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한동훈 '청담동 술자리' 10억 소송, 3년 만의 결론 임박

2022년 12월 제소 후 두 차례 선고 연기... 8월 13일 최종 판결

2025-08-09 19:13:39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강진구 기자 등을 상대로 제기한 10억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8월 13일 마침내 1심 선고를 맞는다. 2022년 12월 2일 소장 접수 이후 2년 8개월간 이어진 법정 공방이 첫 결론을 내리게 된 것이다.


3년간 '가짜뉴스' 낙인, 법원이 판단한다


'청담동 술자리' 의혹은 2022년 10월 더탐사가 첫 보도한 이후 3년 가까이 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다. 한동훈 당시 법무부장관은 보도 직후 이를 "가짜뉴스"로 규정하며 10억원이라는 거액 소송을 제기했다. 대다수 언론도 이에 동조하며 더탐사의 보도를 '근거 없는 음모론'으로 매도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진행된 청담동 술자리 관련 3건의 민사재판에서 법원은 단 한 번도 '허위 보도'라고 판단하지 않았다. 부산지법은 이성권 부시장의 청구를 기각했고, 서울중앙지법은 청담동 주점 운영자와 첼리스트의 소송을 모두 기각했다. 오히려 "공익적 사안"이며 "진실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두 차례 연기된 선고... 정치 일정과 겹쳐


이번 재판은 이례적으로 선고가 두 차례나 연기됐다. 지난해 8월 21일 첼리스트 박모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끝으로 변론이 종결됐다. 당초 지난해 10월 16일 판결 선고가 예정됐으나, 이틀 전인 10월 14일 갑자기 변론재개가 결정되면서 무산됐다.


이후 올해 5월 14일 다시 변론이 종결되고 6월 25일 선고가 예정됐으나, 6월 20일 재판부는 "휴정기간 중 소송기록 검토"를 이유로 8월 13일로 7주간 연기했다. 2년 8개월간 진행된 재판을 추가로 7주간 더 검토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선고 연기 시점이 정치 일정과 겹친다는 점도 주목된다. 8월 13일 선고는 8월 22일 예정된 국민의힘 전당대회보다 9일 앞선다. 한동훈은 이미 전당대회 출마를 포기했다.


이세창 증언 번복, 게임체인저 되나


지난 7월 25일 관련 형사재판에서 나온 이세창 전 한국자유총연맹 총재의 증언이 이번 판결의 최대 변수가 됐다. 이세창은 2022년 11월 TV조선 인터뷰에서 "7월 19일 영등포에 있었다"며 휴대폰 위치정보를 공개했지만, 법정에서는 "그날 청담동에 있었다"고 정반대로 증언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이세창의 아들이 가짜 통화내역을 만들어 경찰에 제출했다가 증거인멸죄로 벌금형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세창은 바로 그 조작된 자료를 근거로 TV에 출연해 "청담동 술자리는 가짜"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이세창이 경찰에 제출한 휴대폰에서 7월 19일 구글 타임라인이 삭제되고, 문자메시지도 모두 사라진 점, 수십 년간 정치권에서 활동한 인물의 연락처가 61명뿐인 점도 의혹을 낳고 있다.


철저한 취재 vs 침묵하는 한동훈


2022년 10월 당시 더탐사는 보도 전 철저한 검증 과정을 거쳤다. 강진구 기자는 2022년 10월 10일 첫 제보를 받은 후 ▲첼리스트 박모씨와의 직접 통화 ▲이세창과의 2차례 인터뷰 ▲관련자들의 교차 확인 ▲3개 녹취파일의 일관성 검증 등 다층적 취재를 진행했다.


특히 서로 다른 시점의 녹취임에도 청담동 술자리 관련 내용이 정확히 일치했고, 참석자 구성, 자리 배치, 연주 곡목 등 현장 경험자만 알 수 있는 세부사항이 포함되어 있었다. 윤석열 정부 출범 과정의 핵심 인물인 이세창이 술자리 참석을 시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한 것도 보도의 신빙성을 높였다.


반면 한동훈은 소송 제기 후 2년 8개월 동안 단 한 번도 2022년 7월 19일 자신의 행적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타워팰리스 출입기록, 신용카드 사용내역, 공식 일정표 등 기본적인 증거조차 제출하지 않았다. 친윤계 서정욱 변호사조차 "타워팰리스 CCTV만 제시해도 입증이 된다"며 의문을 제기할 정도다.


언론 보도에 적용되는 '상당성 원칙'에 따라 기자들이 충분한 취재를 거쳐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었다면 면책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 기소에도 영향 미칠 듯


검찰은 지난해 9월 뉴탐사 기자들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청담동 술자리가 '허위사실'이며 기자들이 이를 알면서도 악의적으로 보도했다는 것이 기소의 핵심이었다.


그런데 검찰이 의존했던 증거 구조가 붕괴되고 있다. 핵심 증인 이세창의 법정 증언이 경찰 진술과 정반대였고, 아들의 통화내역 조작까지 드러났다. 검찰이 '허위'라고 단정했던 보도의 근거가 오히려 탄탄해진 형국이다.


8월 13일 민사판결이 검찰에게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동훈이 패소한다면 형사재판에서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는 유죄 입증'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검찰은 공소 유지 여부를 재검토해야 할 수도 있다.


8월 13일, '가짜뉴스' 낙인 지워질까


8월 13일 선고는 단순한 손해배상 소송의 결과가 아니다. 3년간 '가짜뉴스'로 매도된 탐사보도의 정당성을 가늠하는 첫 사법적 판단이다.


이세창의 증언 번복과 증거 조작, 한동훈의 알리바이 부재, 그리고 기자들의 철저한 취재 과정을 고려할 때 원고 측이 불리한 상황이다. 그러나 재판부가 두 차례나 선고를 연기한 만큼 신중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동훈이 패소한다면 3년간 이어진 '가짜뉴스' 프레임은 무너지게 된다. 반대로 승소한다면 언론의 탐사보도는 크게 위축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한국 언론사에 중요한 이정표가 될 판결이다.


Copyright ⓒ 시민언론뉴탐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신뉴스

주요 태그

시민언론 뉴탐사 회원이 되어주세요.
여러분의 회비는 권력감시와 사법정의, 그리고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위한 취재 및 제작에 사용되며, 뉴탐사가 우리사회 기득권을 견제할 수 있는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이 됩니다.
뉴탐사 회원가입
Image Descrip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