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데이터 분석] 윤석열 정권이 끝나자 뉴탐사 기자들에 대한 기소가 멈췄다

강진구·박대용 기자 형사사법포털 기록 전수 분석…3년간 고소·고발 222건, 기소율 6.4%

2026-01-12 11:34:47

3년간 기소 8건, 정권 교체 후 0건. 고소장은 빗발치는데 기소장은 백지다.


뉴탐사가 형사사법포털과 내부 법무 데이터를 전수 분석한 결과다. 윤석열 정권 3년간(2022년 5월~2025년 4월) 강진구·박대용 기자를 상대로 접수된 고소·고발은 222건이다. 경찰 112건, 검찰 110건. 이 중 기소로 이어진 것은 8건이다. 8건 모두 윤석열 대통령 재임 기간에 집중됐다.


정권이 바뀌자 풍경이 달라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 7개월간(2025년 6월~2026년 1월) 고소·고발은 계속됐다. 검찰에 접수된 피의자 사건만 20건이다. 그런데 기소는 단 한 건도 없다. 고소 내용이 애초에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없는 수준이었음을 검찰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정권 교체, 검찰의 판단이 달라졌다


고소는 늘었다. 달라진 건 검찰의 판단이다.


▲강진구, 박대용 형사사법포털 등록 사건 분석 결과(2022.5~2024.1)


시기별로 보면 패턴이 선명해진다. 윤석열 취임 첫해인 2022년(5월~12월) 검찰 피의자 사건 11건 중 1건이 기소됐다. 강진구·박대용 기자가 더탐사 소속으로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보도한 게 2022년 10월 24일이다. 보도 직후부터 고소가 쏟아졌다.


2023년에는 26건 중 4건이 기소됐다. 기소가 가장 집중된 시기다. 2024년(계엄 전까지)에는 34건 중 1건이 기소됐다.


계엄 선포 후 탄핵 인용까지 4개월간에도 12건이 접수됐고, 2건이 기소됐다. 2025년 2월 5일 강진구 기자에 대한 스토킹 혐의다. 고소인은 삼부토건 조성옥 전 회장이다. 조성옥은 김건희 특검에서 구속영장까지 청구된 윤석열 정권기 핵심 인물 중 한 명이다. 권력이 무너지기 직전, 검찰이 날린 마지막 기소였다.


탄핵 인용 후 과도기 2개월간 4건 접수, 기소 0건. 이재명 정부 출범 후 7개월간 20건 접수, 기소 0건. 정권이 바뀌자 기소가 멈췄다.


청담동 술자리, 구속영장 2회·압수수색 15회


윤석열 정권의 법적 공세가 얼마나 집요했는지 보여주는 사건이 청담동 술자리 보도다. 강진구·박대용 기자는 2022년 더탐사 소속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보도했다. 한동훈 측은 곧바로 두 기자를 동시에 고소했다.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건조물침입, 스토킹, 면담강요까지. 생각할 수 있는 온갖 혐의를 총동원해 뒤집어씌웠다.


검찰은 2022년 12월과 2023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강진구 기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두 번 모두 기각했다. 2022년 8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압수수색만 18회 집행됐다.


결과는 어땠을까. 스토킹은 혐의없음(증거불충분), 개인정보보호법은 불기소로 끝났다. 그러나 정통망법(명예훼손), 공동주거침입, 면담강요 혐의는 기소됐다. 당시 법무부 장관 자택을 방문한 취재 행위를 '면담강요'라는 범죄로 본 것이다. 취재를 범죄로 규정한 기소였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인데, 검찰이 제출한 첼리스트 휴대폰 포렌식 결과가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 국과수에 검증을 신청할 예정이다.


범죄단체조직 혐의, 언론사를 조폭 취급하다


기자들에게 적용된 혐의 중 가장 황당한 것은 범죄단체조직이다. 조폭이나 보이스피싱 조직에나 적용하는 혐의를 언론사 기자에게 들이밀었다. 2023년 1월 경찰에 접수된 이 고소는 강진구 기자를 범죄단체 수괴로 지목했다. 경찰은 불러서 조사조차 하지 않았다. 그러나 기록은 남아 있다.


적용된 혐의 목록을 보면 무리함이 드러난다.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이 가장 많다. 검찰 38건, 경찰 63건이다. 무고, 공직선거법 위반, 업무상배임, 사기, 특경법 위반(배임), 업무상횡령,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까지 다양하다.


경제범죄 혐의는 내부 경영권 분쟁과 연결돼 있다. 정천수 열린공감TV 대표 측이 기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려 한 것이다. 그러나 2025년 7월 수원고등법원은 경영 파탄의 책임이 정천수에게 있다고 판결했다. 이 판결 하나로 검찰이 만지작거리던 경제범죄 수사 10여 건의 명분이 사라졌다.


전문 고발꾼들의 반복 고소


고소인 분석에서 고약한 패턴이 드러난다. 경찰 데이터에서 고소인이 파악된 35건을 보면 특정 인물들이 반복적으로 같은 기자를 고소했다.


한원섭이 8건으로 가장 많다. 정천수의 고발 대리인 역할을 해온 인물이다. 주로 기부금품법 위반으로 고발했다. 현재 2건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인데 검찰은 기소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원섭이 고발한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일명 양복 사건)은 기소됐다.


김상민이 6건이다. 정의연대 대표로 열린시민뉴스를 운영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대 동기라고 자랑하던 인물이다. 한원섭과 마찬가지로 정천수의 고발 대리인으로 보인다. 사기,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특경법 위반(배임), 업무상배임 등으로 고소했으나 대부분 무혐의 처분됐다.


정천수 6건, 김두일 5건. 한원섭, 김상민, 정천수, 김두일. 고소인이 파악된 35건 중 25건이 이 네 사람에게서 나왔다. 전문 고발꾼들의 반복 고소가 숫자를 부풀렸다. 이들의 보복성 고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김두일은 자신에 대한 탄원서를 썼다며 무고로 고소했고, 한원섭은 자신을 스토킹으로 고소했다며 무고로 맞고소했다. 모두 무혐의 불송치로 실패했다.


정치인들의 고소


정치인들도 기자들을 고소했다.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고소는 앞서 설명했다.


권성동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강진구·박대용 기자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과 건조물침입 등 혐의로 고소했다. 2024년 10~11월 사이에 접수된 2건 모두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받았다. 권성동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항고에 이어 재항고까지 제기하며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다.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강진구·박대용 기자를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소한 사건은 2024년 9월 기소돼 벌금형이 선고됐다. 성일종 사촌이 태양광 사업을 한 것에 대해 특혜 의혹을 제기한 보도였다. 성일종은 의원이 되자마자 국회에서 염해농지 태양광 사업 규제 완화를 추진했고, 관련법이 개정되자마자 사촌 동생이 현대건설 땅을 임대해 태양광 사업을 시작했다. 이미 다른 언론에도 보도됐던 내용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권 검찰은 두 기자만 기소해 주홍글씨를 새겼다. 담당 재판장은 윤석열이 임명한 마용주 대법관이었다.


기소율 3.6%, 숫자가 말해주는 것


전체 고소·고발 222건 중 기소로 이어진 것은 8건. 기소율 3.6%다.


이 수치가 얼마나 낮은지 비교해보자. 일반 형사사건 평균 기소율은 30~40% 수준이다. 고소·고발 사건만 따로 보면 20% 안팎이다. 강진구·박대용 기자에 대한 기소율 3.6%는 일반인 평균의 5분의 1도 안 된다.


낮은 기소율은 고소 자체가 터무니없었다는 증거다. 96.4%는 법적으로 성립하기 어려운 고소였다. 애초에 기소할 수 없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는 뜻이다. 그런데도 검찰은 8건을 기소했다. 정권이 바뀌자 기소가 멈췄다. 검찰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권력이었다는 뜻이다.


검찰 피의자 사건 110건 가운데 종결된 것은 95건이다. 무혐의 종결 87건, 기소 8건. 방어율 91.6%다. 경찰 112건 중에서도 결정종결 74건, 불송치 30건, 각하 6건 등 실질적 무혐의 종결이 대부분이다.


고소·고발이 만들어낸 후폭풍은 현재 진행형이다. 강진구·박대용 기자가 피고인 또는 피고로 서 있는 형사·민사 재판만 19건이다. 한동훈 청담동 술자리 사건, 조성옥 스토킹 사건, 한원섭 청탁금지법 사건 등 형사재판 5건과 손해배상·가처분 등 민사재판 14건이 동시에 진행 중이다. 반대로 기자들이 원고로 제기한 소송도 12건이다. 법정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막대한 소송비는 재정적 부담으로 쌓이고 있다. 2024년 10월부터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법률 대응 기금을 모으기 시작했다. 처음 이름은 '청진연(청담 게이트 진실 수호 연대)'이었다. 지금은 '진수연(진실수호연대)'으로 바뀌었다. 권력이 법을 무기로 휘두를 때, 시민들이 방패가 됐다.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숫자가 증명하는 '법적 계엄'


윤석열 정권 3년간 222건의 고소·고발. 구속영장 2회 청구. 압수수색 18회. 범죄단체조직부터 스토킹까지. 검찰은 무리한 혐의도 기소했다. 전문 고발꾼들은 반복적으로 같은 기자를 고소했다. 정치인들도 가세했다.


그러나 96.4%는 무혐의로 끝났다. 그리고 정권이 바뀌자 기소가 멈췄다.


고소·고발은 계속된다. 하지만 검찰은 더 이상 기소하지 않는다. 애초에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없는 고소였음을 검찰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은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러나 뉴탐사를 향한 계엄은 훨씬 먼저 시작됐다. 구속영장, 압수수색, 기소. 법을 무기 삼아 언론을 옥죄는 '법적 계엄'이었다. 탱크와 군인 대신 고소장과 검찰이 동원됐을 뿐이다. 222건이라는 숫자가 그 실체를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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