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권성동 구속영장 발부... 가수협회 이자연 회장 국고횡령 재수사 착수

복면골프 김종삼 부인 이자연 가수협회장, 지자체 축제 무대비용 부풀려 횡령...문체부·경찰 2년간 묵인 의혹

2025-09-17 01:19:20

뉴탐사의 '복면골프' 보도가 예상치 못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골프장에서 포착된 이후, 그의 동반자로 밝혀진 김종삼 씨의 부인이 가수협회장 이자연 씨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가수협회를 둘러싼 국고보조금 횡령 비리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16일 방송 직후 권성동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김건희 특검은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로부터 1억 원을 4-5개 뭉치로 포장해 전달받은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관봉권이 찍힌 현금 다발을 전달한 현장 증거가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권성동 의원은 복면골프 보도 직후 "영수증을 보관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영수증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취재 결과 권성동 의원과 김종삼 씨는 그린피를 내지 않고 공짜 골프를 친 것으로 확인됐다. 제보자들에 따르면 김종삼 씨는 골프장에서 자기 돈을 내고 골프를 치는 사람이 아니라 항상 다른 사람들이 비용을 대신 지불하게 하는 인물이라고 한다.


이자연 회장 7년간의 전횡, 문체부와 경찰은 왜 침묵했나


이자연 가수협회장은 지난 7년간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코로나 시기 무명가수들을 위한 국고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가수들의 출연료에서 발전기금 명목으로 50만 원에서 80만 원씩 떼어가고, 불만을 제기하는 가수들에게는 다음 출연 기회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권력을 행사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지자체 축제에서 무대 설치 비용을 부풀려 페이백을 받았다는 것이다. 강경젓갈축제, 보령머드축제, 서천모시축제, 옥천묘목축제 등 전국 각지의 축제에서 실제로 설치하지 않은 무대 비용을 청구해 수억 원대의 페이백을 받았다는 내부고발이 있었다.


2023년 7월, 해고 직전의 가수협회 직원이 문체부 박현경 과장을 만나 이자연 회장의 페이백 비리를 상세히 고발했다. 직원은 "회당 최소 천만 원 이상이 남아야 하는데 300만 원밖에 안 줬다"며 구체적인 횡령 정황을 설명했다.


특히 2023년 6월 26일 가수협회 전 직원이 문체부에 제출한 녹취록은 이자연 회장이 페이백 비리를 직접 인지하고 있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녹취록에서 사무국장이 지방 축제 정산금에 대해 묻자, 이자연 회장은 "받아서 입금시켰다"고 답했다. 사무국장이 "시스템 하나도 안 들어간 비용이 2천만 원 넘게 나갔는데 천만 원 이상이 들어와야 한다"고 지적하자, 이자연 회장은 세금 문제를 거론하며 페이백 금액이 적다는 불만을 표시했다. 이는 이자연 회장이 페이백 구조를 정확히 알고 있었으며, 오히려 더 많은 금액을 기대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나 문체부는 2년 가까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당시 문체부 장관은 박보균 장관(2022년 5월~2023년 10월)이었다. 박보균 장관 재임 시절 이미 구체적인 페이백 비리 증거가 제출됐음에도 묵인된 것이다. 2023년 10월 유인촌 장관이 취임한 이후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박현경 과장은 "내부적으로 상의를 해보겠다"고 했지만 이후 연락이 없었고, 후임 과장 역시 형식적인 조사만 진행했을 뿐이다.


영등포경찰서도 마찬가지였다. 통장 거래내역까지 압수수색하고도 정식 참고인 조서조차 작성하지 않은 채 2년간 수사를 방치했다.


박상철 신임 회장 당선의 그림자


이자연 회장의 임기가 끝나면서 치러진 가수협회장 선거에서는 인기곡 '무조건 무조건이야'로 유명한 박상철 가수가 당선됐다. 그러나 이 선거 과정에는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투표 참여자 228명 중 100여 명이 평소 보지 못한 낯선 얼굴이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선거 전 이자연 회장은 여명808 남종현 회장의 철원 공장에서 무명가수들을 대상으로 1박 2일 단합대회를 열었다. 노래자랑을 통해 50만 원씩 나눠주며 사실상 사전 선거운동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투표 당일에는 실버아이TV 본부장이 투표장에 나타나 무명가수들에게 무언의 압력을 행사했다는 증언도 있다.


박상철 신임 회장은 인터뷰에서 이자연 회장의 횡령 의혹에 대해 "횡령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며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김종삼 씨에 대해서는 "그분 이름도 몰랐습니다, 김종삼 씨"라고 답한 뒤, 곧이어 "이자연 회장님이 회장을 하실 때 단 한 번이라도, 제가 그분 이름도 몰랐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김종삼 씨를 선거 과정에서는 알게 됐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 박상철 회장은 화합만을 강조하며 과거 비리에 대한 청산 의지는 보이지 않았다.


가수 태진아는 상대 후보였던 최유나 씨에게 "네가 회장이 되면 이자연 있을 때 일은 덮고 가라"고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태진아는 이를 부인했지만, 복수의 관계자가 같은 내용을 증언하고 있다.


특히 태진아는 작년 6월 쌍방울 본사 건물 옥상 파티에서 김성태 회장 바로 옆에 앉아 식사를 하며 친근하게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된 바 있다. 당시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 수원지검의 '연어술 파티' 즉, 검찰의 증인 회유 의혹이 불거지던 시기였다.

▲쌍방울 본사건물 옥상파티에 김성태 회장과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누는 가수 태진아(2024.6.20)


가수협회는 9월 22일 이취임식을 예정하고 있지만, 문체부는 아직 박상철 신임 회장에 대한 승인을 보류하고 있다. 박상철 회장 역시 가수협회 정관상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람은 후보가 될 수 없다는 조항에 저촉되는 문제가 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연루 의혹, 충청 지역구 의원들 떨고 있나


가수협회 직원의 증언에 따르면 페이백 비리가 집중된 지역은 충청도였다. 전체 축제의 30% 이상이 충청 지역에 몰려 있었고, 공주, 청양, 부여 등에서 행사가 열렸다. 김종삼 씨의 고향이 정진석 의원 지역구인 공주라는 점도 주목된다.


이철규 의원이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됐을 때 이자연 회장이 축하 화환을 보냈고, 이철규 의원 지역구인 강원 동해에서도 자주 공연이 열렸다. 대구 북구 김승수 의원 지역구에서도 두 번이나 행사가 진행됐다. 관계자는 "페이백한 금액 중 일부가 친한 국회의원들에게 정치 후원금으로 흘러갔다"고 증언했다.


뉴탐사 보도 이후 서울경찰청은 영등포서로부터 사건을 회수해 반부패수사대에 배당했다. 단순 횡령이 아닌 공무원 범죄 정황이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자연의 페이백 비리를 제대로 수사하면 권성동뿐 아니라 여러 지역구 의원들의 연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권성동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로 시작된 수사가 가수협회를 둘러싼 정치권의 비리 카르텔까지 밝혀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 혈세로 조성된 국고보조금이 무명가수들이 아닌 정치인들의 주머니로 흘러간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박보균 전 장관과 유인촌 전 장관 재임 기간 동안 이자연 회장의 페이백 구조를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가 문체부에 제출됐음에도 2년간 방치된 것은 정치적 외압이 작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가수협회의 정상화를 위해서는 이자연 전 회장의 비리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처벌, 그리고 정치권과의 유착 관계 규명이 선행돼야 한다.


뉴탐사는 이번 보도와 관련해 이자연 회장과 남편 김종삼 씨, 그리고 여명808 남종현 회장에게 이번 가수협회 선거에서 박상철 후보 당선을 도왔는지에 대해 질문했으나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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