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칠곡 BBQ 점주, 4개월째 영업 중단...본사 직원 폭력과 협박에 시달려
BBQ와 가맹점주 사이의 갈등이 단순한 간판 분쟁을 넘어 폭력과 협박까지 동원된 심각한 사태로 번졌다. 경북 칠곡군 석적읍의 BBQ 석적센트럴점 안종모 점주는 간판 미신고 문제로 4개월째 영업을 중단한 채 본사와 갈등을 겪고 있다.
시작은 미신고 간판, 책임 소재는 어디에
갈등의 발단은 올해 4월 18일 매장에 설치된 간판이 관할청에 신고되지 않은 불법 간판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부터다. 안종모 점주는 5월 29일 칠곡군 석적읍사무소로부터 "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 사업에 관한 법률 제3조에 따른 허가 또는 신고를 득하지 않고 설치한 위법 광고물"이라는 시정명령을 받았다.
하지만 안 점주는 간판 신고를 본사에 위임했다고 주장한다. 안 점주가 공개한 카카오톡 메시지에 따르면, BBQ 점포개설팀의 임모 대리는 간판 신고 신청서 양식을 보내며 "하단 서명란에만 사인하면 된다"고 안내했다. 실제로 임 대리는 간판 문제가 불거진 후 "간판은 업체에서 잘못했고 확실히 안내드렸습니다. 대신하여 죄송한 말씀드립니다"라고 사과 메시지를 보냈다.
전국 BBQ 매장의 충격적인 현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칠곡군 내 8개 BBQ 매장이 모두 미신고 상태라는 점이다. 안 점주가 직접 관할청에 확인한 결과, 석적읍의 3개 매장은 물론 약목면, 왜관읍의 BBQ 매장 모두 간판 신고가 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인근 성주군의 BBQ 매장도 마찬가지였다.
이는 BBQ 본사가 전국 2,300여 개 매장의 간판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한다. 본사는 "간판 신고는 점주가 직접 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정작 대형 프랜차이즈의 경우 본사에서 규격화된 디자인과 규격을 관리하기 때문에 본사가 대리 신고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것이 관할청의 설명이다.
갈등 심화, 의자 들어 위협하는 본사 직원
간판 문제 협의차 매장을 방문한 BBQ 디자인팀 김모 대리는 안 점주와 대화 중 갑자기 의자를 들어 위협하는 행동을 보였다. CCTV에 포착된 이 장면에서 김 대리는 안 점주가 뒤돌아보자 서둘러 의자를 내려놓으며 "의자에 이물질이 있나 확인하려 했다"는 변명을 했다.
BBQ 본사는 이에 대해 "매장에 방문한 것은 맞지만 의자를 내려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고 해명했으나, 영상은 명백히 위협적인 행동이었음을 보여준다.
술 취한 팀장의 협박 전화, 조폭 거론까지
더욱 심각한 것은 BBQ 점포개설팀 노모 팀장이 술에 취한 채 안 점주에게 걸어온 협박 전화다. 녹음된 통화 내용에서 노 팀장은 "너 죽는다", "내려와 봐", "피라미드 식으로 동생들을 부리겠다"며 노골적으로 협박했다.
특히 노 팀장은 통화에서 "위대한"이라는 실존하는 조직폭력배 출신 인물의 이름을 거론하며 "내 동생들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인물은 야구선수 출신으로 부산의 20세기파에 가입해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조폭이다.
본사의 금전적 회유 시도
BBQ 본사는 사태 수습을 위해 안 점주에게 두 가지 선택안을 제시했다. 영업을 계속할 경우 300만원, 계약을 종료할 경우 5,0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 점주는 "공식적인 사과가 먼저"라며 이를 거절했다.
안 점주가 계약 종료를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가맹계약서의 '경업금지 조항' 때문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계약 종료 후 1년간 해당 위치에서 치킨업을 할 수 없어 사실상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위원회 분쟁조정 신청했지만
안 점주는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분쟁조정협의회에 조정을 신청했지만, BBQ 본사는 답변서 제출 기한까지 아무런 서류도 제출하지 않고 불참했다. 이로 인해 분쟁조정은 결렬됐다.
BBQ 본사 홍보실 관계자는 "점주가 언론 제보를 하는 상황에서는 협상이 어렵다"며 "전국 2,300여 매장은 모두 적법하게 간판을 신고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가맹거래법 위반 정황도 발견
가맹거래사는 이 사건에서 여러 가맹사업법 위반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정보공개서 제공 후 14일 숙고기간을 지키지 않고 가맹계약을 체결했고, 가맹점 영업 이전에 초도물품비를 본사가 직접 수취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특히 점포개설팀 직원이 '허위계약서 발급 목적'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이는 BBQ가 가맹점 개설 수를 늘리는 데만 급급해 도덕성을 무시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구조적 문제
이번 사건은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가맹거래사에 따르면 차액가맹금 문제, 중도해지 위약금 분쟁 등이 빈발하고 있으며, 가맹점주들을 보호할 제도적 장치는 여전히 미흡하다.
반면 이삭토스트의 김하경 대표는 "가맹점주는 가뭄에 만난 이웃"이라며 가맹비와 인테리어 비용을 받지 않는 차별화된 경영철학을 보여주고 있어 대조를 이룬다.
진정한 '패밀리'의 의미를 묻다
안종모 점주는 "BBQ는 가맹점을 패밀리라고 부르지만, 가맹점주는 본사가 모셔야 할 고객이지 희생을 요구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재 안 점주는 형사고발까지 진행한 상태다. 4개월째 영업을 중단한 채 손실만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지만, 부당한 대우에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별 분쟁을 넘어 우리나라 프랜차이즈 업계 전반의 불공정한 관행과 가맹점주 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시급히 제기하고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가맹사업법 개정안들이 하루빨리 통과돼 이런 피해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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