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뉴탐사

오광수 민정수석 사퇴 후 이재명 대통령실 "언론 인사검증 보도 당연한 일"

뉴탐사·뉴스타파·MBC 진보언론 검증보도 논란…"어용컴플렉스 벗어나야" 지적

2025-06-14 06:27:30

오광수 전 민정수석의 전격 사퇴로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 인선 파동이 일단락된 가운데, 대통령실이 뉴탐사 등 언론의 인사검증 보도에 대해 "충분히 문제 제기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긍정적 평가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뉴탐사 방송에서 허재현 기자는 대통령실 관계자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언론이 인사 검증 보도를 안 하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는 대통령실의 입장을 전했다. 이는 진보 언론들이 이재명 정부 초기 인선에 대해 가혹할 정도로 검증 보도를 펼친 것에 대한 정부 차원의 반응으로 주목된다.


최혁진 의원 제명, 신의 파괴가 부른 자충수


민주당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최혁진 비례대표 의원에 대한 제명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최 의원은 기본소득당 추천으로 비례대표에 당선됐지만, 뒤늦게 "원래 민주당에 남으려 했다"며 당적 변경 의사를 밝혔다가 논란이 됐다.


더욱 문제가 된 것은 최 의원의 후속 해명이었다. CBS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더불어민주연합을 만들 때 새진보연합이 의석을 배정받을 수 있게 민주당 지도부를 설득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또 "기본소득당에서도 내가 민주당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내부에서 이야기했다"며 애초부터 민주당 복귀를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 체제에서 추진했던 총선 연대 정신과 완전히 배치되는 행동으로 민주당 의원들의 분노를 샀다. 당시 총선 연대 핵심 관계자는 "어떤 비선 조직이나 당의 공식 기구를 활용하지 않고 아무런 직책도 없는 후보자가 타당과 공천 룰이나 의석수 배분을 협상하는 것은 이재명 체제에서 아예 고려조차 된 적이 없다"며 "왜 저런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고 절대 민주당 입장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노종면 의원은 "당시 연대 정신에 따라 제명하기로 했다"며 "128명 의원이 참석해 모두 만장일치로 재명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재벌총수 회동에서 드러난 명암


이재명 대통령이 경제 6단체장을 포함해 5대 그룹 총수들과 잇따라 만나면서 재계의 엇갈린 반응이 화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만남에서는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회장은 파안대소하며 "대통령님의 실용주의는 기업의 큰 힘이 됩니다"라고 덕담을 건넸다. 반면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표정은 굳어있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썩 밝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 같은 명암은 윤석열 정부 시절 서로 다른 처지에서 비롯됐다. 삼성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악연이 깊다. 윤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정권 때 댓글부대 수사로 찍혀 대구로 좌천됐을 당시, 박근혜 정권이 윤 검사를 조사하면서 그가 거주하던 아크로비스타 1704호에 삼성이 전세권을 설정한 사실을 발견했다. 삼성이 정권 눈치를 보며 전세계약을 중도 해지하면서 윤 전 대통령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었고, 이때부터 삼성에 대한 복수 의지를 품었다는 것이 정치권 관측이다. 최태원 회장은 한동훈의 후견인 역할을 하며 2대 정부에 걸친 우호관계를 기대했으나 윤석열-한동훈 갈등으로 계획이 틀어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썩 밝지 않은 표정이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재계 총수들에게 "특정 기업에 특혜를 주지 않되, 대통령 개인 감정으로 보복받는 시대는 끝났다"는 신호를 보낸 셈이다.


송기호 변호사, 국정상황실장 발탁의 의미


이재명 대통령이 송기호 변호사를 국정상황실장에 발탁한 것도 주목할 인사다. 송 변호사는 민변 출신으로 한미 FTA 반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소송 등에서 시민 편에서 활동해온 인물이다.


강진구 기자는 "송기호 변호사를 국정상황실장으로 임명한 것을 보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인재를 보는 눈이 남다르다고 느꼈다"며 "잘 모르는 사람은 왜 이 사람을 쓸까 하겠지만, 아는 사람들은 정말 제대로 된 인사라고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 변호사는 과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핵심 역할을 했다. 당시 더탐사가 일본 외무성 관료로 추정되는 '조르세티'로부터 극비 문서를 입수했는데, 이 문서에는 일본이 오염수를 대형 선박 평형수로 실어 먼 바다에 버리는 계획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여러 정치인들이 공론화를 꺼리는 상황에서 송 변호사가 가장 큰 관심을 보이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이 측근 중심이 아닌 검증된 개혁 인사를 중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인사로 분석된다.


배현진 의원(서울 송파갑)은 같은 지역구인 송 변호사가 이재명 정부 주요 인사로 발탁된 것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송 변호사가 국정상황실장 경험을 쌓고 차기 총선에 도전한다면 치열한 리턴매치가 예상된다.


오광수 수석 사퇴, 대통령실 반응은 의외


오광수 전 민정수석이 13일 사의를 표명하고 수리되면서 이재명 정부 첫 인선 파동이 마무리됐다. 강유정 대변인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 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감안해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대통령실의 언론 보도에 대한 반응이다. 허재현 기자가 대통령실 관계자에게 뉴탐사 보도에 대한 입장을 물었을 때 "당연히 언론이 문제 제기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며 "정권 초기라고 해서 언론이 인사 검증 보도를 안 하면 오히려 이상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이재명 대통령의 건전한 언론관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대통령실은 "정당한 비판이 국정 수행 오류를 최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입장을 전했다. 오광수 전 수석의 가장 큰 문제는 사전 질문서에서 차명 재산을 숨기고, 언론 보도 후에도 거짓 해명을 반복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보언론의 고질병, 어용컴플렉스 극복해야


이번 인사검증 과정에서 뉴탐사뿐 아니라 뉴스타파, MBC 등 진보언론들이 이재명 정부 인선에 대해 가혹할 정도의 검증 보도를 펼쳤다. 이에 대해 일부에서는 "진보언론의 어용컴플렉스"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스타파는 이한주 공정거래위원장의 30년간 부동산 투기 의혹을 재조명했지만, 이는 2021년 대선 당시 이미 보도됐던 내용의 재탕이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에 대해서도 80억원 부동산 보유 사실을 부각했으나 불법성을 입증하지는 못했다.


MBC는 김병기 원내대표 당선을 앞두고 2016년 그의 부인이 국정원 기조실장과 나눈 통화 녹취를 공개했다. 하지만 전체 맥락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김 의원이 취업 청탁을 한 것처럼 왜곡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강진구 기자는 "진보언론들이 어용콤플렉스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비판을 위한 비판, 기계적 비판은 자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당한 공격에는 맞서 싸우되, 확실한 문제가 있을 때는 비례성 원칙에 따라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검증의 비례성 원칙 되새겨야


뉴탐사는 오광수 전 수석에 대해 5차례 연속 보도했다. 강진구 기자는 "비례성 원칙 관점에서 과했는지 되돌아본다"면서도 "각각의 보도가 민정수석으로는 부적격함을 드러내는 치명적 내용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과거 자신의 경험을 들어 인사검증 보도의 정당성을 설명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경향신문 재직 당시 이헌재 경제부총리의 부동산 투기 은닉 사실을 밝혀내 1면 톱으로 5-6차례 연속 보도했고, 결국 이헌재 부총리가 사퇴했다는 것이다. 당시 청와대는 참여정부를 흔든다며 서운해했지만, 한두 달 후 "제 보도보다 훨씬 심각한 문제점을 가진 사람이었고 큰일 날 뻔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고 했다.


반면 문재인 정부 초기 경향신문에서 공직검증팀장을 맡았을 때는 다른 결과를 낳았다. 강 기자가 무섭게 검증 보도를 이어가자 문재인 지지자들로부터 압력이 쏟아졌고, 편집국장이 "확실한 것 아니면 보도하지 말자"고 할 정도였다. 결국 그는 공직검증팀장직에서 박탈당했고, 이후 문재인 정부는 인사 문제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강 기자는 "이번 오광수 수석 교체는 결과적으로 이재명 정부에 큰 예방주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명 정부는 인수위 없이 곧바로 출범하면서 체계적인 인사검증 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던 것이 이번 파동의 배경으로 분석된다. 앞으로는 7대 배제 원칙을 일률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각 직책의 특성에 따라 유연하게 적용할 방침이다.


정치권은 이번 파동을 거치며 이재명 정부가 빠르게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민석 총리 후보자 임명과 함께 국정 운영 체계가 정비되면 초기 혼란은 수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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