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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 "이번 선거, 민주당이 이겼다 할 수 없다"

영남 험지서 이긴 울산시장 당선인, 8월 전당대회 앞두고 민주당에 던진 질문

김상욱, 6·3 지방선거 "이긴 선거 아니다"…민주당 향한 준엄한 평가

전임 김두겸 시장 사조직·신천지 연결·수의계약 의혹…지역 언론은 외면

8월 전당대회 앞두고 "정통성 논쟁이 왜 필요한가"…책임은 묻되 미래로

2026-06-11 08:48:14

"어떻게 이 선거가 이긴 선거인가." 김상욱 울산시장 당선인은 6·3 지방선거 결과를 이렇게 진단했다. 영남 한복판에서 민주당 깃발로 이긴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 무게가 달랐다. 그는 10일 뉴탐사 스튜디오를 찾았다.


김 당선인은 지난 3일 선거에서 49.02%를 얻어 김두겸 국민의힘 후보(45.45%)를 눌렀다. 두 사람의 격차는 3.57%포인트, 표차는 2만221표였다. 1980년생인 그는 민선 9기 최연소 광역단체장이 됐다. 선거 막판 진보당 김종훈 후보와 단일화한 것이 승부를 갈랐다. 국민의힘 텃밭에서 민주당이 시장 자리를 가져온 건 4년 만이다.


"이긴 선거 아니다"…민주당에 던진 질문


- 당 안에서는 울산·부산 승리를 자축하는 분위기도 있다


"어떻게 이 선거가 이긴 선거인가. 서울시장을 졌다. 당연히 이기는 곳이라 여겼던 데서 졌다. 국민의힘은 12·3 내란 이후에도 제대로 반성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런 결과가 나왔다. 달리 말하면 우리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준엄한 평가다."


그는 듣기 싫은 말일수록 새겨야 한다고 했다. "보기 싫을 때가 봐야 될 때고, 듣기 싫을 때가 들어야 할 때다." 서울 2030 여성 표가 빠져나간 대목을 그는 특히 아프게 짚었다. "가장 강한 우리 지지층이던 2030 여성들이 우리 민주당 후보를 선택하지 않았다. 되돌아봐야 한다. 이건 위기다." 원인을 묻자 그는 정책의 빈자리를 들었다. "오세훈 시장은 청년·여성 정책에서 구체적인 걸 많이 얘기했다. 그런데 우리는 무슨 구체적인 얘기를 했나 보면 잘 안 떠오른다."


종로 버리고 부산 간 노무현…험지 울산을 택한 이유


김 당선인은 국민의힘을 떠난 지 1년이 채 안 된 사람이다. 지난해 5월 18일 광주 민주묘지에서 민주당 입당을 선언했다. 그런 그에게 울산은 사방이 막힌 땅이었다.


- 편한 길도 있었을 텐데 왜 험지를 택했나


"편한 길을 가려면 곧 있을 전당대회에 최고위원으로 도전하면 됐다. 반대로 울산은 출마 당시 제게 전국에서 가장 어려운 험지였다. 국민의힘을 탈당한 지 1년도 안 돼 파란 옷을 입고 나온 배신자였다. 울산 민주당 입장에서도 저는 굴러온 돌이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거듭 입에 올렸다. "안전한 종로 지역구를 버리고 부산으로 가실 때 그 마음, 그 사명감이 제가 울산 출마를 결행하게 한 8할이었다." 당선증을 받은 날 오후 3시, 그는 두 시간 뒤 봉하마을을 찾았다. 묘비 앞에 무릎을 꿇자 참았던 감정이 터졌다. "서러웠고 억울했고 두려웠고 외로웠던 마음이 한꺼번에 폭발하면서 눈물이 쏟아졌다." 앞서 올해 1월에는 광주 민주묘지를 찾아 영령 앞에서 "영남에 5월 선배들의 민주를 뿌리내리게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출마를 결심하기도 전이었다. 그가 내건 명분은 지역주의 극복이었다. "가장 민주가 뿌리내리지 못한 곳에서 민주의 씨앗을 뿌려야 한다."


사조직·신천지 연결 의혹…그가 본 울산의 민낯


험지로 뛰어든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전임 김두겸 시장을 둘러싼 의혹이다. 김 전 시장과 관련해서는 사조직 운영, 신천지 연결 고리, 수의계약 의혹이 제기돼 있었다. 김 당선인은 이 보도들을 접하며 책임감을 느꼈다고 했다.


"울산에서 정치하는 사람으로서 그 보도들을 접하며 시민들께 송구했다. 이런 것들을 미리 알고 막아내지 못했구나 하는 책임감을 느꼈다." 그래서 첫 공약을 비리 구조를 끊는 데 뒀다. "행정이 불공정하고 비리가 있거나 특정 세력만을 위해 기능한다면 그건 잘못된 것이다. 무조건 잘못된 것이다."


그가 더 참담해한 건 지역 언론의 침묵이었다. 입증 자료를 갖춘 보도가 나갔는데도 받아쓰거나 더 파고드는 곳이 없었다. "그 장면이 참담했다. 제대로 된 언론의 기능을 지역 자체적으로 찾기가 힘들구나,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 언론은 있되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 이른바 뉴스 사막화다. "언론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우리가 민주주의를 논할 수가 없다."


5000억원 오페라하우스 대신 버스부터


당선의 기쁨은 짧았다. 울산 시의회는 15대 6, 기초단체장은 4대 1로 국민의힘이 다수다. 시작부터 여소야대다.


- 시정 운영이 쉽지 않겠다


"제가 믿고 갈 것은 시민의 힘밖에 없다. 오로지 시민만 바라보는 행정, 제 입장에선 다른 수가 없다."


발등의 불은 시내버스다. 전임 시장이 노선을 바꾸면서 시민 불편이 컸다. "기존 노선에서 100여 대 차량을 다른 노선으로 빼면서 시민의 발이 묶였다." 그는 1차 추경으로 버스 증차 예산부터 세우겠다고 했다. 발주에만 6개월이 걸린다. 그런데 예산을 쥔 시의회가 막아서고 있다.


큰 공약을 걸지 않은 이유도 분명했다. "5000억원짜리 오페라하우스는 안 한다. 예산은 늘 한정적이다. 큰 토목사업을 일으키면 복지에서 줄고 시민 안전에서 줄고 시민의 기본 삶에서 줄여야 한다." 그는 행정의 본령을 기본에서 찾았다. "행정은 반짝반짝 빛나고 화려한 것이 아니라 시민의 기본 삶을 지키는 것이다. 대중교통, 의료, 복지, 돌봄, 교육이다."


선거운동도 그답게 치렀다. 유세차도, 거리의 춤도 없었다. "허리 튼튼한 사람 뽑는 게 아닌데 왜 소리만 높일까. 연예인 뽑는 게 아닌데 왜 춤만 추고 있을까." 그는 시민 속으로 들어가 말을 듣는 쪽을 택했다. 돈도 가장 적게 썼다고 했다. "법정 선거비용보다 훨씬 적게 썼다. 전국 광역단체장 중 가장 적게 썼을 것이다."


"정통성 논쟁이 왜 필요한가"…전당대회를 보는 눈


8월 전당대회가 코앞이다. 송영길·김민석·정청래가 거론된다. 김 당선인은 흔히 '뉴 이재명'의 상징으로 불린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통합·실용 기조와 자신의 생각이 맞닿아 있다고 했다.


- 대통령이 말한 '여당은 그릇이 돼야 한다'를 어떻게 읽나


"민주의 뜻이 뭔가. 시민이 주인이다. 시민이 주인이면 보수의 기능도 진보의 기능도 정치인도 다 시민을 위해 봉사하는 도구일 뿐이다. 우리가 주인이 아니다."


그는 계파와 정통성 다툼을 정면으로 겨눴다. "계파를 따지고 정통성을 따진다는 건 시민을 주인으로 보지 않고 내가 주인이 되는 것이다. 시민을 주인으로 보는데 정통성 논쟁이 왜 필요한가. 사상 검열이 왜 필요한가." 자신을 향한 공격에 대한 답도 같은 자리에서 나왔다. "'네가 언제부터 민주냐'고 한다. 민주란 말이 누군가의 독점적 용어인가. 시민을 주인으로 모시겠다는 사람은 누구나 민주의 동지여야 한다."


책임은 묻되 미래로…8월 전당대회 바람


진행자들은 정청래 대표 책임론을 거듭 물었다. 선거를 총괄한 지도부가 결과를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김 당선인은 특정인을 직접 겨누지 않았다.


"누구를 탓하기보다 미래 지향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국민들이 우리에게 무엇을 경고하는가, 그 부분이 더 중요하다." 그렇다고 책임을 비껴가지도 않았다. "책임져야 될 분은 책임져야 한다. 그게 책임 정치다."


그가 바라는 전당대회의 그림은 분명했다. "한 번만큼은 당원들이 박수칠 수 있는 아름다운 장면이 나와야 한다. 나도 하고 싶지만 이 사람이 더 잘할 수 있으니 손들어 주겠다는 장면도 아름답고, 같은 비전을 가지고 정책으로 겨루는 것도 아름답다." 서로 약점을 잡고 흔드는 전당대회는 경계했다. "분열과 갈등과 상처만 남기는 전당대회가 되면 안 된다."


합당론에는 선을 그었다. "합당이 아니라 반민주에 맞설 때는 선거 연대를 하고, 반민주가 사라졌을 때는 건강한 경쟁과 견제로 가야 한다." 울산에서 된 단일화가 평택에서는 왜 안 됐느냐는 물음에는 진정성을 들었다. "진정성의 문제, 대의를 공유하는가의 문제다." 그는 단일화 상대였던 진보당 김종훈 후보에게 존경과 감사를 표했다.


김 당선인은 자신의 당선을 시민들에게 돌렸다. "선거도 후보자가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시민들이 하시는 거다. 제가 당선될 수 있었던 건 전국 민주 시민들의 자발적 헌신과 여론 덕분이었다." 끝으로 그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을 멈추지 말자고 했다. "질문이 멈추는 그 순간 우리는 또 다른 기득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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