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이종원 여론조사 사건 서울경찰청 배당, 200통 문자가 열쇠

마포경찰서 아닌 공공범죄수사대가 사건을 맡았다

민주당 전당대회 국민여론조사 허위응답 유도 의혹, 3일 서울경찰청 배당

이종원 방송서 "문자·전화 200명" 반복 언급…통화기록 확보가 관건

정청래·최민희·이성윤 SNS에는 이종원 관련 글 한 줄도 없어

2026-09-04 11:11:32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국민여론조사 과정에서 허위 응답을 유도한 의혹을 받는 시사타파TV 운영자 이종원씨 사건이 3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됐다. 그동안 이씨와 관련한 고발 사건은 대부분 마포경찰서가 맡아 왔다. 이번에는 관할서를 건너뛰었다.


관할 마포서 건너뛰고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로


공공범죄수사대는 이씨에게 낯선 곳이다. 2022년 청담동 술자리 보도 직후 고발장이 접수되자마자 사건을 배당받아 뉴탐사 기자 자택을 압수수색한 부서가 여기다. 명예훼손 사건에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던 곳이다. 당시 수사관 20명가량이 집으로 들이닥쳤다.


수사 인력의 급도 다르다. 마포서에서는 경위나 경사가 조서를 작성한다. 공공범죄수사대는 경감이 조서를 쓴다. 휴대전화 포렌식은 기본 절차다.

이씨는 3일 방송을 쉬겠다고 미리 예고했다. 실제로 라이브 방송은 열리지 않았다.


권리당원들, 이종원 공동고발 "즉각 구속 수사하라"


권리당원들은 3일 국회에서 이씨를 공동 고발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혐의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와 정당법 위반이다. 고발인들은 이씨가 시청자들에게 "서울 경기 지역은 다 찼으니 강원이나 경북 등 다른 지역으로 해야 한다", "40대, 50대는 다 찼으니 20대나 30대로 해야 한다"고 방송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역과 나이를 속여서 허위 응답하도록 유도하는 취지의 방송을 했다"고 주장했다.


고발인들이 제시한 근거는 뉴탐사가 확보한 영상과 기록이다. 이들은 여론조사 결과가 권리당원 투표와 크게 어긋났다고 지적했다. 최고위원 투표에서 5~6위를 오가던 이성윤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위로 올라섰고, 줄곧 2위였던 박선원 후보는 5위로 밀렸다. 이들은 이성윤 최고위원의 사퇴와 이씨의 구속 수사를 요구했다.


고발장은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접수됐다. 고발인들은 "마포경찰서는 제대로 수사를 하지 않고 수사를 뭉개는 모습을 보여왔다"고 접수처를 서울경찰청으로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종원이 반복한 숫자 200, 통화기록은 남는다


수사의 핵심은 이씨가 방송에서 스스로 반복한 숫자다. 이씨는 지난달 방송에서 "지금 저한테 전화 오신 분 그리고 전화 통화는 안 하지만 문자 오신 분만 해도 200분이 넘어요"라고 말했다. 국민여론조사 표본이 4000명이고 결과가 최종 득표의 30%에 반영된다는 점을 들어 "1인당 80표"라는 계산도 내놨다. "이건 선착순이야"라고도 했다. "먼저 선착순으로 여론조사 받으면 그게 장땡이란 말이야"라는 말도 했다. 결과 발표 전에는 "국민여론조사는 무조건 우리가 이긴다"고 단언했다. 결과가 나온 뒤에는 "저 몰랐지, 내가 변수라는 걸"이라고 했다. 스스로를 여론조사 30%의 변수로 규정한 발언이다. "저는 그냥 앞에서 지휘한 것밖에 없어요"라는 발언은 주간경향이 레거시 언론 가운데 처음 옮겼다.


전당대회 직후 이씨에게 직접 문자를 보내 확인을 요청했다. "자네 방송 보고 투표 인증한 사람이 200명이 넘는다 했지, 그거 과장한 거 아닌가"라는 문자까지는 읽음 표시가 떴다. 이어 보낸 "당에서 진상조사한다는데 휴대폰 자진해서 제출할 생각 없나"라는 문자부터는 읽지 않음으로 남아 있다. 그 뒤로 전화도 문자도 닿지 않았다.


200이라는 숫자는 다르게 볼 여지가 있다. 표본 4000명에 응답률을 10%로 잡으면 조사기관이 건 전화는 4만통가량이다. 이 가운데 이씨 방송을 보던 시청자가 200명이나 조사 전화를 받았다는 건 확률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그래서 전국의 팀 정청래 조직이 수신 사실을 취합해 이씨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남는다. 이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추정이다.


휴대전화를 없애더라도 8월 14~15일 이씨와 통화하거나 문자를 주고받은 기록은 통신조회로 확인된다. 증거를 인멸한 사실 자체가 처벌 대상은 아니지만, 구속영장 심사에서는 증거인멸 우려로 곧장 연결된다.


최민희 의원 대응 가이드에 적힌 발신번호


최민희 의원은 8월 15일 오전 8시 30분 페이스북에 국민여론조사 대응 가이드를 올렸다. 여기에는 여론조사 기관 두 곳의 발신번호가 적혀 있었다. 하루 전인 8월 14일 시사타파TV 실시간 채팅창에도 여론조사 기관 이름과 발신번호가 42건 올라와 있었다.


최 의원이 이 번호를 어떤 경로로 알게 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여론조사를 받은 지지자가 알려줬을 수도 있고, 시사타파 쪽에서 건네받았을 수도 있다. 최 의원은 이 사건의 참고인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예우한다면 서면 답변이라도 내야 할 사안이다.


이종원 감싸는 팀 정청래 인사는 없었다


정작 이씨를 감싸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정청래 전 대표의 SNS 계정에는 이씨 관련 글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경남 통영 한산도 수해 복구 현장 사진만 이어진다.


최민희·한민수·이성윤 의원의 페이스북에서도 이씨 이름은 보이지 않는다. 이번 고발이 김민석 대표의 법적 조치 검토 지시에서 출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 보복 프레임을 걸 만한데도 그런 반응이 없다. 팀 정청래 인사 가운데 이씨를 두둔하는 취지의 글을 올린 사람은 부산의 유튜버 미키루크 이상호씨가 사실상 유일하다.


인스타그램 쓰레드에는 "내일부터 반격입니다. 전면전입니다"로 시작해 김민석 대표 고소와 전당대회 무효 소송을 예고하는 글이 돌고 있다. 이씨가 직접 올린 글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이제 이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200여명의 신원을 추적하는 단계로 들어간다. 명단이 나오면 사건은 이씨 한 사람의 사법 처리로 끝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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