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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특강 깔아준 김덕천 “신천지냐” 묻자 손 젓고 떠났다

6월 26일 이미 확정된 호남일보 특강, 총동원령 지시한 사람은 누구?

신천지 유착 의혹 매체가 마련한 정청래 호남 첫 출사표

김덕천 호남일보 회장, 신천지 신도 여부 묻자 현장 이탈

특강 지난달 26일 이전 확정, 추진 주체 대표이사도 몰라

2026-07-20 11:02:24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호남에서 사실상 첫 당권 출사표를 밝힌 무대는 신천지 유착 의혹을 받는 매체가 깔아준 자리였다. 지난 10일 광주 조선대에서 열린 호남일보TV 개국 1주년 특별강연이다. 이 행사를 주최한 김덕천 호남일보 회장은 자신이 신천지 신도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끝내 답하지 못했다. 주차장에서 취재진과 마주치자 손만 내저으며 자리를 떴다.


정 전 대표는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호남에 공을 들이고 있다. 호남은 권리당원이 몰린 최대 격전지다. 그런 호남에서의 첫 강연을 정 전 대표는 광주 시민들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군소 매체의 무대에서 열었다. 선택 자체가 예사롭지 않다.


신천지냐 묻자 손만 젓고 떠난 김덕천


취재진은 지난 10일 강연장에서 김 회장을 직접 만났다. 신천지 광주 베드로지파의 지파장을 지낸 지재섭을 아느냐고 물었다. 김 회장은 “만나 본 적은 없다”고 했다. 호남일보가 신천지 광주교회와 공동 행사를 여러 차례 열지 않았느냐는 물음에는 “종교 부분은 제가 잘 모르겠다”며 말끝을 흐렸다.


이 짧은 인터뷰에서 김 회장의 말은 사실과 어긋났다. 김 회장은 당권 주자 세 명에게 똑같이 초청장을 보냈다고 했지만, 뒤에 정 전 대표 쪽 접촉이 먼저였음이 드러났다. 신천지 간부를 만난 적이 없다고 했으나, 김 회장이 신천지 인사와 나란히 찍은 사진은 인터넷에서 쉽게 확인된다. 공동 행사에 대해서는 “대표가 알아서 했을 것”이라며 책임을 미뤘다.


김 회장의 신천지 신도 여부에 대해 신천지 광주교회 홍보부장은 확인을 거부했다. 취재진이 “김덕천 회장이 신도인지만 확인해 달라”고 하자 “개인정보 보호법”을 들며 “확인해 드릴 수 없다”고만 했다. 아니라고 부인하면 될 일을, 신천지 쪽도 김 회장 본인도 부인하지 못했다. 취재진이 “그렇게 확인을 안 해 주면 신도로 의심받을 수 있다”고 하자 “더 이상 취재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감사패에서 파란 팔찌까지, 짙어지는 신천지 흔적


김 회장과 신천지의 접점은 오래됐다. 2018년 호남일보가 주최한 걷기 행사에서 신천지 광주교회가 자원봉사를 맡았고, 김 회장은 당시 신천지 광주 지부장이던 이계승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신천지 2인자로 통하는 지재섭과 함께 공개 행사에 등장했다. 지재섭은 신천지임을 숨기고 접근하는 이른바 ‘모략 포교’를 전국에 퍼뜨린 인물로, 광주에서는 정치권도 그 이름을 안다.


김 회장의 옷차림에서도 신천지 베드로지파의 상징색인 파란색이 반복됐다. 취재진이 지난 19일 주차장에서 만난 김 회장은 100만 원이 넘는 파란색 팔찌를 차고 있었다. 신발 측면과 반팔 셔츠도 파란 계열이었다. 이날은 신천지 예배가 있는 일요일이었다. 정 전 대표 특강 때 정장 차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강진구 기자가 김덕천 회장에게 신천지 신도냐고 묻자, 파란색 금팔찌를 찬 손을 가로저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김병호 호남일보 대표이사는 취재진에게 김 회장이 지재섭과 찍은 사진을 이미 알고 있었다고 했다. 다만 “지역에서 살다 보면 본의 아니게 사진을 찍는 경우도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자신은 크리스천이라며 “신천지 연루설은 0.01%도 아니다”라고 했다. 명촉 편집국장에게는 “신천지와 연루설이 있다면 내일 당장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돈의 출처도 의문으로 남았다. 호남일보 운영에는 매달 1억 원 안팎이 든다. 김 대표조차 김 회장의 자금력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김 회장을 아는 이들은 “돈 나올 데가 마땅치 않은데 돈은 잘 쓴다”고 말한다. 신천지가 자금을 대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김 대표는 “돈이 썩어 나가더라도 우리 같은 신문사에 의존할 신천지는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6월 26일 이미 잡힌 특강, 총동원령 지시는 누구


특강이 언제 확정됐는지가 이번 취재의 핵심 고리다. 정준호 광주 북구갑 국회의원은 지난달 26일 호남일보 조기철 인터넷신문 편집국장에게서 “정청래 특강에 참석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통상 정 전 대표급 인사의 초청이 2주 전쯤 확정되는 점을 감안하면, 협의는 6월 중순이나 지방선거 직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호남일보가 우연히 스쳐 간 매체가 아니라, 정 전 대표의 연임 가도에 무대를 깔아 준 매체라는 뜻이다.


조기철 국장은 취재진에게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했다. 신천지와 상관있느냐는 질문에는 “무슨 신천지하고 상관이 있느냐”며 “공문을 보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누가 특강을 지시했는지 묻자 “지시한 것도 없다”고 했고, 본인이 제안한 것이냐는 물음에도 명확히 답하지 않은 채 전화를 끊었다. 그러면서도 정준호 의원에게 참석을 부탁할 때는 “위에서 시켜서 부탁한다”는 뉘앙스로 전화를 걸었다고 한다. 취재진에게 한 말과 정준호 의원에게 한 말이 어긋난다.


더 이상한 것은 추진 주체가 비어 있다는 점이다. 김병호 대표이사도, 명촉 편집국장도 누가 정 전 대표를 초청했는지 모른다고 했다. 명 국장은 사전에 보고받았다면 자신이 반대했을 것이라고 했다. 사주인 김 회장조차 직접 핸들링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대표이사부터 편집국장까지 모르는 초청을 실무자가 밀어붙였다면, 호남일보를 실제로 움직이는 다른 손이 있다는 의심으로 이어진다. 그 손이 신천지와 연결돼 있는지, 정 전 대표 쪽과 무엇을 주고받았는지가 규명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정 전 대표가 광주에 온 지난 17일 당원 대회에서는 발언이 시작되자마자 항의가 쏟아졌다. 정준호 의원은 김민석 전 국무총리를 초청했을 뿐 정 전 대표에게는 초청장을 보내지 않았다고 했다. 정 전 대표 측 최고위원 후보인 한민수 의원 쪽에서 하루 전날 저녁 정 전 대표도 함께 온다고 통보해 왔다는 것이다. 정준호 의원은 김 전 총리 지지 의사를 밝힌 상태였다.


인사도 악수도 없었다, 정청래와 김덕천의 관계


정 전 대표와 김 회장이 이날 처음 만난 사이였는지도 의문이다. 지난 10일 조선대 특강 입장 영상을 프레임 단위로 다시 보면, 정 전 대표가 김 회장을 먼저 알아보고 옆자리 인사에게 자리를 비우라는 손짓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지은 전 총경도 김 회장이 들어오자 자리를 옮겼다. 이 전 총경은 정 전 대표의 지역구인 마포에서 마포갑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다. 정 전 대표는 마포을이다. 지역구 위원장이 자리를 내줄 만큼 김 회장의 존재감이 컸다는 뜻이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은 뒤에도 눈인사나 악수 없이 앞만 봤다. 처음 만난 사이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장면이다.

▲7월 10일 호남일보TV 개국 1주년 기념행사에서 김덕천 회장이 정청래 전 대표에게 눈짓을 하고 있다


정 전 대표의 신천지 관련 이력은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2019년 6월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서 열린 ‘평화의 노벨길 명명식’에 정 전 대표는 참석했다. 이 행사를 주최한 노벨재단 이희자 회장은 신천지 위장단체로 지목돼 온 인물이다. 정 전 대표는 이 회장 곁에서 만세를 부르고 찬조 발언까지 했다.


정 전 대표는 8·17 전당대회에서 ‘1인 1표제’를 앞세우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사이비 종교의 정치 개입에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김민석 전 총리마저 이번 전당대회를 “신천지와의 대회전”으로 규정한 국면이다. 정 전 대표는 신천지 개입 우려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않고 있다. 김 회장도, 신천지 광주교회도 지금까지 해명을 내놓지 않았다. 아니라고 답하면 될 물음에, 누구도 아니라고 답하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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