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이브

방실침입 무죄 확정 강진구 기자, 41개 언론사 상대 집단 손배소송 예고

"기소는 보도, 무죄는 침묵" 무책임한 언론에 법적 대응 나서

2025-05-23 17:03:59

대법원에서 최종 무죄 판결을 받은 강진구 기자가 자신을 명예훼손한 41개 언론사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소송을 예고했다.


강진구 기자 측은 최근 국내 주요 언론사 41곳에 명예훼손 관련 손해배상청구 통지문을 일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2년 방실침입 혐의 기소 당시 무분별한 보도를 했으면서도 3년 4개월 후 무죄가 확정된 이후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언론계를 향한 전면적인 법적 대응이다.


주요 언론사 41곳 모두 법정 대응 대상


이번 집단소송 대상에는 ▲KBS ▲MBC ▲SBS ▲YTN ▲MBN ▲채널A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국일보 ▲경향신문 ▲국민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아시아경제 ▲머니투데이 ▲헤럴드경제 ▲이데일리 ▲뉴시스 ▲연합뉴스 ▲뉴스1 ▲노컷뉴스 ▲뉴스토마토 ▲뉴스핌 ▲더퍼블릭 ▲데일리안 ▲디지털타임스 ▲매일신문 ▲부산일보 ▲서울경제 ▲아이뉴스24 ▲아주경제 ▲조선비즈 ▲채널에이 ▲파이낸셜뉴스 ▲한겨레신문 등 국내 거의 모든 주요 언론사가 포함됐다.


언론사들의 침묵과 뒤늦은 "기사 삭제·정정보도" 제안


통지문 발송 이후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언론사는 "기사 삭제"와 "정정보도"까지 제안해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3년 4개월간 대법원 무죄 확정까지 완전히 침묵하고 외면하던 언론사들이 민사소송이 예고되자 뒤늦게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강진구 기자 측은 "대법원까지 가서 무죄 판결이 확정되는 동안에도 이들 언론사는 단 한 번의 사과나 정정보도도 없이 침묵해왔다"며 "이제 와서 기사 삭제나 정정보도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은 언론으로서의 기본 윤리마저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특히 "이미 3년 넘게 인터넷에 퍼져 있는 명예훼손 피해를 뒤늦은 기사 삭제나 정정보도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언론의 무책임함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기소는 37개사, 무죄는 15개사" 선택적 보도의 실상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언론의 선택적 보도 행태는 충격적이다. 2022년 검찰의 기소 당시에는 37개 언론사가 앞다퉈 보도에 나섰지만, 2024년 2월 1심 무죄 판결 때는 15개사로 급감했고, 같은 해 11월 2심 무죄 판결에는 17개사만이 보도했다.


특히 SBS는 피고인인 강진구 기자보다 먼저 기소 사실을 알고 '단독' 보도했다. 이는 검찰이 정당한 절차 없이 언론사에 먼저 정보를 흘렸다는 명백한 증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BS는 1·2심 무죄 판결은 단 한 번도 보도하지 않았다. 중앙일보, 서울신문, 아시아경제, 동아일보, 채널A, 국민일보, 조선비즈, 부산일보, 데일리안, 서울경제, 경향신문, 뉴스토마토, 아주경제, 매일신문 등 13개 주요 언론사도 마찬가지였다.


검찰 공보 규정 위반한 무분별한 보도


통지문에서 강진구 측은 각 언론사의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가장 핵심은 2022년 7월 25일부터 시행된 '형사사건의 공보에 관한 규정' 위반이다. 이 규정은 검찰이 형사사건에 대해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을 경우 언론사가 함부로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41개 언론사들은 검찰이 강진구 기자 기소 건에 대해 공식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비공식적인 경로를 통해 공소장 내용을 입수해 강진구 기자의 실명과 혐의사실을 그대로 보도했다. 이는 형사사건 공보 규정의 취지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다.


또한 각 언론사는 ▲무죄추정 원칙을 무시한 채 독자들로 하여금 범죄자로 오인하게 하는 표현을 사용했고 ▲발신인 측 입장을 충분히 전달하지 않은 불균형한 보도를 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4분간 취재활동, 3년 4개월 법정 다툼 끝에 무죄 확정


이 사건의 발단은 2022년 5월 26일 강진구 기자가 오세훈 서울시장 부인 송현옥 세종대 교수의 강의실에서 단 4분간 취재활동을 한 것이었다. 강 기자는 송 교수가 운영하는 극단 '물결' 단원들이 학생 시설인 세종대 연극연습실을 사적으로 이용한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 취재를 했다가 방실침입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1심과 2심 모두 "취재 목적으로 열려있는 강의실 문을 노크하고 들어간 것은 정당한 언론 활동"이라며 무죄를 선고했고, 올해 3월 28일 대법원에서도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 방실침입죄의 성립, 정당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명시했다.


각 언론사에 300만원 합의 제안, 거부 시 1000만원 소송


강진구 측은 41개 언론사 모두에게 동일한 내용의 통지문을 발송했으며, 각 언론사별로 통지문 수령일로부터 10일 내에 300만원의 합의금을 지급하면 모든 민·형사상 청구를 하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거부할 경우 위자료 1000만원을 청구하는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또한 해당 공소장 정보를 유출한 검찰 담당자에 대한 형사 고소 및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청구도 별도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에게 알리는 "언론의 민낯"


강진구 측은 "무책임한 보도 후 그동안 침묵하고 외면하다가 민사소송이 예고되니 뒤늦게 기사 삭제나 정정보도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언론사들의 행태야말로 진짜 문제"라며 "시민들이 언론의 이런 민낯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기소 단계에서만 적극 보도하고 무죄 판결에는 침묵하는 언론의 이중적 태도를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특히 검찰이 피고인보다 언론사에 먼저 정보를 제공하는 관행과 언론사들이 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쓰는 구조적 문제점이 고스란히 노출됐다.

Copyright ⓒ 시민언론뉴탐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뉴스

주요 태그

시민언론 뉴탐사 회원이 되어주세요.
여러분의 회비는 권력감시와 사법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위한 취재 및 제작에 사용되며, 뉴탐사가 우리사회 기득권을 견제할 수 있는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뉴탐사 회원가입
Image Descrip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