낙연과의 연관성이 드러난다. 사외이사들 중 상당수가 이낙연의 동아일보 선배들이었고, 대주주 중에는 동아일보 사주 김재호와 동명이인도 있었다.
이계연 영입 당시 이낙연은 민주당 대표로서 정치적 영향력이 절정에 달해 있었다. 삼부토건이 '이낙연 테마주'로 불릴 만큼 정치적 배경이 주가에 직접 반영됐다.
최은순·김건희 세력의 사업권 장악
윤석열 정부 출범 후 헌인마을 사업은 최은순에게 집중됐다. 최은순은 신원종합개발의 우진호를 통해 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우진호는 김건희 씨와 관련된 작전주 NSN의 지배구조 변경에도 관여했다.
2016년 11월 NSN의 최대 주주가 이스트로젠으로 변경된 뒤, 2017년 5월 우진호의 신원종합개발이 이스트로젠을 인수했다. 같은 방식으로 헌인마을에서도 최은순의 대리인 역할을 하고 있다.
특검 수사 확대해야 전모 드러나
조성옥 영장 기각은 현재 특검 수사의 한계를 보여준다. 2차 주가조작만으로는 조성옥의 핵심 역할을 입증하기 어렵다. 1차 주가조작과 라임·옵티머스, 헌인마을 사업을 연결해서 봐야 전체 그림이 그려진다.
특검이 우선 수사해야 할 대상은 플랫폼파트너스 자산운용이다. 6400억원 펀드의 자금 흐름을 추적하면 라임·옵티머스에서 삼부토건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50억원 BW의 실제 인수자를 파악하고, 양동길에 대한 참고인 조사, 5개 페이퍼컴퍼니의 실소유자 확인 등이 필요하다. 이런 기초 수사가 뒷받침돼야 조성옥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의 구속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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