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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아웃 기업의 매립장, 조작 복제된 환경평가, 환경부는 왜 면죄부를 줬나!

천안 수남리 매립장 환경영향평가 조작 복제 의혹

2025-11-04 18:34:11

670만㎥ 지정폐기물 30년 매립 계획, 초안은 '복붙'과 허위로 점철


충남 천안시 동면 수남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지정폐기물 매립장이 들어선다. 30년간 약 670만 세제곱미터의 산업폐기물을 묻는 초대형 사업이다. 사업자는 워크아웃에 들어간 태영건설의 자회사 천안에코파크다.

문제는 환경영향평가 초안이다. 탐문조사 기록은 허술하기 짝이 없고, 현장 사진은 도감에서 가져온 듯하다. 한겨울 저녁 논바닥에서 탐문조사를 했다는 황당한 기록도 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 초안이 강릉에서 추진했던 매립장 초안을 복제한 것으로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천안시는 한때 "소송을 해서라도 막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침묵하고 있다. 환경부는 부실 조사에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


영업이익률 70%, 사모펀드가 눈독 들인 '돈 되는 쓰레기'


우리나라 전체 폐기물의 90%는 산업폐기물이다. 이 산업폐기물은 민간 기업이 처리한다. 매립 사업은 막대한 수익을 낸다. 한 폐기물 처리 업체의 매립 사업 영업이익률은 평균 70%에 달한다.

산업폐기물 발생량은 많지만 매립장 숫자는 제한돼 있다. 일종의 독과점 구조가 형성됐고, 매립장 운영 업체들은 높은 초과이익을 누린다. 특히 지정폐기물은 매립장 반입 수수료가 더 높아 지정폐기물 비중이 높을수록 이익이 커진다.

공익법률센터 농본 하승수 대표는 "산업폐기물 중 지정폐기물은 매립장에 반입할 때 받는 수수료가 더 높다"며 "지정폐기물 비중이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은 이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 수익성 때문에 사모펀드와 대기업들이 대거 폐기물 매립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태영그룹도 사모펀드와 공동 출자해 국내 1위 폐기물 처리 업체인 에코비트를 운영했다. 태영건설은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에코비트는 매각했지만, 별도 자회사를 만들어 천안 수남리에 또다시 매립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워크아웃 상태에서 166억 자금 대여, 어디로 갔나


천안에코파크의 모회사 태영건설은 2023년 말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자기자본 8천억원, 유동부채 2조원, 부채비율 258%. 주요 건설사 중 가장 빚이 많다. 각지의 PF 사업장에 보증을 마구 서기도 했다.

워크아웃은 부실 경영으로 인한 구조조정이다. 자금 관리를 엄격하게 해야 한다. 그런데 태영건설은 자회사인 천안에코파크에 166억원의 자금을 대여했다. 천안에코파크는 아직 인허가도 받지 않은 상태다. 공사를 하는 단계가 아닌데 166억원이 흘러들어갔다.

하승수 대표는 "워크아웃 관리 채권단 입장에서는 심각한 문제"라며 "부실 경영한 회사가 돈을 어딘가로 막 새나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3월 공익법률센터 농본과 환경운동연합은 산업은행에 태영건설 자회사들의 자금 사용 실사를 요구했다. 워크아웃 상태인 태영건설 자회사들이 주민 반대에도 대규모 매립장을 무분별하게 추진하고, 태영건설 본부의 자금과 차입금을 사용한다는 의혹이었다.

강릉 주문진의 매립장은 태영건설이 사업을 철회했지만, 천안에코파크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산업은행의 확인된 조치가 없다.


축구장 28배 규모, 금강 상류에 30년간 폐기물 매립


천안시가 작성한 환경영향평가 초안 검토 의견서에 따르면, 매립장 면적은 31만4천 제곱미터, 매립 면적만 20만 제곱미터가 넘는다. 매립 용량은 약 669만 세제곱미터. 축구장 28배가 넘는 규모다.

30년 동안 지정폐기물과 사업장 일반폐기물을 묻는다. 천안시도 문제를 알고 있다. 검토 의견서에는 "민원 발생, 비산먼지, 악취 문제가 예상되고 침출수 유출과 유해물질 유출의 우려가 있다. 인체 유해성이 우려된다"고 적혀 있다.

수남리는 서림산 자락이다. 빗물이 스며들어 물이 솟아나는 지역이다. 국토부 지침은 폐기물 매립장을 저지대, 저습지, 협곡, 공유수면 등 낮은 지역에 설치하라고 규정한다. 높은 지역에서는 침출수가 하류 지역으로 흘러가 피해가 막심하기 때문이다.

수남리 주민들은 "침출수 유출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침출수가 나오면 하류 2km 지점의 오창저수지로 흘러든다. 그 밑으로 오창, 옥산, 오송, 세종을 거쳐 금강으로 흘러든다. 금강 수계 전체가 오염될 수 있다.

300m 이내에 매립장이 세 곳이나 있다. 천안에코파크 투자자인 태영건설 자회사 에코비트가 운영하는 지정폐기물 매립장이 있다. 에코비트 매립장은 작년 침출수가 유출돼 현재 영업 정지 상태다. 청주시가 운영하는 생활폐기물 매립장도 있다.

에코비트 매립장도 돔형 매립장이다. 환경부 지침은 돔형 매립장을 가급적 자제하라고 규정한다. 폭설이나 강풍에 취약하고, 돔형이 무너지면 지하수와 지표수로 빗물이 유입돼 더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천안에코파크는 돔형 매립장을 "최신 시설"이라며 홍보하고 있다.

하승수 대표는 "보통 매립장이 100만~200만 세제곱미터 규모인데 수남리는 그 몇 배인 600만 이상을 매립하겠다는 것"이라며 "에어돔 하나가 보통 100만 정도인데, 에어돔 네 개가 들어서야 하는 어마어마한 규모"라고 말했다.


천안시, "소송 불사" 입장에서 "행정절차만 밟는다"로 후퇴


천안시의회는 2023년 6월 천안 동면 수남리 지정폐기물 매립장 설치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올해 2월에는 천안시 고위 공무원 네 명이 금강유역환경청을 찾아가 "소송을 해서라도 막겠다"며 부적합 처리를 요청했다.

박상돈 시장 재임 시절에는 매립장 반대가 천안시의 확고한 방침이었다. 그러나 박 시장이 시장직을 잃은 뒤 천안시의 행보는 두루뭉실해졌다.

천안시 청소행정과장은 "우리는 행정 절차만 밟아 나가면 그뿐"이라며 "주민들 의견이 두 개 양립됐는데 우리가 한쪽 편을 들 수 없다"고 말했다. 최종 판단은 금강유역환경청이 할 것이라며 책임을 떠넘겼다.

하승수 대표는 "전형적인 책임 회피"라며 "천안시가 최종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고, 이 사업이 빨리 백지화되는 게 천안시 입장에서도 행정 부담을 덜 수 있는데 너무 소극적이고 책임 회피적"이라고 비판했다.


30분 조사로 끝낸 어류 조사, 조사표엔 결과 '0'


환경영향평가 초안의 어류 조사 자료를 보면, 2022년 8월 22일 오전 11시 50분에 조사를 시작해 12시 20분에 끝났다. 30분 만에 조사를 마쳤다. 복중 한낮에 가슴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신고 30분간 하천 바닥을 긁었다면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을 것이다.

조사 결과 메기 한 마리, 미꾸라지 한 마리, 저서성 대형 무척추동물을 보았다며 사진을 제시했다. 그런데 조사표에는 무척추동물에 대한 내용이 하나도 없다. 하천의 형태와 깊이, 탁도 등만 적혀 있다.

조사 결과를 조사표에 기재하는 것은 조사의 목적이자 의무다. 자격을 갖춘 전문가가 정해진 방식으로 조사하고 결과를 기재하도록 되어 있다. 조사표에 조사 결과가 없다는 것은 실제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증거로 보인다.

하승수 대표는 "당연히 조사한 내용이 충실하게 조사표에 기재돼야 하는데 그게 안 됐다는 것 자체가 납득이 안 된다"며 "환경평가 자료들은 허위 기재나 부실 기재가 있으면 안 되고 최근 굉장히 강조하고 있는 추세인데, 조사해 놓고 적지 않는다는 건 상식적으로 납득 안 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시간이 거꾸로 흐른 탐문조사, 조사 정리 후에 탐문?


조사자는 8월 22일 11시 36분 조사를 시작해 당일 오후 보행 중인 인근 주민을 탐문했으며, 오후 4시 15분경 조사를 정리해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탐문조사표를 보면 16시 50분(오후 4시 50분)부터 5시로 되어 있다. 조사서 정리가 4시 15분에 끝났는데 탐문은 4시 50분에 한 것이다. 시간이 거꾸로 갔다. 탐문을 하기도 전에 조사서는 이미 정리되고 작성됐다.

하승수 대표는 "기본적인 내용이 안 맞는다"며 "조사서와 탐문조사표가 당연히 일치해야 하는데 시간이 안 맞는다는 것은 조사가 제대로 된 건지, 탐문조사를 실제로 한 건지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천안에코파크 측에 이 부분을 질의하자, 담당자는 "확인해 보겠다"고만 답했다.


도감에서 가져온 듯한 동물상 사진 45장


환경영향평가 초안에는 1차, 2차, 3차에 걸쳐 현지 조사 때 확인했다는 동물상 사진 45장이 수록돼 있다. 설치류 배설물, 수달 배설물, 청설모, 고라니, 황조롱이, 까치, 딱따구리, 개구리, 무당벌레, 나비 등이다.

사진을 보면 동물도감이나 도록에서 가져온 것처럼 보인다. 실제 현지에서 찍은 사진이라면 주변 조사 모습이 최소한 몇 장이라도 들어가 있어야 한다. 대기나 토질, 토양 등 다른 항목에는 여러 장의 현장 조사 사진이 수록돼 있다. 그런데 동물상 사진만 유독 도감에서 볼 만한 자료 사진들만 가득하고 현장 조사 사진은 한 장도 없다.

특히 주민들이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다섯 장의 사진이다. 황조롱이가 앉아 있는 시설물, 갈색 구조물, 흰뺨검둥오리가 노는 넓은 물가 등이다. 주민들은 "사업 지구인 구실 골짜기에는 저런 시설물이나 저렇게 물이 채워진 널직한 장소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고 단언한다. 그곳에서 평생을 살아온 주민들이 없다고 단언한 장소에서 찍었다는 사진들이 초안에 실려 있다.

하승수 대표는 "현장에서 찍은 사진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환경평가서가 이상하게 작성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천안에코파크 측은 "문헌 조사도 있다"며 "좋은 사진기로 찍으면 위도 경도가 나타난다"고 답했다. 하지만 실제 수남리 현장에서 찍었다는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다.


탐문조사 9명 중 3명만 확인, 그마저도 정보 불일치


환경영향평가에는 아홉 명의 탐문조사표가 실려 있다. 사업 지구 일원과 인근에서 탐문조사를 했다며 작성된 주민 각각의 조사표다.

그런데 조사표에 기재된 인적 사항에 맞는 주민이 인근 마을에 단 한 명도 없다. 아홉 명 중 단 한 명도 찾을 수 없다. 주민들은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의혹이 제기되자 천안에코파크 측은 해명 자료를 냈다. 세 차례 탐문조사를 실시했고, 전수 조사를 다시 해서 아홉 명 중 세 명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탐문조사 방식은 환경영향평가법에 전혀 위배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확인서가 세 장 제출됐다. 탐문 대상자가 직접 쓴 확인서라며 증거로 내놓았다. 규정에 따르면 탐문조사 대상자의 인적 사항과 내용은 기초 자료로 보관해야 하는데, 22~23년 당시에는 이 자료를 작성하지 않았거나 보관하고 있지 않다가 3년이 지나서 다시 마을로 가서 전수 조사를 했다는 것이다.

취재진이 확인서를 작성한 세 명을 직접 만나봤다. 첫 번째 주민은 사업부지의 91%에 해당하는 땅을 조카가 가지고 있다고 했다. 22년 8월에 농사 짓는 밭 근처에서 조사자 두 명을 만나 탐문조사를 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당시 본인 성함이나 어디 사는지도 밝히지 않았는데, 이번에 어떻게 조사자가 알고 찾아왔냐는 질문에 갑자기 당황하며 "더 이상 얘기하지 말라"고 호통쳤다.

두 번째 주민은 80대 여성이다. 40년 넘게 마을에 거주했다. 그런데 조사표에는 70대로 기록돼 있고, 거주 기간은 15년으로 되어 있다. 이 주민은 "운동하러 갔다가 차에 탄 사람들이 창문을 열고 노루가 많으냐, 고라니가 많으냐고 물어서 대답했다"며 "이름도 나이도 거주지도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중에 다시 찾아온 조사자들이 확인서를 쓰라고 했을 때 "왜 이걸 쓰냐"고 물었더니 "별거 아니다. 반대편에 유리하다"고 했다고 한다. 이 주민은 매립장 반대 입장이다. 반대에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듣고 이름만 썼다고 한다.

세 번째 주민은 만나지 못했다. 해가 져서 깜깜한데 차는 있지만 불빛이 전혀 없었다.

하승수 대표는 "아홉 명 중 세 명만 찾았다는 것도 웃기는 이야기"라며 "세 분 말씀을 들어보면 동일인이라는 게 확인이 불가능하다. 나이도 안 맞고 거주 기간도 안 맞고 성씨도 안 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첫 번째 분은 이해관계자고, 두 번째 분은 확인서를 받는 과정에서 진실되게 얘기하지 않았고, 세 번째는 확인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탐문조사를 실제로 했는지 인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겨울 저녁 논바닥에서 탐문조사?


탐문조사 장소도 이상하다. 2차 탐문조사 그림을 보면, 김 조사자가 서 조사자와 함께 12시 15분 수남1리로 간다. 사업 지구에서 한참 떨어진 곳이다. 여기서 지나가는 행인에게 5분간 탐문을 하고, 김 조사자가 혼자 오후 2시 35분에 후기리로 간다. 수남1리에서 후기리까지는 멀고 사업 지구의 반대편이다. 여기서 또 지나가는 행인에게 5분 탐문을 한다. 다음날 서 조사자가 오전 10시 20분경 또 후기리로 가서 김 조사자가 전날 갔던 바로 그곳에서 또 지나가는 행인에게 5분 탐문을 한다.

주민들은 "사업 지구 인근에 가까운 마을이 있고 그 마을에 가면 얼마든지 주민들을 만나서 탐문조사할 수 있는데, 왜 이렇게 인적이 없는 먼 곳을 왔다 갔다 하면서 지나가는 행인을 만났냐"고 의혹을 제기한다.

3차 탐문조사는 더 황당하다. 22년 12월 15일 오후 5시 40분에 수남1·2리 근처에서 탐문조사를 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곳은 논이다. 12월 15일이면 한겨울이다. 한겨울 저녁 때 논바닥에서 탐문조사를 했다는 것이다.

2차와 3차 탐문조사 장소 여섯 곳의 공통점은, 모두 지척에 마을이 있지만 마을에 들어가지 않고 사각지대에서 언제 올지 모르는 행인을 찾았다는 것이다. 마을에 들어가서 방문 조사를 하면 어느 마을 어느 집 누구인지 따져 물을 수 있다. 하지만 지나가는 행인이라고 하면 나중에 확인이 불가능하다.

하승수 대표는 "한여름이나 한겨울에 특히 연세 드신 분들이 일 없이 그렇게 지나다닐 장소가 아니다"며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환경부, "미기재 사유만 적으면 된다" 답변


천안에코파크는 환경부에 질의했다. 탐문조사 시 성명을 성씨만 표기한 것이 규정 위반인지, 거짓·부실 작성인지 물었다.

환경부 국토환경정책과는 "별도의 규정은 없고, 지역 특성상 기재가 곤란하면 미기재 사유를 적고 안 적어도 됨"이라고 답변했다. 사실상 문제가 없다는 답변이다.

환경부 담당자는 "법규정에는 작성 방법이 전혀 나와 있지 않다"며 "참고 자료인 안내서에 서식을 넣어 놨는데, 인적사항 미기재 사유를 적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반대로 탐문조사를 못 하게 될 경우 조사를 못 하니까 사업을 못 하게 되는 건가, 이런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거짓·부실 작성 의혹 규명 이후 공청회 개최 등의 절차에 대해서도 "환경영향평가 관련 규정에서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조작 의혹이 제기된 평가서 초안을 대상으로 공청회를 해도 적절하다는 것이다.

환경부 담당자는 "주민분들이 의혹이 있다고 해서 2차 공청회를 멈춰야 되는 건 아니다. 별개의 절차"라고 말했다.

하승수 대표는 "환경부가 진짜 문제가 많은 부처"라며 "특정 사업을 하는 업체가 질의한 건데, 업체에 편들어주는 회신을 하는 건 환경부가 업체 편을 드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그는 "주민들이 환경평가서 초안이 허위·부실 작성됐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데, 환경부 본부에서 저런 식으로 답한다는 건 환경부가 누구 편인지, 국민 편이 아니라 업체 편이라는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저렇게 회신이 나간 것에 대해서도 진상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경평가서 초안을 보고 그 내용을 가지고 공청회를 하도록 돼 있는데, 초안 내용이 거짓이나 부실이면 공청회를 해서 안 된다"며 "공청회는 주민들 얘기를 듣는 것인데, 공청회 기초자료가 못 믿을 만한데 그걸 가지고 공청회를 한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릉 초안 복제, 생태면적률 소수점까지 일치


천안 수남리 매립장 환경영향평가 초안과 태영동부환경이 강릉시에서 추진했던 강릉에코파크 초안을 비교 분석한 결과, 정확하게 똑같이 일치하는 곳이 163군데나 됐다.

대기질 저감방안 및 평가 부분은 글자 내용이 똑같고, 트럭 모습도 똑같다. 바탕에 깔린 사업 지구 지도의 모습만 다르다. 평가나 저감방안이기 때문에 동일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 생태면적률이다. 생태면적률은 여러 항목을 측정해서 가중치를 곱한 100분율이다. 지역이 다르면 일치하기 어렵다. 그런데 강릉에코파크와 천안 수남리 매립장의 현재 생태면적률이 98.6%로 소수점까지 똑같이 일치한다. 다른 페이지에서도 두 지역이 똑같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천안 매립장의 생태면적률 근거 자료를 확인해 보니, 천안은 98.6%가 아닌 93.7%로 산정됐다고 본인들이 만든 초안에 나와 있다. 강릉 초안을 복제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에러다.

하승수 대표는 "복제의 매우 중요한 증거"라며 "전체적으로 봤을 때 표현이나 문구가 너무 비슷한 게 많은데, 생태면적률 부분은 같을 수가 없는 건데 같게 돼 있고 앞뒤도 안 맞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릉 주문진에 추진되던 매립장 환경평가서 초안을 상당히 많은 부분 복제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요약본의 복제는 더 노골적이다. 강릉에코파크 요약본 원본을 그대로 재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비교표를 보면 수정이 필요한 문구나 단어, 글자만 골라서 바꾸고 나머지는 완벽히 똑같이 그대로 사용했다.

천안시 청소행정과 담당자는 "주민들이 강릉 자료와 비교한 부분이 있어서 대충 봤다"며 "평가 지침이 있어서 양식이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천안에코파크 측은 "직접 끝까지 다 보지 않았다"며 "어느 부분이 유사한지 모르겠다. 확인 안 했다"고 답했다.


"문제점 많이 바꿨다"는 사업자, "신뢰도 보장" 주장


천안에코파크 측은 "환경영향평가를 제출했을 때 검증을 엄청 오래했다"며 "평가사가 힘들어할 정도로 검증했고, 문제점이 많이 바꿨다"고 주장했다.

탐문조사 대상자가 아홉 명 중 세 명만 확인됐고, 그나마 세 명 모두 연령이 잘못 기재돼 있으며, 어류 조사 조사표와 사진이 배치되고, 시간도 맞지 않고, 동식물 사진 출처가 의심된다는 지적에 대해 천안에코파크 측은 "신뢰도는 정확하게 보장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의견을 다 주면 저희가 본안에 다 반영되는 거니까, 지금 절차를 무시하고 자꾸 방해하는 거다. 어떻게 보면"이라고 말했다.

하승수 대표는 "무책임할 뿐만 아니라 굉장히 비윤리적"이라며 "환경평가서 초안이지만 허위·부실 작성이 있다면 당연히 사업자는 사과하고, 책임 소재가 어딘지 가려서 스스로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허위·부실이 있는 상태에서 절차를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환경평가 자체가 요식 절차라는 비판이 많고, 허위·부실 작성 사례가 굉장히 많이 발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며칠 전에도 낙동강유역환경청에서 무려 72개 개발 사업에서 허위·부실 작성이 드러났다.

그는 "당연히 환경청 차원에서도 심각하게 바라보고 조사를 해야 되고, 사업자도 환경평가 업체에 맡겨서 조사했다고 하지만 허위·부실 정황이 나왔으면 스스로 사과하고 책임을 어떻게 질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시, "열 명 죽어 나갈 것" 호소에도 "행정절차만"


마을 주민들은 천안시 청소행정과를 찾아가 절박하게 호소했다. "이대로 진행되면 우리 마을 주민 열 명이 다 죽어 나갈 것"이라고.

천안시 청소행정과장은 "주민 설명회도 있고 공청회도 있으니까 문제가 됐다면 요구사항을 담아서 본안에 넣는 것"이라며 "저희 공무원들은 행정 절차만 이행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공청회도 안 하려고 했는데, 나중에 우리가 안 했을 경우 사업자 측에서 이걸 걸고 넘어지면 우리가 지면 어차피 해 줘야 되기 때문에 그런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열 명이 죽어 나갈 거라는 절박한 호소에도 공청회를 고수하는 이유가 있냐"는 질문에 그는 "거기가 찬반이 두 곳 나눠졌다. 반대 있는 부분들만 들을 것도 아니고 찬성만 들을 것도 아니다. 우리 중간적인 입장"이라며 "사실상 우리 의견은 거기 입체들은 건 반대다. 다만 주민들 의견이 두 개 양립됐는데 우리 한쪽 편을 들 수 없다. 우리는 행정 절차만 밟아 나가면 그뿐"이라고 말했다.

하승수 대표는 "천안시도 정말 각성을 해야 한다"며 "수남리 주민들로만 하는 게 아니라, 단지 인근 마을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면 전체 문제, 더 나가서는 천안시나 청주시에 미칠 영향이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그는 "천안시가 중립 입장이 아니라 업체하고 이런 지역의 입장에서 선택을 해야 된다면, 당연히 천안시는 천안시의 이익을 위해서 일을 해야 하는 곳인데 중립이라는 말을 쓴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천안시도 정말 각성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강유역환경청, 거짓·부실 검토위원회 개최 예정


금강유역환경청은 거짓·부실 검토위원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거짓으로 판명되면 반려할 수 있고, 부실인 경우 보완을 요구할 수 있다.

금강유역환경청 담당자는 "검토위원회를 계속 계획하고 있다"며 "그런 것들을 다 검토하고, 사업자 측에 확인할 수 있는 증빙 자료가 있으면 제출하라고 해명자료 제출하라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동식물 현황 사진 45장에 대해서는 "동물이나 식물 도감에 있는 형태의 자료가 수록돼 있는 것들이 보인다"며 "현지분들 말씀으로는 한 대여섯 가지는 우리 마을 사업 지구에 이렇게 넓은 물도 없고 이런 시설이 없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저희가 지역을 다 아는 거는 아니니까, 양쪽에 소명을 다 듣고 위원회에서 결정돼야 될 부분"이라고 답했다.

하승수 대표는 "판명을 제대로 해야 한다"며 "드러난 여러 가지 정황을 봤을 때 현지 조사가 제대로 안 됐고, 탐문조사는 허위 작성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인적사항 자체가 안 맞기 때문"이라며 "허위 작성이 드러난다면 당연히 거짓·부실 작성 검토위원회에서 그렇게 판단해야 하고, 초안 자체가 반려돼서 재작성되든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허위·부실 작성된 초안을 바탕으로 공청회를 진행한다는 건 말이 안 되기 때문에 지금 절차 자체가 다 중단돼야 하는 게 마땅하다"며 "책임 있는 자세를 환경청이 보이지 않으면 환경청도 업체 편 아니냐는 불신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민간 기업 매립 사업, 공공이 나서야


하승수 대표는 "산업폐기물 매립장 같은 시설은 영리 기업이 하기에 적합한 시설이 아니다"며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매립이 끝나도 사후 관리를 30년을 해야 하는데, 사후 관리를 하지 않고 먹튀를 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다"며 "사후 관리 비용을 적립해 놓는다고 하지만 그 비용으로 감당이 안 되거나 큰 사고가 발생하면 다 국민 세금으로 감당하게 돼 있고, 지금도 국민 세금으로 감당하는 매립장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사업 자체가 영리 기업들이 하기에 적합한 사업이 아니고, 공공성이 있는 주체, 지방자치단체나 지방자치단체 산하 지방공기업·공단, 국가적 차원의 공기업·공단이 해야 할 일"이라며 "더구나 지정폐기물은 유해성이 강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다"고 강조했다.

그는 "천안 수남리 같은 사례가 자꾸 발생하지 않으려면 근본적으로 폐기물관리법이나 관련된 법제도를 개선해서 공공성이 있는 주체만 이런 사업을 하게 하고, 영리 기업들이 무분별하게 이런 사업을 추진하는 것 자체를 못 하게 막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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