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보도
가거도 방파제 3000억 비리 수사 덮은 서해경찰청, 수사팀장 쫓아내고 무혐의 종결한 내막 폭로
모금원 경위, 이명준 서해경찰청장 수사외압 증거 녹음 공개..."수사는 덮는게 예술" 망언까지
가거도 방파제 건설 과정에서 벌어진 3000억원대 비리를 수사하던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모금원 경위가 이명준 서해경찰청장의 수사외압으로 수사팀에서 쫓겨나고, 후임 팀장이 황당한 논리로 사건을 무혐의 종결한 정황이 드러났다.
뉴탐사는 17일 방송에서 모금원 경위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가거도 방파제 비리 수사 과정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수사외압 실태와 엉터리 불송치 결정서 내용을 공개했다.
수리모형실험 조작 확인하고도 "증거 불충분" 무혐의
가거도 방파제는 2012년 슈퍼방파제를 만들겠다며 케이슨 공법으로 착공했지만, 연약지반 문제로 계속 기울어지면서 해마다 200~300억원씩 보강공사비가 투입되고 있다.
모금원 경위가 2024년 10월 수사에 착수해 확인한 바로는, 설계사인 혜인ENC가 관동대 수리모형실험 결과를 조작했다. 원래 실험에서는 "근고블록과 트리포드 대부분 이탈"이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혜인ENC는 "이탈이 발생하지 않음"으로 보고서를 조작했다.
삼성물산은 2014년 8월 해수부 공무원들이 참석한 대책회의에서 실험 결과 조작 사실을 영상과 함께 공개했다. 50년 빈도 설계파고에서도 블록의 50%가 이탈했고, 70년 빈도에서는 대부분 이탈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후임 수사팀장은 이런 명백한 증거에도 "피의자들(해수부 공무원)이 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을 것"이라며 무혐의 처리했다. 관동대 교수 2명이 "조작 사실을 알고 해수부에 항의 방문했다"고 증언했지만, 해수부 공무원들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자 "상호 상반되는 주장만 있을 뿐"이라며 덮어버렸다.
"3개월 안에 끝내라" 노골적 수사외압
모금원 경위는 수사 착수 2주 만부터 본청 총경으로부터 압박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 해당 총경은 "지휘체계를 무시하고 네 마음대로 하지 마라", "3개월 안에 끝내라", "내년 1월까지 안 끝내면 너희 팀 해체야"라고 협박했다.
특히 "수사는 (파는 것)보다 덮는게 예술이야"라는 충격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이 총경은 "정당한 인사발령 사유는 만들면 돼"라며 "너는 100% 인사발령"이라고 예고했고, 실제로 모금원 경위는 2025년 2월 경비정으로 전출됐다.
이명준 청장, 동문 선배 오운열 국장 구하기?
수사외압의 정점에는 이명준 서해경찰청장이 있었다. 이 청장은 주요 피의자인 오운열 해수부 국장과 광주동신고 선후배 사이다. 오 국장이 4년 선배라고 한다.
정정재 제보자 지인과 전 국회 보좌관의 통화 녹음에서는 "이명준이가 막으면서 핑계를 대려고 팀장들을 바꿨다"며 "목포로 와서 걔들 만나서 모금원을 정리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명준 청장이 직접 나서서 모금원 경위를 제거하기 위한 인사 작업을 했다는 증언이다.
보복성 인사의 치밀한 시나리오
이명준 청장의 부당인사 시나리오는 치밀했다. 먼저 광역수사대장을 교체해 새로운 대장을 앉히고, 그 대장이 "모금원과 일할 수 없다"고 하게 만들어 인사발령 명분을 만들었다.
모금원 경위가 새 대장에게 "경감 팀장을 안 세우려는 것이 누구 생각이냐"고 묻자, 대장은 "야 이 새끼야"라며 욕설을 퍼붓고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모금원 경위를 경비정으로 발령냈다. 모금원 경위는 "갑질 피해자인데 오히려 가해자로 몰아 발령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모금원 경위의 직속상관이었던 전 광역수사대장은 "나도 창피하다 솔직히"라며 "자질 없는 사람이 총경 달고 과장 앉아 있다"고 한탄했다. 그는 또 "너(모금원)도 데미지, 청장도 데미지 입을 것"이라며 이 사건의 본질이 모금원 경위와 이명준 청장 간 갈등임을 암시했다.
엉터리 불송치 결정서의 황당한 논리
후임 수사팀장이 작성한 불송치 결정서는 법리와 상식을 무시한 엉터리였다.
첫째, 혜인ENC가 보고서를 조작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해수부 공무원들이 이를 몰랐다고 결론 내렸다. 설계사가 발주처인 해수부 몰래 보고서를 조작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 특히 해수부 공무원들이 2012년 6월 관동대 수리모형실험 현장에 참관했다는 공문이 있는데도 이를 무시했다.
둘째, 오운열 국장이 정정재 제보자에게 "다른 이름으로 회사를 만들면 인천, 부산, 마산 등에서 하도급을 주겠다"며 회유한 사실이 녹취록으로 확인됐는데도 "고발 취하 요청은 없었다"며 문제없다고 처리했다. 이는 명백한 직권남용이자 회유 시도였다.
셋째, 혜인ENC 관계자들에 대해 업무상 배임(공소시효 15년)이 아닌 사기죄(공소시효 7년)를 적용해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처벌하지 않았다. 설계·감리업체도 업무상 배임죄 주체가 될 수 있는데 의도적으로 죄명을 바꿔 면죄부를 준 것이다.
무혐의 종결 후 특별승급과 대통령 표창
충격적인 것은 이 사건을 무혐의 종결한 관계자들이 포상을 받았다는 점이다. 후임 수사팀장 유광풍 경감은 특별승급했고, 광역수사대장은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표창 시기는 2025년 5월 28일로, 새 정부 출범 일주일 전이었다.
반면 모금원 경위는 이전에 180억원치 대북 경유 밀수 브로커를 구속시키고, 국립대 총장을 해경 최초로 구속시킨 공로에도 특별승급에서 두 번이나 배제됐다. 그는 "열심히 수사하는 사람은 배제하고, 수사를 덮은 사람들이 포상받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83억 국고보조금 횡령 사건도 종결 압박
모금원 경위는 가거도 방파제 사건 외에도 모 지자체의 83억원 국고보조금 횡령 사건을 수사했지만, 이 역시 이명준 청장의 압박으로 제대로 수사하지 못했다고 폭로했다. 결국 검찰에 송치했지만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이명준 청장은 본청 지시로 착수한 이 사건에 대해서도 "죄가 안 된다"며 수사팀을 압박했다. 모금원 경위는 "정무적 판단이라는 말을 제일 싫어한다. 정무적 판단을 하려면 정치를 해야지 왜 경찰이 하느냐"고 비판했다.
서해경찰청, 반론 요구에 답변 못해
서해경찰청은 뉴탐사가 "왜 혜인ENC 관계자들에게 업무상 배임을 적용하지 않았느냐"고 반론을 요구하자,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어떠한 수사외압도 없었다"는 원론적 답변만 보냈다.
유광풍 후임 수사팀장은 며칠째 전화를 받지 않다가 공보계장을 통해 "독립된 수사기관에서 네 차례 공적인 판단을 받은 사건"이라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았다.
이명준 청장 해경청장 임명 막아야
현재 이명준 서해경찰청장은 최근 순직한 젊은 해경의 뒤를 이어 공석이 된 해경청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수사외압과 부당인사의 책임자가 해경 수장이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모금원 경위는 "이명준 청장 같은 사람이 해경청장이 되면 어떤 해경이 믿고 따르겠느냐"며 "대통령께서 수사외압을 받지 않고 소신대로 수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달라"고 호소했다.
검찰개혁 논의가 한창인 지금, 경찰 조직 내부의 수사외압과 비리 은폐 실태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수사권이 어디에 있든 권력의 눈치를 보며 진실을 덮는 관행이 계속된다면, 국민을 위한 수사기관은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반론보도] <가거도 방파제 3000억 비리 수사 덮은 서해경찰청, 수사팀장 쫓아내고 무혐의 종결한 내막 폭로> 등 관련
본 매체는 지난 9월 10일 및 9월 18일 단독보도면에 <거가도 방파제 3000억 비리 수사 덮은 서해경찰청, 수사팀장 쫓아내고 무혐의 종결한 내막 폭로> 등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서해지방경찰청 및 이명준 청장은 "특정 학연 관계에 있는 피의자를 보호하기 위해 수사에 개입하거나 부당하게 인사 조치를 내린 사실이 없다." 라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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