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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타파 이종원, 정천수 제보 그대로 방송해 배상 판결

서울동부지법 "한쪽 제보만 믿고 상대방에겐 확인 안 해"…위자료 300만원

법원이 허위로 인정한 이종원 발언 세 건, 모두 정천수 제보가 출처

비밀번호 변경 주장, 의정부지법은 잠근 쪽이 정천수라고 두 차례 판단

검찰 무혐의에도 민사 책임…"정치시사 유튜버에게도 언론 법리 적용"

2026-09-02 15:59:02

시사타파TV 운영자 이종원씨가 열린공감TV 전 대표 정천수씨에게 받은 제보를 확인 없이 방송했다가 손해배상 판결을 받았다. 서울동부지방법원 임범석 판사는 지난 7월 24일 최영민 감독이 이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씨에게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씨가 열린공감TV 소유권 분쟁의 한쪽 당사자 말만 믿고 상대방인 최 감독에게는 사실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봤다. 검찰은 이 발언들을 놓고 지난해 12월 17일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최영민 감독은 열린공감TV 공동 운영자였다. 정천수씨는 2022년 6월 대표이사에서 해임된 뒤 채널 계정 비밀번호를 바꿔 방송을 멈춰 세웠다. 이 분쟁을 겪은 뒤 채널 이름은 시민언론 더탐사로 바뀌었고, 강진구 기자와 최 감독 등은 지난 2024년 뉴탐사를 창간했다. 열린공감TV라는 이름은 정씨가 다시 쓰고 있다.


법원이 허위로 인정한 세 건


이씨는 지난 2022년 6월 18일부터 30일까지 7차례 시사타파 방송에서 최 감독에 관한 발언을 했다. 최 감독이 사법피해자모임에서 활동하던 장모씨에게 개인 계좌로 1000만원을 받아 촬영장비를 샀다는 내용이 나왔다. 그 장비를 열린공감TV에 되팔아 대금을 챙겼다는 것이다. 열린공감TV 법인 소유 산타페 차량을 개인적으로 썼다는 내용, 유튜브 계정 비밀번호를 바꾸려 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재판부는 이 세 대목을 허위 사실로 인정했다. 최 감독은 촬영장비를 판 적도, 장씨에게 협박성 문자를 보낸 적도 없다고 밝혔고, 산타페는 2018년 본인이 사들인 개인 차량이라고 진술했다.


이씨는 재판에서 이 발언들의 출처를 밝혔다. 판결문에 정리된 이씨 주장은 이렇다. 장모씨와 정천수씨에게 제보받은 내용을 토대로 발언했다는 것이다. 비밀번호 관련 발언은 정씨에게 자료와 제보를 받아 했다고 밝혔다. 산타페 차량 건은 정씨 제보였으나 확인 결과 최 감독 말이 사실이어서 정정방송을 했다는 게 이씨 설명이다.


재판부는 이 해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판결문에는 "당시 정천수와 원고 사이에 '열린공감TV' 소유권을 두고 분쟁이 있었음에도 분쟁 당사자 중 일방의 제보만을 신뢰하고 상대방인 원고에게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적혀 있다. 발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해 적절하고 충분한 조사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열린공감TV 채널 비밀번호를 잠근 쪽은 누구인가


일곱 건 가운데 비밀번호 관련 발언은 다른 법원에서도 판단이 나와 있다. 의정부지방법원 제3형사부는 지난달 28일 정천수씨에게 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와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과 항소심 판결문 어디에도 최 감독이 먼저 비밀번호를 변경하려 했다는 인정 사실은 없다. 항소심 판결문 4쪽에는 정씨가 2022년 6월 9일 채널 수익금 지급계좌를 자기 개인 명의로 되돌리고 이튿날 비밀번호를 임의로 바꿨다고 적혀 있다. 두 재판부는 채널이 누구 것인지도 판단했다. 계정이 정씨 개인 명의로 되어 있더라도 개인의 것으로 볼 수는 없고, 관리 주체는 열린공감 법인이라는 결론이 1심과 항소심에서 같았다.


두 법원의 판단을 겹쳐 놓으면 방송이 나간 경위가 드러난다. 정씨가 채널 계정을 잠근 것은 2022년 6월 10일이다. 이씨가 최 감독이 비밀번호를 바꾸려 했다고 방송한 것은 그로부터 20일 뒤인 6월 30일이다.


시청자 채팅글을 화면 상단에 고정한 행위


재판부는 이씨가 직접 하지 않은 발언 하나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2022년 6월 19일 방송 중 한 시청자가 최 감독에게 내연녀가 있고 그에게 폭행과 욕설을 했다는 채팅글을 올리자 이씨가 이를 화면 상단에 고정했다. 최 감독은 전부 사실무근이라고 진술했고, 이씨는 내용 확인과 제보를 받기 위해 고정했을 뿐 작성자가 누구인지 모른다고 진술했다.


판결문에는 이 행위를 "단순히 제보만 받은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가 직접 발언하지 않아 허위 사실 적시에 해당하지는 않더라도 일반 시청자들에게는 피고가 위 발언을 긍정한다는 취지로 비칠 수 있는 점"이라고 적혀 있다. 채팅글 고정 자체로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니다. 재판부가 열거한 여섯 가지 사정 가운데 하나다.


검찰은 무혐의, 법원은 배상 책임


최 감독은 2022년 11월 7일 이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했고, 검찰은 지난해 12월 17일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 이씨는 재판에서 무혐의 결정을 근거로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형사상 범죄를 구성하지 않더라도 민사상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형사 명예훼손죄는 고의범이지만 민사 불법행위는 과실만으로도 성립한다. 이씨가 발언의 허위성을 몰랐더라도 진실 여부를 충분히 확인하지 않은 과실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대법원 2002년 5월 10일 선고 2000다50213 판결을 인용했다. 보도가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따지는 기준이다. 근거 자료의 확실성과 신빙성, 사실 확인이 얼마나 쉬웠는지 등을 종합해 판단하라는 법리다. 판결문에는 "위와 같은 법리는 언론매체의 보도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명예훼손 행위 전반에 관한 것으로서, 정치시사 유튜버에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적혀 있다.


의정부지법도 지난달 정씨 항소심에서 비슷한 취지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공적인 관심의 대상인 것과 공공의 이익과 관련된 것은 명확히 구분돼야 되는 개념"이라고 했다. 관심이 클수록 더 정확한 근거를 갖고 직접 취재하거나 공신력 있는 사람에게 제보를 받아 보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씨는 최 감독을 상대로 반소를 냈고, 재판부는 이 청구도 일부 받아들여 최 감독에게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두 사람은 각각 5000만원과 1000만원을 청구했다. 인용된 금액은 300만원과 200만원이다.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으로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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