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정천수의 거짓말 8가지, 항소심 판결문에 드러나
선고 당일 유튜브 방송에서 한 말을 판결문 전문과 대조했다
"재판부가 증언 언급 안 했다"…판결문 10쪽엔 증인 이름까지
"최영민이 먼저 비번 손댔다"…판결문엔 정천수가 계좌부터 변경
"목숨 걸고 취재했다"…판결문엔 "직접 취재한 사실 없다"
유죄 두 건인데 김한메 건은 방송에서 통째로 빠져
정천수 전 열린공감TV 대표는 항소심 선고가 끝난 28일 오후 자신의 채널을 열었다. 벌금 2000만원을 선고받은 직후였다. 그는 재판부가 자신이 낸 증거를 들여다보지도 않았다고 했다. 판결문을 확보해 확인한 결과, 그날 방송에서 한 말 가운데 여덟 대목이 판결문에 적힌 내용과 어긋났다.

의정부지방법원 제3형사부(재판장 우인선)는 2025노549, 2025노551(병합) 사건에서 정천수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죄명은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이다. 적용 법조는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 허위사실 적시다.

"재판부가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정천수가 방송에서 가장 오래 붙든 대목이다. 항소심에서 제보자 3명의 진술서를 내고 그중 1명이 법정에서 선서하고 증언했는데, 재판부가 이를 "0.001%도" 꺼내지 않았다고 했다. 자신이 재판장이었다면 그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는 말이라도 했을 것이라며, 그런 말조차 없었다고 했다.
판결문 10쪽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증인 김O관의 당심 법정진술 및 피고인이 당심에서 제출한 증거들을 보태어 보더라도 원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 증인 이름까지 특정해 판단한 문장이다. 업무방해 부분에도 같은 취지의 문장이 6쪽에 따로 있다. 피고인이 당심에서 제출한 증거들을 보태어 보더라도 원심의 판단을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이지 않는다는 대목이다.
정천수가 "그런 말이 있었다면 요만큼은 이해하겠다"고 한 그 문장이 판결문에 들어 있다.
"최영민이 먼저 비밀번호를 바꾸려 했다"
정천수는 미국에 있던 자신이 해임되자 최영민 감독이 채널 계정에 손을 대 비밀번호를 바꾸려 했고, 알림 메시지를 받은 자신이 원래 주인으로서 비밀번호를 변경해 채널을 지켰다고 했다.
판결문 어디에도 최영민 감독이 비밀번호를 변경하려 했다는 인정 사실은 없다. 1심에도 없었다. 4쪽에 적힌 순서는 오히려 반대다. 경영권 분쟁이 생기자 정천수가 2022년 6월 9일 채널 수익금 지급계좌를 자기 개인 명의로 되돌렸고, 다음 날인 6월 10일 비밀번호를 임의로 바꿨다.
정당행위 주장도 7쪽에서 깨졌다. 최영민 측이 채널 수익금을 탈취하려는 행위를 했거나 그럴 위험이 있어 급박하게 저지할 필요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정천수가 회사의 업무수행을 위해서가 아니라 회사의 영업을 방해할 의도에서 비밀번호를 바꾼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최영민은 내가 임명한 관리자 한 명일 뿐"
정천수는 채널을 자기 개인이 만들었고 최영민 감독을 관리자로 한 명 임명해줬을 뿐이라고 했다.
판결문 4쪽에는 최영민 감독이 법인 지분 49%를 받았고, 채널 관리자로 지정돼 채널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면서 운영했다고 적혀 있다. 법인 설립 전에도 두 사람이 함께 23개가량의 영상을 찍어 올렸다. 재판부는 회사의 설립 동기, 채널의 관리 및 운영 주체, 수익금 지급계좌, 계정이 회사를 위해 사용된 기간을 근거로, 계정이 개인 명의로 되어 있더라도 정천수가 비밀번호를 임의로 변경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취재를 목숨 걸고 했다"
정천수는 이낙연 전 대표 관련 보도를 위해 2020년부터 목숨 걸고 취재했다고 했다.
판결문 8쪽은 정천수가 이 보도내용에 대하여 직접 취재한 사실이 없다고 못 박았다. 최은순씨의 지인인 제보자의 말이 사실이라고 믿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 제보자의 말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했다.
"제보자 녹취 1분짜리를 그대로 올렸을 뿐"
정천수는 취재해서 형식을 갖춰 보도한 게 아니라 제보자 한 명의 음성 녹취를 1분짜리 쇼츠로 만들어 올렸을 뿐이라고 했다.
판결문 8쪽에는 편집 사실이 적혀 있다. 정보를 어떻게 알려주냐는 정천수의 질문에 제보자가 "모르지 그건"이라고 답한 부분을 편집으로 생략했다. 그 결과 김건희씨가 부동산 정보를 주는 사람들을 잘 알고 지낸 것처럼 보도됐다는 것이다. 녹취를 그대로 내보낸 것이 아니었다.
"100만원 깎아준 것만 이상하다"
정천수는 1심 벌금이 업무방해 100만원, 명예훼손 2000만원으로 합계 2100만원이었는데 항소심이 이를 퉁쳐서 2000만원으로 100만원 깎아준 점이 이상하다고 했다.
감형이 아니다. 판결문 3쪽에 두 사건이 항소심에서 병합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놓였고, 하나의 형을 선고해야 하므로 원심판결들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게 됐다고 적혀 있다. 재판부가 직권으로 파기한 것이다. 14쪽에는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들을 모두 파기한다고 명시돼 있다. 정천수의 양형 주장은 심리 대상에서 빠졌다.
사건 이름에서 지워진 김한메
정천수는 이 재판을 방송 내내 "이낙연 사건"으로 불렀다. 유죄가 인정된 명예훼손은 두 건이고, 나머지 하나는 김한메 사법정의 바로세우기 시민행동 상임대표에 관한 것이다. 김한메씨는 그날 방송에서 자신을 고발한 사람으로만 등장했다. 그가 이 재판의 피해자라는 사실은 끝까지 나오지 않았다.
판결문 8쪽에 따르면 정천수는 김한메씨가 손혜원 전 의원에게서 후원금을 받고 손 전 의원을 지지하는 방송을 하며 정치 카르텔을 형성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김한메씨는 수사기관에서 후원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정천수는 제보자가 누구인지 특정하지 못했고 근거자료도 내지 못했다. 재판부는 정천수가 강진구 기자와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김한메씨가 강 기자 편에 서서 방송을 하자 그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목이 빠지면 사건의 성격이 달라진다. 대선 후보를 지낸 정치인이 언론인을 고발한 사건으로만 남는다. 사적 감정에서 출발해 근거 없이 개인을 때렸다는 판결문의 판단은 화면에 나오지 않았다.
"강진구가 고소한 건 유죄가 하나도 없다"
정천수는 강진구 기자가 자신을 고소한 사건 가운데 유죄로 확정된 것이 단 한 건도 없다고 했다. 이번 항소심에서 강 기자 관련 명예훼손이 무죄로 유지된 것을 그 근거로 들었다.
판결문 12쪽은 다르게 적고 있다. 정천수가 강 기자를 두고 황희석 변호사의 아들 집에 거주하고 있다고 보도한 사실, 그리고 강 기자가 그 집에 거주한 적이 없었던 사실이 함께 인정됐다. 보도가 허위라는 점은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다만 그 내용만으로는 사회적 평가가 침해될 명예훼손적 표현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 무죄의 이유였다. 보도가 사실이어서 무죄가 난 것이 아니다.
정천수는 방송에서 벌금형이 확정되면 언론인 자격이 없다고 보고 열린공감TV 법인을 없애겠다고 했다. 상고 기한은 선고일로부터 일주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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