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

양복 사건, 고발 사주 드러나...정천수→김유재→한원섭 루트 확인

진술조서 "대신 고발" vs 법정 "일반인 정의감"...한원섭 위증 명백

2025-11-14 21:46:40

양복 사건은 정천수의 고발 사주였다. 3년 전 한원섭이 경찰에서 작성한 진술조서에 모든 게 적혀 있었다. "정천수가 제보자를 소개했다", "김유재가 증거를 전달했다", "내가 대신 고발했다." 그런데 지난 7월 법정에서 한원섭은 "정천수와 전혀 상관없다"고 정반대로 증언했다. 2024년 2월 녹취록이 진실을 말해준다. "정천수 편들어준 거", "하나에서 열까지 다 관여했다."


진술조서에 적힌 고발 사주 루트


2022년 10월 7일 오전, 경기 남양주 북부경찰서 조사실. 고발인 한원섭이 경찰 조사를 받으며 고발 경위를 설명했다. "열린공감TV 대표인 정천수가 제보자를 소개했고, 녹취록과 증거자료를 모두 전달해줘서 경찰에 고발접수를 했습니다." 경찰이 재차 확인했다. "제보자 김유재가 증거자료를 모두 전달했고, 이를 받아, 고발을 진행한 것입니까?" 한원섭은 "네, 맞습니다"라고 답했다.

▲남양주북부경찰서 고발인(한원섭) 진술 조서(2022.10.7)


경찰이 핵심을 물었다. "제보자가 직접 고발하지 않고, 고발인이 대신 고발하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한원섭의 답변은 명확했다. "제가 고발을 많이 해봐서 조사 받는데 익숙하여 제가 대신 고발을 한 것입니다." 전형적인 고발 사주 구조였다. 정천수가 김유재를 한원섭에게 소개했고, 김유재가 증거를 모아서 한원섭에게 전달했고, 한원섭이 "대신" 고발장을 냈다.


제보자 김유재는 누구인가. 법인등기부등본을 확인하니 김유재는 2023년 10월 20일부터 12월 20일까지 약 2개월간 열린공감TV의 대표이사였다. 2023년 5월 9일 열린공감TV 방송 영상에는 정천수와 김유재가 나란히 앉아 '열린공감TV 경영권 찬탈 사건 방송'을 진행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김유재는 정천수의 사람이었다.

▲정천수(가운데)와 함께 출연한 김유재(오른쪽)(2023.5.9)


녹취록에 담긴 결정적 자백


3년 전 진술조서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더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 2024년 2월 11일 한원섭과 한영숙이 나눈 사적인 통화 녹취록이다. 사적인 통화에서 사람들은 진실을 말한다. 한원섭도 그랬다. "정천수는 나아요. 내가 겪어본. 그래서 정천수 편들어준 거예요.", "제가 하나에서 열까지 다 관여했기 때문에" 이 두 문장이 고발의 본질을 폭로한다. 법정에서는 "일반인의 정의감으로 고발했다"고 증언했지만, 친한 사람과의 통화에서는 "정천수 편들어준 거"라고 자백한 것이다.


진술조서와 녹취록은 같은 이야기를 한다. 정천수가 고발을 사주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법정 증언만 정반대다. 지난 7월 9일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법정에서 한원섭은 변호인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정천수 씨와 잘 아는 사이입니까?" "모릅니다. 잘 알지 못합니다." 3년 전 진술조서에 "정천수가 제보자를 소개했다"고 명확히 적었는데, 법정에선 "모른다"고 말을 바꿨다.


검사가 고발 경위를 물었다. "저는 그 당시에 이분들하고 전혀 관계없는 일반인이었고요. 방송을 보다가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어서 직접 취재를 해서 고발했습니다." 3년 전엔 "고발을 많이 해봐서 조사 받는데 익숙해서 대신 고발했다"고 했는데, 법정에선 "일반인"이 됐다. 46분간의 증인신문에서 "기억이 안 난다"는 답변이 무려 17번 반복됐다.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조선일보 최훈민 기자 관련 질문이었다. "최훈민한테 한 번 더 언론 플레이 해 드리겠다고 말한 적 있나요?" 한원섭은 "답변 안 하겠습니다"라고 거부했다. 사실이 아니라면 "아니다"라고 하면 그만인데, 답변을 거부한 것이다.


선택적 고발이 증명하는 보복의 본질


고발 사주를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는 선택적 고발이다. 2022년 5월 같은 자리에서 양복을 받은 사람은 5명이었다. 정천수, 김두일, 강진구, 박대용, 최영민. 그런데 한원섭은 강진구, 박대용, 최영민 3명만 고발했다. 정천수를 해임한 이사 3명만 골라낸 것이다. 한원섭은 진술조서에서 "정천수와 김두일이 고발대상이 안되기 때문에 나머지 3명만 고발한다"고 설명했다. 정천수는 "모헤어는 100만원 이하"라며 자기만 빼고, 김두일은 "외부 작가"라며 뺐다.


그런데 양복점 주인은 법정에서 정반대로 증언했다. 정천수가 받은 모헤어 원단이 5명 중 가장 비쌌다는 것이다. 정천수는 가장 비싼 원단으로 양복을 받아놓고 "100만원 이하"라며 고발 대상에서 자기만 빠진 것이다. 같은 자리에서 양복 받은 5명 중 정천수를 해임한 3명만 골랐다는 사실이 이 사건의 본질을 보여준다. 이것은 법 집행이 아니라 보복이었다.


정천수는 왜 직접 고발하지 않았나


정천수가 정말 문제라고 생각했다면 왜 직접 고발하지 않았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자기도 양복을 받았고, 그것도 가장 비싼 원단으로 받았다. 자기가 대표이사로서 "회사에서 지불하겠다"고 명확히 약속했다. 대법원이 경영권 분쟁의 책임이 자기한테 있다고 확정했다. 직접 고발하면 보복성 고발임이 명백히 드러난다. 그래서 우회했다. 김유재에게 증거를 모으게 하고, 고발 전문가 한원섭을 투입하고, 정천수→김유재→한원섭 루트를 만들어 "대신" 고발하게 한 것이다.


사건의 전말


양복 사건의 시작은 2022년 5월이었다. 후원자 임필순이 열린공감TV 5명에게 양복을 주겠다고 했다. 박대용은 회사 텔레그램에 김영란법 위반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러자 대표이사 정천수가 양복을 받지 않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미국으로 떠나기 직전 정천수는 회사에서 양복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말을 바꿨다. 직원들은 대표의 약속을 믿고 양복을 받았다. 정천수 자신도 같이 받았다. 가장 비싼 원단으로.


2022년 4월은 강진구가 경향신문 해고 후 열린공감TV에 합류할 시점이다. 정천수는 강진구에게 주식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6월, 정천수는 미국에서 불법 모금을 한 사실이 드러나 대표이사에서 해임됐다. 정천수는 열린공감TV 유튜브 채널 비번을 바꾸고, 강진구에게도 주식을 안 주겠다고 했다. 정천수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반격에 나섰다. 9월 16-17일 시사타파TV와 열린공감TV에서 양복 사건을 폭로했고, 한 달 뒤인 10월 7일 한원섭이 고발장을 제출했다. 타이밍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수원고등법원은 지난 7월 24일 "정천수가 약속했던 주식증여를 거부해 경영권 분쟁을 야기했다", "상당한 이유 없이 계약교섭을 거부한 것은 신의칙 위반"이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11월 13일 정천수의 상고를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 경영권 분쟁의 책임이 정천수에게 있다는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정천수는 자기가 "회사에서 지불하겠다"고 약속해놓고, 해임되자 자기만 빠지고 직원들을 고발한 것이다.


검찰은 왜 고발 사주를 외면했나


검찰은 한원섭의 경찰 진술조서를 갖고 있었다. 거기엔 명확히 적혀 있었다. "정천수가 제보자 김유재를 한원섭에게 소개했다", "김유재가 증거자료를 전달했다", "제(한원섭)가 대신 고발했다." 고발 사주가 명백했다. 그런데 검찰은 이 루트를 전혀 다루지 않았다. 정천수와 김두일도 나중에 기소하긴 했지만, 양복을 받은 혐의로만 기소했다. 고발 사주 구조는 완전히 외면한 것이다. 제3의 목격자인 허재현이 "회사에서 비용처리하겠다"는 증언, 강진구가 두 번째 양복을 거절했다는 양복점 주인·임필순의 증언, 회사 자산으로 처리했던 기록 등 피고인들의 무고함을 보여주는 증거들도 제대로 수집하거나 평가하지 않았다.


11월 26일 선고를 앞두고


오는 11월 26일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에서 1심 선고가 내려진다. 피고인들은 정천수가 "회사에서 지불하겠다"고 명확히 약속한 것을 믿고 양복을 받았다.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 제1호는 "상급 공직자등이 하급 공직자등에게 제공하는 금품등"을 예외로 규정한다. 대표이사가 직원들에게 제공한 복리후생이라면 처벌 대상이 아니다.


대법원은 경영권 분쟁의 책임이 정천수에게 있다고 확정했다. 이 고발은 정당한 법 집행이 아니라 보복이었다. 한원섭의 진술조서는 "정천수가 제보자를 소개했다"고 말하고, 녹취록은 "정천수 편들어준 거"라고 말하는데, 법정 증언만 "정천수와 전혀 상관없다"고 말한다. 세 가지 증거 중 어느 것이 진실일까. 진술조서와 녹취록은 같은 이야기를 한다. 법정 증언만 거짓이다.


형법 제152조는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한 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한원섭에 대한 위증죄 고발이 검토되고 있다. 정천수와 김유재에 대한 고발도 논의 중이다. 11월 26일, 법원의 판단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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