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보도

장시호 태블릿PC와 한동훈 아이스크림의 진실

정유라가 폭로한 국정농단 증거조작 의혹의 전말

2023-11-02 23:43:00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태블릿PC가 두 개였다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가 장시호가 특검에 제출한 두 번째 태블릿PC에 대한 충격적인 증언을 내놨다. 정유라 씨는 2일 뉴탐사와의 인터뷰에서 "장시호 태블릿PC의 잠금 패턴은 어머니가 사용하던 것이 아니라 장시호 아들이 게임할 때 쓰던 패턴"이라며 증거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JTBC 보도부터 엇갈린 태블릿PC 입수 경위


국정농단 사건에는 두 개의 태블릿PC가 등장한다. 첫 번째는 JTBC가 입수한 김한수 태블릿PC, 두 번째는 장시호가 특검에 제출한 태블릿PC다.

JTBC는 2016년 10월 19일 고영태와의 인터뷰에서 "최순실이 태블릿PC를 들고 다니며 연설문을 수정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5일 후인 10월 24일 단독보도에서는 갑자기 '사무실PC'라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당시 JTBC 손영석 부장은 법정에서 "최순실에게 혼선을 주기 위한 의도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정작 고영태는 12월 7일 국회 청문회에서 "최순실이 태블릿PC 사용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JTBC 인터뷰와 정반대 증언을 했다.


장시호 태블릿PC 등장과 '특급 도우미' 대접


김한수 태블릿PC의 증거능력이 의심받자 2017년 1월 장시호가 두 번째 태블릿PC를 특검에 제출했다. 장시호는 "최순실이 독일에서 물건들을 버리라고 했는데, 태블릿PC가 아까워서 가져왔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이사를 도와주다 발견했다"는 식으로 진술을 바꿨다.


장시호는 특검 수사에서 '특급 도우미'로 불렸다. 태블릿PC뿐만 아니라 최순실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용한 대포폰 비밀번호까지 풀어줬다. 당시 한동훈 부장검사(현 법무부 장관)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장시호가 문을 똑똑 두드리며 아이스크림을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장시호는 뉴탐사와의 문자 인터뷰에서 "복도에서 한동훈 부장이 지나가면서 줬다"며 정반대로 해명했다. 둘 중 한 명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패턴부터 개통 과정까지 의혹투성이


정유라 씨는 "장시호 태블릿PC의 잠금 패턴 'ㄱ'자는 어머니가 사용하던 패턴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어머니는 항상 복잡한 패턴을 사용했는데, 'ㄱ'자 패턴은 장시호 아들이 게임할 때 쓰던 것"이라고 증언했다.


태블릿PC 개통 과정도 의혹이 있다. 특검은 최순실이 비서와 함께 SK텔레콤 대리점에 가서 직접 개통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당시 비서였던 안모 씨는 "그런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뉴탐사가 해당 대리점에 확인한 결과 명확한 답변을 회피했다.


장시호가 제시한 입수 경위도 계속 바뀌었다. 처음엔 이사를 도와주다 발견했다가, 증거인멸을 지시받아 가져왔다가, 마지막엔 자신이 먼저 가져갔다고 했다. 최순실의 기사는 "태블릿PC를 본 적이 없다"고 증언했다.


검찰의 '봐주기 수사'와 플리바게인


장시호는 검찰 수사에 협조한 대가로 상당한 특혜를 받았다. 특검은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설립 주체를 장시호에서 최순실로 공소장을 변경해줬다. 구형할 때도 1년 6개월로 낮게 구형했다. 하지만 법원은 "너무 봐주기 구형"이라며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정유라 씨는 "장시호가 평소 한동훈을 천재라며 극찬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협조하는 사람은 살려주고 반항하는 사람은 죽이는 방식으로 증인들을 길들였다"고 비판했다.


한편 장시호의 오빠 장승호는 베트남 사업 관련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조사를 받지 않았다. 한동훈과 장시호는 현대고 선후배 사이다.


학연으로 얽힌 의혹의 인물들


이번 사건 관련자들 사이의 학연 관계도 주목된다. 김한수 전 행정관과 중앙일보 홍정도 회장은 경원중학교 동창이다. 한동훈 장관과 장시호는 현대고 선후배다. 홍정도와 한동훈 장관의 부인 진은정은 구정고 동문이다.


정유라 씨는 "검찰이 결론을 미리 정해놓고 증거가 없으면 만들어내는 것은 천인공노할 범죄"라며 "진영을 떠나 누구든 이런 검찰의 칼날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최순실 씨는 태블릿PC 반환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는 최순실 것이라고 했다가 이제는 반환을 거부하고 있다. 정유라 씨는 "태블릿PC가 우리 손에 들어오면 민간 포렌식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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